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123화)
무리하지마건강이제일이야 2015-12-18 3
오래 기다리셨습니당
시작
그런데 뭔가 제목을 정하기 애매한 양이어서 그냥 제목 안붙였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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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일이 있었던 하루가 지나고 내일이 왔다. 아침 9시, 서유리는 스사노오와 함께 차원세계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너희 두사람도 간다고?"
"네."
"상관이야 없겠지만, 그것보다..."
천재영과 진다래도 같이 간다고 따라나섰다. 한명이라도 더 같이 가준다면야 좋기야하지만, 갑작스레 자신들도 같이 간다고 해서 조금 놀란것일뿐. 게다가 서유리가 그것보다도 더 놀란 이유는 천재영과 진다래의 뒤에 근엄하게 서있는 사람을 봐서였다.
"왜 그렇게 날 보나?"
"... 왜 당신도 같이 가는거에요?"
그 사람은 다름아닌 메테우스였다. 메테우스는 태연한 모습으로 간단하게 서유리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상관없잖나? 신경쓰지말도록."
"......"
'그래, 확실히 저사람이 같이 가준다면 든든하겠지?'
조금 어이없었지만 메테우스라는 존재 하나만으로도 강력하고 든든한 전력이 되기때문에 거부의사같은건 없었다. 서유리는 내심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것보다 그 스사노오라는 자는 어디있지?"
"곧 올거에요. 아, 저기 오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때마침 스사노오가 걸어오고 있었다.
"기다리게 했군, 미안하오."
이걸로 인원은 전부 모였다. 이제 차원세계로 출발할 일만 남았다. 그런데,
"!!!"
샥!
스사노오를 본 진다래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서유리의 뒤에 숨었다. 진다래의 이상한 행동에 서유리가 영문을 몰라하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 다래야, 왜 갑자기 내 뒤로 숨는거야?"
"유, 유리언니... 저 사람은..."
"... 아!"
생각났다. 10년전에 서유리가 스사노오와 처음으로 대면하고 대결할때, 그 주변에는 부모님이 건물밑에 깔리고 혼자서 울고만 있었던 어린시절의 진다래가 있었다. 그때 서유리를 처음 만났고, 그때의 서유리와 적대관계에 서있던 모습의 스사노오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었다. 그 기억이 생각나서 진다래는 깜짝 놀라 서유리의 뒤에 숨은것이었다.
"인원이 왠지 늘어났구려. 이쪽에서의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만."
스사노오는 그런사실도 모른채 늘어난 인원에 대해서만 간단한 감사의 말을 건네며 인사하였다. 진다래는 계속해서 스사노오를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이었지만.
'이 스사노오라는 사람이... 그때 그 사람이었단 말이야...?'
"음? 그런데 유리공, 그대의 뒤에 숨어있는 아가씨는..."
그제서야 스사노오도 서유리의 뒤에 숨어있는 진다래의 존재를 눈치채고 서유리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병상에 누워있던 아가씨인것 같구려. 왜 유리공의 뒤에 숨어있는 것인지?"
"아, 스오씨. 실은..."
서유리는 스사노오의 귓가에 다가가 귓속말로 진다래가 누구인지 소곤소곤 얘기하였다. 그 얘기를 듣고 스사노오는 상당히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그때 그 어린소녀가..."
"네, 맞아요. 그리고 다래야, 너무 그렇게 경계할 필요없어. 그 당시에는 적대관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소중한 동료거든."
"... 정말요?"
안심해라는 말에도 진다래는 조금 경계를 푸나 싶었지만, 완전히 풀지는않고 그저 입을 다문채 스사노오를 똑바로 쳐다보고있을 뿐이었다.
"... 이름이 '진다래'라고 하였소?"
스사노오도 진다래를 잠깐동안 쳐다보다가 천천히 진다래의 앞으로 가서 말을 걸었다.
"그, 그런데요..."
"비록 10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그때 그대의 모습은 확실히 기억하고있소. 그 작고 여린 소녀가 이렇게 성숙하고 강하게 성장하다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오."
"고... 고마워요..."
"... 아직 소인에게 마음을 완전히 여는건 힘들어 보이나보구려. 괜찮소, 어느일에나 시간은 필요한 법이니."
스사노오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그래서일까, 진다래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마음의 문이 열리었다.
"어쨋거나 잘 부탁드리오."
"네, 잘 부탁드려요..."
약간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진다래는 스사노오가 건넨손을 잡으며 악수를 하였다.
"그리고 그대는 '천재영'이라고 들었소. 잘 부탁하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스사노오는 천재영과도 악수를 하였다. 그리고...
"......"
스사노오는 심상찮은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메테우스를 보았다. 그리고 스사노오는 잠깐동안 메테우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 눈에는 아주 조금이지만 원한이 섞인듯하였다. 그걸 간파라도 하였는지, 메테우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싫은가보군."
"... 솔직히 말하면 그런마음이 없지않아 있소."
"!? 스오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스사노오가 그러는 이유가 뭐냐하면 간단하다. 10년전에 서유리와 함께 메테우스의 7권속중 한명인 프시와 싸울때, 자신은 물론이고 서유리를 죽음까지 몰아넣었었다. 특히 서유리는 심한 일을 겪기도 하였다. 스사노오는 그런 행위를 벌인 프시보다 그 프시에게 명령을 내려 서유리와 자신을 공격하게 한 메테우스에게 아주 조금이지만 원한이 쌓여있었던 것이었다.
"10년전... 그대의 휘하에 있던 일곱명중 한명에 의해 나는 한번 죽은 몸이오."
"... 원한을 살만하군."
"하지만, 그것보다 더 화가나는건... 아니, 됐소. 지금은 도움을 주는 아군이 되었으니, 사적인 원한은 접어두겠소."
스윽...
도중에 하던말을 다시 입속으로 집어두고, 스사노오는 메테우스에게 손을 건네며 악수를 청하였다. 약간의 원한이 있는 상대이지만, 지금은 도움을 주려는 든든한 아군, 그래서 스사노오는 사적인 원한에 신경쓰지않고 메테우스를 받아들이기로 한것이다.
"......"
메테우스는 말없이 스사노오가 건넨손과 악수를 하였다. 두사람은 그렇게 조용히 악수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간 스사노오는 한손을 앞으로 내밀어 차원문을 열었다.
