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클로저스-13화-

버드미사일 2016-03-05 0

우리에게로 다가온 자들은 저마다 무기를 들고 우리와 대치한다. 그들은 과거에 동료였던 자들이었으며 나의 친구들이었던 자들. 지금은 내가 쓰러뜨려야 할 상대다.


 “정말 대단하군”


 그들과 대치를 하고 있을 때 교회 안에서 데이비드가 박수를 치면서 교회에서 걸어 나왔다.


 “그 공격을 막아내다니….너희는 정말 대단하군. 차라리 자네들이 내 서번트였으면 쉽게 전쟁에서 이겼을 텐데 말이야”


 “쓸데없는 말이나 하지 마라, 쓰레기”


 우리를 자신의 서번트로 삼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데이비드에게 나타는 거칠게 욕을 내뱉으며 거부의사를 밝힌다. 나였어도 데이비드 같은 자가 마스터였다면 차라리 승리를 포기하고 자폭했을지도 모르겠다. 데이비드는 유감스러운 듯 안타까운 얼굴을 하면서 고개를 흔든다.


 “어쩔 수 없군. 자네들 같은 우수한 인제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된다면 치우는 수밖에”


 데이비드는 이제 싸움을 시작하기 위해서 손을 위로 든다. 데이비드의 신호에 따라서 그들의 인형이 되어버린 내 동료들은 전투준비를 한다. 그러나 나는 그가 손을 내리기 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그전에 궁금한 점이 있다”


 “뭐지?


 “어째서 이 주변에 사람들이….아니, 이주변이 아닌 이 마을에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거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곳에 오기 전부터 느껴졌었던 한가지 의문. 왜 이 마을에 사람들의 기척이 이상하리만큼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데이비드는 거만한 모습을 취하면서 내 질문에 답한다.


 “아…그 일반인들 말인가? 싸움이 일어나는데 일반인들이 알아서 좋을 것이 뭐가 있겠나? 사람들에게 들키면 뒤처리 문제도 있고 나에게 불리한 조건들이 붙는다고. 내가 굳이 그런 귀찮은 일까지 해야하나? 걱정은 말게나. 모두 집에서 자고 있으니…..물론 이들과 관련된 사람들은 이들을 잠시 [잊어버릴]테지만 말이야”


 섬뜩한 답변을 들었다.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는 일도 있는 것인가? 그것도 마을 단위로. 그것은 대의식정도의 마술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다. 한 사람의 기억을 다른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는 것 조차도 수십명의 마술사들을 동원해야 겨우 어느 정도 지울 수 있을 정도인데 그것을 마을 단위로 행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어떻게 그런 일들이 가능하지? 당신의 마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텐데!”


 우리 일행 중 가장 마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마술에 가장 근접한 슬비가 데이비드의 말을 믿기 힘들는 듯이 소리쳤다. 그 소리는 경악에 차있는 목소리였고 사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우리는 슬비의 목소리 덕분에 더욱 신중해졌다.


 “굳이 말해줄 필요가 있나? 들어서 좋을 것 하나도 없네. 그리고 자네들은 알고 있을테지. 특히, 세이버군은 눈치가 빠르니 어느 정도 눈치챘을거야


 그렇다. 데이비드의 말을 들은 나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가능성은 두가지. 하나는 성배로부터 마력을 받아서 사용한다. 교회는 성배와 관련된 일이 많기 때문애 어느 정도 조작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성배가 완전해졌을 때나 가능한 방법이기에 틀렸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그 마력으로 우리를 쓰러뜨리면 된다. 또 하나는 매우 비인도적인 방식. 사람의 시채로부터 마력을 공급받는 방법. 말도 안되는 방법이겠지만 마술사라면 다르다. 체내에 있는 마데이비드의 말은 모두의 시선을 나에게로 쏠린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인가…..너라는 사람은 참 더러운 사람이야


 “상관없네. 이기기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사용할 것이네. 내 목숨도, 죽은 자들도 필요하다면 나는 이용하겠어. 아참, 말이 너무 길어졌군. 우리 버서커군이 상당히 지루한 모양이야. 그럼 이야기는 끝이다. 대화해서 즐거웠네. 잘가게


데이비드는 이런 시시한 대화를 계속하면 버서커가 멋대로 움직일 것 같다는 느낌으로 다시 손을 들어 전준비를 시킨다. 우리도 그에 맞추어 준비를 하고 드디어 데이비드가 손을 내리며 그들에게 명령한다.


싸워라


아주 간단한 명령에 그들은 우리에게로 돌격한다.


흩어져!”


