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 슬비] 사랑해. 사랑해줘 (下편)
Contrasto 2017-05-02 13
“...좋았어...!”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기합을 불어넣었다. 달력을 확인해 보니, 이틀 후 일요일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그날은 나와 슬비의 8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뭐, 조금 이르지만 오늘 기념해볼까.
나는 퇴근 전에 미리 주문 제작을 해 놓은 케이크를 찾으러 근처 제과점에 들렀다.
“저기, 아까 주문 제작 맡겼었는데요...”
점원에게 말하자, 점원이 재빠르게 내가 주문 제작한 케이크를 가지고 나와 나에게 보여주었다.
“아참,”
나는 케이크를 포장하려던 점원을 막으며 말했다.
“죄송한데요, 여기에 펭귄 한 마리 그려주실 수 있나요?”
점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펭귄이요? 그려드릴 순 있는데...”
나는 점원의 물음에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제 아내가 펭귄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나는 주문 제작한 케이크와 함께 진열대에 놓여 있던 샴페인도 한 병 샀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므로, 더욱 호화롭게 기념하고 싶었다.
나는 휴대폰을 들어 슬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동안 착신 음이 들린 후, 슬비가 전화를 받았다.
“어, 나야.”
“왜?”
“으응, 별건 아니구, 오늘은 집에서 밥먹게.”
사실 오늘은 아저씨와 오랜만에 한잔하기로 했지만, 아저씨가 오늘은 무조건 집에 들어가라고 나를 다그쳤다. 물론 아저씨가 말 안했어도 집에 갈 생각이었지만...
“...”
전화기 너머로 슬비의 숨소리가 들렸다.
“...슬비야?”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슬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투로 말을 했지만, 그녀의 말에는 희미한 기쁨의 감정이 섞여있었다.
“으음~ 난 슬비의 요리라면 아무거나 다 좋지만... 오늘은 뭔가 특별한 게 먹고 싶은걸?”
“알았어, 빨리 들어와. 밥 차려놓을게.”
나는 전화를 끊고 마지막으로 들릴 곳을 향해 발을 옮겼다.
자, 어디 한번 가 볼까? 공주님을 만나는데 빈손으로 갈 순 없잖아?
-
어쩌지?
어쩌지어쩌지어쩌지어쩌지어쩌지?
갑자기 세하한테서 전화가 오더니, 오늘은 집에서 먹는단다. 그것도 특별한 게 먹고 싶단다.
나는 결혼한 후 일반적인 가정주부가 되어 가사 전반을 익혀 오면서 그 누구에게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야, 우리 집에서 가장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 꼬마공주님의 입맛을 맞추는 건, 여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주부 경력 8년 차, 최대의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나는 패닉에 빠져 정신없이 요리책을 폭풍처럼 넘겨댔다.
그 때,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유정 언니가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 메시지의 내용은,
-[남자는 장어란다.]
...
나는 순간 그 짧고 간결한 문장 안에 들은 함축적인 의미를 깨달았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마 지금 거울로 확인하면, 내 얼굴은 새빨갛다 못해 토마토 같은 색을 띨 것이다.
“장어, 장어라...”
그리고 나는 책장에서 장어 요리책을 꺼내 찾아보기 시작했다.
-
“다녀왔어-”
나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왔어?”
나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숨이 멎을 뻔 하였다.
슬비는 평소와 같이 앞치마 차림이었지만, 그 안에 입은 옷은 달랐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평소에 슬비가 집에서 입을 옷은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녀는 옷뿐만 아니라 머리와 얼굴도 꾸민 모양이었다. 그녀의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매혹적인 분홍색의 장발은 우아하게 묶어, 한쪽 어깨에 늘어뜨렸다. 옅게 한 화장은 오히려 그녀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 시켰다.
다시 말해서, 그녀의 모습은 나의 이성의 끈을 간단이 끊어버릴 정도의 파괴력의 가지고 있었다.
내가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살짝 볼을 붉혔다. 부끄러운지, 윤기 나는 분홍색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제발 그러지마. 내 이성이 날아갈 것 같다고...!
“그, 그렇게 빤히 쳐다** 마... 빨리 들어오기나 해...!”
“으,응. 그랬지.”
잠시 넋을 놓은 나는 그녀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지금 와서 살펴보니, 부엌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그녀는 내가 들고 있던 케이크와 샴페인이 든 가방을 받아들며 말했다.
“피곤하지? 빨리 옷 갈아입어. 상 차릴게.”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나는 부엌으로 갔다. 보아하니 오늘 저녁은 장어인가 보다.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는 차게 식혀두었던 샴페인을 잔에다가 따라주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저녁 식사였지만,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돌았다.