"이제 출발하도록 하겠소."
두사람 사이에서 생겨난 긴장감있는 분위기 속에서 모두는 차원세계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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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세계
스사노오, 서유리, 천재영, 진다래, 메테우스는 차원세계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차원세계의 광경은 마치 폭풍우가 몇분간 휩쓸고 지나간듯한 풍경이었다. 때문에 스사노오를 제외하고 네사람은 놀라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심하잖아 이건..."
"지금 이 광경이 현재 이곳의 상황이오. 다행히 그 사이에 습격한건 아닌 모양이구려. 어제의 광경과 변한게 없으니... 우선 주변을 둘러보는게 좋겠소. 다른 상황이 생겼을지도 모르니."
차원세계의 심각한 상황에 놀랐지만, 그런다고 계속 충격에 잠겨있을수는 없다. 네사람은 스사노오의 뒤를 따라 황폐해진 차원세계를 거닐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닐던도중에 큰 상처와 함께 숨을 거두고 시체가 되어 땅에 쓰러져있는 자들 몇명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였다. 그럴때마다 목숨을 잃은자들의 무덤을 만들어주며 약간이라도 한을 달래주기도 하였다.
"생각했던것보다 너무 심해..."
"이곳의 모두가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날려면 하루라도 빨리 그 제로라는 자를 쓰러트려야 하오."
"맞아요...!"
"... 아, 어느새 다 왔구려."
스사노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앞에는 거대한 빛의 막이 펼쳐져 일행들이 서있는 곳과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침입자를 막기위한 것처럼.
"이건 방어막인가?"
"그렇소."
"... 많은인원이 힘을 모아서 펼친 막이군. 어느정도 견고한것을 보니."
거대한 빛의 막에 손을 잠깐동안 얹다가 메테우스가 말하였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펼친 것이오. 그래서 이런 안전지대를 만드는것이 가능했던 것이고.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에 불과하오. 계속 공격당하다보면 언젠가는 뚫리게 될것이오."
"그걸 막기위해서 우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던거로군."
"뭐, 그런 셈이기도 하오. 으흠, 말이 길어졌구려. 얼른 안으로 들어갑시다."
스사노오는 대화를 마무리하고 옆구리에 차고있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어 천천히 그 방어막에 가져갔다.
"스오씨, 뭘 하는거에요?"
"신호요. 이런식으로 소인의 존재를 알리는것이오."
"과연, 그렇게해야 구별이 갈터이니 좋은 방법이군."
"그렇다고 할수 있소."
우우웅...
그와 동시에 방어막은 서서히 스사노오의 키만큼 원의 형태로 입구를 열어주기 시작하였다.
"자, 모두들 들어갑시다."
그렇게 다섯명은 입구가 열린 방어막의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다섯명 전원이 완전히 들어오자 입구는 다시 틈새하나없이 닫혔다.
"... 그것보다 관리자는 어디있지? 먼저 그들에게서 자세한 것을 듣는편이 좋을거라 생각한다만."
"관리자라니, 무슨 말이오?"
대뜸 메테우스가 스사노오에게 물었다. 다음과 같은 이유를 대면서.
"모른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군. 이런 큰 공간안에서는 당연히 이런저런 문제가 많이 발생할수 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 그러니 이런 상황과 이 큰 공간안에서 동료들을 지켜주고 통솔하는 관리자가 있을터이다."
"... 역시 눈치가 빠르구려. 안그래도 지금 막 그대들에게 소개시켜주려 하였소."
그때, 어디선가 (서유리에게만)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세하는 안온거야??"
"슬비가 없다니, 꽤나 실망인걸."
'이 목소리는...'
그 목소리를 들은 서유리는 누구인지 대강 알아차리고 목소리가 들린곳을 보았다.
"현재 이 안전지대의 관리를 맡고있는 '애쉬'와 '더스트'라고 하오."
'역시나...'
그 두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확신하였다. 바로 애쉬와 더스트가 현재 이 안전지대의 관리를 맡고있었다. 뭐, 평소에도 똑같은 일을 하긴 했었다.
"유리언니, 저 두사람은 누구에요?"
"어... 일단 동료라고 해둘께."
"이 두분덕에 이 안전지대를 감싸고 있는 방어막이 견고하다오. 이곳의 방어가 뚫리지 않은것도 다 애쉬공과 더스트공의 덕이라고 할수있소."
"엑? 정말요?"
한때 군단을 통솔하는 군단장을 맡았던 두사람이다. 게다가 10년의 세월동안 힘도 꽤나 강해졌으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수 있다. 그래도 놀라운건 사실이지만.
"훗, 너희들이 강해서 우리 두사람의 존재가 꽤 많이 묻힌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래봬도 나랑 누나도 꽤 강하다고."
"맞아! 그렇게나 의외라는듯이 놀라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미안, 미안."
'맞다, 이 두사람 강했었지...'
두사람의 말에 서유리는 속으로 뜨끔하며 어떻게든 티를 내지는 않았다. 그러던차에 서유리는 문득 궁금한점이 생겨 애쉬와 더스트에게 물었다.
"참, 그것보다 불의 성역의 분들이랑 용의 영지의 분들은 어딨어? 자세히 둘러보니까 안보이는데?"
"두 일족이 있는 영지는 그 영지의 지도자가 출입을 제한한다면 그 누구도 침입할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니 이런 안전지대에 굳이 올 필요는 없지."
메테우스가 서유리의 질문에 대신 대답해주었다. 메테우스의 말이 사실대로라면 확실히, 프레이먼들과 드라군들이 굳이 영지에서 나와 이 안전지대로 피할 필요따위는 없었다.
"진짜요? 그럼 다행이고..."
'그런데 나는 그 사실을 왜 10년동안 모르고 살았을까...'
"잠깐, 당신... 어디서 본적이 있는것 같은데..."
그때 애쉬가 메테우스를 보더니 심상찮은 표정을 지으며 메테우스에게 말하였다.
"메테우스요. 애쉬공과 더스트공도 잘 알고있을거라 생각하오."
"메... 메테우스?!"
"그, 그런 남자가 왜 여기있는거얏!?"
