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그 뒷이야기 9.5

지나가는행인A 2016-02-19 3

지난편


After1


After2


After3


After4


After5


After6


After7


After8


Afte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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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망쳐버렸네?"


유리와 사샤가 나가고서 잠시뒤

이 집안에 아무도 없는걸 느낀 로젠은 자신 특유의 부드러운 말투로 중얼거렸다.

혹시나 하고서 이 집안을 돌아다녔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녀는 꽤나 일그러졌던 얼굴을 펼치고서

활짝 피어난 꽃조차도 견줄수 없는 미소를 얼굴에 내걸었다.

정작 아무도 그 표정을 못 봣는게 아쉬운 미소로 그녀는 세하의 방으로 돌아갔다.

둥실 하고 귀여운 자신의 몸을 세하의 몸과 겹쳐누웠다.


"으음...."


자신이 누운것이 불편한듯이 그는 웅얼거리지만 얼마 안가선 적응했는지 아무 반응이 없다.


'역시 나 조금 작을지도....'


세하의 성장한 몸에는 자신이 곂쳐 졌음에도 꽤나 공간이 남아돌았다.

하지만 자신이 현실에 현현한것에 감사하기로 한 그녀는 그 이상 불평을 품진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 있어선 세하밖에 없다.

옜날에도 자신이 어떤 차원종에게서 만들어졌는지 따윈 잊은지 오래됐다.

그런 자신의 부모와 같은 이에게도 존경심을 품긴 커녕 증오만을 가지고 있다.

......

떠올리기 싫은것을 떠올렸다는 듯이 그녀는 작게 혀를 차고서

가슴께에 살짝 걸치려하는 자신의 머리를 팔을 이용해서 좀더 위로 끌어 올리고

천천히 그녀의 과거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천천히...천천히... 자신이 한심한것 처럼... 처량하게


"음...어디부터 이야기 하면 좋을까?"


의식이 반쯤 날아간 세하는 천천히 이야기 했다.

그는 멍한 눈으로 먼곳을 바라보듯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분명히 그런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 반응할리가 없다.

하지만 한심한 질문을 한 자신에게 한숨을 쉬기도 전에

분명히 그에게 의식이 없을텐데

그는 천천히 이야기 했다.


"어디서 부터든지 좋아. 내게 이야기 하고 싶은것 뿐이더라도....난 어딘가로 떠나지 않으니까"

"?!"


그녀는 놀란듯이 몸을 살짝 세우고 눈을 크게 떳다.

그래도 그녀를 처다보는것은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하얀 벽안이 존재할 뿐.


"꺄하~ 정말 니가 일으키는 기적인지 모를 것들은 흥미롭다 못해 사랑스럽다구?"


그런 그녀의 말을 알아 먹기라도 한듯이

그는 살짝 웃음을 입에 머금었다.

뭐, 그쯤에는 이미 로젠은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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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처음 내가 세상을 의식하기 시작한것은 이미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지금 세하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차원이나 데미플레인은 절대 아니다.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장소에서 나는 눈을 떳다.

그런 나는 어딘가 이상한 주술을 행하는 장소와 대장간이 합쳐진듯한

매우 뒤틀린 장소에서 태어났....다기보단 투박한 대검에 깃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을 내려다보는 한 차원종을 나는 한번에 알아 챘다.

자신의 부모라고 하지만 그런 나의 마음은 빠르게 배신 당했다.


"....아ㅃ..."

"쯧...실패작이군"


말을 잇는것조차 잊게 만드는 낮은 중저음

온몸이 떨리는 공포를 느꼈고 자신은 땅바닥에 내쳐졌다.

투쾅! 하고 아무런 감정없다는듯 그는 자신을 뒤돌아 보는것 조차 하지않았다.

잠시 서서 '의식이 깃드는 것이 성공했지만....저건...'

알아차려선 안될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것이다.

차가운 바닥에는 나의 형제 자매라고 할수있을 어려가지 무기가 있었지만....

그것들은 아주 이쁜 모양새를 가졌다.

일찍이 자신의 부모가 제일가는 실력을 가졌다는걸 이해하는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공품이라던가 예술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의 무기들이 만들어지고 위력도 엄청났다.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것은 자신 뿐.

그냥 대충 만들다 못해서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다고 느껴질 정도의 자신의 모습에 부모는 실망 한것이다. 라고

그 후에도 그는 여러모양새의 검들을 만들어 냈고

《개성》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그런 고도의 의식조차 뭔가 방해받듯이 번번히 실패하고...실패하고...실패하고....

성공한것도 몇가지 있었지만....그건 《개성》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흉측했다.

저주에 가까운 의식을 가지고서 나의 형제 자매들은 스스로 붕괴되어 죽었다.

실패의 색이 짙어지다 못해 블랙홀마냥 모든걸 집어삼킬때

나는 하지 말아야할 것을 했다.


"저....아빠...?...아버지?....."

".....아, 그래...니가...니가 있었구나?....그래...니가 있었구나..."

"....왜 그러세요?"

".....아. 그래 날 도와줄수 있겠니? 로젠?"

"로젠?"

"그래 니 이름이란다."

"응! 아빠를 위해서라면!"

"착하구나"


지금와서 이 흐릿한 기억에서도 그 썩을놈이 날 어떻게 봤는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갑자기 관심이 향해져서 그걸 경계하지도 못한 나도 때려주고싶다.


"꺄아아아아아!!!!! 뜨거? 뜨거!!! 아빠!! 뜨거어!!!!"

