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8화) 스승을 찾아서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6-02-11 1

음냐


--------------------------------------------------------------------------------------------------------------------------------------------


.
.
.
.
.
.
.
.
.


에르기노스가 소수의 병사들을 이끌고 테베마을에 쳐들어온지 이틀이 지났다. 에르기노스는 헤라클레스의 활약으로 패배를 맛보고 이때까지 폭정을 일삼던 악행에 대한 대가인지, 헤라클레스에게 패배하여 기절해있을때 자신의 신하들에게 힘을 봉쇄당하고 감옥에 갇혔다. 이후로 에르기노스가 다스리던 나라, 오르코메노스는 자신들을 폭군에게서 구해준 헤라클레스에게 감사하며 그 뜻으로 매년마다 자주 예물을 보내기로 하였다. 거짓말은 역시 아니었는지, 어제 오르코메노스의 사람 몇몇이 테베마을에 들러 각종 예물을 가져다주었었다. 헤라클레스를 제외하고 다른 마을사람들은 갑자기 그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예물을 가지고 와서 당황하였지만, 사양하지는 않고 받아두었다. 현재는 에르기노스에 의해 많이 파괴된 마을을 복구중이고, 부상을 당한 몇몇의 마을사람들의 치료를 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그 중에서 무너져내린 집들을 다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목재를 가져오는 일을 하고 있었다.


"좋아, 이 나무로 할까."


헤라클레스는 두 손바닥을 붙여 자신의 앞에 있는 나무를 향해 합장을 한번 해주고, 주먹으로 나무의 밑부분을 때려박았다. 나무는 헤라클레스의 주먹에 맞고 꽃의 줄기가 꺾이듯 그 부분은 간단히 부서져서 나무는 땅에 쓰러졌다.


"아, 가는길에 '그곳'에 들러야지."


헤라클레스는 나무를 총 네 그루를 어깨에 짊어지고 항상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길에 잠깐 들리던 '그곳'으로 갔다.
.
.
.
.
.
.
.
.


"......"


바로 '올리브' 나무가 있는 곳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나무 네 그루를 옆에 눕혀두고 올리브 나무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눈을 감으며 잠깐동안 묵례를 하였다.


'힘을 나누어주시어 저희 마을을 지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라클레스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힘을 빌려주어 에르기노스를 쓰러트려 마을을 지키게 해준 올리브 나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였다.


"... 그럼, 돌아갈까."


올리브 나무에 대한 묵례를 마치고, 헤라클레스는 잠시 옆에 눕혀두었던 나무 네 그루를 다시 어깨에 짊어지고 마을로 돌아갔다.
.
.
.
.
.
.
.
.


"아, 돌아왔구나. 목재는 많이 구해왔...구나...?"


"네, 어머니."


목재를 구해와라고 했는데 그냥 나무 그 자체를 쓰러트려 어깨에 짊어지고온 헤라클레스를 보니, 알크메네는 놀라면서도 황당해 하였다. 자신의 아들이 힘이 무척이나 쌘 것은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어머니, 지금 아버지는 좀 괜찮으세요?"


헤라클레스는 옆에 나무 네 그루를 내려두고, 아버지인 암피트리온의 상태가 어떤지 알크메네에게 물었다. 어제 에르기노스의 병사들이 올리브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려고 막아서다가 큰 부상을 입어 몸져 누웠었기 때문이다.


"그래, 어제 마을에 예물을 가져다주신 분들중에 의사가 한분 있으셔서 치료를 해주고 가셨거든. 솜씨가 좋은 분이셨던 모양인지, 회복이 빠르더구나."


"휴우, 다행이네요."


회복이 잘 되어 암피트리온의 상태가 양호하다는 말에, 헤라클레스는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보다 어머니, 제가 더 할 일은 없나요?"


"지금 당장은 없단다. 집을 다시 짓는건 다른 분들이 할거거든. 게다가 너는 이틀전에 그런 큰 싸움을 벌였으니 푹 쉬고 있으렴."


'지금은 멀쩡해졌지만...'
"네, 알았어요. 그럼 바람이나 쐬면서 쉬고 있을게요."