이 두사람이라도 역시 메테우스의 존재는 놀랄만하였다. 잠깐, 예전에 메테우스가 아군이 되었다는 소식을 다 전달해줬을텐데... 참, 이 두사람은 그때 찾질못해서 아직 전달을 못해줬었다.
"안심하시오. 지금은 뜻을 같이하는 동료라오."
"응, 맞아. 그러니까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
그래도 애쉬와 더스트는 경계를 완전히 풀지는 않았다. 사실 애쉬와 더스트, 이 두사람은 10년전에 메테우스의 7권속중 한명인 아키우스에게 엉망진창이 될 정도로 당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다행히도 아스트랄의 관심끌기와 때마침 훈련을 다 마치고 전투력을 대폭 상승시켰던 이세하가 아키우스를 쓰러트림으로써 두사람은 죽음이라는 종착역을 피해갈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 두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것이다. 아무튼, 그런 기억때문에 메테우스의 존재자체는 경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메테우스 본인도 두사람의 심정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기때문에 그 두사람이 자신을 경계하는것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고보니, 애쉬공과 더스트공도 옛날의 안좋은 기억이 있다고 들었소. 허나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마음을 푸시오. 게다가 이분의 힘이라면 얼마나 든든하겠소?"
스사노오는 애쉬와 더스트를 달래듯 말하였다. 스사노오의 말대로 메테우스의 힘은 가히 최강이라고도 할수 있을정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런 안좋은 상황을 순식간에 뒤집는게 결코 꿈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었다. 이제 벌어질 '교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우리들도 안다고, 스오씨. 현재 이곳에서 '가장' 강하다고 설교는 하지 말아줬음 해."
"으흠, 알겠소. 괜히 말이 길어진것 같구려. 어쨋거나 지금은 적들이 다시 침입해오기 전에 방비를 더욱 튼튼히해야하ㅇ..."
콰아앙!!!
"!!!"
스사노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어막의 밖에서 폭발음이 들려왔다. 마치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뿔나팔의 소리처럼. 폭발음이 들리자 그 순간에 모두는 반사적으로 즉시 전투태세를 취하였다. 서유리는 양손에 칼날처럼 날카로운 위상무장을 두르고, 진다래는 그람을, 천재영은 파초선을 들었다. 스사노오는 허리에 차고있는 검 하나를 들고, 메테우스는 양손에 활활 타오르는 자신의 불꽃을 둘렀다. 마지막으로 애쉬와 더스트는 발밑에서 검은 오오라, 자신들의 힘을 조금씩 방출해내고 있었다.
"스오씨, 이건...!"
"아무래도 적들이 쳐들어온 모양이구려."
"그런 기척조차 못느끼다니, 봉인되어 있는동안 나도 감이 많이 죽은 모양이군."
"지금 싸울수 있는 전력은 우리들밖에는 없소! 모두 나갑시다!"
스사노오의 신호와 함께 모두는 방어벽에 입구를 열고 그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대략 1천정도는 되어보이는군. "
메테우스의 말을 딱 들어맞았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 1천이라는 숫자가 공중에서 마치 벌떼처럼 모여 방어막을 포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방어막의 내부에서 7체의 표적이 나왔다."
"파워측정... 기준치를 넘은 힘을 확인. '제거'가 아닌 '흡수'를 개시한다."
제로의 수하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한가지의 결과에 도달하였다. 그것은 방어막의 밖으로 나온 일곱명의 제거가 아닌, 힘을 흡수하는것. 그런 결과에 따라 제로의 수하들은 일제히 일곱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힘을 전부 흡수하기 위해서.
"온다! 모두 조심해!"
서유리의 소리침이 신호라고 암묵적으로 약속이라도 하였는지, 일곱명은 동시에 공격준비를 하였다.
"우선 내가 먼저 공격하도록 하지."
제일 먼저 나선것은 바로 메테우스였다. 제로의 수하들이 접근해오기 전에 자신의 불꽃을 날려 요격하기위해 양손에 두르고있는 불꽃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때 서유리가 메테우스를 불러세우며 말하였다.
"잠깐만요."
"왜 그러지?"
"이거 받으세요. 그리고 나머지도."
서유리는 앞으로 나선 메테우스에게 무언가를 던져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다섯명에게도 차례대로 나누어주었다.
텁
"이건?"
그것은 어떤 약물이 들어있는 약병이었다. 메테우스는 이게 무엇이냐는듯이 서유리를 바라보았다.
"저녀석들에게서 힘이 흡수당하는것을 방지해주는 약이에요. 그렇다고 지속시간이 무제한은 아니니까 얼른 끝내야하지만."
"유리공, 이런걸 어느새?"
"오기전에 아스씨한테서 미리 몇개 받아놨었죠. 히히."
"아스트랄공이..."
"어쨋든 이 약을 먹으면 잠깐동안은 저들에게 힘을 흡수당할 위험은 없다는 얘기로군. 고맙게 쓰도록하지."
꿀꺽, 꿀꺽
"흐음."
타앗!
메테우스는 약병의 뚜껑을 단박에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약물을 한번에 들이켰다. 이걸로 제로의 수하들에게 힘을 흡수당할 리스크는 사라졌다, 라고 생각하며 메테우스는 원거리 공격을 하려던행동을 바꾸어 제로의 수하들을 향해 날아가 근접전투를 행하려 하였다.
"1체가 이탈하여 백병전을 시도해온다. 거리를 벌려가며 요격하라."
메테우스와의 근접전을 하지않겠다는듯, 제로의 수하들은 메테우스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자 즉시 간격을 벌리려 하였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생각은 안일했다. 왜냐하면,
"이 나에게서 도망칠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마라."
샤악!!
"!!!"
"흣!"
콰직!
프레이먼은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진 일족. 불로 공격하는것도 확실히 위협적이지만, 그 불과 함께 근접전을 펼친다면 그 누구도 맥을 못추리게 된다. 하물며 메테우스는 프레이먼의 정점에 오른 염신, 이미 메테우스가 제로의 수하들을 향해 빠르게 날아와 접근하려던 시점부터 메테우스와의 근접전은 시작된 것이었다.
"역시 강하다니까."
"와아..."
"굉장한 속도야..."
