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단편]
OberSol 2015-11-08 2
갑자기 순간 정신이 멍해진다
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아 이소리는
아마 내장형 수신기에서 들려오는 소리같다, 소리는 아주 크고 명확하게 들려왔다
"유리야!! 거기서 도망쳐!! 지금 까지와는 다른 ㅡ "
슬비의 목소리같은데, 유정언니 목소리 같기도 하고
이렇게 크게들리는데 누군지 알지도 못한다니, 나는 역시 바보인가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순간, 내 앞에 서있는 녀석이 문득 말을 걸었다
"기세는 좋았다"
기세는 좋았다고?
그래, 나는 분명
세하와 슬비와 따로 떨어져서 단독으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있었다
아, 이제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것 같다
근데 갑자기 구역질이 난다
이상하다, 근처는 아주 꺠끗하다
근데 바닥에 이건 무슨ㅡ
피
새빨간 선혈
작전중에 다치는건 늘상있는 흔한일이다, 그래도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경험도 많이 쌓였고 실력도 늘어간다는걸 말이라도 해주듯이 입어가는 상처는 점점 작아지고 적어졌다.
근데 내 눈앞에 이 피는 대체ㅡ
또 다시 한번 구역질이 밀고 올라온다
더는 참을수가없어 뱉어낸다
문득 입안에서 무언가 흘러나온다, 누군가 보는 앞에서 구토를한다니, 아마 평소였다면 부끄러워서 어디 숨 ㅡ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계속해서 거칠어지는 숨소리
숨소리? 누구 숨소리??
그런건 중요하지 않은것같다
"한가지 궁금한게 있다"
내 앞에 서있는자가 말했다
아, 흐릿했던 눈이 다시금 돌아왔다
남자인가, 아주 길다고는 못할 회색인지 은색인지 모를 머리칼, 마치 머리카락보다는 잘 빗어진 동물의 갈기털같은 느낌이다
옷은 흰색의 아주 길다란 코트를 입고 안에 마치 도복같은걸 받쳐입은것같다
도복, 예전에 검도할때 항상 입었었지, 갑자기 애착이가는걸
오른쪽눈에는 커다란 상처, 뭔가에 크게 베인것같다, 근데 양쪽눈 색깔이 다르네, 오드...뭐라고 하더라,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런것같다
그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는 자신이 강하다고 믿었었던것인가??"
내가 강하다고?? 한번도 내 자신이 강하다고 자만해본적은 없는것같다
대꾸하기위해 입을 열어보려하지만, 입안에 뭔가 아직도 가득차있어서 입을 움직이기가 힘들다
"유리야!! 대답좀해봐!! 제발!!"
귀에선 자꾸 시끄러운소리가ㅡ 왜이렇게 애타게 찾지??
지원병력파견?? 무슨 소리지, 이건 단순한 정찰임무
입안에서 비릿하면서도 짭짜름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건 무슨맛
난생 처음 맛보는 맛
썩 맛있지는 않다
"대답이 없군"
남자가 짤막하게 한마디 했다
아니 나는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적 없ㅡ
뭐라 말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배가 엄청나게 아프다
뭐지? 어제 뭘 잘못먹었나
나도모르게 배릉 움켜쥔다
차갑다, 뜨겁다, 차갑다, 뜨겁다..??
또다시 올라오는 구역질
참지못하고 쏟아내버렸다
피
바닥에 흘려졌던 새빨간 선혈위에, 게워낸다
피??
나 지금 피를 토해낸건가
"너희 인간들은 언제나 이상에 젖어사는군"
남자가 한마디 한마디 할떄마다, 계속해서 복통이 밀어닥친다
대체 무슨 일 ㅡ
배에 뭔가 있다
이게 뭐지
검도 도장에서 많이 본 생김새
그래, 이것은
칼
근데 칼이 왜 배에?
"난 너를 알고있다, 서유리"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돋았다
내 이름을 어떻게알지??
난 이사람을 오늘 처음보는데
모르겠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를 먼저 알아**다
움직일수가 없다
배에 차가운것이 새들어온 느낌
칼이.. 관통??
