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클로저스-5화-대화

버드미사일 2016-02-07 2

 아침이 밝았다. 세면실에 가서 차가운 물로 잠을 깨우며 어제 있었던 일들을 잠시 생각해봤다. 어제 일어난 싸움으로 인해서 나는 상당수의 위상력과 마력을 잃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싸운 시간과 잃었던 마력, 위상력의 연비는 상당히 좋지 못한 편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육탄전으로 싸우는 편이 좀 더 효율적이고 확실할 것 같다. 물론 급한 상황에서는 써야겠지만.


 “후우……그나저나 마스터한테는 뭐라고 설명하지


 내 마스터인 슬비에게 어제 질문하는 것들을 모두 답해주기로 약속을 해버렸다. 분명 슬비라면 저번 싸움에서 느꼈던 어색함. 즉 아쳐와 나의 태도에 대해서 물어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뭐라고 답해줘야 만족할 수 있을까?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나가자


 우선 화장실에서 나가 슬비와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어봤자 당장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없고 애초에 나는 거짓말을 잘 못했다. 주변에서는 내가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서부터 티가 난다고 한다. 거짓말 하기도 싫었지만. 나는 슬비와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서 세면실에서 나와 슬비가 있는 거실로 향한다.


 “왔네? 여기에 앉아


 슬비는 소파에 앉아서 여유롭게 홍차를 마신다. 매일 해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앉아 마시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 앞으로 받을 내가 말하기에는 조금 무거운 질문들을 생각하며.


 “그럼 시작할까? 아쳐랑 무슨 관계야?”


 역시 그것부터 물어보는구나. 나라도 그걸 물어봤을 테지만 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랑 있는 것을 발견한 여자친구가 말하는 듯한 말투로 말하는 거지? 이런 느낌이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지만.


 “……..예전에 알던 사람이었지


 “거짓말마. 알던 사람 수준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역시 대충 얼버무리는 것도 들키는 것 같다. 맞아. 알던 수준의 사이는 아니지.


 “역시 거짓말은 안 되는구나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역시 들킨 건 내 얼굴 때문인가. 좋아 앞으로 거짓말은 하지 말자. 어차피 들킬 것을 해서 뭐하나. 나는 멋쩍은 느낌에 머리를 끄적인다. 슬비는 숨을 한번 고르고는 다시 질문한다.


 “어서 제대로 대답해. 답답하니까


 “….알았어. 그 녀석은 예전에 나랑 싸웠던 상대. 즉 적이었어


 “? 싸웠던 상대랑 그렇게 대화하나? 뭔가 이상한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겠네. 확실히 말하자면 한 동안 적이었거든


 “그래? 그럼 그녀에 대해서 아는 건 있어?”


 나는 좀더 말해도 되나 걱정했다. 내가 있던 세계의 슬비와 이곳의 슬비가 같듯 내가 있던 세계의 그녀와 이곳의 그녀도 있을 테니. 조금 생각을 해보니 역시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 우선 그녀의 전투스타일에 대해서 알려줄게. 주공격수단은 어제 당해봤듯이 저격이 주공격수단이야. 원래 있던 세계에서도 엄청난 저격수였는데 아쳐로 불리면서 저격하는 실력은 좀더 늘었을 꺼야. 밤에도 저격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보조수단은 근접전. 근데 굳이 보조수단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항상 그녀와 근접해서 싸웠는데 근접전에 특히 강한 것 같더라고. 마력으로 하늘도 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어


 내가 너무 빨리 말한 걸까? 슬비의 표정은 당황한 얼굴이다. 그렇겠지. 이 정도의 스팩을 가지고 있으면 당황할 법도 하지. 근접전에 강한 아쳐라니. 이 얼마나 모순이 가는 존재인가?


 “왜 그런 표정을 지어? 황당해?”


 “세이버....거짓말 진짜 못한다


 “?”


 “솔직히 말해봐. 아쳐가 하늘을 나는 건 사실인데 그 수단은 마력이 아니지?”


 놀랍다. 내가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 작은 거짓말을 파악할 줄은 몰랐다.


 “또 얼굴에 들어났지?”


 “


 내가 성배를 차지하고 원래 세계에 돌아간다면 한번 거짓말을 가르쳐주는 학원에 다녀봐야겠다. 나는 너무 거짓말을 못한다.


 “…..좋아. 알려줄게. 아쳐가 하늘을 나는 원동력은 위상력이야


 “위상력?”