이 장소에서 싸우는 것은 우리에게 불리하다. 애초에 이곳은 적의 진형으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 알 도리가 없으며 우리의 계획은 따로 따로 싸워서 적들이 합류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나타와 이리나는 다시 뒤로 빠지면서 이곳에서 벗어난다. 나도 이곳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 이거 움직일 수 없겠군


이리나와 나타가 빠져나가는 것을 본 테인이는 퇴로에 창을 소환해서 내가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버린다.


마스터!”


그리고 타겟을 내가 아닌 슬비로 정한 것인지 슬비에게 창을 던진다.


“?”


하지만 창이 슬비 앞에 다가갔을 때 창과 슬비 사이에 아지랑이 같은 것이 생기더니 창은 슬비를 빗겨나갔다. 자신의 창이 목표물에게 맞지 않을 이상하게 여긴 테인이는 또 한번 창을 던진다.


호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창은 목표를 맞추지 못했다. 테인이는 그것에 의문을 품었는지 더 이상 창을 던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이중 유일하게 데이비드와 슬비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대단하군. 그 부모에 그 딸이란 소린가


우리 부모님을 알고 있던 건가요


당연하지. 내가 그들의 스승이기도 했으니까


그들의 대화에 나와 테인이는 싸우지 못한 채 각자 자신이 보호해야할 대상을 지킨다. 분위기 상 싸울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도 알고 있겠군요


그래. 다 알고 있지. 그리고 그것에 나도 관련 됬으니까


그러니까 부모님의 죽음에 당신과 연관이 있다?”


슬비는 화가 나기 시작했는지 주위에 있던 바닥의 부서진 파편을 염동력을 사용해서 데이비드에게 날린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날린 것인데도 불과하고 곁에 테인이가 있었기에 상처하나 없었다. 나는 그것과는 별개로 데이비드가 테인이를 방패로 사용한 점에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내 부모님이 돌아셔야 했죠?”


자네 가족은 너무 유능했어. 생각이라도 해봤나? 개인이 중력을 자유롭게, 그것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재능이 아닌가? 그런데 너무 재능이 좋으면 위협이 되는 법이지. 그래서 정했어. 봉인하기로


그게 봉인이라는 겁니까? 그렇게….간단히….”


슬비의 분노가 정점에 달한 것인지 주변에 있는 파편들이 점점 올려올라온다. 슬비 주변에서도 확실하게 파동이 느껴진다. 그런 슬비의 모습을 보고 데이비드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테인이는 슬비에게 돌진한다. 창을 던져도 못 맞출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일 것이다.


안돼


나는 침착히 돌격 진로를 막아서며 창을 세우고 돌격해오는 테인이의 창을 손으로 잡았다. 테인이의 엄청난 힘과 속도를 잡기에는 힘이 부족했는지 막아서도 뒤로 물러간다. 손바닥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참아가면서 좀더 힘을 주어서 테인이를 막아선다.


으아아아아!”


나는 창을 잡은 상태로 테인이의 창을 들어올려 다시 데이비드에게 날려보낸다. 테인이는 공중에서 제비를 돌고 사뿐히 착지한다. 아무런 피해도 없는 것 같다. 반면, 내 손은 무엇 하나 잡기도 힘들 정도로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래서 안된다니까…..귀찮게 됬군


테인이에게 신경을 잠시 돌린 사이 나는 슬비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스터…..”


슬비의 눈이 정상이 아니다. 가족의 원수를 눈 앞에 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애처로워 보인다. 슬비는 분노에 가득 찬 소리로 잔해를 데이비드에게 던진다. 테인이가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순간 데이비드는 손을 들어서 그것을 막으며 오히려 슬비의 공격을 받아드렸다. 잔해를 받아드린 데이비드는 뒤로 날아갔고 얼굴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 데이비드의 태도에 놀란 것인지 슬비는 당황한 기색이 여력하다.


뭔가? 이걸로 공격은 끝인가?”


어째서 그 공격을 받은거죠


슬비의 질문에 데이비드는 공격으로 인해 떨어진 안경을 주워 쓰면서 말을 한다.


  “자네의 공격에 맞을 이유가 있으니까


무엇 때문에


자네 부모님을 지키지 못한 것 말일세


그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예전에도 이해를 못했었고 아마 지금부터 미래까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혼란스럽다. 지금 그가 무슨 소리를 했는가. 내 부모님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지켜주지 못했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마술협회는 자네 가족의 고유능력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지. 마술협회에서는 그저 평범한 마술가문이라고 생각했지. 나는 그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재능을 보았다. 안타까웠지. 그들의 재능은 천부적이었거든. 그리고 그들의 정확한 재능, 중력에 대해서 나는 마술협회에 알렸고 그것이 실수가 되어버렸지. 결과적으로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나일세. 나를 원망하게나


 나는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 방금 까지는 데이비드는 내가 복수해야 할 상대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부정하고 오히려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이 상황이 이상하다. 세이버나 랜서의 표정을 보라. 저들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는가? 나만 당황한다고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데이비드가 이상한 것이다.


