[시즌4] (1부) Time Warp - 9화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6-02-2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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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야!"


"베타...! 역시 그녀석들..."


"어, 혹시나 했는데 역시... 우리 둘을 추적해온게 분명해."


"추적이라니?"


옆에서 듣고있던 세사람 중 이슬비가 무슨 소리냐며 물었다.


"저희들이 이 시대로 넘어올때는, 시공간을 잇는 통로를 일시적으로 만들어 오는 거에요. 그런데 아무래도 녀석들이 그 통로를 발견하고, 그 경로를 이용해서 이 시대로 넘어오는 모양이에요."


"설마 일이 이렇게 될줄은..."


"... 그렇다는 말은..."


"?"


이세하가 갑자기 이세희와 베타, 두사람을 똑바로 보면서 책망하는듯한 말투로 말하였다.


"너희 두명이 이곳으로 와서 그런거잖아...!"


"네? 아, 저... 그건..."


"어제도 그렇고 지금도... 너희 두명이 오지만 않았어도 이런일은 생기지 않았다는 거 아니야?!"


이세하는 점점 두사람을 몰아붙였다. 이세희와 베타는 이세하가 그렇게 나올줄은 몰랐던 모양인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이세하! 그렇다고 왜 이 두명을 책망하는거야? 이 애들도, 원해서 그런게 아닐거잖아!"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됬잖아! 난 이제 이런 일은 지긋지긋하다고!"


"아, 아빠... 정말로 죄송해요...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믿어주세요...!"


이세희는 울상을 지으며 빌다시피 이세하에게 거듭 사과하였다. 그러한 모습에 이세하도 조금 놀랐는지, 화를 가라앉히고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아니야... 미안... 뜻밖의 상황에 나도 모르게 흥분했나봐..."


"아빠..."


"저... 그보다 일단 지금의 일부터 해결하고 보는게 좋지 않을까?"


"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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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냐, 이 조무래기들은? -


- 잘 모르겠군요. -


유니온은 미확인 차원종에게 대응하기 위해, 본부 안에 있는 A급 이상의 클로저들 수십명을 전부 내보내었다. 하지만, 그 클로저들은 3초도 버티지못하고 전멸하였다. 그저 그 두 차원종이 한번 손을 가볍게 휘둘렀을 뿐인데도, 클로저들의 사지가 분쇄되며 한번에 상황이 종료되었던 것이었다. 그 상황을 똑똑히 지켜보고있던 유니온 본부 상황실에 있던 요원들은 전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보같은... 저들은 A급 이상의 클로저들만 있는 정예팀들이라고! 그런데 한순간에 전멸이라니...!"


"......"
'내가 알고있던 '기간테스'들 보다는 약하나, 저들이 출현했다는 것부터가 놀랍기 그지없는 일이다. 분명... 그때 '그놈'을 봉인시키면서 없애버렸을 터인데...'


"...응?"


"이번엔 무슨 일인가?"


가만히 모니터링 영상을 보고있던 상황실의 지휘자가 그 영상으로 무언가를 본듯하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 또 생겼나싶어 최고위원장이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2체의 차원종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로 향하고 있나?"


"...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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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방송국


2체의 차원종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가까이에 위치한 방송국에 들이닥쳤었다. 갑작스럽게 그 두 차원종이 들이닥치자, 방송국 안에 있던 사람들은 패닉상태가 되어 너도나도 도망치기 바빴다. 그러나 그 두 차원종은 사람들이 도망을 치든 말든, 신경쓰지않고 스튜디오 안의 카메라, 마이크 등의 물건들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흐음... 처음보는 물건이군."


"신기하게 생겼군요."


그 두 차원종은 이 물건, 저 물건을 계속 뒤적거렸다. 그러더니...


"몇번 보아하니, 사용방법은 대강 알것같군."


"그렇군요."


"...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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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쯤이었는데..."