 역시 이해를 못한다. 하긴 이 세계는 마력 대신에 위상력이 대체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위상력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다. 나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다. 슬비는 내가 손을 내민 것을 보고 한동안 보다가 이내 내가 손을 내민 이유를 알아차리고는 내 손을 잡았다. 내 손을 잡은 것을 확인하고 나는 숨을 고른다. 위상력은 일반인에게도 큰 영향을 주니까. 하물며 위상력이 존재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는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숨을 고르고 아주 작은 위상력을 손바닥에 모은다. 위상력이 모인 것을 느낀 슬비는 깜짝 놀라며 손을 땠다.


 “!!뭐야?”


 “느낌은 어땠어?”


 “찌릿찌릿한 느낌이었는데……따뜻한 성질이 있었어


 아주 조금만 쓴 위상력인데도 이 정도까지 파악한 것을 보면 슬비의 통찰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방금 느낀 것이 위상력인데 어때? 마력과는 달라?”


 “. 마력과는 확연히 달라. 마력은 이런 느낌이 없거든. 하나같이 똑 같은 느낌이야


 “위상력은 내가 있던 세계에서 사용하던 에너지야. 이곳의 단어로 사용하자면 내 세계에서는 위상력은 마력이었지. 위상력은 이곳과는 달리 배운다고해서 생기는 건 아니야. 다들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거나 후천적으로 발현하는 경우가 있어. 또 각 사람마다 성질이 달라


 내가 위상력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 슬비는 마치 배우고 있는 학생처럼 경청을 한다. 내가 마치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어서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슬비학생은 위상력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나는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좀더 설명을 해주었다. 솔직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얼마 없고 내가 있던 세계의 슬비가 알려준 내용이었지만. 그러고 보니 이런 식이면 슬비가 나한테 가르쳐주고 내가 슬비를 가르려 주는 것이니 이건 곧 슬비가 슬비를 가르치는 꼴이구나. 생각해보니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이다.


 “이제 만족해?”


 “. 위상력은 굉장하구나!”


 이제 만족스럽다는 듯이 슬비는 웃고 있었다. 마치 선물을 받은 어린 아이처럼. 슬비는 어지간히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참고해놔야지. 이제 슬비도 궁금한 것이 없을 테고 잘만하면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럼 이제 아침을 만들어 볼….”


 “잠깐? 아직 내 질문은 끝나지 않았어. 앉아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나를 슬비는 아주 단호하게 막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자리에 앉았다. 이런, 원래 세계에서 슬비에게 혼나서 훈련 받던 것이 이런 곳에서 이런 식으로 나타날 줄이야.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받았던 훈련들은 나를 그냥 강아지 취급하던 것이었나? 나중에 따져야겠군.


 “….그냥 넘어가나 했는데


 “어디서 꼼수니? 아직 물어볼게 몇 가지 더 있어. 우선 아쳐의 이름을 말해봐


 “…….이리나. 이리나 페트로브나


 “이리나?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은 없는데


 그렇다면 다행이군. 내가 있던 세계에서는 테러리스트였으니까. 없는 편이 좋겠지.


 “모르는 이름이라면 다행이네. 적어도 나는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


 “다행인가?”


 “다행이지. 적어도 적이 아쳐를 모르니 아쳐를 상대하기 힘들 테고. 그럼 아쳐가 적들을 쓰러뜨릴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리고 나는 아쳐에 대항법을 알고 있잖아?”


 “….그래. 그렇다 치고 그럼 다음 질문


 “뭔데


 “너에 대한 것들. 세이버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들


 “말 안 하면 안될까?”


 “어째서?”


 “……그냥


 “? 마스터인 나를 믿지 못해서?”


 호오. 그렇게 나오시겠다? 분명 나는 슬비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마스터를 믿으니까라고. 슬비가 이런 식으로 나오고 내가 슬비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마스터를 믿지 못한 다는 것으로 말하는 꼴이 된다. 슬비는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것은 아마 조금 급한 마음에서 이런 식으로 말한 것이겠지. 왜 급한 걸까? 어제 목숨이 노려졌던 일 때문에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해서? 아니면 나를 알지 못한 것이 조금 불안해서?


 “왜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건데?”


 “내가 너를 모르니까


 “모르니까 나를 못 믿겠어?”


