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그 뒷이야기 After15
지나가는행인A 2016-06-06 2
지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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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박....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는 적당한 크기의 방
끝자락이 타버린 매트리스 위에 누운 백발의 소년
그리고 그 남성을 간병하는 검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
이윽고 소녀의 손에서 소년의 이마로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이 옮겨진다.
"...세하야, 난...역시 아직 인간을 전부 용서 할 수 없어.."
"......"
"넌 내 말을 듣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말이야.....나도 참~ 혼잣말을 하다니 말야.."
살짝 눈꼬리를 내리며 희미한 웃음을 짓는 소녀...아니, 로젠
로젠의 손이 소년..아니, 세하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문득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로젠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세하의 가슴까지 덮혀 있는 이불을 배꼽 부근까지 들춰냈다.
옷을 입고 있으면 잘 모르겠지만 옷 한벌 걸치지 않은 지금 세하의 균형잡힌 신체가 들어났다.
평범한 여자들이 위 장면을 상상한다면 꺄아~ 거리며 서로 얼굴을 붉히겠지만
실제로 그의 상체에는 눈을 찡그리는 정도가 아니라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의 흉터가 남아있다.
왼쪽 가슴에서 시작되어 주변에 커다란 균열을 그리고있는 흉터...
그리고 그 흉터 위에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보이는 새하얀 비늘
"나 때문에..."
"...."
분명히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이 비늘은 없었다.
하지만 로젠의 손이 그의 가슴을 꿰뚫었고 그는 쓰러졌다.
조금이라도 잘못되었다간 정말로 죽을뻔한 그의 몸은 본능적으로 단단한 비늘로 자신을 감췄다.
분명히..이건 세하가 원하던게 아니야..하지만....사과하고 싶어도..
하지만, 그녀가 사과하고 싶어하는 사랑하는 그는 깨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세하야....."
애타도록 불러봐도 그의 대답은 없었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흐느끼는 울음이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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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side
"흐으...흐....."
세하의 방문 너머로 로젠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악몽같이 지나간 어젠 다신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부드럽게 안기는 로젠과 그걸 받아주는 세하.
그리고 세하의 등 뒤로 빠져나온 작은 손과 그 손에서 움찔대는 세하의 심장
지금 울고있는 로젠을 생각하자면 솔직히 통쾌한 기분도 든다.
이번 일은 명백히 로젠의 잘못이니까.
하지만 이게 올바른 일...일까?
....적어도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겠지?
"좋~아! 정했으면 팍팍 밀어 붙여볼까! 로ㅈㅡ..."
"아...."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간 나의 눈에 들어온건...
허리까지 걷혀져 있는 이불과 상반신이 들어나 있는 세하세하.
그리고 그 위에 올라타선 살짝 붉게 물든 얼굴로 세하의 입에 다가가는 로젠의 입술.....
"잠깐?!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읏!! 한참 좋을 때 였는데!!"
"세하가 아픈데 그러고 싶은거야?!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크윽....가장 바보같은 너에게 그런 소릴 듣다니...."
"지금 엄청 심한소리 하지 않았어?!"
가, 가장 바보같다니...
나는 슬비슬비나 정미정미보다 아는게 적은것 뿐이야!
세하는 날 가끔씩 불쌍하다는 눈으로 쳐다**만...아저씨나 유정언니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잠깐, 나 주위에서 본다면 충분히 바**?!
"아.....바..보...난 바보.."
"이, 이봐 서유리?"
"으아앙! 그래! 난 바보라고! 그렇다고 그렇게 대놓고 말할껀 없잖아! 로젠은 바보!! 당장 나가!!"
"에, 아? 자, 잠깐?! 밀지마!! 꺄앗!"
내가 바보라는걸 확신할수있게 도와준 로젠을 방 밖으로 내쫒은 뒤 방문을 걸어 잠궜다.
정말! 아무리 바보라도 눈앞에서 그런 소리를 하면 않된다구!!
"아...휴지.."
살짝 울었던 탓인지 콧물이 흘러 내릴것 같아서 휴지를 찾아 봤더니 세하의 책상위에 있었다.
대충 휴지를 뜯어내서 코를 푼 후에 세하의 상태도 볼겸 세하가 누워있는 침대로 향했다.
"...정말..세하세하는 우리 맘도 몰라주고..꼭 그렇게 무리를 해야겠어?"
"........"
"...."
하아..또 이렇게 다쳐선..언제나, 언제나 무리 안한다면서...
새로 세하의 왼쪽 가슴에 돋아난것은 인간의 것이라곤 농담으로도 할수없는 새하얀 비늘
이대로 계속 잠들어 있다면 비늘이 차지하는 면적이 자꾸만 늘어 난다는걸 쉽게 예상할수 있다.
왜냐면 지금도 자라고 있는게 눈에 보이니까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라고 바보..정말로 차원종이 될 생각이야?"
"........"
"일어나...일어나아..."
아, 않되겠어.
더 이상 있다간 울 것 같아..
나는 이불을 다시 가슴까지 올려둔 후에 세하의 이마에 쪽 하고 가벼운 키스를 하고 방을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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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side
.....가, 갔지?
서유리...남의 이마에다 뭘 마음대로 키스를 하고 가는거냐고..
기분이 나쁘단게 아니라 쑥쓰럽다고..
"후우...."
"꽤나 사랑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세하님."
"보로스씨, 어디서부터 보셨죠?"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그럴리가 없잖아..됐네요 어차피 아무한테도 안 말하실 테니까요."
"글쎄요?...슬비님에게 말씀 드린다면.."
"어이, 역시 봤잖아."
"우후후후..."
눈 돌리지 말아주세요...
'음? 사샤양에게 말해도 재밌겠군요' 같은 얼굴 하지 말라고.
