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무감각

Alenix 2016-04-16 7


"승급 심사..?"



유니온에 상부에서 직접 내려준 명령이다.
이제 드디어 출세하는건가
확실히 소식이 전해지니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

여간 부러워 하는 유리
이제 조금 인정하는 눈치를 감추는 슬비
축하해주는 아저씨와 그림그리느라 정신없는 테인이.



"아,세하야."

"유정누나?"

"시간이 됬어 어서 큐브로 이동하자."

"네네-"



승급이라 해봤자 그리 기분이 좋진않다.
그저 더러운 어른들을 지키는 일이 더더욱 늘어난다는게 찝찝하다.



"이세하요원, 입장 바랍니다."

"드디어 내 차례인가?"



유정누나의 응원을 받으며 건블레이드를 치켜들고 조심스레 큐브 중앙으로 천천히 걸어가자,홀로그램이 투영되더니 이내 지금껏 싸워왔던 차원종들이 튀어 나왔다.



"이게 심사인가..? 너무 쉽잖아..."



의구심이 들때쯤, 비상벨이 울리며 급격히 속이 쓰리기 시작했고,
'그녀석'을 처음 만났다.

여유만만한 태도로 걸어오는 녀석의 실루엣이 낮설지가 않았다.

또다른 나 자신 이였으니,



"ㅁ..뭐야..? 나..잖아...?"

"안녕-?"



나와 같은 목소리.
같은 키.
같은 머리.
다른것은 유난히 붉은 눈동자와,정식요원 복이 전부.



"넌...대..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깨에 단검이 박힌다.
고통에 놀라 짧게 소리지르고 단검을 쳐다보니,꽤나 익숙한 디자인.



"...이슬비...?"

"...."



이슬비의 모습을 한듯한 차원종은 대답대신 검을 던지며 내게 돌격해왔고,
망설이던 나는 어쩔수없이 이슬비를 내리쳤다.

칵,하는 소리와 함깨 이슬비의 모습을 한 차원종이 피를 가득 흩뿌리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가짜가..아니였다는건가...?

어지러운 머리속을 비집고 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내려다보니,익숙한 카타나가 복부를 관통하고 선혈이 뭍은체로 길게 뻗어있었다.

고개를 뒤로돌려보니,분명 유리가 무표정으로 나를 검으로찌르고 있었다.



"유...리...?"



대답대신 칼날이 더더욱 깊게파고들어와 미칠듯한 고통을 주었다.
희미해지는 정신덕에 비틀거리는 사이로 또다른 나 자신의 비릿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큐브의 문이 열리고 세하는 정신을 잃었다.



-2주일 후.



벌써 14일씩이나 시간이 지났다.
그사이 많은것이 변했다.
세하는 감정과 목소리를 잃었고 잠들지 못했다.
큐브는 폐쇄 되었다.

다들 세하의 상태를 돌리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노력에 돌아오는건 세하의 차가운 눈빛이였다.



"세하야! 이것봐! 니가 그렇게 갖고싶어하던 게임이야!"



유리가 애써구한 게임팩을 세하에게 보여주며 상큼하게 미소를 지었지만,세하는 홀끔 쳐다보고 다시 무표정으로 갈길을 갈뿐이였다.

그런세하의 모습에 지친 유리가 세하의 허리춤을 감싸 안았다.



"가지마."

"......"

"정말..이젠..못느끼는거야..?"

"......"

"웃을줄도 모르고 울줄도 모르는 인형같은게 되버린거야..?"



세하가 말없이 허리춤에 감겨있는 유리의 팔을 때려했다.
유리가 꽈악 끌어 안았다.



"거짓말..거짓말이지..?"

"......"

"무슨..말이라도 해봐...응...?"

"......"

"치잇!"



유리가 세하의 몸을 훽하고 돌리곤,까치발을 해가며 힘겹게 세하에게 입을 맞췄다.
돌아올거라고,돌아와줄거라고,
하지만 세하는 유리를 살짝밀어내고 뒤돌아 서류를 가지러 동아리실로 향했다.
망연자실해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유리를 단한번도 돌아** 않고말이다.

드륵,동아리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 이슬비가 씁슬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아..이세하.."

"...."

"서류..가지러 온거지...? 기다려.."

"...."



세하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동아리실의 문이 쾅하고 요란하게 열리고,
잔뜩 화가난 유리가 뛰쳐들어와 세하에게 몸을 날리며 세하의 뺨을 때렸다.
그 충격에 세하가 뒤로 크게 넘어지는 바람에 소리를 듣고 놀란 이슬비가 서류를 챙기다말고 뒤돌아봤다.



"ㅅ..서유리...?"

"하아...하아...슬비야...."



하지만 세하는 표정하나 일그러 트리지않고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정말로 화가난 유리가 다시 달려들어 세하의 팔을 잡아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왜! 대체 왜 그렇게 변한건데?"

"....."

"대체..대체..무슨일인건데! 웃지도,울지도 못하는 장애인이 된거냐고!"

"....."

"말해..말해 이세하!"



세하가 조금 힘을주어 일어나려 하자,유리가 세하의 뺨에 주먹을 밀어넣었다.
세하가 충격을 이기지못하고 그대로 추욱 쳐져 뒤로넘어졌다.



"말하란 말이야!"

"...."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던 유리가 결국 카타나를 뽑아들었다.



"이럴빠엔...차라리..."



이미 유리는 이성을 잃었다.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의 모습을한 차원종에 의해 장애인이 된것이 너무도 분했다.
슬비의 고함소리따윈 들리지도 않았다.

칼날을 본 세하가 비명소리를 지르자,
칼날이 세하의 눈앞에서 멈췄다.



"ㅅ..세하야..?"

"하아..하아..."



세하가 숨을 제대로 쉬지못하고 극도로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끌어안았다.



"세하야..?왜그래..?이세하...?"

"하아..하아..하아..아아아...!"



세하가 몸을 와들와들떨며 '그날'을 떠올리며 머리를 감싸고 숨을 똑바로 쉬지못했다.

불안한 유리가 카타나를 집어던지고 세하에게 다가가 세하를 꽉 품에껴안았다.



"진정해...!숨쉬어..!"

"하아..하아..차..차원종...저리가..."



세하가 신음을 뱉으며 유리를 밀어내려 하였지만,이미 많이 지쳐있기때문에 역부족 이였다.



"..잘못했어요..!제발...제발...!"

"나야!서유리라고!"



유리가 양손으로 세하의 얼굴을 들어 자신과 눈을 마주쳤다.
세하가 점차 숨을 골랐다.



"하아..흡..하아..서유..서유리..?"

"이세..이세하...!"

"어..어떻게..된거야..?난..분명..큐브에서..."



세하는 자신이 죽은줄 알았다고 했다.
그저 지금까지 잠든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아니였다.
세하는 살아있었고,
유리는 긍정적이진 않지만,세하를 어느정도 되돌렸다.

밤이되고,
오랜만에 세하는 깊히 잠들수있었다.
혼자가 아니였기 때문이리라,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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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어설퍼요..
야자하느라 지친덕에ㅎ...ㅠ
죄송해요.
금방 올게요.
2024-10-24 23:00: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