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와 이리나의 생활(하)

버드미사일 2015-12-20 8

 “잘잤다


 어젯밤에 머리 속에 떠오르는 궁금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으나 어떻게 잘 수가 있었다. 지금 시간은 오전 6. 그런데도 아직 이리나가 내려오지 않는 걸 보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다. 무슨 일이 있나?


 “……주무십니까


 내 방으로 올라가서 문을 두들긴다. 반응이 없자 나는 문을 열고 확인한다. 아직도 이리나는 침대에서 자고 있다. 꽤나 빨리 일어나는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직 이르기도 하니 조금 더 자게 두자. 나는 주방으로 내려와서 먹을 것을 준비한다. 아침이라서 음식을 만들기는 귀찮지만 시간도 많으니 만들어 보기로 한다. 간단히 토스트라도 만들자.


 “……….벌써….아침인가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서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를 굽고 있을 때 이리나가 일어나서 부엌으로 온다. 방금 일어나서 모습이 엉망이다. 어제 있었던 일이 기억나서 이리나를 보면서 웃어준다.


 “뭔가!”


 “그냥. 네 모습이 웃겨서


 이리나가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는 창피한 것인지 나에게 화를 낸다. 나는 그 이유를 말해준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옷도 단정치 않다. 마치 어제의 나를 보는 듯 하다. 이리나는 금새 무슨 말인지 이해한 듯 고개를 숙이고 욕실로 들어가서 씻는다. 나는 마저 베이컨과 계란후라이을 굽는다. 잘 구워진 것 같다.


 “. 다 정리했네. 자 아침 먹어


 다 구워졌을 때 정리를 마친 이리나가 나온다. 헤어스타일은 항상 하고 다니던 모습이다. 이리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와서 토스트를 먹는다.


 “혹시….화났어?”


 “……아무것도 아니다


 화났다. 분명 화났다. 이런 반응은 많이 봐왔다.


 “……웃어서 죄송합니다


 “괜찮다. 이제


 이리나는 나의 사과를 받아드린 듯 나에게 말을 한다. 더 화를 낼 줄 알았는데 화가 빨리 풀린 듯 하다. 나는 화가 풀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도 자리에 앉아 토스트를 먹고 있을 때 이리나가 오늘 일정을 물어본다.


 “오늘은 뭘 할 건가?”


 “? 학교가야….아차


 오늘은 월요일. 즉 학교를 가야 한다. 내가 나갈 때나 이리나가 나갈 때는 항상 둘이서 행동하라는 규칙이 있었다. 학교를 쉴 수 없는 나는 이리나를 데리고 학교에 가야 한다. 그럼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인가. 이리나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도 예쁘게 생긴 사람이다. 거기에 외국인이 나와 같이 학교에 온다. 그건 안 봐도 비디오다. 난리 난다. 여자애들은 무슨 오해를 할 것 같고 남자애들은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이런 사람을 그냥 둘 리가 없으며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인식이다. 이리나를 어떻게 학교에 데려갈 것인지 생각하고 있다가 나는 가장 쓰고 싶지 않았던 방법을 쓰기로 한다.


 “여러분! 오늘은 외국에서 온 견학생이 있습니다. 세하의 부모님과 친분이 있다고 하네요! 들어오세요


 “……이리나 페트로브나라고 합니다….부탁드립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수. 그것은 우리 엄마의 이름을 빌리는 것. 오늘 아침에 엄마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설득한 다음 이름을 빌리고 교장선생님께 전화 드려서 이리나가 오늘 하루 견학하려 왔다고 이야기를 끝낸 것이다. 교장선생님께서 성격이 좋으셨다는 점과 우리 엄마의 위상이 강했다는 것이 있었기에 금방 처리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리나는 이렇게 젊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낯선 것인지 얼굴에 홍초를 띄운다. 아니, 학교에 대한 환상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이세하….어떻게 된 건지


 “미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내 앞자리에 있는 이슬비가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본다. 하긴, 그녀를 알고 있다면 당연한 반응이겠지. 혹시나 해서 유리의 표정을 확인했다. 눈이 초롱초롱하다. . 긍정적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이 둘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그것을 고민하고 있자니 머리가 아프다.


 “그럼 어디에 앉고 싶니?”


 “…그럼 알고 있는 지인인 이세하 옆자리로


 이리나가 내 옆자리를 선택하자 반이 시끄러워졌다. 슬비와 유리의 얼굴은 왠지 충격을 받은 듯하다. 같은 반 남자애들은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고 여자애들은 무언가 소근소근 이야기를 한다. 이럴 줄 알았다. 이리나가 내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부탁을 하자 왠지 얼굴이 빨개지면서 자리를 비켜준다. 그것도 모자라서 자리를 털어서 준다. 지극 정성이다.