문득 상황을 꺠달았다
그렇다, 내앞에 서있는 이남자는
아마 인간이 아닐것이다
차원종
인간의 형태를 한 차원종은 수도 없이 봐왔다
이렇게 무력하게 당한적이 있었던가
아, 지원병력이 온다 했었다
어서 말려야하는데, 누군가가 더 다치기전에
말을 이어보려 하지만 신음소리만 흘러나온다, 답답하다
"눈을 보아하니 이제 상황파악이 되는건가"
내 눈??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다
시선은 계속해서 흔들린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들려오던 숨소리가 계속해서 거칠어진다,
누구의 숨소리지
익숙한 신음소리
나의 숨소리
갑자기 녀석이 팔을 밀어넣는다
문득 터져나오는 기침
목에서 뭔가가 끓어오른다
피가 끓어로르고있다
뜨겁다
"기세란것은"
한마디 할때마다 점점 깊숙이 들어온다
뱃속을 휘젓는 느낌이다
너무 아프다
고통에 정신이 번뜩든다
녀석을 쳐다본다, 어느새 내 눈빛은 고통스럽다는 말을 온 눈빛으로 녀석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의 아버지가 자녀에게 설교라도 하듯이 짤막이 한마디 하면서 밀어넣는다
"그에 받쳐지는 응당한 힘이 있을때"
다시금 밀어넣는다
"비로소 기세가 되는것이다"
다시금 밀어넣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떄 그것은"
갑자기 멈춘 손
나를 지긋이 내려다본다, 거대한 흉터가 새겨진 오른쪽 눈, 인간이라면 흰자가 있어아햘자리에 검은색으로 쳐워져있다, 마치 계속해서 보면 빨려들어갈것만 같 ㅡ
내 생각을 자르듯이 한마디한다
" 그저 허세에 불과하지"
손목을 비튼다
비교도 안되는 고통이 나를 덮친다
눈물이 흘러나온다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거지, 이해할수가없지만, 달라지는건 없었다
"너희들이 원하는, 약자들이 원하는 권선징악의 세상?"
녀석이 나지막이 말한다
음의 높낮이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마치 뭔가 비웃는듯한 어조로 말하는 느낌이다
"너희 인간들중 누군가가 그랬더군"
아아, 너무 아프다, 귀에서 계속해서 무전소리가 들린다
안돼, 오지마, 제발
"이상은 평화롭고"
나쁜놈들이 벌받고, 착한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게 이상??
"현실은 폭력적이지"
듣고보니 지금 나에게 아주 어울리는 말이다.
참을수없는 고통
"서유리"
내 이름이 나지막이 들려온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올려서 그를 쳐다본다
아니, 그 "녀석"
고개를 쳐올리고 있는것조차 힘이든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주저않고 싶지만
내 몸에 꽃힌 칼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동생에게 들은바가 있어 기대했는데, 결국 인간은 인간일뿐이로군"
동생?? 날 아는 사람이있어?
누구야? 세하?? 슬비? 유정언니?? 제이 아저씨?? 누군가 오빠나 형이있다는 소리는 들어본적이없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일까
"유토피아 라고 들어보았나"
유토..뭐?? 이해할수 없는 단어
"너희 인간들이 만들어낸 단어지, 지상낙원 정도로 해석할수 있겠더군"
지상낙원..
아마 그곳은 아주 편한곳이겠지
"하지만 가장 웃긴게 뭔지아나??"
모르겠다, 들어본적이 없는 단어인데, 무얼 알수있지
"너희들 스스로도 그런곳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는거지"
녀석은 잠깐 실소를흘리더니 말을 이어간다
"권선징악의 세상,, 우리가 마치 악이라도 되는것마냥 말하는군, 나 스스로가 말야. 하지만 그 편이 너희에겐 이해하기 좀 더 편하겠지"
차원종, 너희들이 나쁜놈들인건 당연한것 아닌가?? 언젠가 문득열린 차원문, 놈들은 그 안에서 수없이 튀어나와서 인간들을 학살하고 유린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무슨 소리지??
"모두의 가치관과 기준이 같을순없지, 너희들의 기준이 틀렸다는건 아니다"
머리가 멍해진다, 피를 너무 흘렸나, 나 이제 죽는건가, 눈앞이 흐릿해지고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다만 우리의 가치관은 좀 다르지"
뭐가 다르다는거지
"약육강식, 적자생존"
녀석은 이 두마디에 힘을줘서 말하더니, 말을 이어간다
"약자는 강자에게 지배당하는것이 당연하지, 그것이 만물의 법칙이고"
갑자기 녀석이 이죽이며 웃는다, 날카로운 이빨들이 보인다, 마치 하나하나가 모두 송곳니인것같다
"너희 인간들은 너무 물렀어, 너무 이상에 젖어살고있지"
저 얼굴을 계속 보고있자니 두려움이 솟구쳐오른다
"스스로를 꿈안에 가두고, 그 꿈안에서 살아가고.."
