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종이 사라지고 10년 후의 세상은 잔혹했다(단편)

버드미사일 2015-12-21 3

 10년이 지났다. 차원종들과의 싸움도 10년전에 끝이 났다. 그렇게 평화가 찾아왔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차원종이 모두 사라졌을 때 모두가 평화가 온 것을 기뻐했고 축하했다. 하지만 그저 기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유니온. 그들은 차원종을 대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 위상능력자들은 차원종들을 상대하기 위한 힘이라는 명목으로 힘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없으므로 사용할 힘도, 명분도, 이유도 사라졌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9년전, 유니온 해체. 이에 그들은 당연히 거절했으나 세상은 평화를 원한다. 어쩔 수 없이 입장을 정해야 하는 유니온의 대표자들은 해체를 선언하려는 순간 일이 발생했다.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


 선언을 하려는 각 나라의 유니온 대표들을 최상위 위상능력자들이 제거. 유니온은 해체되었으나 위상능력자들이 그대로 유니온에 소속되었던 자들을 흡수. 유니온은 사라졌지만 실질적인 힘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언론은 그들을 비판했지만 그들은 국가가 인정한 조직이 아닌 국가적 민영조직. 그들이 언론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그에 그치지 않고 그들은 각 나라의 군대와 언론 등을 장악. 지배하게 되었고 위상능력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들의 산하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 위상억제팔찌를 착용해야만 한다. 단지 그뿐. 다른 억압도 필요하지 않았고 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되었다. 그에 검은 양이었던 우리는 더 이상 싸움을 원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팔찌를 받아드린다. 하지만


 ‘기억해. 언제나 인간을 조심해


 애쉬와 더스트가 떠나기 전 남겼던 마지막 말들이 생각 났다. 항상 인간을 조심하라는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나는 팔찌를 받아드리지 않고 그들의 산하에 들어갔다.


 “우리는 언제나 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우리의 의지로 싸울 것이다. 그런 우리의 이름은!”


-가디언


 아주 심플한 이름이다. 가디언의 사상에 반대했던 내가 알고 있던 유니온의 사람들은 모두 가디언에서 떨어졌고, 오직 나만이 가디언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일이 생긴 후 현재.


 “범죄자 확보완료. 회수 요청 바람


 나는 그들의 사냥개가 되어 범죄자들을 사냥한다. 어쩌다 이런 일들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사냥개라고 하니 예전에 만났던 나타가 생각난다. 어떻게 지내려나. 내가 펼친 포획망에 잡힌 범죄자가 나를 향해서 소리친다.


 “니들이 그렇게 횡포를 저지르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횡포라고 한다. 무슨 횡포일까? ? 아니면 권력? 아니면 독재? 걸리는 게 너무나도 많아서 뭐라고 답하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말해준다.


 “아니


 내가 한 말이 어이 없는 것인지 범죄자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침묵했다. 그리고 이내 회수팀이 온다. 10대 아이들로 이루어진 팀. 마치 10년전의 나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번에 온 아이들은 마치 10전의 테인이를 보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테인이는 잘 하고 있으려나.


 “이세하 대령님! 언제나 수고하십니다!”


 “그렇게 높일 필요 없어. 편하게 불러


 “! 이세하님의 배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이 녀석은 무슨 죄야?”


 나에게 경례를 하는 여자아이를 편하게 둔 다음 내가 잡은 녀석의 죄목을 물어본다. 사실 나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 테러리스트와 같이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그래? 알려줘서 고마워


 “….아닙니다! 이세하님의 힘이 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러고 보니 너희 팀은 2 1조 아니었나? 다른 한 명은?”


 다른 한 명이 어디 있는가에 대해 물어보자 타고 온 차량을 향해 손을 가리킨다. 차량 뒤에서 미세하게 옷자락이 보인다. 그인가 보다.


 “왜 안 나오나?”


 “혁이가 이세하님의 팬이라서 직접 만나는 게 힘들다고 하더군요. 물론 저도 팬입니다!”


 내 팬이라는 말에 나는 놀랐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나는 혁이에게 다가간다. 내가 다가가는 것을 감지했는지 부들 부들 떠는 것이 재미있는 반응이다. 나는 혁이가 장 보이도록 앞에 섰다. 혁이는 나를 보고는 마치 아이돌을 보고 있는 팬의 모습이었다. 나는 손을 내밀며 인사한다.


 “반가워. 나는 강남지역을 맡고 있는 이세하라고 해. 편하게 선배라고 불러


 “….!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혁 이등병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내가 내민 손을 혁이가 잡고 흔든다. 이렇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좋은 가 보다. 그러고 보니 아직 여자애의 이름을 안 물어봤다.


 “…..너의 이름은?”