“오늘 강의는 어땠어?”
이어져오던 침묵을 깬 사람은 슬비였다.
“으응, 뭐 딱히 특별한건 없었어. 그보다 세리하고 슬하는?”
“세리는 소영 언니네 맡겼고, 슬하는 유정 언니네 맡겼어. 하루 동안 잘 놀다 오겠지.”
그래서 오늘따라 조용한 거였군. 확실히 그들에게 맡긴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나타도 딸에게 친구가 생겨서 좋아할 것이고 슬하도 정훈이랑 같이 노는 건 좋아할 것이다.
“뭐,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응. 오히려 맡겨줘서 고마울 정도인걸.”
나는 슬비의 말에 찬성하였다. 오늘만큼은 나도 슬비와 단 둘이 있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갑자기 왜 집에 들어온 걸까?”
슬비는 나를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마 내 속을 떠볼 생각이리라. 그렇다면 그녀의 말에 맞춰줘야지.
“왜긴 왜야. 우리 슬비 보고 싶어서 빨리 들어왔지.”
나도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곳에서 허를 찔렸는지, 살짝 부끄러워 하며 샴페인만 홀짝거렸다.
“뭐야 진짜... 빠, 빨리 밥이나 먹어.”
그녀를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한 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역시 내 아내의 밥이 최고다. 게다가 오늘은 특별히 더 신경을 쓴 모양이다. 무엇보다, 요리에 담긴 마음이 느껴졌다. 요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요리를 하면서 마음을 담으면 요리는 더욱 맛있어진다.
그녀는 정신없이 밥을 먹는 나를 행복한 듯이 바라보았다. 그녀가 냅킨을 들어 내 볼을 닦아주며 말했다.
“볼에 소스 묻었어.”
잠시 뒤, 나와 슬비는 만족스러운 만찬을 즐기고 샴페인을 마셨다. 둘 다 취했는지, 몸이 살짝 더웠다. 그녀를 보니, 그녀의 얼굴은 상기된 듯 붉었다,
슬비는 나를 바라보더니, 머뭇거리면서 내게 물었다.
“당신은... 나를 어떻게 생각해...?”
이것이다. 이것이, 아마 그녀가 그토록 물어보고 싶었던, 단 한 가지.
과연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가.
이것에 대한 나의 답은 하나뿐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 무엇보다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세상을 적으로 돌릴 만큼.
하지만 나는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만약 드러냈다면, 나 자신을 통제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평범하게 그녀를 대했다.
그녀는 그런 나를 보고 불안했던 것이다. 그녀는 나를 여전히 사랑했기에, 여전히 나의 사랑을 원했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내 행동에 대해 반성했다.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있던 무언가가 뜯어진 느낌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당황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나는 그녀를 붙잡아 벽에 세게 밀쳤다. 이제 나와 그녀는 지근거리에 있었다.
“자,잠...?!”
그녀는 무언가 얘기를 하려고 했지만, 내 알바 아니다.
나는 그대로 내 입술로 거칠게 그녀의 입술에 맞췄다.
그 순간, 내 안에서 간신히 이어져있던 무언가가 끊어졌다. 아마 이것은 자제심이리라.
나는 슬비가 뭐가 일어났는지 깨닫기 전에 나의 혀로 그녀의 입안을 훑었다.
나와 그녀의 혀가 얽혀 들어가고, 타액과 타액이 어지럽게 섞여갔다.
그녀의 타액은 농밀하고 달콤했다. 너무나도 아찔하고 중독될 것만 같아, 점점 더 깊이 그녀의 입술과 혀를 범했다.
누가 누구의 것인지도 구분이 안갈 때 즈음, 나는 그녀의 입술에서 입을 뗐다. 그녀와 나의 타액이 실처럼 길게 이어지다 허공에서 끊어졌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그녀는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눈은 반쯤 풀려있었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 모습이 나에겐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나는 혀로 그녀의 하얗고 매끄러운 목을 훑었다. 그녀는 놀란 듯 몸을 움찔거렸다. 나는 아랑곳 않고 목에 이어 쇄골을 훑었다. 그녀는 이미 당혹감과 희열에 섞여,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사랑해 슬비야... 누구보다도 사랑해...”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도 작게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나도 사랑해. 엄청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세하야.”
그러자 이번엔 슬비가 내 셔츠 깃을 잡고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나와 그녀는 다시 한 번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우리는 입술을 떼지 않고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나와 슬비는 침대 위에 쓰러졌다. 침대 위에 올라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옷을 벗겨가기 시작했다.
