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스쿨!! 1. 차원전쟁이 끝난 세상 속에서.
pix캐스터 2017-01-17 2
삐삐삑! 삐삐삑!
“으으.....시끄러워........”
손을 침대 밑으로 가져가 핸드폰을 짚어들었다. 7시.........이르잖아.......등교시간까지 1시간이나 남았다고....핸드폰의 알람을 끈 뒤 다시 침대 밑에 두고, 이불을 뒤집어쓰려는 데
“일어난다! 이한성!!!!!!!!!!!!!!!!!!!!!!”
“쿨럭!!!!!”
무언가가 이불 위로 뛰어들어, 내 얼굴을 짓뭉겠다.
“일어난다! 일어난다!!”
“우프프!!(으아아!!) 느 지그 으디 이느지 아아!!(너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냐!!)”
“케에? 한성의 배....가 아니라 머리다. 케헤헤헤!”
“알았으면 비켜!!”
케에엑!! 소리를 내며 나뒹구는 빈이. 몇 초간의 호흡곤란 때문인지 잠이 확 가셨다. 하는 수 없이 이불을 대충 개어서 침대에 두고 방 밖을 나오자 빈이가 내 어깨에 달라붙었다.
“........하아”
“케케................”
스케빈저라 몸짓도 작고, 체중도 가벼워서 매달려도 딱히 문제는 없어서 그냥 두기로 한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걸까. 어디 만화의 파트너처럼 내 어깨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하아........이제 와서 고치기도 귀찮고.......평소처럼 빈이를 어깨에 매단 채로 간단하게 씻은 뒤 화장실을 나가려는 데 빈이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한성! 이 닦아야 한다! 이!”
아 맞다. 요즘은 내가 까먹네.
“그래, 알겠다고”
빈이가 세면대로 뛰어내린 후 나를 향해 이를 벌렸다.
“크아아아아악”
“흐아.......귀찮아라......”
빈이 전용 칫솔을 들고 빈이 입 속으로 팔을 짚어 넣어 이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빈이가 내 팔을 일부로 씹어버릴 일은 없지만, 이 녀석도 저도 모르게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위상력을 조금 두르고 닦아주는 게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까지 날 문 적도 없고, 위상력을 두르고 있으면 어째 빈이가 불안해 하고 어쩔 때는 겁에 질린 모습까지 보이기에 몸에 위상력을 두르는 일은 거의 없다. 엄마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미쳤나면서 잔소리를 하시곤 하지만, 잔소리를 듣는 게 빈이가 불안해하는 것보다 훨씬 낳으니까 상관없다.
“키헤엑!! 시원하다! 한성!”
나를 향해 방금 닦은 이를 내밀며 케케케 웃는 빈이. 여기에 검만 쥐어주면(지금은 칫솔을 들고 있지만) 과거 차원종이 인간을 사냥하기 직전의 끔찍한 장면이라고 한다. 뭐 지금은 평범하게 이를 닦은 후 깨끗한 이를 자랑하는 빈이의 귀여운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대체 과거에 얼마나 차원종과 인간과의 관계가 않 좋았으면 이런 귀여운 장면이 끔찍한 상황으로 보였다는 건지, 상상이 안 된다. 차원종과의 전쟁이라.......그런 게 있었다니, 믿기지가 않는 달까.
“한성! 한성! 이제 나간다! 가서 밥!”
“아니야! 일단 이리로 와!”
키햐아~거리며 입을 벌리며 식탁으로 가는 빈이를 붙잡아 안고 옷을 입히기 위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차원종이라 그런 지 맨 몸으로 나가도 상관없다고 본인도 그러고 책에서도 그러지만, 집에서는 몰라도 요즘 어떤 ** 차원종이 맨 몸으로 밖을 돌아다니냐. 이 녀석은 부끄러운 지도 모르는 건지, 내가 입혀주지 않는 이상 그냥 나가버리기 때문에 꼭 대리고 와서 입혀줘야 한다. 애기냐.......
“하아, 바빠 죽겠네. 빈이, 단추는 네가 잠궈”
“알았다! 할 수 있다!”
빈이의 옷을 대충 입히고 내 교복을 꺼내 입었다. 넥타이 까지 차고 뒤를 돌아 빈이를 보니
“......흐아아......”
“케엑? 뭐가 이상하다?”
“단추 잘못 잠갔잖아.....”
학교에선 왜 초등학생 교복을 단추로 잠그게 만든 거냐고. 덕분에 부모들만 고생하잖아. 짜증을 내며 빈이에게 다가가는 데
“내가 할 수 있다! 한다!”
