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20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2-24 2
"으응?"
머리가 조금 어지러우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는... 그 남자의 집이다. 나는 이불을 덮고 그 남자의 잠자리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된거지? 나는 분명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분명히 그 남자가 유흥업소로 갑자기 들어가서 나도 따라들어갔고, 그리고 어떤방에 들어가자 날 안내해준 사람이 문을 잠그고 난 그대로 가스를 마신 거 까지 기억했다. 그 이후로는 기억나는 게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어이, 아가씨. 괜찮아? 왜 그런곳에서 기절해야지고 난리야?'
"제가 어떻게 된거죠?"
제이씨는 TV를 보고 있었다. 뉴스에는 곳 유흥업소에 일당을 구속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고, 제이는 마침 전화벨이 울리자 수화기를 바로 들면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응. 그래. 포상금은? 좀 걸릴 거 같다고?... 이왕 걸리는 김에 나와 오붓하게 건강차 한잔 마시는 거 어때?... 큭큭, 부끄러워 하기는... 알았어. 기다리지."
여전히 여자를 놀리는 듯한 말투다. 전화한 상대는 분명 여자일 것이다. 나는 무심코 물어보았다.
"누구랑 통화하신 거에요?"
"형사 아가씨야. 저 유흥업소를 내가 경찰에게 넘겼거든. 그래서 이제 포상금이 나올 예정이라는 거지. Union에 들어가지 않아도 난 이렇게 먹고 살기 쉽다고. 우리나라에는 범죄가 유행이니까 뭐."
제이씨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그것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보았지만 혹시나 다른 이상한 일이 없었는지 물었다.
"혹시 제가 기절한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푸훕!!"
제이씨는 갑자기 마시고 있는 물을 내뱉으면서 기침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저러지? 뭔가 찔릴만한 게 있었나? 그러자 그는 당황한 시선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아무일도 없었어. 단지 난 기절한 아가씨를 데리고 나왔을 뿐이야."
"그래요?"
단순히 데리고 나온 것 치고는 왠지 모르게 과민반응이었다. 내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려고 하자 그 남자는 뒷걸음 치고 있었다.
"왜 그러는 거에요?"
"왜 다가오는거야? 저리가."
오늘 왜이러지? 오늘은 평소보다 더 질색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 하긴 싫다는 데 계속 찾아오는 나를 좋아할 리가 없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애들을 보호하는 관리요원 입장에서는 더이상 묵인할 수 없었으니까.
"이봐, 아가씨. 왜 위험한 곳까지 따라오는 거야?"
"제이씨는 거기서 뭐하신거에요? 여자들과 그런놀이하는 게 취미신거에요?"
"그래. 난 그런남자야. 그러니까 나한테 그만 신경끄고 가."
"거짓말. 아닌거 다 알아요. 제가 못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잖아요?"
"뭐? 무슨 소리야?"
"제이씨는 제가 볼때는 그런 인물이 아니에요.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성격이라면 집 안에 ****같은 게 있어야되고, 그리고 이 집에 여자들의 흔적이 많이 나와있어야 된다고요. 그런데 그런 게 조금도 존재하지 안잖아요? 내말이 틀려요?"
내가 이렇게 추궁을 하자 제이씨는 당황하면서 말을 더듬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잘 아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거기다가 취미로 클로저나 하는 사람이 여자들과 히히거릴 리도 없었다. 어떤 여자가 제이씨가 마시는 건강음료를 마시겠는가? 제이는 재미가 없는 남자다. 오로지 식사를 건강음료로만 때우고 밖에 나가서 음식을 먹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술도 안마신다. 그런 그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가 가진 건 오로지 힘, 그것 뿐이다. 그것만으로 여자들을 사로잡는다해도 그의 평소의 생활을 보면 다 도망가게 되어있다.
"제이씨. 그건 그렇고, 그 포상금을 받으시면 어떻게 하실 거에요?"
"그거야 당연히 생활에 써야지. 이제 궁금한거 다 끝났지? 그만 집에가봐."
제이씨는 그대로 나를지나쳐서 다시 자리에 누웠다. 뭐 오늘은 머리도 왠지 어지러우니 집에가서 쉬어야 될 거 같았다.
"흐아아암."
세하는 하품을 하면서 학교로 등교한다. 전날밤에 또 밤새도록 게임한 탓이다. 지금까지 밀린 캐릭터를 키우느라 밤을 샜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게임기를 켜면서 등교했다. 그리고 단짝친구인 한석봉의 옆에 서서 게임얘기를 했다.
"석봉아... 벌써 3개캐릭 만렙이야?"
"으응..."
"좋겠다. 난 아직 1개 캐릭 만렙아닌데..."
부러운 표정으로 말했지만 한석봉은 게임기를 중단하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세하야.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응? 그게 뭔데?"
"혹시... 슬비가... 누구랑... 사... 사귀는 사람 있어?"
"글쎄. 잘 모르겠는데. 걔는 잔소리여왕이라 사귀는 사람은 불편하겠는데?"
세하의 말에 한석봉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세하는 평소처럼 수업시간에 꿈나라였다. 뿐만아니라 유리도 마찬가지다.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아무말도 안했다. 수업을 들어야되는 학생이라면 그래야되지만 그들은 클로저였다. 신논현역에서도 구로역에서의 활약상을 그도 전해들어서 알기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부럽다는 시선을 보였지만 매일 생과 사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아니었다.
"이번에 칼바크 턱스를 체포한 보고서입니다."
클로저 한명이 건네준 보고서를 받은 데이비드 국장은 그것을 보고 흥미롭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뿐만아니라 말렉이 쓰러진 것도 신경이 스였다. 자신이 만들어낸 프로젝트인 검은양이었지만 그도 이해가 안되는 정도의 보고를 받아서 놀라기도 했다.
"뭔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군. 이런 보고서는 처음이야."
말렉은 검은양 팀에게 죽었다는 건 그나마 넘어갈 수 있지만 칼바크 턱스가 이세하 요원의 주먹한방에 날아갔다는 게 이상했다. 분명히 그도 순순히 안당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상처하나 없었던 칼바크가 주먹한방을 순순히 맞아서 날아갔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깨어난 칼바크 턱스의 말을 들어보니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면서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칼바크 턱스와 검은양 팀이 교전했었던 마천루 옥상 근처 건물옥상에 드러난 폭발흔적, 그건 단순히 가스폭발이 아니었다. 누가보더라도 전투의 현장이 있는 곳, 아무래도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그녀가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 같군. 요즘 들어 잘 안보이고 말이야."
말렉이 나타난 이후로 김유정 요원이 안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언제한번 식사하자고 권유하려고 했는데 그 때마다 안보이니 섭섭해 하던 참이었다. 아무래도 사람을 보내 그녀의 뒤를 미행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