 “왜 이렇게 소란스럽지? 내가 잘못한 것 있나?”


 반이 소란스럽게 변하자 이리나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에게 물어본다.


 “아니. 네 잘못은 없는데…..내 잘못인가


 이렇게 될 줄은 알았는데 더 시끄러워지니까 왠지 이리나에게 미안해진다.


 “자자! 소란은 그만하고! 이만 아침조회는 끝내도록 할게요. 그럼 모두 나중에 봅시다


 선생님이 소란스러워진 반을 진정시키고 조회를 끝낸다. 선생님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에 나를 쳐다보시고는 씩 웃으시고 나가신다. 나는 그 얼굴에서 즐거운 일을 본 장난꾸러기의 표정을 보았다. 오늘은 편안할 날이 없겠군.


 “저기! 어디서 왔어?”


 “뭐하면서 살아?”


 “세하 엄마랑 무슨 관계야?”


 예상대로 조회가 끝나자 마자 반 아이들이 이리나에게 모여서 각종 질문을 한다. 이리나는 그것이 당황스러웠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당황해 한다.


 “모두. 질문은 하나씩. 이리나가 당황해 하잖아


 당황하고 이는 이리나가 보기 안쓰러웠는지 슬비가 모두에게 충고를 한다. 슬비의 충고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해주었다. 나이스 이슬비. 이번에는 모두가 둥글게 모여서 회의를 한다. 각자 물어볼 질문을 정리하는 것 같다. 나는 관심이 없기에 책상에 누워서 그 광경을 지켜본다. 이내 모든 질문들을 돌아가면서 한다.


 “너는 왜 학교에 왔어?”


 “세하한테서 학교이야기를 듣고 한국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서


 “이리나는 어쩌다 세하 엄마랑 알게 됐어?”


 “세하의 어머니께서 내 고향에 오셨을 때 친해졌어


 “그럼 너도 클로저야?”


 “나는 아니야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반 애들이 무슨 질문을 할지 생각하고 고민해서 이리나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미리 알려주길 잘한 것 같다. 만약 알려주지 않고 그냥 왔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생각만해도 등에 땀이 난다. 그러나 나는 한 가지 생각하지 못한 질문이 있었다.


 “그럼 지금 세하랑 같이 살아?!”


 이 질문이었다. 여자애들이 눈에 빛을 내면서 물어본다. 이리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하려고 한다. 제발 평범하게 대답하기를


 “. 같이 살아


 이리나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답을 해주었다. 안녕. 오늘의 내 평온한 생활아. 그 말을 듣자 반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더욱 흥분한 듯한 얼굴로 쐐기를 박는 질문을 한다.


 “그럼 세하랑은 무슨 관계야?!”


 이런 질문이 나올 거라고 왜 예상도 못 했을까? 예상이라도 했더라면 좀더 원활한 대처가 가능했을 텐데. 이리나는 그 질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이 붉어진다. 이리나의 반응에 반 모두가 더 흥분한다.


 “슬비아. 도와줘


 슬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슬비는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어째서 충격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옆을 돌아보며 유리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하지만 유리는 그저 웃기만 한다. 평소에도 잘 웃는 그녀지만 이렇게 웃기만 하니 무섭다. 이제는 그 웃음에 살기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


 이리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안 한다. 그래. 그렇게 아무 말도 안 하면 된다. 괜히 말을 했다가 무슨 오해를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또 다른 착각인 것 같다. 이리나가 아무 말도 안 하자 이상한 쪽으로 오해를 한 것인지 남자애들은 절망하고 있고 여자애들은 호들갑을 떤다. 이거 설마 이리나와 내가 사귀고 있다고 오해한 모양이다.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언한다.


 “하아….얘들아. 뭔가 오해하고 있다면 그건 잘못 된 거다. 우리는 특별한 사이는 아니야. 알고 있는 지인일 뿐이지. 이리나가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던 것은 그냥 너희가 말을 걸어서 쑥스러워서 그랬을 꺼야. 그렇지?”


 나는 이리나를 보면서 그녀의 동의를 구한다.


 “…..그렇지


 왜인지 이리나가 실망한 듯한 얼굴을 동의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제 오해가 풀렸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반을 둘러본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나를 보는 표정이 정상이 아니다. 다들 나를 쓰레기를 보는 듯한 얼굴로 쳐다본다.


 “둔한 놈


 “역시 둔하네~”


 슬비와 유리도 나를 보면서 한 숨을 쉰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자 석봉이가 나에게 다가와서 어깨를 붙잡으면서 귓속말로 이야기를 한다.


 “세하야. 그 정도면 병이야


 “무슨 뜻이야?”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석봉이는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서 앉는다. 그리고 모두 같은 타이밍에 나를 보면서 한 숨을 쉰다.


 “?! 왜 다들 한 숨 숴?! 내가 뭘 했다고?”


