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약속

Respiratory 2016-02-07 2

"난 널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
힘내라고.처음으로 날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응원에 힘입어 눈앞의 시련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저기....넌 대체 누구니?우리 언제 만난 적 있어?"
돌아가 보니 그사람의 기억속에 나는 사라지고 없었다.그날 난 한번 무너져내렸다.
"나타..사람들을..너무 미워하지마...세상엔 나쁜사람도 많지만...좋은 사람도 분명 있으니까...."
기억을 잃어버릴 거란걸 알면서도....
믿어보라고...자기보다 나를 격려해준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저기....괘..괜찮아?"
분명 기억을 속에서 사라질 거란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막상 마주한 순간 내 마음속 한곳이 공허해 졌다
"내가 널 지켜볼테니까....니가 나쁜짓을 하면 내가 막아 줄거야"
걱정하지 말라고..날 막아주겠다며 다가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어....너...누구니?"
돌아온 순간 그 사람의 기억속에서도 난 사라져있었고..나는 한번더 무너져 내렸다.
"후후후...개 주제에 뭘 기대한거죠?당신은 제 개에요.주인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개라고요
쿠후후..하하하하하하!!!"
뒤에서 들려오는 악마의 목소리.목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나는.....그저 무력하게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검은 불길이 날 태워가는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ㄴ....타..."
그순간 새로운 목소리가 타들어가던 나를 붙잡았다
"나...ㅌ님...!"
다시 한번 들려온 그 목소리가 주저앉은 나를 불러일으켰다
"나타님...!"
또 다시 들려온 그 목소리가 날 불길 속에서 끌어내었다
.
.
.
"허억....!하아...하아....하아.....!"
감겨있던 두눈을 뜬나는 한껏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는다..
'꾸...꿈이었나...'
호흡을 진정시킨 나는 내 옆에서 날 바라보는 보라색 시선을 돌아본다
'....레비아...'
신비한 보랗빛 자안. 어느새 익숙해진 빛을 받아 반짝이는 은발
한솥밥을 먹는 동료의 얼굴에 마음속 불안의 불길이 사그라들어 간다.
"그..괘..괜찮으세요?"
내 안색을 살피며 묻는 그녀...
하지만 난 그녀의 말소리따위 들려오지 않는다.
악몽에서 깨어났음에도 동료를 봤음에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 않는 불안의 불길을 끄고싶다..
"안색이 않좋으세요...식음땀도 흘리시고...어디 불편한 데라도...?!"
그녀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나는 그녀를 내 품에 안았다...
"나..나타님?왜 그러새요?"
평소와 다른 나의 행동에 놀란 것일까 반항하지 않고 그저 놀란 목소리로 나를 불러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나는 좀더 그녀를 꽉 끓어 안는다.
"...ㅈ...마..."
"나...나타님?뭐라고요?"
어느새 내 의지완 상관없이 흘러넘치는 마음에 반응하는 그녀에게...난 어울리지 않게 좀더 어리광을 부렸다
"잊지마..."
"?네?"
"날...잊지마..절대로....!"
"......."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차린 걸까?
아무말 하지 않고 그저 내 어리광을 받아주는 그녀
"절대로...날 잊지마...무슨일이 있어도...날 잊지마...잊지말아줘....!"
"네...걱정마세요.."
떨면서 어린아이 때쓰듯이 내뱉는 내 말에도 그녀는 내치지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날 감싸안는다.
"약속할게요...저만은 무슨일이 있어도...어떤 상황에서도 나타님을 기억할거에요...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시세요."
마치 아이를 달래듯이 부드럽게 날 감싸안으며 달래주는 그녀 덕에 안도감을 가짐과 동시에 내 마음속의 검은 불안의 불길이 완전히 사그라들어 자취을 감췄다...
.
.
.
.
.
"...어째서..."
난 지금 눈 앞의 광경에 정신을 빼앗겼다.
폭격이라도 있었는지 곳곳에 생긴 크레이터 자국.곳곳에 쓰러져있는 수많은 차원종과 클로저들의 시체들...
그리고,그 가운데 서있는 한 여인.
몸에 딱 맞는 아름다운 검은 드레스와 모양좋게 땋아올린 반짝이는 은발 그 위에 왕관처럼 얹혀져 있는 서클렛.그 아름다운 조화를 방해하듯 손에 들려있는 거대한 낫과 그녀를 숭배하듯 주변을 맴도는 수많은 용들.그리고 무엇보다 날  놀라게 한것은 아무 감정도 들어있지 않은 그저 적에대한 살의만으로 가득찬 검보랗빛 자안
"어째서야....."
내가 알고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그 모습에 난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뚝...뚝.....
침묵을 깨듯이 하늘에서 한방울씩 빛방울이 떨어진다....곧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지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며 주변일대를 적신다
"...어째서냐고...."
마음속에서 서서히 커져가는 검은 불길을 아랫입술을 피가 나오도록 깨물며 참은 나는 정면의 그녀를 바라본다
자신의 기억속 여리고 마음 약하던 그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무감정한 눈동자로 날 직시하는 그녀의 모습엔 나에대한 그 어떠한 감정도 기억도 찾아볼수 없었다
"어째서...어긴거야...."
그녀가 날 잊어버렸다는 절망감이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검은 절망의 불꽃이 거침없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어째서 약속을 어긴거야 레비아!!!!"
절망과 분노에 몸을 맡기며 난 그녀를 향해 내달린다.
지금 내 뺨을 타고 흐르는건..내 눈물일까 아니면 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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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나타를 굴리고 싶은 마음에 쓴 소설...
즐감하세요^^
2024-10-24 22:58:4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