이틀전에 입은 부상과 피로는 이미 말끔하게 회복이 되었었지만, 헤라클레스는 굳이 사양하지는 않았다.
.
.
.
.
.
.
.
.
.


헤라클레스는 바람이 잘 부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천천히 앉아 생각에 잠겨있었다.


'만약 그때 수호신이 내게 힘을 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에르기노스와의 싸움 도중에 수호신인 올리브 나무에게서 힘을 받지 않았었더라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만약 그랬었더라면 자신은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패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만약 또 그런 녀석이 마을에 쳐들어온다면 그때도 나는 마을을 지켜낼 수 있는걸까?'


에르기노스같은, 혹은 그 이상의 힘을 가진 악인이 만약에 또 테베마을을 공격해온다면, 그때도 자신은 과연 마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헤라클레스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그럴꺼라는 보장은 없어.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더 강해져야만 해.'


확실하게 자신의 소중한 부모님, 그리고 마을과 마을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은 더 강해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 그래, 힘을 키우자. 그러는 수 밖에 없지."


결심을 하기는 했지만, 막상 그러려니 뭐부터 해야할지 몰랐다. 자신은 이때까지 싸움의 기술같은건 배운적도 없었을 뿐 더러, 싸운다고 해도 그냥 느낌대로, 되는대로 싸우는 일종의 막싸움밖에 하질 못하니 훈련하고 싶어도 뭐부터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았었다.


"어떡하지... 누구한테 배울 수 없으려나?"


마을사람들중에는... 당연히 없었다. 애초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헤라클레스 혼자가 아니라 그 사람도 같이 나서서 에르기노스를 상대했었을거다.


"... 아, 그래. 오르코메노스에는 사람이 많으니까 한사람정도는 날 가르쳐줄 사람이 있겠... 아니야!"


오르코메노스는 한 나라이니 사람도 많고, 물론 싸움의 기술을 가르쳐줄 만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그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단정지었다. 왜냐하면 오르코메노스에 그런 사람이 몇몇 있었어도, 에르기노스 한명의 힘에 의해 쩔쩔 맸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확실한 근거로, 신하 한명이 에르기노스 한명의 힘이 너무나 막강하여 함부로 하지 못했다고 했었으니, 아무리 싸움의 기술을 가르쳐줄 사람이 오르코메노스에 있어도, 헤라클레스가 강해지는데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아... 어떡하지..."


헤라클레스는 계속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많이 지난것을 느끼고 나중에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테베마을로 돌아갔다.
.
.
.
.
.
.
.
.


"아버지, 상태는 어떠세요?"


"괜찮다. 이제는 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것 같구나."


"빨리 회복되셔서 다행이네요."


"...?"


"? 왜 그러세요?"


"...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느냐?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이는구나."


"!"


역시 아버지라는 사람이라는걸까, 지금 헤라클레스가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피트리온은 단번에 알아차리고 묻는다.


"숨기지말고 말해보거라."


"숨길만한건 아니지만... 일단 뭐냐면..."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를 암피트리온에게 빠짐없이 얘기했다.


"흠, 그렇구나. 강해지고는 싶으나 뭐부터 해야될지 모르고, 그렇다고 자신을 가르쳐줄 사람도 없으니 걱정이란 말이지?"


"네."


"그렇지만 굳이 네 혼자서 그런 큰 책임을 짊어져야 할 필요가 있느냐?"


"?"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가 굳이 강해져서 꼭 마을을 지켜야 할 큰 책임을 짊어져야할 필요가 있는지 물었다. 반은 자신의 아들이 그런 큰 책임을 계속 떠맡는걸 원치 않았고, 나머지 반은 꼭 혼자서만 그래야 되냐는 뜻이었다.


"... 하지만 제가 그러길 원해서 강해지고 싶은 거에요. 어느 위협에도 반드시 마을을 지켜내고 싶으니까요."


"... 그렇구나."


헤라클레스의 각오가 굳은 눈빛을 본 암피트리온은 아직 헤라클레스가 청소년에 불과한 나이인데도 그런 각오를 하니 아버지로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도 느꼈다.


"네가 그러고 싶어하니, 가르쳐줘야겠구나."


"?"


"실은 지금의 너를 가르쳐줄만한 사람이 딱 한사람 있단다."


