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위상대전 -제14화- [실비아. 그녀의 늑대개 체험기! -G 타워 옥상-]
호시미야라이린 2016-09-06 0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해야만 하는 법이다.
트레이너가 늑대개 팀 모두에게 ‘헬리포트’ 라는 곳으로 가서 홍시영을 데려오라고 하는데, 모두들 알았다면서 먼저 향해도 실비아는 잠시 뭔가를 생각한 후에 이동한다. 늑대개 팀 모두가 수색에 어려움을 겪어도 실비아는 홍시영이 분명 차원종들에 들키지 않는 특수한 것을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본인의 조심스레 노래 부르며 위상력을 사방으로 방출시키는 식으로 홍시영을 찾는다. 실비아에겐 아마도 순수 가창력을 활용해 위상력을 사방으로 방출해 찾고자 하는 대상을 찾는 그런 스킬이 있는 모양이다. 비록 초커로 인한 고문으로 인해 예전과 같은 천지개벽 수준의 천상의 목소리이자 가창력을 발휘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력이 남아있는 건지 그 노래를 불러서 홍시영을 찾아내고 헬리포트의 어딘가로 이동한다.
“실비아? 역시 실비아가 맞군요! 혹시라도~ 날 잡으려고 온 건가요?”
“그런 거 아니니까 너무 앞서서 생각하진 말아주십시오.”
“그거 다행이네요? 마침 코트에 이 스프레이를 뿌려서 차원종들에 들키지가 않는데~”
“......”
“다른 녀석들과 달리~ 실비아는 날 붙잡으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네요?”
“누가 뭐래도 전 홍시영 님의 결정을 존중하니까요.”
“눈빛을 보니~ 무표정이긴 해도, 진심이란 걸 느끼겠네요? 정말 고마워요.”
“......”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또 만납시다.”
------------------------------------------------------------------
홍시영이 아주 여유롭게 떠나가고 실비아는 그런 그녀를 잡지 않는다. 아니, 애당초 잡으려는 의지도 없었지만 홍시영이 떠나간 이후라고 해도 이곳 헬리포트에서 그냥 철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많은 차원종들이 남아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차원종들이라고 해서 처리하기가 과연 어려울까? 다른 녀석들도 아니고 실비아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다 가능하다. 뭐 아무튼 헬리포트에서의 차원종 처리를 마치고 다시 G 타워 옥상으로 돌아온 그녀가 트레이너에게 보고하는데 트레이너가 실비아에게 왠지 모를 실망감을 느꼈단다. 타 대원들과 달리 홍시영을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데, 실비아는 홍시영이 아무리 미워도 그녀의 결정권을 존중하겠다는 태도에 뭐라고 할 말을 잃어버린 모양이다. 실비아는 무슨 생각일까?
뭐 아무튼 이번엔 트레이너가 홍시영으로 보이는 사람을 탐지해냈다며 레이더가 가리키는 그대로 ‘유니온 터릿(Union Turret)’ 이란 곳으로 가라고 한다. 유니온 터릿. 그곳이라면 고대용 헤카톤케일을 봉인하고 있는 바로 그 장소인데 혹시 홍시영이 그곳으로 간 것일까? 실비아가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그곳으로 향한다.
기껏 유니온 터릿에 도착하긴 했는데 고대용 헤카톤케일이 날뛰는 건 맞으나 정작 홍시영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터릿의 3개의 위상 억제장치를 아마도 모두 작동시켜야만 하는 건 아닐까? 실비아가 자신의 노래로 추적해보나 역시 무리라면 무리. 아무래도 본인의 노래로 추적할 수가 없는 위치에 숨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홍시영이 제발로 나오도록 유도하고자 3개의 위상 억제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 차원종들을 쓰러트린다. 그러나 섬멸 작전도 아닌 ‘정복’ 작전이라 저 검은 구체를 빨리 부수고서 작동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그거라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위상 억제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선 그 위에 있는 검은 구체로 보이는 것을 파괴시켜야만 하는데 처음에는 무수히 많은 차원종들이 소환되어 나오기에 그것에 보호막이 형성되어 피해를 입힐 수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제되기에, 그것이 해제되어 있는 동안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여 그 구체를 신속히 파괴해야만 한다. 그렇게 1구역, 2구역, 3구역의 모든 구체를 파괴하고 장치를 모두 작동시키는데 성공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홍시영이 그곳에 모습을 드러낸다.
“실비아. 기어이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날 체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맞아요.”
“그렇다면 왜 왔을까? 혹시 트레이너가 시켰어?”
“부인하진 않을게요. 트레이너 님이 시켰어요. 시영 님을 데려오라고.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전 홍시영 님을 데려가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전 홍시영 님의 결정을 존중할 생각입니다.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정하겠다는 걸요.”
“고마워요. 실비아. 맞아요! 내 운명은 내가 정할 겁니다. 타의 강요가 아니라요.”
“......”
“실비아. 이거만은 확실히 말해두죠. 내가 사라진다고 해서~ 당신이 행복해질 수가 있다는 생각은 버려요. 한번 개는 영원한 개. 만약 늑대가 된다고 해도, 그에 따른 후폭풍은 당신이 감당할 수가 없다는 걸요.”
“......네. 알고 있어요.”
“정말 재밌는 인생이었어요. 이젠~ 내 마지막 소원을 이룰 시간이네요?”
“......‘자기 발로 지옥에 들어가는 것.’ 이란 겁니까.”
“응?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혹시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건가요?”
“아닙니다. 다만...... 세상의 그 어떤 고통도, 지옥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말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세상의 고통은 일생이지만, 지옥의 고통은 사후에 영원히 적용되니까요.”
“......실비아? 전 세계의 가희, 역대급 우상, 그리고 여신님이란 칭호를 모두 다 빼앗아서 미안하게 생각해요. 이제 영원히 아이돌 가수로 돌아갈 수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개 팀에 남아줘서, 그리고 내 곁에 끝까지 있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당신은 날 죽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당신을 용서하고자 합니다.”
“......?”
“왜냐하면 당신은 저에게 ‘세계의 가희’ 란 칭호를 가져간 대신, ‘늑대개’ 라는 이름의 그 어떤 무엇으로도 살 수가 없는 소중한 추억과 우정과 동료들을 줬으니까요. 어쩌면 저에게 그 무엇보다도 값지고 비싼 걸 주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http://cafe.naver.com/closersunion/200431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572594&volumeNo=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