밑의 여섯명이 감탄사를 내뱉는 동안에도 메테우스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10초도 안되는 틈에 엄청난 속도로 벌써 50기 가까이 적들을 섬멸중이었다. 역시나 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도 신은 신, 신의 힘이 없어도 메테우스의 실력은 진짜배기였다.
"참, 감탄이나 하고있을때가 아니지!"
꿀꺽...
"간다!"
메테우스가 60기 정도되는 적들을 섬멸했을때, 그제서야 서유리가 두번째로 나섰다. 아까전의 메테우스처럼 약을 한번에 쭉 들이키고 서유리는 손에 두른 위상무장의 날을 세우며 메테우스가 전투중인 방향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 한곳에 모여 시간을 많이 들여가며 싸우는것보다 흩어져서 빠르게 처리하는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평소에는 어리버리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서유리였다.
"다래야! 우리들도 가자!"
"어, 응!"
"애쉬공, 더스트공, 갑시다."
"알았어."
"귀찮으니까 빨리 끝내버리자구!"
자신들도 가만히 지켜볼수는 없다는듯, 뒤이어 나머지 다섯명도 일제히 전투에 돌입하였다. 천재영과 진다래, 애쉬와 더스트는 각각 두명이서 2인 1조가 되어 전투를 시작하였고, 스사노오는 다른 방향에서 홀로 전투를 시작하였다.
"하앗!!"
투웅!
[차지슬래시]
촤악!!
진다래가 자신의 어깨로 적들을 여럿 밀쳐 모아버리고, 뒤이은 횡베기. 밀치기로 여럿을 한곳에 모아놓고 한번에 베어버린탓에 대략 일곱정도가 진다래의 횡베기에 베여 나가떨어졌다.
"후우..."
"다래야, 숙여!"
"어?!"
"목표, 빈틈발견."
잠시 진다래가 숨을 돌리는 사이에 적 하나가 진다래의 뒤를 덮치려 하였다. 그걸 발견한 천재영이 뒤에서 소리쳤고, 진다래는 놀라면서도 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어딜!"
화아아악!!!
천재영은 즉시 파초선을 휘둘러 진다래의 뒤를 덮치려하는 적을 바람으로 날려버렸다. 덤으로 그 방향에 있던 적들까지 한번에 바람과 함께 날려버렸다. 이런걸 두고 일석이조라고 하는걸까.
"다래야, 괜찮아?"
"어, 괜찮아. 고마워, 재영아."
"뭘. 어쨋거나 방심은 하면 안되겠어. 그저 일개 부하들인데도 이녀석들, 상당한 전투력이야."
"그러게..."
'일반 병사나 다름없는 이런 녀석들이 이정도면... 제로의 힘은 지금 대체 어느정도라는 걸까...'
"재영아, 가자!"
"... 그래!"
지금은 생각같은건 뒷전에 둬**다. 지금은 그저 적들을 처리하는것에만 집중해**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앗하는 순간에 당할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피융! 피융!
한편, 애쉬와 더스트는 적들과의 거리를 벌려놓은 상태에서 손가락에서 자신들의 힘을 응축시킨 작은 덩어리를 발사하여 한명한명씩 확실하게 처리해가고 있었다.
"에잇! 에잇!"
"누나, 상당히 의욕이 넘치네?"
"그거야 당연하지! 이녀석들 때문에 일이 귀찮게 되어버렸는걸! 그것보다 이렇게 시간낭비하듯 공격하지말고 그냥 빠르게 끝내버리자 애쉬!"
"알았어, 알았어."
더스트의 불만을 애쉬가 들어주며 두사람은 원거리 저격을 중지하고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접근, 적들의 힘을 흡수하라."
마치 기다렸다는듯, 그들도 애쉬와 더스트를 향해 무기를 빼들고 날아갔다. 얼마 안가서 양측은 격돌할 기세였다.
"흡수한ㄷ...?"
그 순간, 두사람중 애쉬의 모습이 사라졌다. 둘중 한명인 애쉬의 모습이 사라지자 제로의 수하들은 두리번거리며 애쉬의 존재를 찾았다. 그때 마치 더스트가 애쉬가 어디있는지 알려주기라도 하는것처럼 손가락으로 한쪽 방향을 가리켜주었다. 그 방향은,
"그쪽이야, 그쪽."
"?!"
바로 적들의 뒤였다.
[트랩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쾅!!!
제로의 수하들이 뒤를 돌아본순간, 일제히 그들의 발밑에서 어둠의 폭발이 일어나며 그들을 단숨에 처리해버렸다. 그리고 공격을 마친 애쉬가 뒤돌아서 더스트에게 말하였다.
"뭐하는거야, 누나. 쓸데없이 내 위치는 왜 알려줘?"
"그래봤자 어차피 피하지도 못할거였잖아? 열내지마~"
"아무튼, 다음은 누나가 좀 처리해봐."
"에휴, 알았어."
다음 처리를 떠맡게된 더스트가 툴툴거리며 천천히 적들의 앞으로 다가왔다.
"흡수한다."
더스트가 다가오는걸 보고 그곳에 있는 적들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으며 차례대로 더스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에이, 귀찮아."
그 한마디를 내뱉으며 더스트는 자신의 머릿결을 손으로 한번 찰랑거리게 하였다. 그러자 더스트가 서있는곳을 기준으로 검은선의 원이 하나 그려지더니, 그 원에서 검은 회오리가 휘몰아쳤다.
[더스트 토네이도]
콰과과과과과!!!
더스트를 향해 달려들던 맨 앞에 있는 적들은 그 검은 회오리에 부딪히자마자 차례차례로 분쇄되어버렸다.
"흥, 주제도 모르고 어딜 까불어?"
"얼마 안남았으니까 불평하지말고 빨리 끝내자, 누나."
"그럴꺼라구!"
스사노오는 한손에 검을 쥔채, 마치 명상을 하는것처럼 눈을 감은채로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런 스사노오의 행동에 신경쓰지않고 적들은 스사노오를 향해 공격을 개시하였다.
"흡수한다."
"......"
"흡수한ㄷ..."
서걱!!!
적들이 스사노오의 바로 앞까지 도달하려는 순간, 스사노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저 무언가가 베이는 소리가 들렸을 뿐. 곧 그 소리가 무엇을 베는 소리인지는 바로 알게되었다.
