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양>&<방랑자> Act 1-7 할 말

얼티메이트원 2015-10-05 0


 

“...할 말....이라뇨?”

 

슬비는 경계하는 모습을 지우지 않은 채로 회색가면의 사내의 팔을 뿌리치며 거리를 벌린다.

회색의 사내는 그런 슬비를 억지로 붙잡지 않았다.

 

실례했네, 우리 네명은 <방랑자>라고 해.”

 

“<방랑자>?”

 

아저씨들, 집 없으신거에요?”

 

테인의 말에 붉은옷의 사내가 웃자 묵빛의 사내가 여전히 무표정인 채로 붉은 사내의 옆구리를 발로 찬다. 바로 둘이 서로 으르렁 거리자 푸른 사내는 고개를 젓는다.

 

회색의 남자는 그 둘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 미스틸테인. 네 말처럼 우린 집이 없다. 돌아갈 곳이 없지. 그래서 방랑생활을 하고 있단다.”

 

가면에 가려져있지만 왠지 따스한 미소를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그의 대답에 슬비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긴장을 풀었다.

 

저기, 하실 말씀이라는게 뭐죠?”

 

슬비의 물음에 회색의 사내는 그녀를 보며 말한다.

 

“..........너희팀의 맏이, 제이에 대해서다.”

 

“.....제이.......씨요?”

 

그래, 너희는 그녀석이 참전용사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그의 물음에 세하가 답한다.

 

알고 있어요, 우리 엄마랑 같은 팀이었으니까

 

푸른 사내가 세하의 말을 받는다.

 

맞아, 네 어머니와 같은 울프팩 팀이었지.”

 

가만, 그걸 어떻게 아는거죠?”

 

제이는 알파퀸과 같은 울프팩팀이었지만, 영웅으로 칭송받는 알파퀸과는 달리 그는 기록 하나 남지 않은 클로저였다. 저 사실을 안다는 것은 보통 사람이라면 모른다. 그말은 즉, 눈앞의 사내들은 일반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체가 뭔가요..”

 

슬비의 말에 회색의 사내는 말한다.

 

“..........과거 전쟁의 전우였으니까

 

놀란 표정을 짓는 검은양을 보며 회색의 사내는 유쾌하게 웃는다.

 

제안 하나 하마 <검은양>

 

그건 제 권한 밖의 일입니다.”

 

본론이 나오기도 전에 거절하는 슬비를 회색의 사내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말을 잇는다.

 

유니온에 들어가 클로저의 일을 하는 것,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무슨 의미죠? 그건 우리들 클로저들의 존재 의의를 단번에 반하는 말이에요!”

 

슬비가 화난 듯이 말하자 유리가 거들었다.

 

맞아요! 거기에 국가에서 인정한 공무원이라구요! 사람들도 지키고, 안정적인 수입까지 보장된다구요!”

 

왠지 모를 힘이 빠질 이야기지만, 그것은 유리의 신념이다. 슬비도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눈앞의 사내들을 노려본다.

 

“........, 솔직히 귀찮은 일도 많긴 하지만.....그래도 그런 말은 우리 엄마까지 무시하는 발언으로 들려서 심히 불쾌한걸요?”

 

차원종을 처치하는 임무를 가진 클로저야 말로 내 삶의 의미가 있어요!”

 

조용히 있던 세하와 테인이까지 가세하자 회색의 사내는 나지막하고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너희들이 아느냐......유니온의 클로저로써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말로가 어떤건지, 아이들아....너희는 알고 있나?”

 

찐득한 분노와 살의가 닮긴 말, 그것의 대상이 <검은양>을 가리키는 것이 아님에도 그들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너희들이 믿고, 의지하는 제이가, 어떠한 일을 당했는지, 너희는.............!!”

 

그만, 거기까지, 더 이상 말한다면 형들이라고 해도 전력을 다해서 상대할거야.”

 

“.....아저씨!?”

 

선글라스를 껴서 눈은 보이지 않지만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듯이 말하는 제이가 막대사탕을 입에 문 채로 테라스 입구에 서있었다.

 

아저씨 아니야, 오빠나 형이라고 불러

 

“.........제이............”

 

붉은 머리의 사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즉각 답한다.

 

난 이 애들의 보호자야, 말할게 있다면 내가 대신 들어주도록 하지. 아이들은 건들지 마

 

그러고는 <검은양> 앞에 서서 회색의 사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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