"문득 그 따스한 꿈에서 꺠어나 현실을 직시했을떄"
놈은 잠시 말을 삼키더니 다시 이어간다
"냉혹한 현실앞에 그저 절망하고 무릎꿇을 뿐이지"
아니, 그렇지 않다, 어떤시련이 덮쳐와도 우리는 지금까지 잘 이겨냈고, 앞으로도 그럴ㅡ
"너희들이 지금까지 상대한것은 한낱 잡병들이지"
뭐??
"이제 너희들은 머지않아 꺠우칠것이다, 진정한 힘의 논리를"
...뭐라고??
"이제까지 잡병들이나 해치우면서, 너희 인간들은 스스로 발전해가는것 마냥 기뻐했겠지"
녀석의 표정이 일순 바뀐다
말로 표현할수없는, 냉혹하고도 감정없는 표정
한겨울바람을 맨몸으로 맞은것마냥 몸에 한기가 차오른다
"너희는 그저 우리의 힘을 우연히 빌려쓰고있는것뿐이지"
이게 무슨소리지
"머지않아 진정한 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떄가 되면.."
눈이 흐릿해서 잘 보이진않지만, 녀석은 내 눈을 강하게 응시하며 말했다
"너희들은 그저 압도적인 힘 앞에 절망하는 수 밖에는 남지 않을것이다"
목소리가 들린다, 세하, 슬비
안돼, 여기에 왜온거야
돌아가, 제발
녀석은 너무나도 강해
"서유리!! 이런 **!"
다급한 목소리
세하가 검을 세워들고 이쪽으로 달려온다
"잘 봐라"
녀석이 짧게 한마디 한다
"진정 강한 힘은.."
내 몸에서 칼이 뽑혀나간다
일순간 힘이 풀려 주저않아버렸다
눈에서 계속 눈물이 흐른다, 왜지, 왜 이렇게 슬픈거지
소리를질러야ㅡ 질러야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않아, 그저 피만 새어나온다
"모든것을 지배한다"
녀석이 세하를 응시한다
세하가 녀석에게 달려간다
녀석에게
안돼
제발
그만둬
이건 게임이 아니야..
녀석이 칼을 고쳐잡는다
끝에서 나의 피가 뚝 뚝 떨어져내린다
"유리야!! 괞찮아!?!?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슬비다, 품이 따뜻하네, 아니 내가 차가워진건가
"스...ㅂ...야.."
애써 목소리를 쥐어짠다
"무리하지마, 바로 후퇴해야 ㅡ "
세하를 말려**다
"ㅅ...ㅔ...하.."
슬비가 다급하게 받아친다
"세하? 세하가 왜?? 무리해서 말하지마, 바로 가서 치료부터 받아야겠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에서 굉장한 폭음이 들려온다
먼지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문득 그 안개가 걷히고
내 눈앞에 보인것은
녀석의 손에 인형처럼 들려있는
나의 친구
녀석의 오른쪽눈이 붉게 번득인다
"..서지수의 아들"
어디까지 알고있는걸까, 무섭다
"재밌군"
녀석은 세하를 내팽개친다, 정신을 잃은건가, 미동도없다
" 오늘은 너희를 아직 떄가 아니기에, 이쯤에서 돌아가도록 하지"
녀석은 자비를 베푼다는듯한 어조로 우리에게 말한다
녀석이 뒤돌아서 걸어간다, 코트자락이 제법 멋들어지게 휘날린다
그냥 가는것인가,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녀석이 무어라 말을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을 기다리며 맞이하는것도 재밌으리라 생각한다."
이내 녀석이 나를 돌아본다
정상적인 왼쪽눈, 바다같이 푸른 눈동자색, 아름답다해야하나
"..... 내 이름 정도는 기억해두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잠시 쳐다보더니 이내 말을 잇는다
"펜리르"
짧게한마디 하고 다시 이어서 한마디 내뱉는다
"발할라의 군단장, 서리늑대 펜리르"
펜리르...
"누군가에게 내 이름에 관해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한둘쯤은 있겠지"
이내 녀석은 다시 말한다
"서지수가 유일할테지만"
..세하 어머니..알파퀸, 전설적인 클로저, 차원종 학살자
녀석..아니, 펜리르인지 뭔지를 알고계신다니
녀석은 나를 다시 쳐다보더니, 다시 걸어간다
은빛 먼지인지 안개인지가 녀석을 감싸더니 이내 녀석은 사라졌다
그게 내가본 녀석의 첫 모습
"펜리르"
발할라 본편과는 그다~지 상관은 없습니다
이거 그리고나서 갑자기 한번 써보고 싶었어양
본편과의 연관점이라.. 글쎄요...
그리고 토모맛님이셧나.. 한번 생각해볼게요!! 소설정도에 등장하는 건 좋을거같네요
저도 뭔가 기쁘고요 :) 긍정적으로 검토해볼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