[귀신베기]
... 푸슈욱!!
스사노오는 몇미터가량 적들의 뒤로 순식간에 이동해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한손에 쥐고있던 검을 천천히 칼집에 집어넣자 적들의 목이 한번에 베이며 베인 목에서 인간으로 치면 피,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와 여러개의 분수대를 만들었다.
"그대들은 빈틈이 많구려."
다른 방향, 서유리는 전투를 하고있지는않고 다른곳에서 동료들이 전투하는것을 조금씩 구경하고 있었다.
"헤에~ 다들 역시 잘 싸우고있네."
터업!
서유리가 한눈을 팔고있는틈에 적 하나가 서유리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지만, 서유리는 시선을 돌리지조차 않고 한손으로 그 주먹을 가볍게 잡아내었다. 역시나 이런 상황에서는 방심을 하지 않는다. 그래, '서유라'가 말이다.
'야, 한눈팔지마. 그러다 당할라.'
알고보니 서유리가 서유리의 팔을 움직여 그 주먹을 막아내준 것이었다. 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막았을테지만 말이다.
"뭐야, 바꿀차례도 아닌데 왜 나온거야?"
'하도 불안해서 그런다.'
"괜찮다니-"
스윽...
"까!"
촤아악!!!
서유리는 다른 한손을 휘둘러 위상무장의 날로 자신의 손에 주먹이 붙잡혀있는 적을 반으로 두동강내버렸다. 그 검격이 뒤까지 어느정도 이어져 그 뒤에 있던 적들 몇명도 똑같이 두동강나버렸다.
"안심하고 쉬고있어. 혹시라도 만약에 위험한 상황이 되면 그때 부를께."
'그래, 방심하지나 말라고.'
"걱정말라니까!"
휘몰아치듯 시작되는 서유리의 검무(劍舞)에 서유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며 속으로 피식 웃어주고 다시 내면속으로 들어갔다.
"자, 덤빌 녀석들은 얼마든지 덤벼도 좋아. 다만... 베일 각오는 하고 들어오는 편이 좋을거야."
퍼억! 콰앙!
격투와 불꽃의 자연스러운 연계공격을 하며 메테우스는 별 어려움없이 적들을 섬멸해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메테우스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
'... 뭔가 이상하군. 분명 저들은 처음 맞붙을때는 그닥 강하지는 않았는데, 어찌된것인지 처음보다도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슈악!
생각하던 메테우스를 향해 적 하나가 빠르게 자신의 팔과 일체화되어 연결되어있는 나이프를 치켜세워며 메테우스를 베고 지나치려 하였다. 그러나 메테우스는 계속 생각하는 상태로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고, 그 나이프는 허공만을 베고 지나갔다. 메테우스는 그런 공격에는 신경을 쓰지않으며 그저 하던 생각에 계속 집중하였다.
'착각이 아니다. 확실히 빨라졌다. 게다가 타격을 먹일때도 느낀 감각을 통해서 근력 또한 마찬가지로 상승하였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 이상발생, 접촉을 했으나 흡수가 되지 않는다."
"음?"
"... 플랜변경, 지금부터 '흡수'가 아닌 '배제'로 넘어간다."
샤샥!
"!!!"
'아니?!'
그들이 말을 주고받으며 중얼거리다가 대화가 끝났을때, 갑자기 그들은 원래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것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여서 순간 사라진것처럼 보인것이었다. 메테우스는 놀랐지만, 그 사실을 빠르게 알아채고 금방 침착함을 유지하며 집중하였다.
"... 흣!"
파바바바바박!!!
2초정도 집중하던 메테우스가 순간 눈을 번뜩이더니, 엄청난 속도로 빠른속도로 사라졌던 적들을 10명이상 화염을 두른 주먹으로 공격하여 단숨에 쓰러트려버렸다.
'앞으로 4백정도 남았나... 조금만 더 하면 되겠ㄱ...'
덥석!
"?!"
"포박완료, 배제하라."
메테우스가 남은 적들의 수를 헤아리는틈에 적 하나가 메테우스의 등 뒤로 이동하여 그대로 메테우스의 양팔을 붙잡아버렸다. 메테우스는 놀라며 묶인 팔을 풀어내려 하였지만, 적 또한 힘을 주고있었기에 간단히 풀리지는 않았다. 이때 메테우스는 당황하며 한번 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까보다도 더 빨라졌다...?! 그리고 힘까지...! 이게 대체 어떻게된거지?!'
"배제한다."
적 하나가 메테우스를 붙잡고 있을때 그 동료들이 일제히 메테우스를 향해 돌진하였다.
"크읏!"
파아앙!!!
메테우스는 그래도 침착함을 잃지않고 포박당하지않은 양다리를 들어올렸고, 그대로 발을 쭉 뻗었다. 그러자 발에서 거센 화염이 뿜어져나와 메테우스를 향해 돌진하던 적들을 한번에 불태워버렸다.
꽈아악...!
"뭣...?!"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메테우스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던 적들을 불태워 없앤 직후, 메테우스를 붙잡고 있던 적의 완력이 조금이지만 더 강해진것이었다.
'또다... 시간이 지날때마다 강해지는건가? 아니다... 잠깐, 설마...'
"배제해ㄹ..."
빠악!!
생각을 마친 메테우스는 머리를 힘껏 뒤로 젖혀 뒤에서 자신의 양팔을 완력으로 붙잡고있는 적의 안면에 뒤통수를 들이받았다. 안면에 메테우스의 뒤통수를 들이받힌 적은 그 순간 메테우스를 놓아버렸다.
퍼어억!!!
그 틈을 놓치지않고 메테우스는 몸을 뒤로 돌림과 동시에 돌려차기로 자신의 양팔을 붙잡고있었던 적의 옆구리를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 메테우스의 발에 차이자마자 몸이 '>'모양으로 꺾이며 힘없이 땅에 떨어졌다. 그렇게 잠시 급한불을 끄고 메테우스는 일행 모두에게 소리쳤다.
"전원! 공격을 잠시 중지해라!!"
"?!"
그 소리를 들은 여섯명은 갑자기 왜 그러냐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의아해하였지만, 일단은 메테우스의 말대로 공격을 중지하고 메테우스의 곁에 차례대로 모였다. 맨 먼저 서유리가 메테우스에게 공격을 멈추라고 한 이유를 물었다.