 “아니. 못 믿는 게 아니라 불안해. 내가 세이버에 대해서 아는 게 없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제도 그래. 갑자기 자신을 믿으라면서 세이버의 몸 속에 폭탄을 설치하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데? 나는 도저히 이해 못하겠어. 적어도 내가 세이버에 대해서 안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나는 세이버에 대해서 모르잖아……그러니까 알고 싶은 거야 세이버에 대해서


 슬비의 말에 나는 한 방 맞은 것 같았다. 슬비가 이렇게 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할 줄은 몰랐으니까. 오늘까지 포함해도 같이 한 시간은 고작 3일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이런 식의 반응을 해올 줄은 몰랐으니까. 예전에 내 친구가 해줬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너무 눈치가 없다고. 인정. 인정한다. 석봉아. 나는 너무 눈치가 없었던 것 같다.


 “알았어. 말해줄게. 내가 이곳에 오기전에 무슨 일을 해왔으며. 마지막은 어땠는지


 말해주기로 정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걱정이 된다. 슬비가 내 말에 어떤 반응을 할지. 그리고 나는 과거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반응을 할지.


 ***


 사람은 어리석다. 항상 행동을 하고 결과를 봐야 후회를 한다. 나는 후회한다. 세이버에게 과거를 말하게 한 것을.


 “정말….그게 사실이야?”


 세이버가 말해 준 과거. 자신은 27이라는 젋은 나이에 다른 세계에서 온 차원종이라는 괴물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 자신의 명령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것. 눈을 감을 때마다 항상 그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난다는 것. 소중한 동료들이 자신과 함께 적들의 우두머리 격 존재에게 살해당하던 도중이었다라는 것. 나는 무슨 생각으로 세이버에게 과거를 말하라고 한 것일까? 세이버는 분명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도 나는 내 고집대로만 행동했다. 이래서는 옛날의 나와 다른 것이 없다.


 “울지마


 눈물이 나왔던 것인지 세이버는 손수건을 꺼내 다가와 눈물을 닦아 주었다.


 “하지만…..”


 “나는 괜찮아. 한번 말하고 나니까 꽤 괜찮아진 것 같아


 세이버는 나를 위로하듯이 나에게 말을 한다. 나는 그의 위로가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정말….? 정말 괜찮아?”


 “정말


 “하지만….그래도 나는……”


 “그럼 이번에는 마스터의 이야기를 해줄래? 왜 성배를 원하는지


 “내 이야기?”


 “. 그럼 서로 이야기 한 것이니까 서로 괜찮겠지? 무거운 짐이 있으면 서로 나누자고


 세이버는 서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서로의 미안함을 씻어내자는 것 같다. 그의 의도는 알겠지만 과연 이런 일로 그의 마음을 풀어 줄 수 있을까?


 “마스터. 괜찮으니까 말해봐


 세이버가 이렇게 말하니 내가 왜 성배를 원하게 되었는지 생각을 해본다. 조금 생각하기 싫은. 아니 조금이 아니라 그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싫은 일이었다.


 “…..힘들면 말 하지 않아도 돼


 세이버는 말하기 힘들어 하는 나를 배려해준다. 세이버가 이런 기분이었구나.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나는 눈을 감고 옛날에 있었던 일들 생각해본다.


 예전에 우리 집은 마술 협회엣 어느 정도 위치에 존재하는 나름대로 명문가라고 할 수 있는 마법가문이었다. 우리 가문은 주로 중력을 다루는, 상당히 특이한 성질의 마술을 다르고 있었다. 다만 그 위력은 약했기에 한참 연구를 하고 있었던 차였다. 마술 협회에서도 우리를 지원해 주었기에 풍족하게 살수 있었다. 아빠는 유쾌한 분이셨고 엄마는 상냥한 분이셨다. 항상 나를 생각해 주시고 배려해 주시던 감히 최고의 부모님이라고 할 수 있었던 분이었다. 나는 아빠와 엄마가 마술을 연구하시던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보았기에 저절로 마술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부모님들로부터 마술을 배워왔다. 재능은 좋지 않았지만 아빠와 엄마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었기에 항상 노력을 해왔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부모님께서 이야기 해주시면 기쁘고 행복했다. 부모님들도 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짧은 법이었던 것일까?


 “그럼 엄마랑 아빠는 잠시 외국으로 갔다 올게. 우리 딸….잘 지낼 수 있지?”


 아빠와 엄마는 마술 협회의 부름에 따라 마술 협회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 나는 가지 않으셨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마술 협회에 지원을 받고 있던 터라 거부할 수는 없었다. 부모님들은 나보고 걱정하지 마라고 하시며 가버리셨다.


