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티나]자기희생=Sacrifice - 2 -

내갈길은내가정해 2016-09-04 1

내 앞을 막아선 소녀는, 내가 관리해아 할 소녀인 티나였다.



“ 티나. 무슨 소리야 ? 국장님이 위험하다니까 ! ”

“ 아니, 저 자는 이미 네가 아는 국장과는 다른 사람이다. ”



아직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그녀의 앞으로 데이비드 국장이 걸어나온다.



“ 데이비드. 아직 너의 힘은 불안정하다. ”

“ 아니, 괜찮아. 마침 시험해 볼 참이었으니까. ”



걸어나오는 그 모습에, 어째서 나는 위압감을 느꼈을까.

그는 분명히 일반인이 맞을 텐데.


그러나 그가 귀에 걸려있던 귀걸이를 제거하는 순간,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위험한. 

그러나 분명한 힘. ‘위상력’이 느껴졌다.



“ 그럴수가 ... 당신은, 일반인 이었을텐데 ?! ”

“ 닥치게. 이세하 군. ”



그 닥치라는 한 마디에. 나는 얼어붙는 듯 했다.



“ 정신 차려라. 이세하. 온다. ”



한 편, 아무런 데미지를 받지 않은건지. 하긴 그녀를 향한 말은 나온 적이 없으니까.

그녀는 여전히 위협을 풀지 않고 있었다.


조심하라는 그 말에도 방심하고 있던 나는,

피부를 긁는 듯,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위상력의 파동을 느꼈다.



“ 으아악 ! ”



몸이 뒤로 날려져간다. 이 위상력의 느낌은 ... 칼바크 턱스. 그 이상 ... ?


구로에서의 녀석은, 전력이 전혀 아니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랬기 때문에 강해진 나로써도, 지금의 그 녀석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그의 위상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몸을 급히 일으키고는, 눈 앞에서 버티고 서 있는 티나를 바라본다.



“ 티나 ! ”

“ 걱정 마라. 너는 살릴테니. ”



그 말은 곧,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이빨로 거칠게 수류탄의 핀을 뽑는 그녀의 모습이, 가련하고도 아름답게 보였고.

동시에, 어떤 말이 머릿 속을 스쳐갔다.



‘ 잘 부탁하지. 검은양. ’



불과 30분 전에 들었던 트레이너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호언장담했던 말들. 눈 앞에서 그 누구도 죽지 않겠다고 한 그 말.

그 말이, 움직이지 않던 내 몸을 다시금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잃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면 나는, 싸울 것이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 ... 뒤에서, 지원해줘. 티나. ”



그녀의 앞에, 건블레이드를 들고 서며 그녀를 막아선다.

상처투성이의 몸이 비명을 지른다. 더 이상 움직이는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상처는 둘째 쳐도 엄청난 위상력을 정면에서 받은 몸이, 삐걱거리며 움직이기를 거부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마, 이번 한 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후퇴할 것까지 따지면.

다만, 그의 말이 내 가슴에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역시 일어서는 군. 대단해. 역시 알파 원의 아들인가보군. 검은 양 녀석들이라면 전부 쓰러졌을텐데. 넌 역시 달라. 선택받은 핏줄이라 그거겠지. ”

“ 시끄러워 ... 그놈의 아들 소리. 지겹다고 이젠 ! ”



검에 위상력을 모은다. 뒤에서는 티나가, 잠시 나를 바라보는 듯 하더니, 곧 저격총을 들고 뒤로 물러나는 듯 한다. 빗나가지 말아달라고.



“ 후우 .. 아아아 !!!!!! ”



위상력을 긁어모아 검 안에 담는다.

유니온을 배신한 데이비드. 그건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용서할 수 없었다.


나 개인으로써도, 유니온의 일원으로써도. 절대.



“ 불타 없어져라 !!! ”

“ ... 거기 있군. 목표 확인. ”



티나의 발포.

나의 검격.

그 모든 것이, 데이비드에게 작렬했다.

검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후퇴해**다.


아. 그나저나. 몸이 안 움직인다.

아무래도, 한계까지 끌어냈던 모양이다.

아, .. 결국. 그녀를 지키긴 했네.

내가 희생하게 되었지만.

검을 땅에 꽂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 못한다.



“ 후퇴하겠다. 가자. 이세하. .... 이세하 ? 어째서 움직이지 않나. ”

“ 너나 도망가. 난 힘들거 같으니까. ”

“ ... ”



아무 말 없이, 병장기를 정리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눈 앞의 흙먼지가 걷힌다.

데이비드는 역시나, 상처는 없었지만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손에 푸르른 위상력을 띄우고 있었다.



“ ... 예정보다 빠르지만. 역시 넌 걸림돌이 될 것 같군. 죽어라. 이세하. ”



그래, 뭔가. 길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보람은 찾은 듯 하다.

인생의 의미를 찾았다는 사실이, 그래도 좋았다.

사람을 구한다는 일의 가치를, 알았으니까.



“ 그건 안된다. ”



혼자서 이것 저것 떠올리고 있는데. 뒤에서 무언가를 던지는 소리가 났다.

눈 앞에는... 수류탄 ?

.. 생각보다 죽는 순간은 허무하네.

삶을 포기한 그 때, 뒤에서 부드러운 팔이 내 배를 감싸온다.


무슨 느낌이지, 하고 눈길만을 살짝 돌려보았다.

티나. 그녀가 내 배를 감싼 채 사이킥 무브를 통해 후퇴하고 있었다.

잠시 후, 방금까지 내가 있던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더니 엄청난 연기가 피어올랐다.

확실히, 적 있었으면 끔찍하게 죽었겠다 싶어서 무심코 안심해버린다.



“ .. 날 왜 구한거야 ? ”

“ 나도, 너와 마찬가지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싫으니까 구했다. ”



... 정말, 모순적이다.

자기자신은 희생되더라도 상관 없다고 하는 주제에, 나를 구하다니.


... 진짜, 아이러니하지만. 나와 닮았다.

방금 전의 나와 닮은것 같이 보였다. 기분 탓일까 ?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그녀에게 목숨을 구해졌다는 것 정도.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을 품고 작전지역에서 후퇴한다.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하고, 또 다른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또한, 이 소녀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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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강 차원종 이세하는 제 최고의 역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들을 배신하고 오늘 자기희생 2편을 올렸습니다.

집에 가서는 건방지게 리메이크 2편을 들고 찾아올 것입니다.

2024-10-24 23:11:1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