"왜 갑자기 공격을 멈추라는거에요?"
"이상한점을 못느꼈나?"
"이상한점... 이라뇨?"
"처음 접전을 벌일때보다 저들은 더욱 강해져있다. 힘, 속도, 모든면이 향상되었단거다."
"...! 그러고보니..."
그 말에 모두는 동시에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놀랐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조금씩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들이 처음보다 더 강해져 있었다는것을. 그리고 지금도 더 강해지고 있다는것을.
"아까전에 내가 잠깐 방심한틈에 적들 중 한명에게 뒤를 붙잡혔었다. 그 틈을 노려서 나에게로 돌진해오는 적들을 내가 한번에 불태워버렸지. 그때였다. 나를 붙잡고있던 적의 완력이 갑자기 강해지더군. 이것에서 나는 한가지 추측을 해보았다."
"......"
"아무래도 적들은 병력의 수가 줄어들수록 줄은만큼 더 강해지는 모양인것같다."
"!!!"
그 말은 즉슨, 계속해서 적들을 쓰러트려나가다보면 남는 적들은 일곱명이 적들을 쓰러트린만큼 더욱 강해졌을것이다. 그래도 강해져봤자 자신들보다도 더 강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라고 생각했을수도 있었으나, 메테우스가 이어서 한 말에서 그 가능성은 거의 없다가 아니라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힘의 상승폭이 얼마 안되면 걱정이야 없을테지만, 그런것도 아닌 모양이더군. 아까전의 얘기에서 내가 비록 방심해서 붙잡혔다고는하나, 이미 상당한 힘과 속도를 겸비하고 있었다. 설령 방심한게 아니었었더라도 아슬아슬하게 붙잡히는것을 피할수 있을 정도이다."
"그럼... 계속 저녀석들을 쓰러트려나가다 보면..."
"내 예상으로는 30정도가 남았을때는 우리 전원을 뛰어넘을것 같다."
"그런...!"
"말도안돼..."
만약 계속해서 적들을 물리쳐간다면 결국 얼마 안남은 적들은 더욱 강해져서 일곱명 전원보다도 더 강해질 것이다. 여기서 확실히 알아야할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적들은 제로의 간부도 뭣도 아니다. 그저 '일개 부하들', 그런 녀석들이 그런식으로 계속 물리치며 강하게 만들어버리면 자신들보다도 더욱 강해진다는것이다. 동료들이 당할때마다 더 강해진다는 사실도 충분히 놀랐지만, 이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제로는 저런 부하들을 이렇게나 많이 만들었다는거야...?"
"이거 곤란한데. 그럼 저녀석들을 해치우는걸 멈춰야하나? 그렇다고 손놓고 구경만 할 수도 없는데 말이지."
"아우, 짜증나! 쓰러트리면 남은녀석들이 더 쌔지고, 그렇다고 공격을 안하면 이쪽만 피해를 입고! 어쩌라는거야!"
"좋은 방법이 있을것이오. 분명..."
"있다."
"...!?"
그렇게 말해봤자 여섯명은 좋은 방법같은건 단박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 여섯명과는 다르게 메테우스는 명확히, 그리고 간단히 방법을 내놓았다. 그 방법은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동시에 간단하지 않았다.
"저들은 동료들이 쓰러질때마다 강해진다. 하지만, 동시에 그게 약점이기도 하지."
"... 무슨 말이에요?"
"동료가 쓰러지면서 녀석들이 강해질 틈을 주지않으면 된다는거다."
"허면... 그 말은..."
"일격에, 전부를 동시에 해치운다."
참으로 심플한 답. 그렇게 메테우스는 그 방법을 내놓으며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으...!"
쿠구구구...!
"이건...!"
힘을 끌어올리는 메테우스는 조금씩 머리가 위로 치솟으며 머리색이 변했다 안변했다를 반복하기 시작하였다.
'되도록이면 힘을 최대한 쓰지않고 빨리 힘을 회복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상황은 아니군.'
"파워수치증가, 파워수치증가, 위험, 거리를 벌린다."
"하아아아아아!!!"
콰과과과과과!!!
메테우스의 몸에서부터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함과 동시에 메테우스의 모습이 변해있었다. 바로 '각성'이었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약간 달랐다. 이전에 보였던 치솟지않은 평상시와 같은 머리에 진홍빛의 머리색, 그리고 몸 주위에서 물결 흐르듯이 부드럽게 뿜어져나오던 오오라가 아니라, 힘껏 치솟은 머리에 푸른빛의 머리색, 몸 주위에서 거칠게 뿜어져나오는 오오라, 각성(神)이 아닌 기본적인 각성상태였다.
'붉은색이 아니라 기본적인 푸른색... 게다가 힘도 확실히 느껴져. 설마 신의 힘을 빼앗겨서 기본적인 각성만 가능한건가...?'
"흐음..."
'역시 지금은 안되는건가... 뭐, 예상은 하고있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숨쉬는 소리와 비슷하게 짧게 중얼거리다가 메테우스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보다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직 4백정도 남아있는 적들을 내려다보았다.
"... 충분하다."
화륵...!
짧은 한마디를 내뱉고, 메테우스는 양손에 각각 불꽃을 만들었다. 그리고 양손을 중앙으로 천천히 모음으로써 동시에 양손의 불꽃을 하나로 합치기 시작하였다.
"유리언니, 메테우스씨는 대체 뭘 하려는거죠?"
'저 기술은...!'
"모두들! 여기에서 멀리 떨어져!!"
"네?!"
"빨리! 안그랬다간 우리들 전부 휘말려!!"
"ㄴ, 네!"
서유리는 메테우스가 뭘 하려는지 눈치채고 곧장 소리쳐 모두와 함께 그곳에서 멀찌감치 뒤로 떨어졌다. 서유리의 판단은 정확했다. 그 자리에 있으면 확실하게 휘말릴것이다. 메테우스가 시전하려는 기술은 마치 태양과도 같은 거대한 화염구를 만들어내어 그것을 적에게 그대로 떨어트려 흔적하나 남기지않고 불태워 소멸시켜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 당연히 그에 맞게 굉장한 파괴력을 지녔다. 확실히 그 자리에 계속 있다면 그 여섯명은 분명히 휘말릴것이었다. 10년전에 이세하와의 결전당시 이세하를 한순간에 빈사상태로 만들어버린 메테우스의 결전기.