"네? 그게 정말인가요?"


헤라클레스는 암피트리온이 자신을 가르쳐줄 만한 사람을 알고있다고 하자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의자에 앉아있던 몽을 벌떡 일으키며 암피트리온에게 물었다.


"그게 누구죠?"


"정확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아무튼 알려주마."


'사람이 아니다?'
"네, 누구죠?"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를 가르쳐줄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었다.


"'케이론'이라는 사람이다."


"'케이론'?"


"그래, 이전에 한번 숲속에서 만난적이 있었지. 그는 '켄타우로스'라는 일족 중 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켄타우로스'라는 일족? 그게 뭐죠?"


"확실한건 잘 못들었지만, 모습은 이러하단다. 상체는 우리 인간들과 별반 다를것 없이 생겼지만,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하고 있단다."


암피트리온은 자신이 알고 있는것들을 다 말해주며 설명해주었다.


"음... 아무튼 그 사람을 찾아가서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면 되겠네요?"


"그래, 그리고 얼핏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지금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고도 하는구나."


"그럼 잘됐네요! 안그래도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저도 당연히 받아주겠죠!"


"그럴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지금 그 케이론이라는 사람은 어디있죠?"


곧바로 헤라클레스는 케이론이 어디에 있는지 암피트리온에게 물었다.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남쪽으로 산을 두 고개 넘어가서 나오는 큰 동굴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단다."


"남쪽으로 산 두 고개를 넘어서... 알았어요, 그럼 내일 당장 찾아가봐야겠어요!"


그렇게 헤라클레스는 다음날, 날이 밝는대로 자신을 가르쳐줄 '케이론'이라는 사람을 찾아가기로 결정하였다.
.
.
.
.
.
.
.
.

다음날, 아침


헤라클레스는 부모와 다른 마을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난뒤, 곧장 남쪽으로 산 두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체력이 좋은지 쉬지도 않고 빠르게 달려 금새 산 두 고개를 넘어가버렸다.


"... 여긴가?"


그러고나서 암피트리온의 말대로, 정말로 어떤 커다란 동굴이 하나 보이는것이 아닌가.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야.'


헤라클레스는 정확히 찾아왔다고 확신하며 그 동굴로 천천히 다가갔다. 동굴에 가까이 다가왔을 때였을까, 어디선가 여럿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멈춰라!"


"응?"


"감히 인간따위가 이곳에 발을 들이다니!"


'뭐지?'


"이곳은 케이론 선생님이 거처하시는 곳, 지금 떠난다면 곱게 보내줄 것이고..."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몸 성히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 목소리들을 다 듣고 정리해보면, 한마디로 헤라클레스를 보고 이 동굴에서 당장 돌아가라는 소리였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케이론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해 찾아온 몸,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들이 하는 말에 그냥 돌아갈 리는 만무하였다.


"미안하지만, 그럴수는 없겠는걸. 나는..."


"그렇다면 각오하거라!"


헤라클레스가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자, 일제히 옆에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들 여려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상체는 인간,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한 자들이었다. 암피트리온이 얘기했던 '켄타우로스'였던 것이었다. 그보다 지금 그들은 헤라클레스에게 덤벼들려고 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이유를 얘기하기도 전에 다짜고짜 그들이 달려들자 당황하였다.


"아니, 잠깐... 나는 싸우려고 온게 아니라..."


"문답무용!"


샥!


"?!"


켄타우로스들은 다같이 헤라클레스를 공격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가볍게 그 공격들을 한번에 피해준 다음, 


턱!


"!!!"


몸을 낮추고 다리로 그들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쿠당탕!


"다들 진정하고... 나는 싸우러 온게 아니라..."


헤라클레스는 켄타우로스들을 넘어트리고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하려 하였다. 바로 그때, 동굴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점잖게 들려왔고, 동굴속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


"케, '케이론' 선생님...!"


"!?"
'저 사람이?'




-----------------------------------------------------------------------------------------------------------------------------------------


케이론, 그리스신화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들 계시죠?

허허허허

전 케이론이 마음에 듭니다

그냥 그래요

암튼 다음편에서 계속






p.s 가람휘님 글 빨리 보고싶당


2024-10-24 22:58: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