 하지만 나의 질문에 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선생님이 들어 오셔서 나는 모두의 시선을 받으면서 수업을 받아야 했다.


 “으어어어어….왜 다들 나한테 그러냐고


 4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쉬는 시간마다 남자애들은 나를 보면서 피식 웃고 여자아이들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설상 가상 우정미도 와서 뭐라 하고 슬비와 유리는 나를 보고 한숨을 쉰다. 수업 시간은 모두가 나를 한 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미치는 줄 알았다. 이대로 급식실로 가기도 그렇고 소문은 학교에 퍼진 것 같다. 이대로는 급식을 먹을 수 없다. 미리 도시락 만들어 오기를 잘했다. 우리학교 옥상은 자유 출입이기는 하지만 겨울이기에 사람들이 안온다. 그럼 이 곳은 나만의 장소다. 혼자 밥을 먹기에는 최적이다. 급식실에서 도시락은 못 먹고 교실은 이미 포기했기에 내가 선택한 최후의 보루다. 도시락을 꺼내면서 난간에 앉는다. 엉덩이가 차갑다. 역시 겨울이다.


 “여기서 뭐하나?”


 그 때 뒤에서 이리나가 나타났다. 분명 이리나는 여자아이들에게 끌려가서 급식을 먹고 있을 텐데 어떻게 이곳에 온 것 인가.


 “왜 여기 있어? 여자애들이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


 “오늘 급식실에 무슨 일이 있었나 보더군. 그래서 모두 밥을 못 먹고 학교에서 급하게 준비한 대체품으로 식사를 하고 있어

 자세히 보니 이리나의 손에는 밥통과 반찬 통이 있었다. 밖을 자세히 보니 도시락전문 배달 트럭이 있다. 보아하니 급식실이 고장 난 것을 보고 급히 주문했나 보다. 이리나는 내 옆에 앉아서 도시락을 꺼낸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것을 보아 방금 만든 듯하다. 맛있어 보인다.


 “여기 안추워? 그렇게 입고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괜찮다


 “그래? 그럼 됐고


 이리나와 나는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다. 도시락은 맛있지만 역시 춥다. 뭔가 대처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가 한가지 생각이 났다.


 “이리나. 잠깐 등 좀 보여 줘봐


 “갑자기 왜 그런가?”


 “잔말 말고 뒤 돌아봐


 이리나가 이상하다는 듯이 뒤를 돌고 나는 등에 손을 올려 놓는다. 손을 올려 놓자 잠깐 움찔 한 듯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나는 이리나가 입고 있는 코트에 위상력을 전달해서 따뜻하게 한다.


 “따뜻하다어떻게 한 거야?”


 “내 특기가 가열이거든. 옷이 타지 않게 가열하고 그걸 보존만 한다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지. 뭐 자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론을 설명해주고 내 옷에도 위상력을 주입해서 따듯하게 한다. 이건 순전히 나와 이리나가 입고 있는 옷이 위상력을 견딜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서 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 따뜻해서 그런지 밥이 더 맛있군


 “인정. 확실히 추운 것 보다는 따뜻한 게 좋아


 추운 곳에서 먹는 밥보다는 따뜻한 곳에서 먹는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그렇게 이리나와 나는 밥을 말끔히 먹고 다시 내려와서 교실로 내려간다.


 “! 이세하! 어디에 있었어?”


 “그냥 옥상에서 미리 가져온 도시락 먹고 있었는데


 “호오…..그렇단 말이지…..”


 반 친구가 어디 있었는지 물어보길래 나는 생각 없이 대답했다. 그러자 친구는 턱을 쓰다듬으며 의문을 표한다.


 “너 이리나랑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닌 거 맞지?”


 “정말 끈질기네. 아니라니까


 정말 끈질긴 놈들이다. 오늘은 특히 더 끈질긴 것 같다. 왜 이렇게 하나를 가지고 끝까지 끌어야 하는 것일까? 학교를 무사히 끝내고 유니온 본부로 돌아간다.


 “재밌는 곳이구나. 학교라는 곳은


 “재미있었으면 다행이네


 “……..이제 마지막이겠지만


 이리나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한다. 그녀가 이제 학교에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간 학교는 그녀에게 있어서 처음인 학교일 것이다. 그런 그녀가 아쉬우면서도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런 표정을 보자 갑자기 씁쓸해진다. 그리고 이제 몇 시간 있으면 그녀는 유니온에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 일을 모르지만 일상과는 아주 먼 일일 것이다.


 “잠깐 다른 곳 좀 가볼까


 “? 어디를


 나는 이리나를 데리고 액세서리 상점으로 들어갔다. 이런 곳은 거의 와본 적이 없기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와야 할 것 같다.


 “이곳은 왜


 “손님. 찾으시는 물건이라도 있으신가요?”


