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2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3-01 1
"그나저나 상황을 말해줄 수 있겠어?"
"말해줄 수 없어요. Union의 일은 민간인에게 거의 발설하지 않아요."
"에이 삐졌구나. 삐진모습도 귀여운데?"
"제이씨, 자꾸 그러면 저 화낼거에요."
으윽, 저 귀여운 Union여자가 화내면 잔소리 공격이 시작된다. 내 맨정신으로는 절대로 감당하기 어렵다. 일단 놀릴만큼 놀렸으니 그냥 이대로 놔둘까? 뭐 됐다. 학교안에 차원종이 나타난 건 확실하니 그냥 이대로 걸어다니면서 차원종이 나타나면 박살내버리면 되니까 말이다.
나는 가만히 있기도 심심하니 그냥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로 했는데 특경대들이 가로막았다.
"이 앞은 차원종 경계구역입니다. 지나가시면 안됩니다."
"이봐, 난 Union에서 나온 사람이야. 비켜."
"신분증을 좀..."
귀찮아서 나에게 요구하는 녀석을 기절시키고 그대로 도망치듯이 벗어났다. 그 여자가 내이름을 부르며 찾으려고 했지만 난 무시했다. 그냥 만약에 대비해서 부른거라지만 지금은 딱히 할일이 없다는 사실이니 별로 내키지도 않았다. 그곳에 따분하게 있자니 차라리 학교를 돌아다니고 말지. 으음... 생각해보니 그들은 교무실 앞에서 대기하는 중이었던 모양이었다. 적어도 그곳만은 피해가 적은 곳이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사정을 들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뭐...
"제이씨? 어디가신 거에요?"
김유정 요원은 제이를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뒤였다. 자신을 실컷 놀리고 그대로 사라지다니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적당히 좀 놀리면 안되냐고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실컷 자기 즐길 거 즐기고 내빼다니 나중에 돌아오면 실컷 밟아줘야겠다고 판단했다.
"저기 관리요원님. 뭣땜에 그러시는 거에요? 아까 그 아저씨 대체 누구에요?"
송은이 경정이 묻자 그녀는 그저 웃으면서 얼버부렸다.
"하하, 그냥 비장의 카드라고 해두죠."
"비장의 카드?"
송은이 경정은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민간인을 여기로 불러들었다는 걸 알면 한소리 들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제이는 민간인 신분, 적이 아니라해도 특경대들 입장에서는 민간인을 들여보낼 수 없기에 분명히 밖으로 내보내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말렉을 쓰러뜨린 자라고 말해도 믿어주지도 않을 것이니 말이다.
"Oh, 유정언니아냐?"
"어? 넌 캐롤리엘? 네가 왜 여기있어?"
캐롤리엘, 미국 Union에 있었다가 모종의 사고를 일으켜 한국 신서울 지부로 발령받았었다. 김유정 요원과 대학 동창이지만 나이는 김유정 요원이 더 많았다. 두사람은 오랜만에 재회해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상황을 얘기했다.
"그런데 유정언니, 아까 그 사람은 누구야? Nice 핸섬한 거 같았는데... 남자친구?"
"나... 남자친구? 아니야. 그사람은 그냥... Union의 비밀병기라고 할까?"
얼버부리는 말투에 캐롤리엘은 이상한 눈빛으로 보았다.
"뭐... 뭐야?"
"아까 두사람이 얘기한 거 봤는데 둘이 티격태격하는 게 왠지 잘 어울리더라고."
"캐롤리엘... 이상한 소리하지마. 난 그사람과 그런관계는 아니니까."
이렇게 말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그녀였다.
학교근처에 있는 벚꽃길, 그곳에서 혼자 우울한 표정을 짓는 여학생이 있었다. 보랏빛머리카락이 구불구불한 채로 있는 여학생이었다. 학교에 차원종이 나타나서 대피하는 도중에 친구들과 떨어져 벚꽃길로 왔다. 그러자 차원종들이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식물족의 차원종, 라플레시아와 맨드란계열의 차원종이었다.
"누... 누가 좀 도와줘!"
그녀는 열심히 달리고 달렸다. 차원종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차원종들은 계속해서 따라왔다. 차원종의 울음소리를 듣기싫은 나머지 양쪽 귀를 막고 정신없이 달려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아악."
그들이 점점 자신에게 다가온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감았지만 갑자기 폭발소리가 나더니 놀라서 눈을 뜨더니 차원종들이 죽어있었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차원종들의 시신을 보면서 일어났다. 그러자 자신의 또래아이처럼 보이는 귀족차림의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 간신히 살았나보네."
"다친데는 없는건가? 인간?"
애쉬와 더스트는 앞에 있는 여학생에게 상태를 물었고, 그녀는 왠지 자신을 구해주러 온 사람인 거 같아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그 애들은 차례대로 말했다.
"감사는 안해도 돼. 우리는 단지 너에게 볼일이 있으니까 말이야."
"너에게서 절망이 느껴졌어. 무슨 일인지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을래?"
더스트의 말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속내를 말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워. 국가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그들이 말이야. 검은양 팀...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
"그래? 그렇구나. 그들처럼 되고 싶단 거지?"
"어머, 그 애들을 언급할 줄은 몰랐네. 애쉬, 좋아 소원을 들어줄게. 우리가 시키는 데로 한다면 말이야."
"정... 정말이야? 시키는 데로 하면?"
"맞아. 약속하지. 우리가 너를 반드시 쓸모있는 존재로 만들어줄게."
애쉬가 씨익 웃으면서 말했지만 더스트는 기척을 감지했는지 그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가자, 방해꾼이 온 모양이야. 너 이름이 뭐야?"
"나... 나는 유하나야."
"나는 더스트, 이쪽은 애쉬야. 오늘밤에 여기로 나와. 시킬일이 있으니까."
"응."
애쉬와 더스트는 이렇게 말하고 사라졌다. 그러자 얼마 안되어서 세하가 그 현장에 뛰어들었다. 건 블레이드를 찾은 뒤에 바로 전선에 투입되었던 것이다. 그러자 유하나는 세하를 보며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
"세하야. 와주었구나."
"응, 하나야. 괜찮아?"
"난 괜찮아."
"여기 차원종들이 다 죽어있는데 누가 왔었어?"
"응, 글쎄. 잘 모르겠는걸."
"그래? 일단 여긴 위험하니까 돌아가자."
"응."
세하는 유하나를 데리고 학교로 에스코트를 했다. 그걸 몰래 지켜본 더스트가 입술을 삐죽이며 중얼거렸다.
"흐응, 아무래도 내 남자를 건들지 말라고 저 계집에게 말해줄까?"
"워워, 참아 누나. 누나 남자라면 언제든지 뺏을 수 있잖아."
"하긴 그래."
그들은 미소를 띄며 그 장소에서 뛰어올라 어딘가로 사라졌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