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632화- [지옥의 도시, 제32지옥(地獄の都会, 第32地獄)]
호시미야라이린 2016-02-23 0
‘그래. 잘 생각 했어~ 이 세상을 멸망시킨 건,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인간들 자신들이다.’
‘......’
‘그나저나 참 고통스럽지? 24시간 계속 유황불이 타오르는 불못에 있는 고통이?’
‘......’
‘천하의 오펠리아도 지옥의 불못의 고통은 어떻게 감당할 수가 없는 모양이야?’
‘말했을 텐데. 지옥의 고통을 감내할 수가 있는 건,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다.’
오펠리아의 말이 맞다. 유황불이 영원히 타오르는 지옥의 불못의 고통을 감내할 수가 있는 건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다. 구더기도 죽지 않는 지옥의 불못. 그곳에는 영원한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조차도 할 수가 없다. 그저 영원히 끝이 없이 무한한 고통을 받을 뿐. 그 여자를 쓰러트리니 그 순간부터 지옥의 불못의 고통이 시작되는 오펠리아. 오펠리아가 텔레파시에게 이거 언제까지 버텨내야만 하냐고 물으니 네가 최종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계속 감내해야만 한단다. 이곳 신서울 전체가 유황불이 타오르는 불못이다. 살아남고 싶다면 끝까지 달려라! 하지만 지옥불의 고통이 너무나도 강한 나머지 달릴 힘조차 없다. 천하의 오펠리아도 지옥의 불못에서의 고통을 결코 버텨낼 수가 없다. 지금 그녀는 걷기도 힘들다.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 힘겹게 지도를 펼치는 오펠리아. 신서울이 끝인 줄로 알았는데, 서쪽으로 향하는 길이 열려있다. 바로 인천의 ‘영종도’ 로 향하는 길이 말이다. 영종도라면 그것은 곧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도에는 공항이 화살표로 표기되어 있는데 바로 그곳으로 가라는 의미인 것이다. 오펠리아가 유황불이 영원히 타오르는 지옥의 불못을 걸어 다니며 걷다가 쓰러졌다가, 걷다가 쓰러졌다가를 계속 반복하며 영종도로 향한다. 사이킥 무브를 사용할 힘도 없다. 지금으로선 오로지 지금의 이 상황을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수준으로 반복 하고 반복 하고 또 반복해야만 한다. 신서울에서 국제공항까지 가는 길은 지옥의 불못의 연속이다. 물론 좀비들도 극한의 고통을 당하는 덕에 오펠리아를 향해 공격할 수가 없다. 이건 그나마 감사하자.
지옥의 불못은 정말로 고통스럽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펠리아의 생명력과 위상력을 계속 갉아먹는 느낌을 준다. 지금 이 세계에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 무엇도 없다. 빔 세이버를 본인의 지팡이 삼아 힘겹게 걷고 또 걷는 오펠리아. 지금 당장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바로 탈진하여 쓰러질 것만 같은 이 고통에도 불구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그녀. 왠지 국제공항까지는 가야만 최종목표까지 이룰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그녀. 그런 그녀를 그냥 보내지 않겠다는 것인지 감히 함부로 상상할 수가 없는 규모의 좀비들과 타란툴라들이 몰려든다. 그러나 그 녀석들도 지옥의 도시 전체를 활활 타오르는 불못의 고통을 결코 감내할 수가 없다. 당장에라도 전신이 찢어질 것만 같은 극한의 고통. 물론 지옥의 고통은 그 어떤 걸로도 고통을 표현할 수가 없다.
지옥의 불못의 고통은 그 어떤 설명으로도 부족하고, 그 어떤 설명으로도 그 고통의 정도를 다 얘기할 수가 없다. 뭐 아무튼 그렇다는 건데 고통이 너무나 강해 끊임없이 쓰러지기를 반복하는 오펠리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는 절대로 없다. 만약 내가 여기서 주저앉게 된다면 나란 존재가 겨우 이런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스스로 그렇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테니까. 지옥의 불못의 고통을 계속 당하며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살아서 기어이 이곳을 나가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갖게 되었다고 하면 될까? 지금까지는 그저 여기서 혼자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으나 그 여자를 쓰러트린 이후부터 지옥의 불못이 펼쳐지니 어떻게든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당해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하는 오펠리아다.
‘어때? 정말로 감내하기 힘들지?’
‘......너무 뜨거워서 걷기도 힘들구나.’
‘천하의 오펠리아가 힘들어하네? 하지만 괜찮아! 이걸 기어이 견디는데 성공하면 넌 정말로 강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야?’
‘농담이라도 감사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
‘진짜로 한 소리인데.’
‘살아서 반드시 이 세계에서 나갈 것이다. 그러니 너도 협조를 해주길 바란다.’
‘드디어 그 의지가 더 강해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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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울에서 국제공항까지는 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까? 사이킥 무브를 사용해 빠르게 날아갈 수가 없으니 오로지 도보로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 지옥의 도시에선 사이킥 무브를 사용하는 것도 극히 제한되어 있고, 뛰어서 이동하는 것도 극히 힘들다. 오로지 도보로 걷는 것만이 정답인 셈. 오펠리아가 신서울에서 영종도의 국제공항까지 열심히 도보로 걷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옥의 불못이 바로 발밑에서 끓어오름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반드시 이것을 끝내야만 하니까. 반드시 끝내고 돌아가야만 한다. 기어이 살아서 나가 끝장을 봐야만 한다. 신서울에서 영종도의 국제공항까지 걸어가는 것은 참 힘들다. 길고 긴 철교를 건너는 동안에도 지옥의 불못의 고통이 계속되는데 아무래도 지옥의 도시에 있는 내내 계속 지속될 고통인 것이다.
“어머? 이게 누구야? 오펠리아잖아.”
“......이리나 페트로브나. 설마 네 녀석도 변이 생명체가 된 건가.”
“세상을 멸망시킨 건, 누가 뭐래도 네 녀석이다.”
“웃기는구나.”
“뭐?”
“너희 인간들이 세상의 멸망을 자처했으면서 아무 상관도 없는 이에게 떠넘기다니.”
“......뭐? 너희 인간들?”
“......”
“오펠리아. 너의 그 말을 듣고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
“......”
“오펠리아. 넌 인간인지, 차원종인지, 그것도 아니면... 혹시라도 ‘외계인’ 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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