이세희와 베타는 새롭게 출현한 적들의 기운을 쫓아 도심으로 나왔고, 이세하, 이슬비, 서유리는 그 두명을 같이 뒤따라갔다. 도심속으로 들어오자, 이세희와 베타는 갑자기 주변을 헤메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였다. 이세희와 베타가 도심속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그 두개의 기운이 사라진 것이었다.


"아마 힘을 억제하고 있어서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걸꺼야. 쓸데없이 힘을 내고있지 않으려는 거겠지."


"이러면 곤란한데... 찾기가 힘들잖아."


"멈추지말고 계속해서 찾아보자, 어떻게든 금방 찾을 수 있을거ㅇ..."


치직-!


"?"


그때, 건물에 붙어있는 화면에서 나오는 광고같은 영상들이 전부 꺼지더니, 다른 동일한 영상들이 동시에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 영상을 보는 순간, 다섯명은 물론,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라였다.


"저 두녀석들...!"


그 영상에서는 아까전에 출현하였던 두 차원종이 출연하고 있었다.


- 으흠, 이곳에 사는 자들이여. 내 말이 잘 들리고 있겠지? -


"대체 뭐 하고 있는거야, 저녀석들...!"


- 우리 둘의 정체... 같은건 알 필요없고, 본론부터 말하지. -


"?"


- 너희들 중 가장 강한 자를 선발하여 나에게 도전하거라. -


"... 뭐?!"


그리고 옆에 있는 시계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 어디보자... 그래, 저 바늘 두개가 지금부터 두번째로 12에 겹쳐지는 때다. -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은 소리냐는듯, 그 영상을 보고있던 모두가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그 표정들은 얼마안가 곧 공포와 패닉에 빠진 표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 만약 그러지 않겠다면... -


슈우우우...!


"?!"


그는 갑자기 한손을 옆으로 치켜들었고, 카메라는 그 손의 방향을 비추었다. 그리고...


파아아아앙!!!


"!!!"


... 쿠과아아아아아아아앙!!!


그 손에서 작은 에너지탄이 건물의 벽을 뚫고 멀리 날아갔고, 높게 솟아있는 산 하나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 네놈들 전부, 저런 꼴이 될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 저 바늘 두개가 지금부터 두번째로 12에 겹쳐지는 때까지 아무나 강한 자를 한명 선발해서 나에게 도전해라. 장소는 아까 없애버린 폐허다. 기다리고 있겠다. -


"저... 저녀석이...!"


- 크하하하하! -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끝으로, 영상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꺄아아아악!!"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우리들 다 죽는건가?!"


"누군가 좀 살려줘!!!"


영상이 끝남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전부 비명을 지르며 허둥지둥 거리기에 바빴다.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야..."


"왜 굳이 저런 불필요한 짓을... 이해가 가질 않아."


그 말대로, 이세희와 베타는 그 둘의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자신들을 노리고 이 시대에 온것이라면, 방금전에 한 행동들과 말들은 전부 불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체 왜 그런걸까.


"그것보다... 지금이 몇시지?"


"2시 43분이야."


아까전에 그가 말했던것은 두개의 시계바늘이 두번째로 12에 겹쳐지는 때... 두개의 시계바늘이 12에 겹쳐진다는것은 곧 12시를 뜻하는 것이었고, 지금부터 두번째로 12시가 되는 때라면 바로 다음날 정오를 뜻하는 것이었다.


"가장 강한 사람..."


"? 아빠? 무슨 문제라도 있으세요?"


이세하가 어째선지 심각하게 생각하는듯한 모습이자, 이세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세하는 이세희의 말을 들은건지 안들은건지, 건성으로 대답하면서도 계속 생각하다가 말하였다.


"저기... 분명히 '가장 강한 사람'... 이라고 했었지?"


"네, 그런데 그건 왜요?"


"... 설마...!"


이세하는 갑자기 몸을 돌려 사이킥 무브를 써서 어딘가로 날아갔다. 이세하가 갑자기 날아서 어딘가로 향하자 네사람은 놀라며 급히 이세하를 뒤따라갔다.


'아닐거야...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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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그런건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뭐를?"


