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4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4-17 1
"다음사람 오세요."
회상에 잠겼는데 이제 내차례가 왔다. 내가 산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산더미만하지만 점원은 불평기색을 보일 수 없다.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럴 수밖에 없는 걸... 왠지 계산하고 있는 아가씨가 불쌍해보였다. 팔이 멍든 것처럼 보였다.
"23만 8700원입니다."
"여기요. 잔돈은 필요없어요."
"네? 손님 무슨 말씀을... 그리고 이 큰돈을 제가 어떻게?"
100만원짜리 수표였다.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것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자 손님들은 물론이고 계산대에 있는 모든점원들이 놀란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당연하다. 어떤 손님이 점원에게 100만원수표를 준단말인가? 아마 내가 최초일거다.
"아가씨, 팔이 아픈데 고생하잖아. 그 고운 팔이 상했으니 치료비 보태라는거야. 그럼 가**."
나는 쿨하게 박스안에 쇼핑물품을 담고 그대로 유유히 빠져나왔다. 한동안 마트안은 소란스러웠다.
밖으로 나온 나는 택배업체를 찾아갔다. 커다란 박스 한 3개정도를 들고 말이다. 그리고 택배기사에게 이 물품을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내가 갈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식료품안전을 위해서다. 가다가 어떤사고날지도 모르니 안전하게 택배로 집에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택배기사는 처음에는 밀려서 좀 걸릴거라고 했지만 내가 100만원짜리 수표한장 건네자 바로 배달하겠다고 했다. 세상은 돈이 전부인가? 하지만 이런게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운좋은 택배회사를 고른 것 뿐이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휴대폰으로 설마 그여자에게 연락왔나 생각하면서 전원을 켰다.
찌이이이이잉-
"으힉."
휴대폰이 울리는 진동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어이쿠야 이거야 원, 어라라? 200통이나 부재전화건이 있다. 전부다 김유정 요원에게서 온 거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하피라는 여자땜에 200번이나 전화를 해? 이유를 들으려고 전화를 걸었다.
-제에에에이이이이이씨이이이이이이이!!!!!!!!!!
"으아아아악!"
고막이 깨질 거 같은 고통이었다.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아무리 안받았다고 그렇지 사람죽일일있나? 아이고 귀야.
"그래... 유정씨, 무슨일이길래..."
-당장 서울로 와주세요. 지금 큰일이 났다고요.
"큰일? 으음... 하지만 말이야. 세일이 내일까지거든, 내일가면 안될까?"
-당장와요!!!!
무섭다. 여자도 역시 화나면 무섭구나. 아쉬운데... 쇼핑 하루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말이다. 택배로 보낸이유도 그것이었는데 뭐 하는 수 없지.
"알았어. 돌아갈게."
G타워에 있는 사람들은 김유정의 표정에 전부 놀란모습이었다. 혹시 남자친구에게 차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소개팅봤는데 차였는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헉... 헉..."
김유정 요원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인지 헛기침을 하면서 자리를 피했다. 검은양 팀은 차원종 출현으로 거리에 나간상황이었고, 특경대는 검은양 팀과 따로 활동했다. 강남에 차원종출현장소가 여러군데라서 그들이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데이비드가 김기태요원을 심문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는 얼굴을 하면서 자신은 데이비드 국장이 시킨대로 했다면서 발뺌중이었다.
"하아, 정말이지. 제이씨만 있었으면 금방 해결될 일인데..."
한손으로 이마에 손을 댄채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린 그녀였다.
송은이경정이 이끄는 특경대들은 어느때처럼 차원종 소탕에 나서고 있다. 위상관통탄환이 든 소총으로 난사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크리자리드계열의 차원종의 수는 많았다.
"칫. 엄청나게 많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경대들이 밀리는 건 아니었다. 그들도 고된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다. 송은이 경정은 과거에 파병나간 최정예병사 출신이니 그러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차원종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경정님! B급 차원종입니다. 정보에 따르면 크리자리드 바머라고 합니다."
빨간색 피부로 이루어진 크리자리드 계열의 차원종이었다. 양손에 폭탄을 집어던지는 게 특기인 녀석, 특경대입장에서는 성가신 존재였다.
"피해! 폭탄이 날아온다."
콰콰쾅!
무차별로 던지는 폭탄으로 특경대들이 산개했지만 피하지 못한 자들은 전부 폭발에 휘말렸다. 크리자리드 계열 차원종들은 또 몰려오고 있었고, 크리자리드 바머는 공중에 뜬 채로 위상력을 내뿜었고, 아공간이 형성되더니 폭탄들이 대량으로 아공간에서 나와 유성처럼 폭격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무수히 쏟아지는 폭탄으로 특경대들 대다수가 탔다. 송은이 경정은 채민우경감과 함께 안전한 장소로 뛰어들었다. 부하들에게도 재촉했지만 한 3명만 살고 나머지는 불에 탄 상황이었다.
"쳇. 정말 엄청나군."
크리자리드 바머가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키자 차원종들이 특경대들에게 달려든다. 그들은 응사했지만 워낙에 많은 수에 줄어든 전력이라서 곤란해하던 상황이었다.
"채민우! 위험해!!"