 “당황해 하는 것 같군


 데이비드는 내 마음 속을 알아 차린 것인지 꽤나 아픈 곳을 쑤신다. 데이비드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비장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두지. 다른 곳은 이미 싸움이 한창인데 우리만 편해서야 쓰겠나?”


 주위의 소리를 들어본다. 확실히 이곳에서 멀지 않은 2곳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폭발음, 타격음, 외침소리. 여러 가지가 들려온다. 세이버를 바라보았다. 그는 벌써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모양이다.


 “마스터


 그는 조용히 나를 부른다. 나의 신호를 기다리는 것일 것이다. 나는 심호흡을 한다. 지금은 성배전쟁 중. 내 앞에 원수가 있다고 해도, 원수가 아닐지도 몰라도, 우선 지금은 전쟁 중이다. 복수를 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이다.


 “준비가 됬나보군. 시작해라


 이번에는 우리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랜서에게 공격 명령을 내린다. 랜서는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자신보다 큰 창을 앞으로 내세우며 달려온다. 그 모습은 마치 달려오는 투우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세이버는 그런 랜서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 처음 막았을 때와 같이 자세를 취하지만 그의 손의 상태는 누가 봐도 좋지 못하다. 내가 막아야 한다.


 “중력장!”


 랜서가 올 위치에 미리 중력장을 만든다. 우리 가문의 마술인 중력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중력장을 이용한 마술을 사용해도 보이지 않는 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숨기거나 조용히 일을 처리할 때 유용하다고 들었다. 실제로 이것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던 랜서는 눈 앞에 와서야 중력장이 생긴 것을 알아채고 뒤로 물러서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늦었다.


 “증가!”


 중력을 역전시킨다. 내가 펼친 중력장은 내가 활용할 마술을 펼치기 쉽게 만드는 하나의 마술. 그리고 증가는 중력장이 있는 장소의 중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비록 증가되는 중력의 양은 적지만 그래도 사람을 막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랜서는 중력이 증가된 장소에서 멈춘다. 그리고 이 순간은 세이버에게 아주 좋은 공격의 기회가 된다. 세이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증가된 중력 안에서도 랜서는 세이버의 검을 막는다.


 “상처가….”


 상처 때문인지 세이버는 제대로 검을 쥘 수 없는 것 같다. 서번트는 얕은 상처는 금방 치유되지만 세이버의 상처는 치료되고도 남을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다. 처음보다는 많이 치유가 됐지만 형편이 좋은 편은 못된다.


 “온다


 중력장에서 벗어난 랜서는 목표를 세이버로 정한 것인지 등 뒤에서 창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랜서가 들고 있는 창보다 작은 편이지만 소환된 창들은 보기에도 하나 하나가 압도적인 위력을 담는다. 이전까지 랜서가 나에게 날렸던 창들은 눈치채지 못하게 창의 위력에 맞게 많은 양의 힘을 내서 창의 궤도를 바꿔서 랜서를 속였지만 이 정도의 창은 도저히 못 막는다. 세이버도 손을 다친 상태에서는 저것을 막기는 힘들 것이다.


 “할 수 없지


 세이버는 각오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맞댄다. 그리고 손에서 푸른 불꽃이 나오더니 세이버는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인다.


 “설마


 그것을 본 데이비드는 경탄의 목소리로 경악했다. 나 또한 세이버의 행동에 놀랐다. 세이버는 자신의 손을 불로 지져서 상처를 막고 있는 것이다. 랜서는 그것을 보고 서둘러서 창들을 발사한다. 허나, 그것을 보고 발사한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세이버는 검을 다시 잡고 날아오는 창들을 검들로 쳐가면서 터트려 파괴한다. 엄청난 수의 창을 세이버가 놀라운 속도로 부숴가자 랜서는 소환하는 창의 양을 줄이고 좀더 강한 창들을 소환한다. 세이버도 그것들을 모두 처리할 수 없었는지 창의 파편이 튀어서 온 몸에 상처가 일어났다. 몸에 상처가 나는 것을 보고 불리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세이버는 소환되어 발사되는 궤도를 벗어나서 달려간다. 랜서도 그것에 맞추어서 궤도를 바꾼다. 위험하다.


