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94화- [오펠리아. 그녀의 늑대개 체험기! -재해 복구 본부-]
호시미야라이린 2015-12-16 1
재해 복구 본부에서도 늑대개 팀은 언제나 그렇듯 신분을 숨기고서 작업을 도와야만 한다. 채민우 경정을 포함하여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마다 유니온에서 파견을 나왔던 클로저 요원이라고 대충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타라면 몰라도 레비아 등은 뭔가 부끄러워하면서 말하는데 오펠리아 이 여자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를 않으며 뭐라 답한다. 언제까지고 거짓말을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 절대로 ‘침도 삼키지 않으며 거짓말’ 할 수밖에 없다. 침도 삼키지 않고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거짓말인데도 불구하고 그 상대방이 나 자신의 말을 진실처럼 들리게 만들 수가 있다.
“......트레이너 님.”
“왜 그러느냐? 오펠리아 란드루펜.”
“......”
“무슨 일인데 아무런 말도 없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나저나 채민우 경정이 테러조직이 심은 폭탄이 발견되었다고 저에게 알리더군요.”
“정말이냐?!”
“......네.”
“자... 잠깐만. 신강 고등학교와 강남의 타워에선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곳에선 왜 갑자기 막바지로 바로 접어드는 거니?”
“......아무래도 재해 복구 본부의 스토리는 뭔가 딱히 진행할 것이 없기 때문이겠죠.”
“오펠리아. 어떡할 생각이냐. 너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판단이라니요.”
“이젠 너 스스로 결정을 해도 된다는 거다. 테러조직의 위협을 막아다오. 이건 내가 부탁하는 거다.”
“......”
“이건 너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하는 것이다. 만약 네가 거부한다면, 나도 가만히 테러가 발생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겠다.”
“......”
“부탁한다. 오펠리아.”
“......대장님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 전 결코 대장님의 명령에 거부할 권한이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트레이너에게 ‘거수경례(擧手敬禮)’ 하는 자세를 취하며 받아들이는 오펠리아. 아무래도 오펠리아는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왠지 모르게 궁금하다. 벌처스 회사의 정보국에는 ‘목검(木劒)’ 이라고 부르는 것이 1자루가 있는데, 오펠리아가 과거에 검도부 출신의 학생이었다는 증거로 보면 된다. 과거에 그녀의 갑작스런 위상력 발동으로 인해 사실상 완패를 당한 이후, 그리고 그녀의 위상력 사용으로 인한 ‘실격(失格)’ 에 대해서 왠지 모르게 죄책감을 느껴왔단다. 결국 그녀도 유니온의 정부 요원들에 의해 인체실험의 피험체가 되어 주었고, 결국 오펠리아도 후천적 위상능력자가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 오펠리아는 그 목검을 잡을 수가 없는데 그녀의 위상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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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오펠리아는 대장의 명령은 절대적이라 지금도 생각하며 부탁대로 복구 작업이 방해되고 있는 몇몇 지역들로 이동해 폭탄들을 신속히 해체하고 돌아온다. 그런데 이 때! 특경대의 채민우 경정이 그녀를 불러 세우더니 수배령을 통해 봤다고 한다. 전 벌처스 처리부대 늑대개 팀이 맞느냐는 말과 함께. 그래서 유니온에 넘길 생각인지를 묻자 채민우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본인들의 신분이 노출될 우려에도 불구하고 복구 작업을 충실히 도와준 것이 사실이니 못본 척 해주겠다는 말과 함께 유니온에도 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채민우 경정의 신뢰를 얻어온 덕분에 당장의 위협을 면했지만 그러나 아직 위협이 제거된 것은 아닌데 그것은 바로 지역이동을 위한 선우 란 요원의 문제다. 그렇다면 선우 란 요원의 입장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선우 란 요원도 늑대개 팀의 신상을 수배령을 통해 봤다고 말하여 처음에는 많이 망설인 것이 사실이라 말하는데, 그러면서도 갑자기 형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형이 본인에게 했던 말이 비록 짧지만 형은 진실된 말만을 하기에 믿어주겠단다. 그 말은, 늑대개 멤버들은 결코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그 말만 하고 바로 끊었기에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형은 진실된 말만을 하는 사람이기에 믿겠단다. 지금까지도 그랬듯 앞으로도 본인은 늑대개 팀의 신변을 보장하고 유니온에 알리지도 않겠다고 확약을 하듯 말한다. 이에 오펠리아가 선우 란 요원에게 자세를 낮추더니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함과 동시에 고개를 숙이기까지 한다. 마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더라도 무릎을 꿇고 그 날 내내 그 사람의 앞에서 부동자세로 있겠다는 듯이.
오펠리아가 비록 감정표현이 남들에 비해서 많이 서투른 것도 사실이지만, 남에게 은혜를 입은 것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그 은혜를 갚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오펠리아가 선우 란 요원에게 어떻게 해야 이 은혜를 갚을 수가 있겠는지를 묻자 그녀가 그것은 네가 앞으로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거라고 한다. 다른 늑대개 멤버들에 비해서 너는 아직 너 자신에 대한 장래희망이나 뭐 그런 것도 없는 것만 같다고 하며 언젠가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기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가 있는 존재가 되길 원한다고 한다. 어쨌든 재해 복구 본부의 작업지원이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무렵! 트레이너가 호출을 한다.
“오펠리아! 지금 긴박한 소식이 도착했다!”
“......말씀만 하십시오. 혹시라도 작전이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 국제공항에 테러조직이 나타나 횡포를 부리고 있단다.”
“......혹시 그 테러조직을 지금 당장 그곳으로 가서 처단하라는 거군요.”
“아니? 그랬다간 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일단 우리는 다른 일을 하도록 한다.”
“다른 일이라면.”
“그래. 우선 정도연이란 자가 말했던 대로 ‘플레인 게이트’ 라는 곳으로 가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