혼자서 해보려고 낑낑거리는 빈이. 나랑 산지 3년이나 돼서 그런지 나에 대해 아주 조그마한 것도 곧바로 알아채곤 한다. 조금 불평한 것뿐인데 엄청 화난 줄 알고 내 눈치를 보며 낑낑거리는 빈이를 보니 조금 미안해졌다.
“아냐. 괜히 짜증내서 미안.”
“케에.......?”
단추를 뜯어내기 직전인 빈이의 손을 살포시 잡아 내린 후 옷을 마저 입힌 뒤 빈이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키헤헤~”
싱긋 웃는 빈이. 덕분에 심장이........위험했다. 평소에는 전혀 귀여워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며 웃으면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귀엽다고.........이런 스케빈저를 어떻게 괴물이라 부른 건지 이해가 안 가네.....쿨럭.
“그나저나 오늘은 매뉴는?”
“베이컨 토스트다!”
“오케이! 가면서 먹자”
식탁에 있는 토스트를 빈이에게 건네고 나도 입에 물었다. 단지 문 것 뿐 인데도 바로 보들보들한 빵과 적당하게 익은 베이컨, 싱싱한 양상추의 맛이 느껴진다. 역시 우리 집의 밥을 담당하고 있는 빈이. 그 짧은 팔로 식칼을 들고 밥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음식의 맛은 발할라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이상한 발할라가 아니라 정상적인 발할라로 간 건지 상당히 맛이 있어서 밥 부분은 빈이가 맡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저나 도시락 싸주기에서 엄마가 빈이한테 밀려났을 때가 생각나네.......요리부분에서 차원종에게 졌다고 꽤나 상처 받으셨던 것 같은데..........그럴 수도 있는 거지. 별로 상처받을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 쩝.
집에서 나와 창고에 있는 자전거로 가자 빈이가 내 어깨에서 앞 바구니로 뛰어 내렸다. 분명 이럴 용도로 매달아 놓은 것이 아니었을 테지만, 언제부터인가 빈이 지정석이 되어버린 바구니. 바구니에 앉은 채 핸들을 두드리며 재촉하는 빈이를 보자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괜히 머리에 손을 대자 짧은 손을 머리에 올려 내 손을 꼭 잡는 빈이. 따뜻한 빈이의 손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둔 채 한 손으로 자전거를 끌고 집 앞으로 나왔다.
“오~한성이인가. 학교 가는 거냐?”
“아, 네.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요.”
“지금 7시 40분인데?”
“으윽.....먼저 가보겠습니다!”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각은 아니라고......자전거에 올라탄 채 폐달을 밟으며 손을 흔들자 우보형도 빨래를 널며 꼬리를 흔들었다.
길가에는 드라군을 종종 걸음으로 따라가는 마룡혼들. 놀이터에는 동네 아이들과 뛰어 노는 스케빈저.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트룹. 골목길에서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미라주. 하늘을 떠다니는 공생수들. 사람도 차원종도 웃고 있는 세상.
대체 어떻게 차원종들하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거냐고, 그 원수들과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는 거냐고 한탄하고 분노하는 어른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전쟁을 겪으며 자신들이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렸던 만큼, 서로가 얼마나 피를 흘렸고, 눈물을 흘렸을 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그렇게 원망했으면서도, 그 원망하는 마음보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강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왜 그렇게 서로를 미워했던 건지, 지금은 왜 이렇게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된 건지, 그 과정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 분명한 것은, 차원전쟁이 끝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바라보는 이 세상은, 적어도 서로를 원망하며 죽고 죽이는 세상보다는 훨씬 아름답다는 것이다.
2017년, 차원종측 대표인 용 이세하의 차원종과 인간의 학교를 세우자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인간측 대표인 알파퀸 서지수가 받아들임을 시작으로, 차원전쟁은 차원종과 인간의 동맹이라는 결말로 종결되었다.
그리고 현 2042년, 차원종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세상 속에서, 나와 빈이는 평범한 학교생활을 보내는 중이다.
-이상 잡담-
뭔가, 차원종과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을 써보고 싶어서, 결국 써보게 되었습니다. 주 스토리는 역시 일상물이 되겠지만, 게임이 게임인 만큼 액션요소도 넣을 생각입니다. ㅇㅅㅇ
다른 팬 소설을 둘러봐도(물론 제가 충분히 안 둘러본 것일지도 모르지만) 다들 차원종 뚜까패는 소설밖에 없는 것 같아서......차원종들을 귀엽게(?)표현하고 싶은 데 잘 안 되네요. 빈이를 좀 더 귀엽게 표현하고 싶은 데......흐음.....
이상, 차원종을 좋아하는 픽스였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