 우리가 들어서자 점원이 웃으면서 찾아왔다.


 “팔찌 좀 보여주세요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점원은 우리를 2층으로 안내한다. 2층에 가보니 여러 가지 종류의 팔찌들이 가득하다. 모두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런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기 꽃 같은 팔찌가 있는 곳이 있나요?”


 “. 저쪽 입니다


 안내 받은 곳에는 꽃 모양으로 장식한 팔찌들이 가득하다. 촌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은 좋은 디자인들의 팔찌들이다. 나는 둘러보다가 그 중 개나리 장식의 팔찌를 보았다. 작은 개나리들로 장식한 팔찌는 수수해 보이면서도 조화롭다. 분명 개나리의 꽃말이….


 “이걸로 주세요


 “감사합니다


 나는 팔찌를 사고 매장에서 나왔다.


 “이세하. 그런 왜 산 거지?”


 이리나가 그것을 산 이유를 묻는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방금 산 팔찌를 건넨다.


 “이거 네 선물인데?”


 “나에게….준다고?”


 이리나는 팔찌를 받을지 말지 우물쭈물 한다. 보고 있는 내가 답답해서 손을 잡아서 직접 건네준다. 이리나는 나에게 다시 묻는다.


 “어째서 선물을 주는 거지? 나는 너에게 선물 같은 걸 받을 이유가 없는데


 “선물에 이유가 필요한가? 내가 주고 싶어서 주면 되는 거지


 이리나는 나의 대답에 얼이 간 얼굴로 나를 본다. 그렇게 내가 선물을 주는 것이 어색한 것인가? 이리나는 받은 팔찌를 바라보다가 이내 왼쪽 팔에 착용한다. 팔찌는 이리나랑 어울린다.


 “고맙다….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라서


 “그래? 그럼 다행이고


 그리고 우리는 유니온 본부로 돌아간다. 돌아가면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쁜 일을 아니었다. 유니온 본부에 들어서자 유정이 누나가 나를 반긴다.


 “세하야. 딱 맞춰서 왔네? 이제 부르려고 했는데. 그리고 이리나씨. 어서 오세요. 일상생활을 어떠셨나요? 세하가 잘 대해주셨나요?”


 “….꽤나 즐거웠다. 생활도 편했고


 일상생활이 어땠냐는 질문에 이리나는 웃음을 지으면서 즐거웠다고 말을 한다. 즐겁게 지냈다고 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그럼…..? 팔찌 새로 사셨나요?”


 유정이 누나가 눈치도 빠르게 팔찌의 존재를 눈치챈다. 이리나는 팔찌를 바라보다가 이내 대답한다.


 “이세하가 사주더군. 아마 오래 사용하게 될 것 같아


 “~세하가 왠 일이니? 오랜만에 좋은 일도 하고


 “됐어요. 그나저나 일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아 맞다. 그렇지 참. 이리나씨. 당신이 이제 몇 일간 유럽에 가서 그곳에서 임무를 하게 될 거에요. 자세한 건 공황으로 가는 길에 알려드릴게요. 따라오세요


 이리나는 누나의 안내를 받으며 본부 밖으로 나선다. 그리고 문 앞에 섰을 때 이리나가 뒤를 돌아보며 마을 건다.


 “이세하


 “?”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다시 만나지


 “그래.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인사를 끝내고 이리나는 차에 타고 공황으로 향한다. 그렇게 이리나와 나의 생활을 일단 끝이 났다.


 “세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정이 차를 몰고 공황으로 가면서 이리나에게 물어본다. 아마 유정을 이리나와 세하의 관계가 좋아진 것을 보고 관심이 생긴 모양이다.


 “좋은 아이더군. 상냥하고


 “흐음


 “그리고 둔한 사람이기도 해


 “그렇죠? 잘 알아 보셨네요


 “그렇더군


 유정과 이리나는 서로 동감한 것인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왼쪽 팔에 찬 팔찌를 쓰다듬으며 그녀는 공황으로 향한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입니다. 드디어 단편으로 한 소설이 끝이났네요. 좀 더 자세히 쓸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기도 하군요. 사실 이 소설의 배경을 제가 이리나를 처음 만났을 때 상상하고 있던 것을 변형시켜서 만든 소설입니다. 처음에는 세하가 이리나에게 밥을 해주는 소설을 생각하다가 이렇게 변했네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세하가 준 개나리팔찌는 개나리의 꽃말을 찾아보고 했습니다. 네이버 검색 기준으로 희망, 기대, 깊은 정, 달성이더군요. 세하가 무슨 뜻으로 준것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군요.
언제나 오타지적 환영합니다. 그럼 이만!
ps크리스마스특집으로 어떤 커플을 소설로 써볼까 고민중 입니다.
2024-10-24 22:42:3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