"우리들이 명령받은건, 이 시대에 있는 프레이먼들을 전부 말살하는것 아니었습니까?"


"후후, 생각을 해봐라. 우리가 이 시대에서 프레이먼들을 전부 없애봐야 뭐가 달라지겠나? 쓸데없는 행동이다."


"그럼 '그분'은 왜 그런 명령을?"


"사실 이 시대로 출발하기전에 우연히 '그분'과 '그 여자'가 하는 대화를 엿들었다. 진짜 목적은 이 시대에 있는 '그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라고 하셨다."


"흐음, 그럼 설명이 되는군요. 저희들이 이 시대에 있는 프레이먼들을 전부 말살하면 '그자'가 눈치를 채게 될것이고, 동시에 우리들과 '그분'의 존재를 알게 될것이라는..."


"그렇지. 허나, 지금 이렇게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았나? 이것만해도 이미 '그자'는 어느정도 '그분'의 존재를 눈치챘을거다. 그리고 난 강한 상대와 한번 싸워보고 싶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과연, 그렇군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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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이세하가 사이킥 무브로 날아와 도착한곳은, 다름아닌 자신의 집이었다. 이세하는 문을 세게 열고 곧장 집안의 거실로 향하였다.


"엄마!"


거실에는 한때 차원전쟁의 영웅이자, 지금은 이세하의 어머니인 '서지수'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중에 이세하가 서지수를 부르자 서지수는 학교에 있을 시간에 이세하가 집에 돌아온것을 보고 놀란 표정이었다.


"세하? 학교는 어쩌고... 응?"


그때, 뒤따라서 이세희, 베타, 이슬비, 서유리, 네사람도 집안으로 들어왔다.


"단체로 학교를 빼고 왜 여기 온거니?"


"그보다 엄마, 지금 큰일이 났어ㅇ..."


"알고있단다."


"?!"


이세하가 급히 아까전에 보았던 것을 서지수에게 말해주려고 하였으나, 뜻밖에도 서지수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하였다. 아마 지금 켜져있는 텔레비전으로, 아까전에 그 영상을 서지수도 본 모양이었다.


"세상도 참, 예전보다 더 소란스러워 졌구나. 차원종이 이런짓도 하게 되다니 말이야."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녀석이 말한 가장 강한 사람이라면..."


덜컥-!


"?!"


이세하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또 한번 대문이 열리며 이번에는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 세사람이 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있는 서지수를 보며 말하였다.


"서지수씨... 맞으십니까?"


"... 네, 제가 서지수인데... 다들 누구신지?"


"유니온에서 온 사람입니다."


'역시...'
"유니온이 갑자기 무슨일로?"


맨 앞에서 말하던 남자는 손가락으로 선글라스를 살짝 치켜올린뒤 대답하였다.


"서지수... 아니, '알파퀸'님. 유니온의 부탁을 들어주셨스면 합니다만."


"... 죄송하지만, 저를 그렇게 부르지 말아주셨으면 하네요. 전 이미 클로저를 은퇴했으니까, 그 '알파퀸'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필요가 없어요."


"실례했군요. 어쨋든 서지수씨, 유니온의 부탁ㅇ..."


"거절한다면요?"


서지수는 번뜩이는 눈빛으로 맨 앞의 그 남자를 보며 되물었다. 그 기에 살짝 움찔하였지만, 남자는 물러서지않고 계속 말하였다.


"유니온은 무슨수를 써서든 당신이 나서도록 할것입니다."


"말장난하지마요!!"


"음?"


옆에서 듣고있던 이세하가 갑자기 소리치며 끼어들었다.


"아까도 들었다시피, 엄마는 이미 클로저를 은퇴하신 몸이라구요! 그런데 이제와서 무슨 일을 시킨다는거에요?!"


"당신은... 서지수씨의 아드님이시군요. 그리고... 다른 검은양팀의 멤버인 이슬비요원, 서유리요원도... 무슨 일로 다들 이곳에 있는지는 묻지 않겠습니다만, 당신들과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빠져주시죠."