 “!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박소라 이등병이라고 합니다!”


 “그래. 소라랑 혁이라고 했지? 보아하니 신입인가 보구나. 앞으로 많은 기대 할게


 내 이야기를 듣고 모두 기분 좋은 얼굴을 하면서 나에게 감사를 표한다. 아주 성실하고 좋은 아이들인 것 같다. 나는 이런 아이들의 모범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웃기는군…지들끼리 아주 살판났군! 이 위선자!”


 내가 잡은 사람이 소라와 혁이에게 끌려가면서 나에게 소리친다. 이미 많이 그런 소리를 들어왔기에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다만


 “뭐라고했나


 아이들의 태도가 달랐다.


 “지금 이세하님에게 무슨 말을 짓거린 거냐


 내 욕이 나오자 소라와 혁이의 태도가 달라졌다. 아직 신입이기에 나는 그들의 성격을 몰랐고 그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몰랐다. 혁이가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때린다.


 “지금 우리 선배를 모욕한 건가?”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그에게 대답할 것을 명한다. 소라는 그것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만 볼 뿐이다. 지금까지 나를 욕했다고 이런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다. 나와 같이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저 웃고 넘어갔을 뿐. 하지만 이렇게 나에게 충성심이 강한 자들과는 처음 만나본다. 그것 때문에 정신이 잠깐 나가있었는데 다시 그들을 보니 남자의 얼굴은 피떡이 되어 있었다. 나는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가서 손을 막는다.


 “이제 그만!”


 “선배? 어째서? 이 사람은 선배님을 모욕했다고요? 위대한 업적을 세우신 선배님을 모욕했다고요? 그런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까?”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그만해


 “……알겠습니다


 내가 말리고서야 드디어 멈추었다. 남자의 얼굴은 심하게 망가져 있었고 나는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그를 차량 안에 편히 눕히는 것. 그것뿐이다.


 “너희에게 하나의 명령을 내리지


 “


 “이 범죄자를 데리고 가서 치료한 뒤 수감시킬 것. 이상이다. 반론은 안받겠다. 만약 이것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너희의 처벌을 내가 직접 하겠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기 죽지마. 이 자도 사람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인이고. 그런 사람한테까지 우리는 폭력을 쓸 필요는 없어. 그게 아무리 범죄자라도 말이지


 내가 그들을 너무 압박한 것인지 기가 죽은 듯하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 생각을 해보다가 주머니 속에 평소 먹으려고 가지고 다니던 막대 사탕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꺼내서 그들에게 전해준다.


 “화를 내서 미안해. 이건 그것에 대한 사과야. 받아줄래?”


 내가 사탕을 꺼내자 아이들은 주섬주섬 받고는 이내 웃는다. 아직 순수한 아이들인 것 같다.


 “그럼 이만


 “어디 가십니까? 그러고 보니 선배님. 요원복을 안 입으신 것 같고


 “. 오늘을 누구를 만나야 해서


 “누구를 만나시는 겁니까?”


 “친구


 “! 그럼 저희가 방해를 했군요! 좋은 시간 되십시오!”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나는 마저 가던 길을 간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에 빠진다. 요즘 신입생들의 상태가 어딘가 좋지 못하다. 모두 의욕적이고 활발하고 다들 좋은 아이들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어딘가 무섭다고나 할까? 인간답지 못한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서 방금 있었던 폭력. 그 범죄자가 나를 욕했던 정도는 들을 만한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상관이 보는 곳에서 상관이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는데도 폭력을 휘두를 것은 분명 이상하다. 그리고 내가 막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이 상황은 3년 전부터 조금씩 생기고 있다. 가디언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알 방법이 없다. 그저 그들이 내리는 명령에 따라야 할 뿐.


 “! 동생 여기야!”


 내가 생각에 잠겨 길을 걷고 있을 때 멀리서 키가 큰 백발의 남성이 나를 부른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 중 한 사람. 나와 같이 싸우고 생활을 했던 사람인 제이. 아직 본명도 가르쳐 주지도 않는 희한한 사람이다.


 “잘 지내셨나요? 제이 아..?”


 “하하! 동생!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형은 9년전 클로저를 그만두고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한 뒤 2명의 아이를 낳고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를 보면 아주 배가 아플 정도다.


 “유정이 누나는 잘 지내고 계세요? 요즘 만나러 못 갔네


 “우리 아내는 잘 지내고 있지! 안 그래도 네가 왜 안 오나 걱정하고 있더라


 “그렇죠? 그럼 대신 안부 좀 전해주세요. 요즘은 바빠서 못 가니까. 그나저나 커피라도 마시면서 이야기 할까요? 좋은데 아는데


 “이 놈이 카페사장에게 아주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지만 네가 사는 거라면 상관없지


 우리는 농담을 던지면서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구입한 뒤 어느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간다. 내가 알고 있는 좋은 장소이다. 강남의 전 지역을 전부 볼 수 있을 것 같은 장소라서 더 좋았다. 높은 장소여서 바람이 부는 데 상당히 기분 좋은 바람이 분다.