[염황대화구(炎皇大火球)]
쿠과과과과과과과!!!
메테우스의 양손의 면이 완전히 접해진순간, 그와 동시에 메테우스의 양손의 불꽃은 하나로 합쳐졌고 팽창하였다. 팽창한 불꽃은 거대한 화염구가 되어 메테우스의 양손에 놓여졌다. 메테우스는 자신의 양손에 놓인 화염구, '염왕대화구'는 태양과도 같은 열을 내뿜으며 남은 4백의 적들을 향해 빠르게 하강하며 작렬하였다.
"으어... 어어어... 어어어어...!"
콰아아아아아아앙!!!
'염황대화구'는 남은 4백의 모든 적들을 모두 안으로 집어삼켜버렸다. 그 안에서 몸이 불타 소멸해가면서 그들은 비명아닌 비명을 지르며 전부 소멸되어 사라졌다.
"후우..."
적들을 전부 해치우고 메테우스는 지진것을 회복하는것처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충분히 숨을 들이켜쉰 뒤에 메테우스는 각성상태에서 기본상태로 되돌아왔다.
"역시... 지친건가... 비록 힘을 빼앗기고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는 하나... 나도 봉인되있을 시간동안 많이 무뎌졌군..."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메테우스는 공기를 의자삼듯이 공중에서 주저앉았다. 아무리 대단했던 메테우스라도, 지금은 힘까지 빼앗기고 회복조차도 덜 되어있는 상태, 그런 상태에서 억지로 힘을 끌어올려 자신의 최강기술을 날렸으니 지치는것은 당연하였다.
"... 굉장해..."
"단 한번에..."
"어찌됬든 한건 해결했네."
'그것보다 예고를 좀 해주고 날리지. 저런 기술에 휘말리는건 사양이란 말이야.'
멀찌감치 떨어져있던 여섯명은 놀라움과 감탄을 동시에 표출하였다. 이 기회를 통해서 (본의는 아니지만)메테우스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했던)한 존재인지를 다시한번 각인시켜주었다.
"잠시동안은 가만히 휴식을 취해야겠군..."
'이 이상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면 회복이 더뎌진다... 그렇지만, 회복을 할때 다시 습격을 안할거라는 보장도 없지... 꽤나 막막해졌군...'
여하튼, 그렇게 한순간의 습격은 메테우스의 활약으로 막아내었다. 그리고 역시 병력을 적은 시간에 또 한번 보내는건 안되는 모양인지, 그날은 습격이 또 한번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히 한숨을 돌릴 수 있게되어 모두는 방어막 안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였다. 틈틈히 안전지대에 아직 치료가 덜 된 상태의 부상자들을 치료하거나 파괴된 시설들을 조금씩 복구하면서. 그러다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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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탁
땔감이 불에 타는 소리... 모닥불이 불타는 소리가 잘 들려온다. 자신이 피운 그 모닥불의 앞에는 메테우스가 앉아서 불침번을 서고있었다. 방어막이 견고하다고는 하나 관리를 안해도 되는 노릇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밤중에도 습격을 해오지 않을거라는 보장은 없었으니, 천천히 순서대로 불침번을 서기로 결정한것이다. 그 맨 처음 불침번이 바로 메테우스였다. 메테우스는 감정을 읽기 어려운 표정으로 그저 모닥불만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방어막은 큰데 그 넓은곳 중에서 한곳만을 지키는건 이상하지 않느냐 생각할수 있겠지만 애쉬와 더스트가 방어막의 가까이만 있어도 금새 누군가가 접근하는지 알수 있다고 한다. 아, 잠깐 말이 다른곳으로 새었군. 아무튼, 그런 사실을 잊어먹지않고 메테우스는 방어막에 최대한 근접한 자리에서 불침번을 서고있었다. 틈틈이 차원세계의 어두운 밤하늘을 몇번씩 올려다보면서.
"... 옛날보다도 더 맑은 하늘이 되었군..."
밖이라면 몰라도 방어막의 안에서는 밖이 꽤나 잘 보이는 편이다. 어쨋거나 메테우스는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말을 들어보니 옛날에는 지금보다도 하늘이 맑은편은 아니었다는걸까.
"이것도 다 이세하와 그 동료들의 노력덕분이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는 아니지만, 인간의 존재를 없애려고 하였던 내 생각은 잘못된것이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면서 옛날의 일들을 조금씩 떠올려보았다. 인간의 추악함을 보고 분노하며 인간이라는 존재를 전부 없애려고 했을때의 자신, 이세하에게서 큰 가능성을 보고 다시한번 인간을 믿기로 하고 스스로를 봉인했을때의 자신, 그 외에도 많은 때의 자신을 기억해보았다.
"... 어느샌가 쓸데없는 기억만을 떠올리고 있군..."
"무엇을 말이오?"
"... 너인가."
그러던때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테우스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는듯, 놀라지않는 눈치로 목소리가 들려온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서는 스사노오가 한손은 그쪽 주머니에 넣어두고, 다른 한손으로 허리품에 찬 검의 손잡이를 조금씩 만지작거리며 메테우스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었다.
"네 차례는 아직 멀었을터인데, 왜 온거지?"
"특별한 이유는 없소. 다만,"
"다만?"
"다만... 메테우스공과 한번 대화를 나누고싶었기 때문이오."
"대화인가... 뭐, 상관없겠지."
메테우스도 싫지는 않은 모양인지 몸을 옆으로 조금 밀어서 스사노오가 앉을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마치 이 자리에 앉으라는 것처럼. 스사노오도 대강 눈치채고 슬며시 그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뭘 물어보고 싶은거지?"
"준비해놓은 질문이 몇개 있소만, 우선 그 전에 새롭게 하나 묻고싶은것이 생겼소."
"?"
"아까전, 쓸데없는 기억이라고 하였던것 같았는데, 무슨 말인지 설명해줄수 있소?"
"......"
그 물음에 메테우스는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메테우스가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자 스사노오가 다시 말하였다.