 “세이버! 조심해!”


 나는 세이버의 중력을 역전시켜서 세이버를 위로 올린다. 세이버는 갑자기 위로 떠오르자 놀란 것 같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공중에서 한번 도약을 해서 랜서에게로 다가간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랜서는 반응을 하지 못했다.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한 세이버는 검에 마력과는 다른 기운이 감긴다. 위력으로는 처음 볼 정도의 강력한 마력일지도 모른다.


 “유성검


 공중에서 도약한 세이버는 검에 휘감았던 기운을 자신의 몸에 감싸고 더욱 가속도를 붙인다. 날아가는 속도는 유성검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정도로 유성과도 같은 속도였다. 그 속도에 저 검에 담긴 위력이 합쳐지면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자랑할까? 허나, 랜서는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이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발할라


 랜서가 처음으로 입을 열더니 자신의 주위에 붉은색 기운이 흐르는 작은 결계를 펼친다. 아마도 보호막과도 같은 효과를 갖는 것 같았다. 아마 세이버는 저 보호막에 막힐 것이다.


 “이런!”


 세이버는 날아가면서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세이버는 자신의 공격이 튕겨 나갈 것을 예상해서 당황한 것 같다. 검이 랜서의 보호막에 닿았을 때 나는 튕겨나갈 줄 알았지만 세이버는 그 보호막을 지나갔다. 그리고 세이버가 당황한 이유를 알았다. 분명 세이버의 검이 랜서의 가슴에 박혔다. 분명 박히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세이버의 검은 랜서의 가슴을 꿰뚫지 못하고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 것 같다. 랜서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고 무언가 중얼거리더니 손에 들고 있는 창으로 세이버를 휘둘러 쳐냈고 세이버는 멀리 날아가 담장에 처박혔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 렌서가 피해를 입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 공간에서는 랜서는 피해를 입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저 안에서 모든 피해를 분산시킨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거기에 랜서는 방금 전보다 몸이 활발해진 것 같다. 아마 분산시킨 피해를 회복력으로 바꾸어 랜서를 회복시켜주는 것 같다.


 “괜찮아? 세이버!”


 나는 알아간 세이버가 걱정되어서 다가갔다. 세이버는 잔해를 치우면서 일어나더니 다시 랜서에게로 달려가 검을 휘두른다. 랜서는 공격을 회피하면서 하늘에서 창을 떨어뜨려 세이버를 공격한다. 옆에서 보기에는 너무나도 일방적으로 세이버가 불리하다. 세이버의 검은 랜서에게 닿지 못하고 랜서의 공격은 하나 하나가 세이버를 스쳐 지나간다. 세이버가 한 순간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그 순간 끝이 난다.


 “세이버! 물러나!”


 세이버에게 물러나라고 소리를 쳐도 세이버는 그것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싸움을 계속한다. 마치 야수가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공격이 닿지 않자 세이버는 점점 속도를 올려간다. 랜서도 거기에 맞추어 점점 속도를 올려서 공격을 피한다. 이러면 안 된다. 이러면 세이버가 불리하다.


 “크헉


 그것을 증명하듯이 랜서의 창이 성급하게 움직인 세이버의 어깨를 찔렀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랜서는 자신의 거대한 창으로 세이버를 찌르려 한다.


 “안돼!”


 나는 서둘러서 창의 궤도를 바꾸어서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찌르려던 공격을 바꾸어서 얼굴의 옆으로 지나갔다. 이제 세이버는 뒤로 빠져야 한다. 그랬어야만 했다.


 “….”


 하지만 세이버는 뒤로 빠지지 않고 그래도 랜서의 목을 잡아 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랜서를 땅에 내리쳤다. 혼신의 힘을 다한 것인지 내리쳐진 땅은 금이 났고 랜서는 입에서 피를 토했다. 세이버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어떻게 거기서 저런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동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를 저렇게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내치는지. 물론 세이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적을 물리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물리치는 것은 당연한 것.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맞다. 그래도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아직….”


 땅에 내리쳐진 랜서는 조용히 아직이라는 말을 내뱉고는 쓰러진 상태에서 창으로 찌르며 공격을 한다. 세이버는 이번에 한 수 뒤로 물러선다. 세이버가 물러서자 랜서는 자신의 창을 지팡이 삼아서 힘겹게 일어선다. 적이 보기에도 매우 애처로워 보인다.


 “세이버….”