 “요즘 일 할만해?”


 “그럭저럭 할만 하죠. 후배들이 무섭다는 것만 빼면요


 “어우유니온 사태에서 사람들을 제압하고 질서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동생이 무서운 게 있다니그건 또 충격적이군


 “그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어서 한 거니까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더 큰일이었겠죠. 세상에 있는 온 갓 위상능력자들이 날리었는데 누가 일반인들을 보호하나요? 저라도 했어야죠


 “……그때에는 동생의 눈이 많이 빛났는데 지금은 많이 죽었군


 “그렇게 보이나요?”


 형은 나를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렇게 많이 변한 것인가? 내 성격과 내 사상이. 그러고 보니 지금의 나는 옛날에 비해서 많이 날카로워진 것 같다. 어째서일까? 많은 일들을 겪고, 더러운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 많이 변한 것 같다.


 “확실히 그럴지도


 “그렇지? 많이 힘들었나 보군


 “…….그렇죠


 점점 이야기가 어두워진다.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하려고 형과 만나 것이 아닌데. 형도 이런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지 갑자기 화제를 전환한다.


 “아 맞다! 동생. 동생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요? 갑자기 그건 왜…”


 “동생도 나이니까 좋아하는 사람 정도는 있을 거 아니냐. 좋아하는 사람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내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한 여인. 내가 좋아했다는 것 조차도 깨달지 못했던 그런 존재가 있다. 굳이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있기는 하죠


 “누군데?”


 “노 코멘트. 그냥 있다고만 알아주세요


 “그럼 고백은 했고?”


 “아뇨


 “어째서?”


 어째서냐는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대답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고백을 하지 않은 이유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하는 일을 안다면 나를 혐오할 것이다. 그녀는 나에게 실망할 것이다. 그녀는 나에게 멀어질 것이다. 이 밖에도 많은 이유가 내 머리 속에 떠오른다.


 “…….한가지 확실한 건 그녀는 제가 하는 일을 싫어할 거에요


 “그럼 일을 그만두면 되잖아


 “……하하. 그랬다면 진작에 했겠죠


 “……설마……아니다….그냥 말을 말지


 “고마워요


 형은 예전부터 감이 좋았다. 감이 좋은 형은 내가 이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를 알았을 것이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그녀를 위해서 하는 일이기에.


 “동생은 너무 진지해졌어


 “형은 너무 더 가벼워졌고


 “그래도 나는 동생이 좋아


 “저도 형을 좋아해요


 “물론 깊은 뜻으로 말한 게 아니고


 진지한 이야기를 형은 그 만의 센스로 헤쳐나간다. 지금까지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많이 괴로워했지만 그가 있었기에 나는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옥상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내려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제 각자의 삶의 자리로 이동해야 한다.


 “그럼 동생. 무리는 하지마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나중에 형 가족에게 제대로 밥 살게요


 “그 때를 기대하지


 우리는 헤어지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예전에 있던 구 유니온 본부. 현재 가디언 본부로 이동한다. 본부에 들어서자 모두가 나에게 경례를 한다. 몇 년이나 봐온 광경이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편안한 인사가 더 좋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해주지는 않았다. 상관에 대한 예의라나 뭐라나. 그렇게 나는 내 사무실로 올라가려고 할 때 비서가 다가와 귓속말로 나에게 지령을 알려준다.


 “위에서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지금 지하로 가셔서 일을 해주셔야 합니다


 “알겠어. 지금 가지…….근데 그렇게 슬픈 표정 짓지마.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잖아


 “하지만….이건 너무나도….”


 “걱정마. 언제나처럼 괜찮을 거야. 그리고 내가 하는 편이 모두에게 좋아


 나를 걱정하는 비서를 진정시키고 나는 지하로 내려가며 요원복으로 갈아입는다. 지하는 5층까지 밖에 없지만 여기서 더 고위 계층만이 알고 있는 층이 있다. 숨겨진 지하층. 6지역. 이곳에서는 표면상으로 들어낼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건 굳이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 상상만 해도 속이 뒤집히니까. 나는 지령 받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의자에 묶여있고 지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내가 보인다. 그 사람 옆에 있는 탁자에는 한 종이가 놓여 있다. 종이에는 내가 해야 할 일이 적혀있다. 내가 할 일은 그에게서 정보를 얻고 그를 자유롭게 모두 잊게 하라’. 언제 해도 기분 나쁜 일이다.