"... 굳이 말하지 않고싶다면 안해도 되오."
"......"
그 말에도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침묵, 곧 긍정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메테우스는 스사노오의 물음에 답해주기가 그리 좋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 물음을 뒤로하고 스사노오는 다시 질문을 하였다.
"또 한가지 질문이 있소. 메테우스공은 왜 소인을 따라 이곳으로 온것이오?"
"따라온것은 아니다. 단지, 천재영과 진다래, 이 두사람의 훈련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그 두사람의?"
"그래. 그 두사람은 아직 자신들의 잠재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있다. 상당히 아까울정도로.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서는 그 두사람의 잠재능력을 이끌어내는것이 필요할터, 그래서 이렇게 그 두사람과 함께 온것이다."
"이곳으로 따라온 이유는 잘 들었소.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훈련을 할 시간적 여유는 없다고 생각되오."
스사노오의 말에는 틀린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차원세계의 상황은 큰 방어막을 치고 이 안에서 버티는것이 고작, 게다가 적들이 언제 습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훈련은 고사하고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에만 집중해야할 판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훈련을 하겠다는건지 스사노오로서는 이해가 되질않았다. 그러나 곧 이어진 메테우스의 말이 그 문제를 단번에 씹어버렸다.
"걱정마라, 훈련을 할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으니. 시간적인 문제같은건 큰 걱정이 안되는곳이 있지."
"?! 그게 무슨 소리요?"
"그러고보니 아직 얘기를 안했군. 우선, 용신에 대한건 들었나?"
"들었소. 메테우스공과 친우라고 하였소만."
"잘 아는군. 어쨋든, 용신... 드라고니아와 나는 처음 만났을때 무작정 대결부터 시작하였다."
"대결을?"
상당히 놀란 표정이었다. 가까운 친구라고 들었는데, 그 첫만남이 싸움으로 시작되었다니.
"그 과정에서 주변에 많은 피해가 일어났지. 뭐, 대결은 금방 무승부로 끝맺음되었다."
"그것이 그 장소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것이오?"
"나와 드라고니아의 싸움은 시공간에도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쳤지. 그중, 특정한 곳의 시공간이 일그러진 장소가 있다. 그 장소에 들어서면 마치 세상이 뒤집어진듯한 느낌을 받고 시간은 밖에 비해서 더 느리게 흘러가지."
"......"
'그건 마치...'
그말을 듣고 스사노오는 아스트랄이 만들었던 훈련시설이 떠올랐다. 바로 큐브Mklll, 특징이 메테우스가 말하는 장소와 공통점이 있지않은가.
"그곳이라면 안심하고 두사람의 훈련을 할수 있을것이다."
"... 그렇구려."
"... 대화는 이쯤 하도록하지. 너무 대화에만 신경이 팔려서는 안되니 말이다."
"그것도 그렇구려. 그럼 소인은 다시 잠을 청하러 가보겠소."
"그 전에 잠깐."
"?"
"?"
메테우스는 뒤돌아가는 스사노오를 잠시 불러세웠다. 스사노오는 의아해하며 뒤돌아 메테우스를 보았다.
"왜 그러시오?"
"너는 이미 눈치챘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그리 큰 전력이 되지 못한다는것을."
"......"
"......"
"낮에 적들이 습격했을때, 나는 전력을 다하였다. 고작 그정도 힘이 전력이라는 말이다. 참으로 우스운 얘기지. 이런 상태에서 그 제로의 휘하에 있는 간부중 한명이라도 습격하는 때에는 아마 패배하겠지."
"... 그 얘기는 갑자기 왜 하는것이오?"
"잘 알고있어라는 말이다. 여차할때 나는 그렇게 의지할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것을.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잘 알고있어라는 말이다. 여차할때 나는 그렇게 의지할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것을.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 알았소."
그렇게 대화를 마무리짓고 스사노오는 약간 언짢은 기분으로 원래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메테우스는 또다시 홀로 그 자리에 앉아 불침번을 섰다.
'... 그나저나, 역시 알수가 없군. 제로... 왜 이번에는 인간세계가 아니라 이 세계에서 힘을 흡수해가는거지?'
그런 의문점과 함께 메테우스는 밤을 새웠다. 밤을 새워도 그 의문점은 풀리지않고 그렇게 날이 밝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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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님, 알아본결과 그들이 거대한 방어막을 펼치고 그 안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흐음... 갑자기 흡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를 알겠군."
"이대로라면 제로님의 계획에 지장을 줄지도 모릅니다. 제가 직접가서..."
"아니, 네가 굳이 나설 필요는 없다. 그리고 상관없다. 이정도 양이면 어느정도 충분할것이다."
"그렇군요."
"그것보다 오메가, 너와 너의 부하들에게 줄것이있다."
"?"
"염신, 메테우스의 힘이다."
"예?!"
"너희 여덟명은 이 힘의 극히 일부분밖에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일부분이 아닌 충분한 양을 나누어 가진다면 너희 여덟명의 힘은 비약적으로 상승할것이다. 그래, 이 나도 뛰어넘겠지."
"그렇지만 어찌 저희들이..."
"우선 받거라. 그리고 네가 결정해라. 그 힘을 받아들이고 나를 없앤뒤 나 대신 네가 뜻을 이어갈지, 아니면 나를 뛰어넘는 힘을 가짐에도 계속해서 내 명령에 따를지. 선택은 네 자유다."
"... 그런 질문을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
"저는 제로님께 변치않는 충성을 맹세한 몸, 설령 제로님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게 되더라도 제로님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할것입니다."
"그런가..."
"......"
"너의 뜻은 잘 알았다, 오메가. 그럼 받거라."
"예."
우우웅...!
"...!"
'이게... 신의 힘...?!'
"당분간 그 힘은 너와 너의 부하들 일곱명에게 맡기마. 특히 너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전사이기도 하니."
"예!"
"그리고 네가 두번째 선택을 한것으로 말해줘야 되겠군. 내가 왜 이 힘을 너와 너의 부하들에게 맡기려하는지..."
"......"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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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분량이 되려나?
많이 기다려주신만큼 만족스러운 양인지 잘 모르겠군요...
어쨋거나 이렇게 해보고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냥 하루에 한편 쓰는게 나은것 같아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