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팩 ~그들만의 이야기~ : 2화. 결성(2)
kirihime 2016-12-11 1
※들어가기에 앞서, 본 소설은 개인적인 주관에 의해 쓰인 2차창작물로 공식 설정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본 스토리와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맨 밑 하단에 다음화 및 이전화 주소가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그렇게 데이비드는, 제이를 데리고 먼저 유니온의 임시 건물로 향해 가던 중이었다.
“.......아직 팀 구성원은 저뿐?”
“뭐, 일이 그렇게 돼서 말이지. 하지만 앞으로 더 모일 것은 분명하네. 내가 장담하지.”
라고 말하는 데이비드였지만, 실은 그조차도 앞으로의 팀 구성원을 모으는 데에 얼마나 걸릴지, 또한 모은다고 하더라도 과연 3일이라는 기간 내로 결성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그 소년, 제이에게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들리지 않도록 한숨을 작게 내쉬면서, 내심 약간의 죄악감을 느껴버렸다.
단지 이 소년을 보호해주고 싶었기에, 조금만 더 몰아내세우면 무너질 것 같았기에.
이런 소년에게 위로라고 저런 거짓말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그런 자신의 행동은, 위선에 불과한 행동이었을지.......
그는 눈을 다시 뜨고 고개를 제이 쪽으로 돌렸다. 제이의 왼쪽 팔에서는 아직도 피가 멈추지 멎지를 않은 모양인지 계속해서 손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처에도 무표정한 얼굴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붙들고 있는 그 모습은, 너무나도 상비되어 보였다.
‘저 정도의 상처임에도 이런 나이에 어떻게 저런 무덤덤한 얼굴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이미 수많은 상처를 겪어온 사람에게서나 나올 법한 얼굴이나 행동이, 지금 이 소년에게 나타나고 있었기에 데이비드는 시선을 다시 정면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둘은 침묵을 지키면서 얼마 걷지 않았을 때, 이 일대에서 유난히 높은 건물 ―마치 그것이 유니온의 건물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한, 마크가 그려진 깃발이 건물에 다가가기 전 그들을 반겼다.
데이비드는 본부로 가서 팀을 결성할 구성원이 한 명 늘었다는 것을 유니온에 보고하는 일 대신 먼저 유니온의 의무실로 제이를 데려갔다.
“이쪽은 본부가 아닐 텐데.......”
“자네의 상처가 우선 아니겠는가.”
“전 괜찮으니 그냥 본부에 먼저.......”
“만약 그 상처에 이차원 분진이라도 들어가 오염이라도 일으키면, 자네를 팀 명단에 올리는 것 대신 사망클로저 명단에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네. 차마 난 내 손으로 직접 사망 클로저 명단에 내 관리 클로저를 올리고 싶진 않거든.”
“.......”
데이비드는 제이를 향해 한 번 미소를 짓고는 의무실로 먼저 들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 제이는 한동안이나 잠시 서 있다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인지 발걸음이 좀처럼 떼지도 못할 정도로 무거웠기에.
아마 기분탓일 거라고, 제이는 생각했다.
※※※
제이를 의료진에게 맡기고 의무실을 나온 데이비드가 향한 곳은 유니온의 본부가 아닌 또 다른 전쟁터였다.
그에게는, 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적어도 팀을 결성하기 위해선 2명 이상의 클로저가 있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그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서울지부 대신, 구로지부로 가보기로 하였다.
서울지부와 인접해있는 구로지부는 최근 구로역을 중심으로 「위상변곡률」이 급상승하여 서울지부 만큼이나 클로저들이 주 무대를 이루는 곳으로 차원 특이점이 다수 생성되는 곳이다.
이 곳이라고 과연 팀이 결성되지 않은 클로저가 있을까 싶은 데이비드였지만, 밑져야 본전. 조금이라도 희망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는 구로역을 중심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서울지부와 마찬가지로 질타를 받거나 혹은 쫓겨나는 둥의 일이 허다했다.
하지만 아예 수확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데이비드에게 거절했던 이들 중 몇몇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 팀이 결성되지 않은 클로저가 있는 것 같네요.”
“솔직히 그런 파괴력의 그런 모습이면 누구나 다가가기 힘들죠.”
“최강의 클로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
‘최강의 클로저’. 이 이명은 데이비드도 얼핏 유니온 본부에서 들었던 이명이었다. S급의 요원이랑 맞먹어도 손색이 없고, 장대한 힘과 파괴력을 가진 클로저가 팀을 결성하지 않은 채 홀로 전장을 누빈다는, 잘 알려지지도 않은 클로저. 통칭 ‘알파퀸’.
그런 클로저가, 증언에 의하면 이곳 구로에 있다.
그는 어렵사리 수소문으로 그 알파퀸이라는 자를 찾고 찾아갔다.
그렇게 찾아간 그곳은 구로역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미 누군가가 차원종과 난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저 자가.......’
차원종들 사이로 보이는 푸른 빛.
그 빛은 때로는 일직선으로 이동했다가, 때로는 폭발을 하기도 하다가, 때로는 여러 차례 불꽃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차원종들이 워낙에 많아 자세히 볼 수 없었던 데이비드였지만, 이것 하나 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저 푸른빛은 ‘단 한 사람’만이 내는 것이라는 것을.