 “일어나


 지친 사내는 고개를 들면서 나를 본다. 나를 저주하는 눈빛으로. 나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잘들어. 내가 왔다는 것은 이제 너에게 마지막 기회라는 거야. 그러니까 부탁할게. 제발 입을 열어줘


 “………..


 그는 말없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다. 만약 이 광경을 다른 사람들이 봤더라면 이 자를 죽이려고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자는 운이 좋았다. 나는 침을 닦으며 이어서 대화를 시도한다.


 “정말이야. 내가 가면 이제 정보를 불어도 아무 소용없어. 내가 있을 때 정보를 불면 당신과 관련된 사람들은 내가 책임지고 지킬 거야. 그러니까 제발 나를 믿고 이야기 해줘


 “웃기는 소리하네. 지금까지 당신에게 당한 동료들이 얼마나 있는 줄 알아?”


 “………”


 “다들 그 말만 믿고 이야기 했다가 어떻게 돼버린 줄 아냐고? 모두 죽었어. 당신네들 가디언에게


 “……………”


 “근데 당신 말을 믿으라고? ….웃기는 소리….어차피 여기서 말을 해봐도 나는 죽어. 그러니 그냥 말을 하지 않고 죽는 게 낫지


 이 남자는 지금 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고문해오고 추궁하고 설득해온 나는 알 수 있다. 이 사람은 지금 죽음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사람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나는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낸다.


 “당신. 이 사람 알아?”


 “아니….그 사람은…”


 “알고 있겠지. 이 사람은 당신의 동료였으니까


 “하지만 그는 죽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빼냈어. 정보를 조작해서 말이지. 나에게는 유능한 사람들이 있거든. 내가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모두 나에게 정보를 주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지. 그리고 당신도 나에게 대답해 준다면 내가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주겠다


 “…….정말 지켜주는 거지?”


 “정말이다


 “그럼 이야기 할게. 나는…….”


 나는 그에게서 얻은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후 자리에서 나온다. 그리고 나는 화장실로 뛰어간다.


 “우에에에에에엑


 언제나 해도 이 일은 역겹다. 그들을 달콤한 말로 그들을 설득하고 그들을 배신한다. 처음 이 이을 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이제는 기억도 안 난다. 나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 놓은 그들이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게 될 것이다. 가디언에 대한 반란의 이유로. 그래서 나가 이 일을 한다. 내가 그들을 심문해서 정보를 얻고 그들이 최소한 살아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이다. 그 누구에게도 용서 받지 못할 일인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지 않는 다면 이들은 죽은 목숨과도 다를 게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이 일을 해야만 한다.


 “………비서? 방금 일을 끝냈다. 언제나처럼 부탁해


 [알겠습니다. 좀 쉬십시오. 대령님]


 나는 정신이 진정될 때까지 화장실에 있었어야만 했다. 진정이 되고 겨우 위로 올라가 내 사무실이 있는 꼭대기로 올라간다. 이곳에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내 전용 침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지금은 눕고 싶다. 침대에 누워서 벽을 바라본다. 벽에는 내가 받았던 각종 훈장들이 가득하다. 피로 얼룩진 훈장들, 더러워진 훈장들이 가득하다. 나는 그것을 외면하고 침대에 얼굴을 파묻는다.


 “세상은 어떻게 된 걸까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일까? 아이들의 생각은 변해가고 언제나 위선자 노릇을 해야 하고, 가디언을 따르지 않는 자는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잡아드리고.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 이 세상은.


 “하지만 가장 잘못된 것은…..나인가


 그럼에도 나는 그들에게 따르고 있다. 머리는 그들이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을 따른다. 내가 지키기 위한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기에 나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고,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


 “이래서는 그녀를 영원히 못 만나겠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무슨 말을 하게 될까? 포기를 하고 싶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녀만큼은 반드시 지키고 싶다.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피곤한 정신을 달래기 위해서 잠에 들었다. 그리고 바란다. 자고 일어나면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지독한 악몽이었기를 바라면서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 입니다. 이번 소설은 상당히 어둡군요. 만약 차원종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어떠셨나요? 사실감이 있었나요? 이 소설은 언제 시간이 된다면 리메이크해서 장편으로 쓸 생각입니다. 그러면 그 때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제나 오타지적과 소설지적 환영합니다. 그럼!
ps.지금부터 크리스마스 전까지 소설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크리스마스때까지 쓴 소설들을 전부 올리도록하겠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무거운 소설이 아닌 러브스토리겠지요. 커플소설을 저번에 댓글 달아주신 커플링과 여기에 달리는 댓글 커플링 전부 써볼 생각입니다.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메일로든, 쪽지로든 전부 확인하겠습니다.(제 메일은 [email protected] 입니다)
2024-10-24 22:42: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