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영의 독백]
멘탈이최고강화하지마라 2016-12-10 0
처음 눈을 떴을 때 본건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공간. 여기는 어디지? 라고 의문이 들던 중 엄청난 무게의 손에 깔려 고통을 느낄 새 없이 죽은 것이 기억이 났다. 아마도 여기는 흔히들 말하는 저승인 것 같다. 지옥이라든가 , 천국이라든가 그런것은 없었다. 그저 얼마나 넓은지 짐작 조차 안가는 하얀공간이였다. 실망감이 들었다. 시시하다고 느꼈다.
" 그러고보니 하피에게 마지막 벌을 내린 건 통쾌하군요. 건방진 개같으니라고. "
그렇다. 나는 최후 직전에 나의 그림자에게 저주를 걸었다. 내가 널 잊어도 날 잊을 수 없을거다. 죽어서도 지옥에서 만날 게 될거라고 그렇게 말했다. 나름 날 잊지말라는 로맨틱한 말 같지 않나 ? 생각에 잠겼다가 점차 몸이 흐려진다는 걸 느꼇다.손끝,발끝이 점차 흐려져 나갔다.
" 어디로 가는 걸까요 ? 이대로.. "
사라지는 걸까 . 짧은 생을 살면서 몇번이고나 살고 싶었다.동급생들의 괴롭힘에 학교에 갇혀 가스를 마셔 고통스러웠음에도 ,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도 ,시도 없이 아파오는 통증에도 나는 너무 살고 싶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은 삶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내 최후는 내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것이 너무나 웃음이 나왔다.
결국에는 이렇게 후회를 하고 있음에여러 감정이 겹쳐졌다. 외로워졌다. 내 볼을 장난스럽게 만지던 하피가 생각났다. 무서웠다. 가끔씩 과거의 일이 꿈에 나와 , 식은 땀을 흘리며 일어나면 항상 먼저 일어난 하피가 물수건과 약을 갖고온게 생각났다. 아쉬웠다. 내 마지막 고백에 무표정이던 하피가 생각났다.
너는 내 고백에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평소처럼 담담했을까 , 끔찍하다고 생각 했을까 ? , 아니면 거짓말이라 생각했을까? 쓸데 없이 처음으로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이대로 사라지는게 아니라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너를 다시 만나고 , 너가 나의 그림자이고 내가 좋아하던 , 사랑하던 사람인 걸 생각 나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에게 말해주고싶다.
" 꽤나 진심으로 좋아했어요. 당신을 ."
거의 사라질 쯤 , 따뜻함을 느꼈다. 정신이 몽롱해지고 눈이 감겼다. 내 삶을 마무리 할때를 받아들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