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세하의 이야기 Ver. 레압

TM애플 2016-04-26 8

"쾅!"

무언가가 떨어지는 큰소리에 나는 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떴다. 아직 침침한 시야로 고개를 저으며 둘러보았다. 아무리 잠을 자기 위해 방의 불을 꺼두었다고 해도 이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어두울 리는 없을 것이다.

"뭐… 뭐지? 왜 이리 어두운 거지?"

무방비하게 있던 손으로 바닥을 한 번, 두 번 집어보았다. 딱딱하고 거친 감촉. 금속은 아니다. 모래나 흙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담 이 익숙한 감촉은 무엇일까. 그래… 이것은 콘크리트다.

"그렇다면, 난 밖에 그것도 도로 위에 누워있었단 건데……."

방금 잠에서 깨어나서인가 전혀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대체 뭣 때문에 내가 이런데에 누워있던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한쪽 하늘에서 검은빛으로 반짝이는 것이 떨어졌다. 그것은 마치 유성과도 같았다. 저것에서 나는 이 느낌은…, 위상력?

"하아… 하아…."

나는 유성과 같은 그것을 보자마자 어느샌가 숨을 헐떡이며 그것을 향해 달려갔다. '분명 저곳에 가면 무언가가 있을 거야!' 라는 희망을 품고서.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던 것은 희망 따위가 아니었다. 검은빛으로 은은히 빛나며 모든 걸 집어삼키는 '절망'이었다.

"……."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본 나는 조용히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그 풍경이 이질적이며 충격적이었기에.
사람의 사체와 차원종의 잔해가 엉키고 설켜 마치 거대한 산과도 같이 쌓인 이질적인 그곳에서 나는 곧 분홍색 머리를 가진 가녀린 소녀의 뒷모습을 발견하였다. 나는 그 소녀가 누구인지 안다. 요즘 거의 매일같이 차원종이 있는 전장을 누비니깐 모를라 해도 모를 수가 없었다. 그 소녀는 바로…….

"이슬 …… !?"

그녀의 이름을 불으러던 내 외침은 돌연 소녀의 앞에 나타나 검으로 그녀의 복부를 찌른 한 사람의 형상 때문에 도중에 끊겼다.
그녀가 검에 찔렸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나는 힘이 빠져 털썩하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뒤로 자빠져 엉덩방아를 찍었다. 내가 넘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인가 그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호오, 이게 누구신가. 모두의 영웅이면서 대량살상의 마녀라고도 불리던 알파퀸님의 아들 이세하가 아닌가!"

한 걸음, 두 걸음 걸어오며 마치 연극을 하듯 과장된 몸짓으로 팔을 벌리며 그는 말했다. 계속 걸어오던 그는 나의 코앞에 와서야 걸음을 멈췄다.
검은색과 빨간색이 섞였으며 목에는 마치 양의 털과도 같은 빨간 것이 달린 답답해 보이는 갑옷에, 한쪽 눈을 가릴 만큼 길게 길러 내린 흰색의 머리,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보랏빛 눈동자. 나의 꼴이 우스꽝스러운 듯이 조소를 짓는 그가 누구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무리 겉모습과 분위기가 다르다 해도 나는 곧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는 바로 이세하이기 때문이다.

"으음…. 그래, 확실히 너도 이세하고 이 몸도 이세하긴 하지. 하지만……."

내 생각을 자신도 당연히 안다는 듯이 그는 말했다.

"이 몸은 너와는 다르다. 너같이 어른들 따위에게 끌려다니거나 하지는 않거든."

어딘가 기세등등하게 그는 이와 같은 말을 했다. 잠시만, 자신을 지칭하는 인칭이나 여기저기가 살짝 다르지만, 저 말을 어디선가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래, 큐브! 큐브다. 나는 분명 큐브에서 나온 또 다른 미래의 가능성에게 저 말을 들었다.

"뭐야, 너도 큐브에서 나온 녀석들 같은 건가? 꿈에서까지 나오다니 너무 악취미 아…."

"웃기지 마."

나의 말이 매우 불쾌하다는 듯이 그는 내 말을 도중에 끊었다.

"큐브? 지금 큐브에 그 쓰레기 녀석들과 나를 동일시 한 건가? 하하! 정말로 웃기는군." 

그렇게 말하고선 그는 갑자기 오른팔을 높이 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무거워진 눈꺼풀로 힘겹게 눈을 깜박하니 어느새 그의 손에는 갑옷의 색과 같이 칠흑인 검이 들려있었다.

"이 몸은 그딴 녀석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검은빛의 불꽃이 쏘아졌다. 그 빛을 보자마자 너무나도 눈꺼풀이 무거워진 나는 끝내 양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 몸이 최종 보스다."

아이와 같이 순진하게, 악마와 같이 섬뜩하게 웃으며 그, 이세하는 선언했다. 자신은 더는 이세하(유저)가 아닌 이세하(최종보스)라는 사실을. 그 사실을 나는 어둠 속에서 가만히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으음 ... 뭔가 쓰고 싶은대로 잘 안써지네요 !
ㅈ .. 재미없어도 보장 못드립니다아 ?!
오타 지적 받아요 !! 적극 제보 부탁 !!
2024-10-24 23:01: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