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정은 제가 한다? 내가 알아서 다 판단하고 행동하겠다는 걸로 봐도 무방한데, 중간에 무슨 불상사라도 생긴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기겠다는 걸로 해석해도 좋다. 김가면 사장은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이 여자가 나선다면 그 이후에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 때에 무슨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인지 안봐도 비디오이기 때문. 이 여자를 상대로는 절대로 위험한 짓을 안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 김가면 사장은 곧바로 또 정보부장을 사장실로 불러들여 따지는데, 당연히 정보부장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김가면 사장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나오시면 곤란합니다.”

“왜지?”

“어차피 승인한 건 사장님이 아닙니까?”

“......”

“그리고 그 녀석은 제 명령을 따르며, 동시에 제 부하입니다. 그건 아시잖습니까?”

“......”

“벌처스의 현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를 아십니까?”

“현 권력 서열?”

“바이올렛 아가씨가 1위, 하이드 씨가 2위이며, 사장님은 고작 3위에 불과하답니다.”

“이게!?”

“허나 지금은 정보부장인 제가 1위, 마에라드가 2위, 그리고 사장님은 3위에 불과하죠.”

벌처스 정보부장이 회사의 현 권력 서열 1위이고, 직속 부하인 마에라드가 2위이며, 김가면 사장은 고작 3위에 불과하다는 말을 한다. 아니? 3위 이내에도 들지 못한다는 말을 하는 식으로서 말을 바꾸는데 김가면 사장은 때려주고는 싶지만 차마 그렇게는 못한다. 정보부장을 공격했다가는 곧바로 정보부 요원들이 난입해서 무력시위를 할 테니까. 벌처스 회사의 사원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정보부장의 심기를 절대로 건드려선 안 된다. 지금의 벌처스의 권력 서열은 정보부장이 사실상 1위다.

벌처스 내에서는 유일하게 사병부대이자 무장 정보부 요원들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벌처스 사원들의 개인신상정보를 다 보관하고 있으며, 동시에 모든 사원들과 간부들의 약점들까지 전부 다 파악하고 있다. 그 말은 김가면 사장은 물론이거니와 이사진들의 약점도 전부 다 알고 있다는 것. 절대로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 되는 최악의 약점들까지 다 알고 있으므로 함부로 정보부에 덤비지 말자. 정보부와 사이가 극도로 나빠지게 되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라도 처단을 하는 조직이니까.

현 벌처스의 사실상의 비선실세. 그것이 바로 정보부장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장님? 제 심기 건드리시면 곤란해집니다.”

“......”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세요. 이것도 다 벌처스를 위해서랍니다.”

“......”

“없는 죄를 만들어서 보내버릴 수가 있는 게 우리 정보부란 것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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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죄를 만들어서 숙청해버릴 수가 있는 능력을 지닌 조직이 바로 벌처스 정보부다. 그 때문에 벌처스 내에서 정보부는 ‘보이지 않는 은둔형 비선실세’ 라고 농담 삼아 부르는 일부 사원들도 있기는 하다. 벌처스 정보부는 정말 무시무시한 조직이 아닐 수가 없는 일. 이들은 그냥 그렇다는 것. 세계 최대의 반유니온 테러조직은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라고 불리는 그 깃발을 조직의 깃발로 사용하고 있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3군 통합 군기라 불렸던 깃발을 자신들의 조직 깃발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아프리카에 기지가 있는 것으로 그렇게 추정이 되고 있다.

반유니온 테러조직에 걸맞지 않게 온갖 중장비들까지 보유하고 있는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조직. 이들에게 테러조직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들은 엄연히 제국군이니까. 정식으로 국가를 선포하지만 않았을 뿐, 이들은 이미 아프리카 전역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 아프리카 전역에서 내전이 벌어져도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게 무기를 판매하여 아주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누가 이기더라도 결국은 제국군의 지원으로 이긴 것이 되니까.

세계 최대의 반유니온 테러조직. ‘제국 국방군’ 이라고 불러도 되는 이들이 검은양, 그리고 늑대개 팀과 정면대결을 하게 되는 그 날은 과연 언제가 될까? 지금의 그 팀들이 제국군을 상대로 싸울 수가 있는 전투력을 갖추고 있을까? 검은양과 늑대개의 멤버들 모두가 특수요원 및 대원으로 승급한다고 해도 그들과 싸울 능력이 될 수 있을까? 제국 국방군은 차원종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능력까지 있다는 미확인 첩보까지도 있는 그런 극악무도하고도 괴랄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서유리. 오랜만이다.”

“마에라드. 오랜만이야! 그간에 잘 지냈어?”

“물론이다. 그리고 이거 받기를 바란다.”

“어? 이거... 벌처스에서 보내준 거야?”

“그렇다. 김가면 님이 부탁해서 가져온 것이다.”

“아아~ 그래?”

“그렇다. 너 이번에 ‘특수요원 승급심사 시험’ 에 응시할 자격을 갖춰 시험을 본다고 들었다. 일단은 축하한다.”

“에헤헤~ 너에게 축하를 들으니까 부끄러운데?”

“넌 이미 날 이겼다. 그렇기에 넌 나보다도 강하다. 특수요원이 되면 더 강해질 거다.”

‘......절대무적 최강캐인 네가 할 말은 아닌 것만 같은데?’

“김가면 님의 명의로 보급품을 보내는 거니 잘 사용하길 바란다. 난 이만 가보겠다.”

“잠깐만 마에라드!”

“......”

“너 혹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 거야? ‘그 사람’ 이 말한 대로, 너 혹시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돌아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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