"상관이 없다구요?! 이봐요! 전 지금 당신이 말하는 그 서지수씨의 아들, 가족이라구요! 그런데 상관이 없다고요?! 웃기는 소리 ***요!"


"계속 이러시면 위에서 가만있지 않을겁니다."


최대한 경어를 쓰며 이세하에게 말하고는 있었지만, 선글라스 안으로 비춰지는 그의 눈빛은 마치 지나가던 개를 보는듯한 표정이었다. 그 남자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러한 생각이 있었다. 영웅의 아들이면서도, 그 엄마의 발끝에도 못미치는 한심한 아들이 뭘 할수 있겠냐고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은 일반시민인 엄마를 함부로 할 권리는 없ㅇ..."


"세하야! 그만..."


"엄마? 하지만...!"


"걱정말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렴.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까."


"......"


이세하를 말리고, 서지수는 다시 맨 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 알겠어요. 알겠으니, 이만 돌아가주세요."


"... 알겠습니다. 그럼..."


서지수가 수락한다 말하고나서야, 그들은 집에서 나가 돌아갔다.


"... 엄마! 대체 왜..."


그들이 나가고나서, 이세하는 서지수에게 왜 유니온의 부탁에 응했냐고 따졌다.


"그 차원종이 말했었잖니?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전부 없애겠다고. 만약 내가 유니온의 부탁을 거절했다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거야. 엄마는 그런걸 원치 않는단다."


"그렇다고 굳이 엄마가 나서실 필요는 없잖아요! 다른 누군가가 나서도..."


"유니온이 과연 내가 거절한다고 순순히 받아들일까? 아마 무슨 수를 써서든 내가 나서도록 할거야. 유니온은... 그런 집단이니까."


서지수는 왠지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말하였다. 그런데 그때, 이세희가 나서며 서지수에게 말하였다.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미래에는 달라져 있을거에요."


"?... 처음보는 애구나. 세하의 친구니?"


서지수는 처음 대면한 이세희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세희는 밝은표정으로 또박또박 대답하였다.


"저는 '이세희'라고 해요. 방금전에 같은반으로 전학을 왔어요."


"그렇구나, 이름이 세희... 어...?"
'이세희...?'



[아이의 이름은, 아들이면 '이세하', 딸이면 '이세희'라고 짓는게 어때?]



"... 엄마? 갑자기 왜 아무말씀도 없으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란다. 세희... 좋은 이름이구나. 어쨋거나 너희들은 학교로 돌아가렴. 학생이 수업을 빼먹고 오면 안되잖니?"


"아니, 지금 그럴때가..."


"세하야, 엄마... 믿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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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난 우리집이 있는 아파트의 옥상의 난간으로 올라와서 어두컴컴한 밤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
'일이 왜 이렇게 된거지...?'


내가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이렇게 고민해본적이 이때까지 있었을까... 아니, 없었구나. 고작 이틀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어제는 왠 이상한 녀석이 나타와서 나를 가리켜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공격을 하고, 미래에서 온 내 딸이라는 애가 그 이상한 녀석을 쓰러트리고나서 나에게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해왔었다. 그리고 오늘은 갑자기 그 애와 친구가 우리 학교로 전학을 와서 이제부터는 계속 옆에서 나를 설득할거라며 귀찮게 들러붙었고, 그리고 또 어제 나타났던 녀석의 동료같은 놈들이 나타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며 엄마가 나서게 되었고...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재앙과도 같았던 강남사건이 지난지도 아직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난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아..."


"아빠."


"왜... 우왁?!"


내가 한숨을 쉴때, 갑자기 내 앞에서 세희가 나타나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졌다. 아니, 그보다 여기 옥상인데다가 바로 앞은 아무것도 없다고? 아, 자세히보니까 공중에 떠있는 상태로 내 바로앞으로 다가와 말한 것이었다.


"혹시... 할머니 일로 고민이신거에요?"


할머니? 아, 내가 얘의 아빠라면 엄마는 할머니가 되겠구나. 그런데 질문 한번 참 잘했다. 지금 내가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이유가...


