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24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1 0

또 그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플레인 게이트라니... 나도 한 때 Union에서 일해봐서 거기가 어디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강남 지하에 있는 곳, 거기는 과거에 알파퀸 누님이 입구를 파편으로 막아서 봉인시킨 곳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다시 열렸다. 왜냐고? 강남사태를 일으킨 벌쳐스인가 뭔가하는 놈들 짓이겠지. 솔직히 관심이 없었지만 데이비드라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그냥 이번에 한번만 부탁을 들어줄까 했다. 플레인 게이트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안다. 외부차원압력이 만약 여기 내부차원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내 집도 박살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다. 난 단지 내 집과 보물들이 다칠까봐 그런 거다. 그렇게 알고 플레인 게이트로 나는 향하려고 했다.


"여어, 제이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후훗."


뭐야? 또 쟤들이야?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 않았다. 지들이 무슨 귀족인 것처럼 행동하고 다니니 내가 뭐 할 맛이 나나? 애쉬와 더스트, 아무리 봐도 정말 맘에 안드는 녀석들이다. 애들이 위험한 장난을 하고 다니고 말이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예의가 바르니 그냥 봐줬다. 아마 진짜 차원종이 맞는 듯 했다. 아저씨라는 단어가 좀 거슬리지만 그건 쟤들이 인간이었으면 내가 한소리 해줬다. 어차피 차원종이니 굳이 인간처럼 행동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반말은 왠지 짜증이 났다.


"무슨 일이냐? 또 내게 볼일있어?"
"아, 제이 아저씨. 저희 이제 나쁜 짓 그만두고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하는데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맞아요. 그러니까 아저씨가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뭘 도와줄까?"

"이거요. 이거 인간들이 즐긴다는 데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그래? 알았어.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지."


뭐, 천천히 가도 되겠지. 거기는 정예클로저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굳이 빨리 갈 이유도 없다. 애쉬와 더스트는 나한테 애교를 떨면서 어딘가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들이 들고있는 보드게임 어디서 많이 봤는데... 뭐였는지 생각이 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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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쉬와 더스트의 손에 이끌려서 조용한 건물안으로 들어왔다. 아마 이들이 사는 곳이 아닌가 생각했다. 어떤 인간도 살지 않는 폐건물, 나는 그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차원종을 받아주는 건물주민들이 있을까? 그건 불가능할 것이다. 차원종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애쉬와 더스트는 자리를 마련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집안이었지만 사람 한명이 살아가기에는 적당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여기서 지금까지 살았단 말인가? 참, 어렵게도 산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방을 대충 정리하고 나에게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고 보니 이건 보드게임이었다. 부루마블? 아, 생각이 났다. 내가 Union에 들어가기 전 어린시절에 했던 게임이다. 추억이 남는 보드게임, 그 때 부모님과 한 게 생각났다. 물론 차원전쟁 발발 때 내 부모님은 두분 다 돌아가셨지만 말이다.


"이거 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허, 이제 얘내들이 인간처럼 한번 살아볼 생각을 하나보다. 뭐, 철없는 애들을 가르치는 게 어른 몫이니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두녀석은 그렇게나 좋은지 서로 손을 맞대면서 '오예!' 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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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씨가 많이 늦네요."


김유정 요원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데이비드도 그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고 있었다. 검은양 팀은 비상 대기 중이었고, 나머지 클로저들도 대기중이었다. S급 클로저들과 통신도 계속 들어오고 있었고 말이다.


"원래 이렇게 늦었나?"

"가끔 그랬어요. 연락도 잘 안받고, 어디서 대체 뭐하는 건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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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토벌팀, 아직까지 김기태는 찾아내지 못함. 차원종들과 마주해서 섬멸함."


추재국 요원이 대표로 나서서 앞을 가로막는 차원종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양손에 든 장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솜씨, 수십마리의 차원종을 벨 정도로 뛰어난 검술에 다른 클로저들이 감탄할 정도였다. 그리고 푸른 위상력으로 검날을 푸르게 만들어서 두개의 참격을 날림으로 대량살상효과를 내기도 했다. 저게 바로 대한민국 S급 클로저 중의 No.1의 실력이었다. 제대로 더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그는 해외에서 S급 차원종 한마리를 혼자서 격파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렇기에 Union 본부에서는 그에 대한 신뢰가 너무나도 컸다.


하지만 그런 그라도 맘에 안드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데이비드 지부장이 언급한 제이에 대한 존재다. 그가 대체 얼마나 뛰어나길래 데이비드가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지 몰랐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공을 확실히 세워서 제이인지 뭔지하는 민간인은 필요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는 싸우기 시작했다.


"어이, 추재국. 저기 좀 봐봐."

"응? 왜 그래?"


박정수 요원이 낌새를 눈치챘는지 그를 불러서 그가 보는 방향을 가리켰다. 대규모의 차원종들이 어딘가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수천마리 정도는 되어보였다. 추재국 요원은 처리할까 생각했지만 팀원들이 조금 지쳐보이는 거 같아서 그만두었다. 거기다가 지금 차원종들을 소탕하러 온 게 아니라 김기태를 잡으러 온 것이다. 그러니 이 곳에서 시간낭비는 의미가 없다.


"여기는 토벌 팀, 차원종 대규모가 우리가 들어온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 같다. 경로를 추적바란다. 이상."


추재국 요원은 이렇게 답하고 앞으로 나섰다.


"우리는 김기태를 처단하러 간다. 인류의 정의를 위협하는 녀석을 먼저 심판해야된다."


그의 말에 팀원들은 다시 한번 힘내자는 듯이 함성을 지르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1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