데이비드는 자신도 모르게 멀리서 그것을 숨죽여 바라보고 있었다. 차원종들 사이를 가르거나 번쩍이는 그 푸른빛은 마치 ‘푸르른 유성’과도, ‘푸르른 하나의 별’과도 같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런 거리에서 조차도 느껴지는 그녀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데이비드에게 넌지시 알리고 있었기 때문도 있으랴.
이윽고 그 사이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사람의 모습에, 데이비드는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차원종이 모두 재가 되어 바람에 흩날려서 겨우 볼 수 있게 된 그 최강의 클로저는, 다름 아닌 여자였던 것이다.
긴 머리카락, 유니온소속의 클로저임을 알려주는 짙은 청색 옷에 그 위에 걸친 하얀 조끼.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 칼이 그녀의 검 집에 들어갔을 때, 그 둘의 눈이 마주쳤다.
“아.......”
“당신은 누구지?”
차가운 그녀의 말투. 그에 더불어 자신을 쏘아보는 듯한 그녀의 푸른 눈은 데이비드를 얼어붙게 하는 것이 충분했다.
한동안 그녀의 물음에 답을 하지 못했던 데이비드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유니온의 관리요원, 데이비드 리라고 한다네. 그쪽은.......”
“어머. 유니온의 관리요원님께서 여긴 왜? 그리고 유니온 측의 사람이라면 저에 관해서도 알고 있겠죠?”
아까의 차가운 말투와는 다르게 사뭇 따뜻해진 그녀의 말투에 데이비드는 내심 한숨을 내쉬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최강의 클로저가 여자라는 것은 몰랐지만 말이지.”
“왜 제가 알파‘퀸’이겠어요?”
“.......”
당연히 최강의 클로저라면 남자라고 생각하면서 이미 알파퀸이라는, 이름에서조차 알 수 있는 간단한 정보를 놓친 자신에게 고정관념은 버리자고 생각한 그였다.
데이비드가 잠시 말을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최강의 클로저, 알파퀸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유니온의 관리요원님이 이쪽에 오신 용건은?”
그녀는 물음에 나오려는 말조차 다시 막혀버린 데이비드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과연 저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자가, ‘최강의 클로저’라는 이명이 붙은 알파퀸이 아직 팀도 결성 안 된, 있어봤자 한 명밖에 안 된 팀에 들어오겠냐고.
오히려 방해된다면서 거절당하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불안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시 한 번 머뭇거리는 데이비드 쪽으로 그녀가 다가오더니, 이내 그 앞에 서서 말했다.
“거짓 없이 말해 봐요. 하얀 거짓말이라고 해도, 자칫하면 검은색으로 물들기 쉬운 법이니까요.”
자신을 꿰뚫는 듯한 그녀의 푸른 눈을 바라본 데이비드는 마지못해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우리 팀에 들어와 줄 생각은 없나?”
“지금....... 팀이라고 하셨나요?”
팀이라는 단어에 묘하게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미 글러먹었다고 생각한 데이비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강의 클로저’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으면 누구나 와서 자신의 팀에 와달라고 할 것이 뻔했기에. 그 만큼 많이 들었으니 질렸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에게서 들려온 답변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답변이었다.
“정말로 제가....... 팀에 들어가도 되나요?”
“음.......?”
“클로저가 된 이후로 한 번도 팀 권유를 받아본 적이 없었어요. 위상력 적성치 S를 찍고 난 이후, 최강의 클로저니 뭐니 하면서 다들 절 최강자라고 볼뿐 그게 다였으니까요....... 아무도, 그 어떤 누구도 절 팀으로 받아주려 하지 않았어요. 차라리 제가 평범했으면....... 평범했으면.......”
“.......”
‘천재는 그가 일생을 사는 동안에 주위사람들에게 바보취급을 받는다. 그의 천재성은, 그 역사가 지난 뒤에서야 인정이 되기 마련이다.’
적당한 능력은 남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그 능력이 독보적이거나 아주 뛰어날 경우, 남들의 질투나 두려움의 대상이 될 뿐이다―――
문뜩 데이비드는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아마 다른 클로저들도 그녀를 팀에 넣지 않고 싶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녀의 남들과는 다르게 뛰어넘은 파괴력과 힘은 강하다라는 것을 떠나서 두려움으로 다가왔으니까. 거기에 더해 그녀 같은 사람이 우리 팀에 있다면 아마 열등감이 생기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녀가 평범했더라면, 남들과 같이 팀을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남들과는 다른, 너무나도 독보적인 그녀의 재능이 오히려 독을 퍼트린 것이다.
데이비드는 안경 매무새를 고치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 우리 팀은 이름도 없을뿐더러 구성원이라곤 달랑 한 명뿐이네. 그래도 괜찮나?”
“상관없어요. 저도, 다른 사람과 작전을 세우고, 싸우고 싶어요.”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하지. 알파퀸.”
“아 그 명칭 말인데요.......”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여 말하는 것을 머뭇거리더니,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데이비드에게 말했다.
“제게는 서지수라는 이름이 있으니까요. 서지수로 불러주세요.”
――――――――――――――――――――――――――――――――――――――――――
다음화 :
이전화 :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kirihime&n4ArticleSN=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