"... 너 때문이잖아."


"네?"


얘가 오지만 않았어도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왜 자기 시대에 있는 사람들끼리 해결해볼고 하지 않고, 과거로까지 와서 나를 데려가려는건지 아직도 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래에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든간에, 말했다시피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의 나'를 말하는 거다. 지금의 내가 아니다.


"아... 죄송해요! 저는 정말로 이렇게 되리라고는..."


"... 아니, 관두자. 내가 너한테 화풀이한다고 뭐가 달라지겠... 잠깐만..."


"?"


분명히 그 두녀석은 얘랑 그 베타라는 애를 추적해 온거라고 하지 않았었나? 그럼 이 상황을 피할 방법이 하나 있는것 같다.


"너희들이 다시 미래로 돌아가면 되지않아?"


"?"


"맞잖아, 그 두녀석은 너희 둘을 쫓아온거라며? 그럼 다시 미래로 돌아가면 그 두녀석도 돌아가지 않겠어?"


그렇다, 그 두녀석의 목적이 그것이라면, 세희와 베타가 돌아가는 것으로 그 두녀석도 이곳에서 그런짓을 할 이유따위는 없을거다. 그런데,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걸 곧 세희가 하는 말을 듣고 깨닫게 되었다.


"그건... 아닐거에요."


"뭐? 무슨 소리야, 그게?"


"정말로 그 두녀석이 저랑 베타를 찾아온거라면, 굳이 그런 불필요한 행동을 할 이유는 없을거에요. 그저 저희 두사람만 찾으면 되니까요. 아마 다른 목적이 있는 모양일거에요. 그러니까 저랑 베타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녀석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말이야...?"


"... 네... 아마도..."


최악이다. 그럼 이 두명이 다시 돌아가든, 돌아가지않든, 변하는건 없다는 소리가 아닌가. 나는 망연자실하여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만약, 엄마가 그녀석과 싸우게 된다면... 엄마께서 잘못되실수도 있다. 나는, 그런걸 원치 않는다.


"대체 왜... 이렇게 된거냐고...!"
'엄마...!'


엄마는 아빠없이 자라게 된 어린나를 열심히 키워주셨고, 지금도 계속 아껴주신다. 그런 소중한 엄마를, 위험에 내몰리게 하는건 결코 보고싶지 않았다.


"... 거, 걱정마세요! 제가 녀석을 처리할께요!!"


"... 그럼 뭐가 되는데."


"네...?"


"어차피 이번 녀석을 처리해준다고 해도, 계속 또 올게 뻔하잖아? 그때마다 위험에 처하고, 그때마다 네가 처리해주고, 그럼 변하는게 뭐야? 계속 너한테 의지하는 꼴밖에 더되겠어?"


나는 누군가에게 의존한다거나, 그런것은 싫다. 의존한다고해도, 의존을 하는 상대는 오직 우리 검은양팀의 멤버들과 가까운 친구들, 그리고 엄마 한분 뿐이다. 자신을 맡길만한 사람이 아닌 상대한테 의존한다는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그 상대에게 떠맡기는 꼴이니까. 난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빠..."


"... 미안, 못들은 걸로 해줘. 그냥 이 상황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야."


"......"


"... 저기, 있잖아. 너는 내 딸이라고 했으니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줘."


왠지 모르게 나는 세희에게 옛날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기 시작하였다.


"어릴때 나는 엄마의... 영웅의 아들이라면서 주변에서 기대를 많이 받았어. 하지만, 그 기대와는 달리 나는 위상능력자의 기질로써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지. 하지만 당연한거였어. 당시에 나는 아직 코흘리개 꼬맹이였으니까. 그런데도 어른들은 그런 사실조차 잊고 오직 '영웅의 아들'이 고작 이것밖에 안된다면서 실망을 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이가 없는 얘기였어. '영웅의 아들'이라고... 무조건 다 뛰어난건 아닌데도..."


"......"


