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505화- [요청의 시간(要請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2-21 1

그녀가 무슨 목적으로 온 것인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 녀석이 잘 있다는 말을 듣고서는 이제 할 말이 없다며 그냥 가버린다. 그녀가 용병으로서 활동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직은 딱히 할 일도 없으니 돈이나 벌자는 차원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아무리 악명이 높은 거대규모의 회교반군들도 그녀만 보이면 당혹스러워하며 바로 도망가는 것이 현실! 그녀의 눈에 띈 반란군들은 그 이후로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전해지는데 그녀는 절대로 포로를 데리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굳이 녀석을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무슨 이용가치가 있기에 놔두는 건 아닐까? 무슨 가치인지 몰라도 그녀의 생각은 정말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진실! 용병 활동도 할 일만 다 끝나면 바로 귀국하는 그녀다.

 

 

“......무슨 일이지.”

 

너에게 따로 요청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요청이라고. 무슨 요청을 할 생각인지 모르겠군.”

 

... 물어보고자 했는데 갑자기 막혀버렸다.”

 

“......”

 

그간에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느라 많이 힘들었지? 잠시 쉬는 것이 어떠니?”

 

“......잠시 쉬는 것. 그게 무슨 소리지.”

 

오펠리아. 너 그간에 많이 힘들었지? 이젠 내가 너에게 잠시나마 안식을 주고 싶어.”

 

“......”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오펠리아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누군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아무래도 말투를 보면 그녀에 대해서 많이 아는 인물로 추정을 해볼 수가 있다. 어쩌면 오펠리아와 옛날부터 함께해왔고, 그녀가 고독의 마녀가 된 이후로도 그녀와 함께 해왔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가 있는데 오펠리아가 전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듯한 느낌으로 말해도 그 상대방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어떻게든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인다. 혹시 이 사람도 벌처스의 사람은 아닐까? 아니면 신강 고등학교의 학생인 걸까? 개인적인 신상정보도 파악할 수가 없는데, 이 사람의 신상정보를 파악할 수가 없는 이유가 주민등록증(住民登錄證)’ 이라 부르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까 주민등록 자체가 되어 있지를 않은 인간이라 하면 되는 것일까? 그렇게 보면 될까?

 

 

정말로 주민등록증 자체가 없는 인간이라 하면, 이 사람은 법적으로는 애당초 태어나지도 않았고, 또한 존재하지도 않는 존재인 것과 다르지 않다. 아니면 원래는 있었는데 과거의 무슨 불의의 사건사고를 계기로 주민등록 자체가 말소를 당했다거나 뭐 그런 것이 말이다. 그 사람은 오펠리아를 계속 뒤에서 보이지 않게 지원을 해온 것으로 그렇게 추정을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본다. 오펠리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를 훤히 다 읽는 사실상의 유일한 존재라고 봐도 될지도 모르겠다. 본래 사람이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 수는 없는 법인데 아무래도 이 사람의 경우는 오펠리아를 계속적으로 꾸준히 봐온 존재라서 더더욱 그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 사람이 오펠리아를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오로지 시간만이 안다.

 

 

왠지 모르게 그 사람에게서도 위상력이 미묘하게나마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설령 이 사람도 위상능력자(位相能力者)’ 로서 구분해도 된다 하더라도 느껴지는 위상력의 정도가 너무나도 미약하다. 게다가 아무리 보더라도 전투하는 담당으로서도 절대적으로 부적절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이 사람을 위상능력자로 분류를 한다면 앞에서 싸우는 전투부대가 아니라 후방에서 지원을 하는 비전투부대로 분류를 해야만 할 것이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전력 외라고 표기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사람이 오펠리아에게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오느라 많이 힘들었을 거라 말하며, 잠시나마 전선에서 이탈함으로서 안식을 찾으라고 말하는 그 사람. 오펠리아는 그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는 하겠지만 어째선지 그것에 순종하고자 하는 태도는 아니다.

 

 

오펠리아.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

 

유리를 만날 때마다 극도로 차가운 눈빛을 하던데, 그거 무슨 의미야?”

 

“......”

 

남들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고 해도, 내 눈에는 다 보이거든.”

 

“......”

 

오펠리아. 난 네가 평온한 삶을 살기를 바래. 결코 힘들게 살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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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잘하는군. 그렇지? 오펠리아?

 

오펠리아. 아무리 너라도 저 녀석에게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각오해라.”

 

어머나~ 무서워라?”

 

“......”

 

저 녀석 얘기만 나오면 정말로 진지해진다? 아니~ 원래부터 진지하지만?”

 

“......”

 

그렇지? 오펠리아?”

 

“......오펠리아. 아무리 너라도 그 녀석을 건드리는 건 내가 용납하지 않는다.”

 

 

오펠리아가 아무런 말도 못하는 존재일 뿐이라도 자기 내면과의 대화이자 내면의 세계에선 입을 많이 열고서 말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펠리아가 말을 많이 하도록 하는 방안은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의 대화를 보는 것이다. 그녀의 내면의 대화를 보는 것만이 그녀의 속마음이니 속사정이니 여러 문제들을 확인할 수가 있다. 오펠리아의 내면을 보면 좋은 녀석인지 나쁜 녀석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가 없는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펠리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면의 갈등을 빚는 건 아닐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펠리아와 대화를 나누던 그 사람도 그녀를 깊이 생각해주고 있을 터. 지금으로선 누구보다도 더 그녀를 깊이 생각해주는 존재가 그 사람 외에는 없다. 이름도 없는 그 사람이 다른 이들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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