"괜찮아 넌 이정도로 죽지 않는단다"


그리고 그대로 나는 지금 세하가 내뿜는 기분나쁜 검은 불길도 귀엽다고 느낄정도의 불길에 녹아서

흐물흐물해져선 제 형태도 갖추지 못하고선 다시 몸이 만들어졌다.

그때 망할놈이 깨달은 몇가지 덕분에 내 몸이 두동강이 나버려서 쌍검이 되지 않은건 고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덕에 '무식하게 큰 대검' 이라는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그 머저리가 고안한 여러가지 모양이 되기 위해서 저런 공정을 여러번 걸쳤지만

결국에는 형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저 살짝 아름다운 무식하게 큰 대검 이 되었을 뿐이였다.


"우으....아빠....아아....으아아!!!!....아파아!!!! 그러지마...그러지마아!!!!!"

"......"


5일간 연속으로 날 갈아대기 시작했다.



"뭐, 5일간 갈아대고 1일 쉬고 다시 5일간 갈았지만....이쯤 되버리니까 말야? 내가 이렇게 작은건 이 일때문인거 같아"



그 녀석은 내가 지르는 비명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듯이 행동했다.

아마 날 쬐끔쬐끔 갈아버리는것도 힘들어보였지만..

뭐 그렇게 해서 무식하게 큰 대검에서 대충보면 '음..조금 커보이는 대검이네?' 라는 느낌이 되었다.

그러곤 얼마 가지 않아서 별의별 차원종들이 집에 찾아와서 망할 부모를 죽이고

 거기에 있던 무기들은 나를 포함해서 전부 훔쳐 갔다.

그후에도 우리는 여러 방도로 사용됬어 약탈, 전쟁, 위협, 종족간 말살, 게임의 판돈

아마 그정도로 부모의 실력은 대단했다는거겠지만.

당연히 나는 나(로젠) 라는 존재를 뺀다면 그저그런 무기였다.

내가 가진 《개성》은 사용자의 종특의 반영과 일정 위상력을 먹어서 내가 그 위상력을 완벽히 사용 가능 한것.

지금 처럼 '용' 이나 '뱀' 이 주인이라면 그 종특인 '변`태' 가 되는 것이다.

유용하게 사용할줄 안다면 최고의 무기가 되겠지만....내가 떡하니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가만히 있었다.

대충 주인이 마음에 안들면 이전주인에게서 먹었던 위상력으로 도망치거나, 숨거나, 심하면 죽이기 까지 했다.

그런 나에겐 얼마 가지 않아서 '사용자를 죽이는 저주받은 무기' 라고 알려졌다.

돌고 돌다가 차원 전쟁때는 그 군단장에게 쓰이고 있었지만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였다.

다른 차원에 대하여 가진 호기심으로 그를 따라갔고 전쟁 막바지에 이르러선 '그녀' 가 나타났다.

다름아닌 '서지수'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꺽지 않았고

오히려 우격다짐으로 그녀의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켰다.

터무니없는 위상력으로 차원전쟁을 종결시키는 그녀에게 호기심이 섰다.

단순히 그뿐인 이야기로 그녀와 사용자와의 싸움에서 일부러 사용자를 방해했고

손쉽게 그녀는 차원문을 닫았다.

그뒤로는 대충 창고행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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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지금 생각해도 내 인생은 막장이라니까?"

"......"


자조섞인 웃음으로 허탈하게 웃는 로젠을 세하는 변함없이 멍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였다.

그는 그의 말대로 그저 천천히 그녀의 아랫쪽에 깔려선 변함없는 눈으로 이야기를 들을 뿐이였다.

단지 그것밖에 하지 않았는데 로젠은 맘속 어딘가가 개운해 지는걸 느꼇다.

천천히 그녀는 그와 몸을 밀착시키면서 그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뭔가 생각하는 빛이 살짝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다시 멍하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그는...세하는 움직였다.

그의 손을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작디 작은 소녀에게 그 소녀의 머리위에 손을 얹고서 슥-하고 쓰다듬기 시작했다.

놀란듯이 자신을 처다보는 얼굴은 옅게 홍조가 띄지만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천천히 의식은 돌아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야기를 듣고 단순히 자신보다 월등한 시간동안 살아오며 감정이 깎겨나간 눈앞의 여성은...

그저 인간다움을 원하는것이라고 무의식의 세하조차 눈치챘다.

그렇기에 천천히 쓰다듬는 것이다.

아마 멀쩡한 정신으로 들어도 똑같은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아-아...정말...사랑해 세하야 그러니까 날 버리고 가지 말아줘..."


지금 자신이 안고 있는것이 세하가 아니라 인형이였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제 3자가 봤을때 어떤것일지를 제외하고는

사랑에 빠진듯이 행동하는 소녀의 모습은 누가봐도 사랑스럽게 느끼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품으로 파고들며 잠에 빠져드는 소녀를 쳐다보는 그의 눈은 아직도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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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여기서 끊겠습니다.

원래 대로라면 10편을 수요일쯤에 내놓을 생각이였는데....

1/3 쓴 글이 그냥 가족중 누군가의 의도하지 않은 사고로 사라졌습니다.

그덕에 수, 목은 멘붕의 2일을 보냈죠

하 . 하 . 하

빠른 시일내에 10편을 써내려 보겠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있으니까요. 네!



그리고 게임의 이야기인데

레벨업이 힘들어졌습니다.

솔로의 편함보다 파티의 떠들썩함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2:59:0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