"... 또 한번은 학교에 처음 갔을때였지. 나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싶었어. 하지만, 이런 소문이 퍼졌었지. '저 애한테 함부로 말을 걸면 잡아간데!', '화나면 막 애들을 때린다면서?', '가까이 하지 말야겠다.'... 라는 등의 얘기들이 애들 사이에서 떠돌아다녔지. 학교에 있을때 몇번 나한테 다녀간 유니온 사람들을 보고, 내가 엄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그렇게 된거였어. 그래서 나는 아무리 기를 쓰고 다른 애들과 가까워지려 해도 그럴수가 없었지. 정말... 하루하루가 외로움의 연속이었어."


얘기를 하면서,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자 나도 모르게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아졌다. 안좋은 기억을 스스로 끄집어내는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나는 어째서인지 계속 얘기했다.


"그때마다 나는... 부끄럽지만 엄마를 원망도 했었어. 엄마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라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엄마께서 반겨주실때마다 나는 괜히 화풀이를 하고는 했었지. 하지만, 엄마는 단 한번도 나를 나무라시지 않았었어. 오히려 외로워하고있는 나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않고 밝게 웃으면서 대해주신거야. 그리고 얼마안가 알게 되었지. 엄마는 원망의 대상이 아니라, 나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라는걸 말이야."


"아빠..."


"그리고 올해 초, 엄마께서는 내게 클로저를 해보는게 어떻냐고 하셨지. 나는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곰곰이 생각하다가 클로저를 하겠다고 하였어. 왠줄 알아?"


"?"


"내가 엄마만큼 강해지면, 더 이상 엄마가 나를 지켜주는게 아닌, 내가 엄마를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였어. 그래서 클로저가 되기로 한거지. 솔직히 말해서, 겉으로는 귀찮은척 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임무 하나하나를 열심히 완수해야겠다고 했었어. 아무리 유니온의 어른들의 대우가 심해도, 그때마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 참았었지. 항상 포기하지않고, 계속..."


말이 거의 다 끝나갈 쯤에, 갑자기 나의 눈가에서 눈물이 천천히 볼을 타고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눈물이 흐르는것을 신경쓰지않고 나는 하던말을 마저 다하였다.


"그런데... 중요한 순간에 이게 뭐냐고... 아무런 도움도 못되는 아들이라니... 심하잖아...!"


정작 중요한 순간에, 아무런 도움이 되어드리질 못한다. 도움은 커녕 오히려 보기좋게 무시만 당해버렸다. 나는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어제 세희가 나한테 미래의 나에 대해서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 저기... 어제 네가 나한테 말했었지?"


"네?"


"이 시대의 나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칠 때라고 말이야."


아직 그렇다할 성장은 못느끼고 있었지만,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싶다는 심정으로 세희에게 되물었다.


"네, 분명히 모두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시대의 아빠는 엄청난 성장을 하신다고."


"... 한가지 부탁이 있어."


"부탁이요?"


"나를... 훈련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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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하는 갑자기 이세희에게 자신을 훈련시켜달라고 하였다. 예상치못한 부탁에 이세희는 크게 놀란 모습이었다.


"훈련이요?! 하, 하지만..."


훈련이야 당연히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했던 시각은 바로 내일 정오. 지금 훈련한다고 해봤자 별 소용이 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세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눈빛으로 계속 말하였다.


"나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어졌어... 부탁이야. 내가 싸워보고, 만약 안된다면 그때는 네가 나서줘. 그럼 되겠지?"


"하지만... 시간이..."


"충분해."


"?!"


시간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말하려는 순간, 뒤에서 어느샌가 베타가 와서 말을 걸고 있었다.


"베타?! 아니, 그보다 시간이 충분하다니?"


"실은 아까전에 아스트랄 할아버지가 이걸 보내주셨거든. 왠지 이게 필요할거라고 하시면서."


"아스트랄 할아버지가?"


베타의 손에는 무언가 작은 정육면체 같은것이 들려있었다. 베타는 그것이 아스트랄이 보낸것이라고 말하였다.