 “이슬비씨죠? 마술 협회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에 온 것은 마술 협회에서 온 사람이었다. 검은 색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편지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의 표정과 옷. 그리고 어렴풋이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에 그 사람이 온 이유를 예감했다.


 “두 분은 마술 협회에서 주어진 일을 하시다 모든 일을 마치고 불행한 사고로 인하여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이건 그 분들의 편지입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나는 그 말이 거짓말이기를 빌었다. 웃기는 이야기라고. 거짓말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 사람이 건네준 편지를 받았다. 분명 이 편지도 만들어진 거짓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모두 아빠의 글씨였다. 내용은 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 나를 놔두고 먼저 가서 미안하는 이야기. 나를 평생 동안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급히 쓰신 것인지 글씨들이 모두 엉망이었다.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쓰신 글인 것 같았다. 나는 눈물이 나왔다. 나를 보던 그 사람은 모자를 한번 누르더니 그대로 떠났다.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혼자가 되었다.


 혼자 사는 것에는 불편하지는 않았다. 협회에서 계속해서 돈을 넣어주었기 때문이다. 돈을 준 명분은 아빠와 엄마가 협회에 매우 큰 일을 해주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나는 몇 년 동안 협회의 지원을 받으면서 그저 의미 없는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동안 들어가지 않았던 아빠의 서재에 들어가봤다. 들어간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다. 한 순간의 변덕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우연이었지. 서재를 둘러보던 중 책꽂이에서 빠져 나와있던 책들을 읽던 도중 이상한 것들을 발견했다. 책들 사이사이에 종이가 껴져 있었고 나는 그 종이들을 빼서 하나씩 모아보았다. 그 종이들은 모두 협회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좋은 이야기였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모두 협회에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왜 이 종이들이 아빠의 서재에서 나왔는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이내 그 이유를 알아버렸다. 아버지는 협회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었고 협회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비밀리에 찾아 다니셨고 아빠는 협회에 들켜 협회에 처리가 된 것이다. 나는 화가 났다. 고작 찾고만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빠와 엄마는 살해당하셔야만 했던 것일까? 나는 그 사실이 납득이 되지 않아 그들의 눈의 띄지 않게 생활을 해왔고 시간이 흘러 성배에 대해서 알았다. 그리고 확신했다. 성배는 나의 소원을 이루어 줄 것이라고. 나의 소원….협회에 대한 복수. 단지 그것뿐. 그래서 나는 성배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끝없이 노력을 해왔고 지금에 이르렀다.


 “…………”


 세이버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내 곁으로 와서 내 머리를 말 없이 쓰다듬었다.


 “…..왜 쓰다듬어?”


 “힘들었지?”


 세이버는 왜 쓰다듬냐는 내 질문에 힘들었지라는 말을 해왔다.


 “…………”


 “너무 원망스러웠지?”


 “


 “말하지 못해서 괴로웠지? 누구도 너를 도와주지 못했지?”


 “…….


 “외로웠겠지….힘들었겠지…….”


 “………..”


 “이제 괜찮아. 울어도 돼


 울어도 된다는 세이버의 말이 왜 그렇게 편안하게 들렸을까? 서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어서였을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내가 도와줄게


 세이버는 천천히 나를 앉아주었다. 아이를 달래듯이. 천천히. 부드럽게.


 “……………..”


 오랜만에 안긴 사람의 품이라는 것이 이렇게 안정이 되는 것이었나? 그만 마음이 놓여 그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슬픔이 쏟아져 나왔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나는 소리 없이 울었다. 세이버는 그런 나를 안아주고 천천히 달래주었다. 세이버와 나는 단 3일정도 밖에 만나지 못한 관계이지만 어쩐지 세이버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아닌…..익숙한 사람을 만난 듯한….그런 편안한 느낌이었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 입니다. 음....분량이 많이 줄었네요. 좀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번에 댓글로 물어보시더군요. 세이버가 이세하고 마스터가 이슬비냐고. 정답입니다. 정확히는 클로저스 세계관의 이세하와 fate 세계관의 이슬비지요. 덧붙여 설명하자면 지금의 무대는 fate세계관 입니다.
이번에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만나요!
ps.요즘 멘탈이 터져서 그런지 설명충이 되어가는 느낌.....
2024-10-24 22:58:4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