 더 이상 이 싸움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적이지만 이렇게 인정사정 없이 싸우는 것은 익숙하지 않는다. 특히 이런 광경을 본다면 더더욱. 하지만 세이버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번에도 검에 거대한 힘을 담으며 랜서에게로 돌진한다. 랜서는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서 창을 들지만 허리를 제대로 다친 것인지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한다. 세이버는 그런 랜서에게 일절의 자비도 없듯이 검무를 펼친다.


 “폭령검-전소


 1, 2, 3, 4, 5. 하나 하나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랜서는 아무런 대처없이 그저 맞으며 검에 휘날려지고 세이버는 마루리르 하는 듯이 검을 높이 들고 내리친다.


 ***


 혼신을 다한다. 한번에 끝내고 싶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이제 한번에 끝내고 싶다. 누가 지금 내 이 모습을 본다면 무슨 소리를 할까? 잔인하다. 심하다. 괴물이다. 누가 뭐래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는 이 공격에 테인이를 끝을 낼 뿐. 나는 마지막 공격을 하기 위해서 검을 높이 들어올렸다.


 “세이버!”


 나를 부르는 슬비의 소리와 함께 나는 검을 내리쳤고 화염이 테인이와 나를 휘감았다.


 “………..”


 공격이 끝나고 주변은 푸른 화염으로 둘러 쌓였다. 주변은 싸움의 흔적으로 처참한 광경이 되었고 내 앞에는 내 공격으로 인하여 쓰러져있는 테인이가 있었다. 나는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가서 그를 들어앉았다. 거의 미동이 없었다. 몸은 차갑고 힘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것 같다.


 “미안해


 너무 미안했다. 이곳에서 조차도 지켜주지 못하고 내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것 뿐.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세이버


 내가 테인이를 안고 있었을 때 슬비가 나에게로 다가온다. 공포가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내 행동에 대한 당연한 결과인 것일까?


 “어째서 그런 거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잖아


 슬비는 나의 행동을 지적한다. 지적 할만도 하다. 내가 한 행동은 잔인해 보였을 테니까.


 “테인이가 말했어


 “?”


 “테인이가 말했어. 내가 발할라 안에 들어갔을 때


 “뭐라고….말했는데


 “끝내달라고. 내가 발할라 안에 들어갔을 때 테인이는 잠깐 정신이 들었어. 발할라 덕분에 지배에서 잠시나마 풀려날 수 있었던 걸 꺼야. 테인이는 지배를 당하고 있었어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 나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 있었어. “어서 끝내줘요””


 내 말을 들은 슬비는 뭐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견딜 수 없었던 거겠지. 잠시나마 지배에서 풀리지 마자 하는 말이 끝내달라는 말이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이 어린 아이가 지배를 당하면서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게 없더라고. 어서 끝내야겠다는 생각뿐


 나는 이것으로 말을 끝내고 테인이를 바라본다눈을 감은 채 미동이 없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죄책감이 들기 시작한다. 내 손으로 이 아이를 친 것은 너무나도 괴롭다.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


 그렇게 괴로움에 잠겨있을 때 테인이가 나를 부른다. 나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테인이는 여전히 눈을 감을 채 나를 부르고 있었다.


 “테인아?”


 “….내 부탁을 들어주셨네요?”


 테인이는 힘없이 말을 한다. 한마디 한 글자를 말할 때마다 너무나도 애처로웠다. 테인이는 떨리는 손을 들어올렸고 나는 그 손을 잡아주었다.


 “이제 끝인가요


 “그래. 끝이야


 “다행이다그런데 주변이 슬비누나….있어요?”


 테인이가 슬비를 부른다. 슬비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랐지만 이내 다가와서 같이 테인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테인이는 자신의 손을 잡아준 것에 웃음을 짓는다.


 “누나


 “


 “민폐를 끼쳐서 죄송해요….그래도 제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요?”


 “……


 “세하형을 싫어하지 마세요. 제가 부탁한 일이니까요. 세하형은 상냥하지만 서투니까….”


 “알았어.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


 “조금 졸리네요…..이제 좀 잘게요


 “잘자. 테인아


 이 말로 끝으로 테인이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 잡고 있는 우리의 손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테인이의 몸은 먼지가 사라지듯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잠시후, 내 품에 남아있는 것은 공허함에 남아 있는 슬픈 감정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입니다. 이번 소설은 조금 무겁네요. 이렇게 쓰려던게 아니였는데 쓰다보니 이렇게 되어서 많이 당황스럽군요. 그리고 한가지 알려드릴게 있는데 앞으로의 전개도 좀 무겁게 갈 것 같습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사정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준비할게 많아서 소설이 늦어지고 있네요. 최대한 노력해서 작성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소설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오타지적 환영합니다
2024-10-24 22:59:4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