"'소형 큐브'야. 성능은 옛날에 만드셨다던 '큐브 MKlll'와 동일하다고 하셨어."


"뭐? 큐브라면... 그 큐브?"


이세하는 '큐브'라는 소리에 귀가 번뜩였다. 이전에 정식요원 승급심사 때문에 들어갔었던 큐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었다.


"이 시대의 큐브는 문제가 많았다고 들었었지만, 미래에는 아니에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끝에 최고의 트레이닝 룸으로 만들어졌죠. 아저씨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거에요."


"하지만 그건 아빠께서 어느정도 성장하신뒤에 들어가셨다고 하셨잖아. 지금의 아빠께서 들어가셔도 괜찮을까?"


"아저씨를 믿어보자. 세희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않아?"


"!... 그래, 맞아! 아빠, 하실거죠?!"


"... 그래, 한번 해** 뭐...!"


"알았어요, 그럼..."


꾹-!


베타는 손에 있는 '소형 큐브'에 달린 버튼 하나를 힘껏 누른다음 옆에 던졌다. 그러자 '소형 큐브'는 모습이 변형되다가 금새 한 사람의 키만한 크기로 커졌다. 그리고 중간에는 입구로 보이는 문이 하나 생겨났다.


"한번에 두사람밖에 못들어간다고 하셨으니까, 세희랑 아저씨가 들어가야겠네. 나는 밖에서 계속 상황을 보고 있을께."


"응, 부탁할께 베타."


"맡겨만 둬. 그리고 아저씨, 힘내세요."


"어, 그래...!"


위잉-!


문이 열리고, 이세하와 이세희는 큐브의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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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정오


영상에서 나왔던 그 차원종은 옆에 동료를 데리고 어제 자신이 산을 없애고 난 뒤에 생겨난 폐허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조용히, 유니온의 상황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국에 요청해서 그 상황을 시민들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서지수가 적을 쓰러트려 불안을 떨쳐내기 위한 수였다. 하지만, 만약 반대로 서지수가 진다면, 큰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었다. 그 사실을 유니온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계속 아무런 소식도 없으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질것이기 때문에 별 수가 없었다.


"알파퀸은 아직인가?"


"곧 알파퀸을 태운 헬기가 도착합니다."


'성공해**다...'


그 상황을 또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최고위원장이었다.


"......"
'어리석은... 인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는 하나... 한낱 인간이 '기간테스'를 이길 수 있을리가 없다. 유일하다면 '헤라클레스'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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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폐허의 위에서, 헬기가 하나 도착하였다. 그것은 바로 서지수를 태운 헬기였다. 곧 헬기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서지수가 헬기에서 뛰어내려 땅에 착지하였다.


"왔나?"


"......"


서지수가 도착한것을 보고, 어제 영상으로 그 요구를 했던 차원종은 잠깐동안 서지수를 가만히 바라만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콧방귀를 뀌며 말하였다.


"하, 어이가 없군. 가장 강하다는게 고작 네년이었나? 이 종족은 하나같이 다 약해빠진 것들이었군."


"상당히 무례하네. 당신."


"김만 샜군. 그냥 네년을 바로 없애버리고 다른 놈들이나 없애는게 좋을것 같다."


우우웅...!


어제 영상에서 했던것처럼 그는 한손을 서지수를 향해 펼치고 힘을 모아 에너지탄을 만들었다. 그리고 발사하려던 순간이었다.


"죽어ㄹ..."


"기다려!!!"


"?"


하늘에서 누군가가 빠르게 날아와 서지수의 앞에 착지하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그 모습을 보였다.


"누구냐, 네놈은."


"어...?"


서지수는 그를 본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네 상대는 나다!"


그는 바로 이세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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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때는 헤라클레스 외전을 쓴다고 했었는데

그냥 내일 쓸게요




p.s 참고로 글에 나온 'NBC방송국'은 오타가 아닙니다 일부러 'N'BC라고 한겁니다

p.s에 p.s 어차피 그닥 중요한건 아니지만요ㅋ;
2024-10-24 22:59: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