어쩌면 이사람...아니, 이 차원종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위험하다.
사샤라니...그 자리에서 난 사형이라고..
"하아...**, 이건 어떡하지.."
"우후후후 그건 평소와는 다른 처치가 필요 할 것 같군요"
"어떡해야 한다고 생각해?"
"우후후...아마 그대로 내버려 두는게 가장 좋겠군요"
'게임으로 따지자면 세하님은 str몰빵 캐릭이니까요 우후후후' 라며 보충 설명을 넣는 보로스.
그래서 저 말을 의역하자면 난 방어력이 낮으니까 비늘로 방어력을 올리라고?
아니, 그것보다 저런 용어들은 어디서 얻은거야?
.......지금 이걸 신경 쓸때가 아닌가..
"우후후후 아마 흉터들을 다 덮으면 멈출것 같습니다."
"그래?...어쩔 수 없네"
상의가 없는 반라로 나갈 수 없는 노릇이니 대충 옷을 입기위해 장롱을 열었다.
".......아, 안녕하십니까...주군?"
".......나가"
"네..."
"우후후후"
"뭐가 '우후후후' 냐고..."
왜 내 방에 있는 장롱에 사샤가 들어 있는건데..
설마...
순간 등에 소름이 쫙 돋아난 나는 그대로 침대 밑을 들여다 봤다.
"...안녕하세요.."
"....너까지 그러기냐.."
"어...데헷?"
"데헷이 아니라고...울터, 일단 나가있어"
"네~"
어차피 내가 마음 속으로 말해봤자 아무도 안들어 주겠지만 말이야...
혹시나 누군가 내 마음을 읽을수 있다면 말야...
부하가 내 방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건 어떻다고 생각해?! 이상하지 않아?! 아냐, 이건 이상하다고!!
잠시 혼란의 늪에서 빠져나온 나는 레이드를 연속 15시간동안 뛴듯한 피곤함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아, 게임하고싶어...이 정신적 피곤함을 위로받고 싶어...
기대하던 게임기는 슬비가 가져 간건지 내 방에선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모두가 모여있을 거실로 직행 했다.
정신적 피로뿐만 아니라 아마 어제 심장이 뜯겼을때 피를 너무 많이 흘린건지 살짝 빈혈기가 있다.
"....아ㅡ 안녕 정미야"
"안녕 이세하.....?! 이세하?!"
"으앗?! 잠깐 매달리지마!!"
"하아?! 지금 안 매달리게 생겼어? 너, 분명히 심하게 다쳤었지?!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몸이야?! 하루만에 낫다니!!"
"그게 말이지..."
일단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한지 알리기 위해서 윗옷을 걷어 올렸다.
"아니...너..이게..."
"..뭐 아마 니가 생각하는 그게 맞아"
"....그럴수가.."
"....뭐, 걱정하지마 흉터만 다 덮으면 더이상 안자라게 할수 있는거 같으니까"
"으읏?!....애, 애취급 하지 마!!...그보다 사실이야?"
"으음...솔직히 잘 모르겠어 그래도 이건 막고싶다고 막을수 있는게 아니라고...."
"으으....뭐, 됐어 그 부분은 넘어가고...어지럽진 않아?"
"사실 엄청 어지러워..."
"하아..."
그대로 걸어 가는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았는지
정미는 자신의 팔을 내 허리에 둘렀다.
어차피 키차이가 나니까 별 의미가 없지만....뭐, 여기선 말하지 말자.
정미에게 의지해서 거실에 도착.
거실에는 아저씨와 유정누나. 나타와 레비아를 제외한 모두가 있었다.
".....하! 이겼다!! 망할 레이 넌 역시 내 상대가 되질 않는구만?"
"크윽...바보 봄버에게 지다니...한판ㄷ..."
"뭐야, 쫀거ㄴ..."
"다들 왜그ㄹ....."
"..........어....안녕?"
""""""세하님(야)!!!!""""""
잠깐?! 다들 그렇게 달라붙지 말아줘!!
잠깐 서유리 너 콧물!!
이슬비!! 진정해 니 위상력이 폭주해서 내 게임기가 위험해!!
사샤, 울터?! 너희는 방금까지 내방에 있지 않았어?!
봄버, 레이?? 너희 갑자기 사이가 좋아진거 같은데??
마음 속으로 이런저런 태클을 걸고 있자니
뒤에서 잠자코있는 작은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우아아아아아!!! 나, 난 세하세하가 죽는줄 알았어!!! 으아앙~!!"
"잠깐..잠깐?! 서유리 그만..."
".....저..."
작은 소녀의 한마디에 모두가 조용 해 졌다.
이 무슨 서프라이즈...
자신도 이리 될 꺼라곤 생각치 못 했는지 시선이 이리저리 헤메는 로젠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사과는 댔어, 나한테도 잘못이 있으니까....그래도 다음부턴 그러지 말고 다같이 사이좋게...지내줘?"
"....그럼..세하는 밉지 않은거야?"
"...내가 널 왜 미워하겠어 로젠..넌....넌 나한테 있어서 하나밖에 없는 친구라고"
"........우...우으....세흐아아아아아~!!!!"
"커헉!!!....잠깐...로젠? 그 태클은 너무....ㅆ..."
"""""""세하야(님)?!"""""""
방금 일어난 사람한테 너무 강한 충격을 주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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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랜만입니다.
지나가는행인A입니다.
글을 안쓴지 오래 됐군요.
글솜씨가 녹슬지 않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겠죠?...슬프네요
사실 게임을 접었다 보니 홈페이지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그래도 지금까지 기다려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수 없네요
감사합니다.
다음편은 다음주에 올릴 생각이니 걱정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