송은이가 그를 밀침과 동시에 크리자리드 하나가 손톱으로 그녀의 어깨를 할퀴었다. 채민우는 놀란표정으로 그녀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나온 게 보고 분노를 드러내면서 소총으로 그녀를 공격한 크리자리드에게 무차별난사하자 놈은 완벽하게 벌집이 되면서 죽었다. 하지만 안심할 때가 아니었다. 특경대 3명도 손톱공격으로 전부 쓰러졌고, 남은건 채민우와 송은이 한사람뿐이었다.
"크윽, 경정님. 일어나십시요!!"
"채민우... 먼저가. 여기서 도망쳐."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시고 정신차리세요!!"
채민우는 혼자서 소총으로 달려드는 크리자리드를 쓰러뜨렸지만 이제 한계였다. 송은이경정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가까이 접근하는 크리자리드계열의 차원종들을 보며 소총을 잡으려고 했다.
콰앙!
갑자기 그들앞에 충격파가 발생하더니 달려드는 크리자리드계열의 차원종들이 전부 터진채로 날아가버렸다. 두사람은 갑자기 무슨일인가 싶어서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흰머리를 하고 노란색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사내, 그는 주먹한방으로 충격파를 일으켜 그들을 날려버렸다. 그냥날린게 아니라 즉사시킨채로 말이다.
"마... 말도안돼."
위상력능력자 중에 이런자가 있다는 소리는 못들은 상태였다. S급 클로저도 지금 투입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사내는 그들을 보면서 미소를 지어보았다.
"아가씨, 특경대 대장이야? 아가씨같이 매력있는 분이 이런 전장에서 죽는 건 아까워."
"당신은 누구십니까?"
채민우 경감이 묻자 상대는 곧바로 답했다.
"나는 제이, 취미로 클로저를 하고 있지. 이제부터는 나에게 맡겨. 특경대여러분."
제이가 이렇게 말한 채로 앞으로 나서자 크리자리드 바머가 그를 노려보면서 자세를 취했다.
"인간... 제법... 조금 하는... 모양이구나."
말을 할줄 아는 녀석이었다. 제이는 신기하다는 눈으로 놈의 몸을 살펴보았다. 붉은색피부를 가진 크리자리드계열이라... 사진이라도 찍어서 간직하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봤자... 소용없다... 너희 인간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우리 용의 위대한 계획은... 성공할 것이다."
"아아, 뭐라고? 그렇게 느려터진 말투로 뭐라는거야? 용인지 뿅인지 그딴놈의 위대한 계획이든 뭣이든 들을생각없으니 걍 덤벼."
건방진 말투였다. 크리자리드 바머는 용을 무시하는 말투로 말하는 제이의 태도를 보며 울음소리를 크게 질러대면서 무차별로 폭탄을 제이에게 던졌다.
콰콰콰쾅!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자 채민우와 송은이 경정은 그가 죽은 게 아닌가 하면서 놀란표정을 지었지만 폭발연기가 사라지면서 멀쩡한 모습을 한 제이를 보고 입을 딱 벌렸다. 저게 사람인지 괴물인지... 어떻게 폭발속에서 멀쩡할 수 있었을까?
"마... 말도안돼... 인간... 있을 수 없다... 인간이 이럴리..."
놀란 건 크리자리드 바머도 마찬가지였다. 제이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린애들도 그렇고 차원종들에게도 애기들이 구분되나? 왜 불장난을 아무렇게나 하는지 원."
"인간!!! 입 다물어라... 우리 용의 최정예군단인... 내가 너따위에게 질 리..."
크리자리드 바머는 말을 마치기 전에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송은이 경정과 채민우 경감은 이 상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먹한방에 몸에 바람구멍이 나버려서 할말을 잃은 상황, 아무리 봐도 보통이 아니었다. S급 클로저수준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정도라면 Union의 S급 클로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었다.
"이봐, 아가씨. 괜찮아?"
"네? 아... 네."
"이걸 바르면 좀 나을거야."
제이는 마트에서 팔았던 최신형 구급키트를 꺼내 그녀의 어깨에 난 상처를 치료했다. 비싼거라 사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제이같이 재산많은 사람에게는 별거 아니었다. 실생활에서도 언제든지 상처치료할 수 있는 휴대용 구급키트, 어디서 사고나더라도 응급처치용으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진 최신제품이었다. 제이는 상처소독을 해주고 붕대까지 감아줄 때까지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평범한 민간인처럼 보이지만 확실히 강한자다. 그가 특경대에 있어준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 정도였고,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간다고 생각했다.
"다했어."
"네? 아 네. 고마워요."
수줍어하고 있었다. 채민우 경감은 그녀를 보며 눈치를 조금 챘는지 터져나올뻔한 웃음을 참으면서 헛기침을 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아직 살아있는 자들이 있어. 전부 응급처치시켜야돼. 부하들 다 죽게 할거야?"
"아... 그렇군요. 그럼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채민우 경감은 아직 살아있는 대원들을 일으키며 제이가 가져온 구급키트로 응급처치에 동참했다. 송은이 경정은 부하들까지 응급처치해서 살려주는 그의 모습을 보며 한동안 넋이 나갔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