나는 거의 그녀의 옷을 잡아 찢듯이 벗겨갔다. 그녀의 옷을 한 꺼풀씩 벗겨갈 때 마다 그녀의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그녀는 부끄러운 건지 아직 속옷을 입고 있지만, 양 팔을 교차해 자신의 가슴을 가렸다. 그것이 나에게 마치, 비밀의 정원에 발을 들이는 듯한, 배덕감과 희열감을 주었다.
서늘한 공기가 나와 그녀의 맨살을 스쳤다. 맞닿은 살과 살 사이에서 따듯한 온기가 서로를 어루만져 주었다. 밖에 비치는 달빛에 그녀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녀는 항상 긴치마나 원피스 같은 몸매를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해서 그러지만, 그녀의 몸은 도저히 두 아이의 엄마라곤 믿겨지지 않을 만큼 늘씬했다. 적당한 운동을 통해 유지하고 있는 그녀의 탄력적인 허벅지와 잘록한 허리는 마치 고대 여신상을 실물로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관능적이었다.
내가 그녀를 계속 응시하자, 슬비는 부끄러운듯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케이크.”
“응?”
“네가 갖고 온 케이크, 아직 못 먹었는데...”
“지금 그깟 케이크가 문제야?”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그녀의 남은 속옷마저 벗기기 시작했다. 브래지어를 벗기자, 적당히 부풀어 오른 그녀의 가슴이 수줍은 듯 드러났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그녀와 나눈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쿵쾅대고 내 속의 야생성이 나오려고 안에서 부르짖었었다.
슬비는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말했다.
“마음대로...해줘.”
그 말이 신호가 된 듯이, 나와 그녀는 하나가 되었다.
“흐...읏...!”
처음 그것이 그녀에겐 상당한 자극이 되었는지,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이내 진정되고, 그녀는 다음을 재촉했다.
나는 그녀의 요청에 따라 점차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따금 그녀가 짧은 신음 소리를 내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몸을 멈추지 않았다.
슬비와 함께한지 8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녀와 할 때는 두근거린다. 나의 몸과 마음은 완전히 황홀감과 쾌락에 빠져들어,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이토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녀가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주체할 수 없는 행복이 가슴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서로가 하나가 되어 사랑을 나눈 지 얼마나 되었을까, 나와 그녀는 동시에 절정에 치닫았다.
그녀의 몸이 튀어 오름과 동시에 나도 안에 있던 전부를 내보내었다. 황홀한 기분에 머릿속이 몽롱해 질 지경이었다.
나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그녀의 위로 쓰러졌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감정에 빠져서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아직...아직 모자라...”
그녀의 목소리가 스산하게 들려왔다.
“저, 저기 슬비야...?”
나는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깨달았다. 그리고 왜 미처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을까 폭풍처럼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번개 같은 스피드로 나를 바로 눕히더니 내 위로 올라탔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를 위상력으로 강화하여 내가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하아..하아...아직...아직 한참 모자라... 더줘, 더줘 세하야♡”
그녀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듯 내 위에서 위험할만한 발언을 했다.
아...일났다.
그녀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녀는 할 때마다 ‘스위치’가 들어오는 때가 있다. 만약 도중에 그녀의 스위치가 켜지면, 그녀는 ‘여왕’으로 돌변해 버린다. 그녀의 착실한 모습만 알았던 나는 처음 그녀의 그런 면을 보았을 때, 거의 패닉에 빠졌었다.
“절대 보내지 않을 꺼야. 내가 만족할 때 까지. 날 만족시킬 수 있지?♡”
......참고로 여왕이 되어버린 그녀에게 걸리면, 다음날은 몸성히 일어나긴 포기해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그녀에게 일말의 자비가 남아있길 바라며 빌었다.
“하하...살살 해주세요...제발.”
그리고 내 냉혹한 여왕님에겐, 일말의 자비심도 없었다.
-
“으으윽...”
아침임을 인식한 나의 두뇌가 나의 의식을 각성시켰지만, 나의 몸은 어제의 격렬한 싸움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어서 일어나서 밥 먹어.”
다시 잠의 늪에 빠져 들려 할 때, 목소리가 나를 억지로 건져내었다. 나는 마지못해 젖 먹던 힘까지 사용하여 침대 위에서 일어났다. 온몸의 세포가 피로를 호소하는 듯, 온몸이 삐걱거렸다.
“아, 아얏...”
순간 느껴진 등의 화끈한 고통의 근원을 찾기 위해 손을 대 보자, 그곳에는 심하게 긁힌 자국이 나 있었다. 이 상처는 여왕님으로 변한 슬비가 마지막으로 절정에 치닫았을 때, 무심결에 긁은 것이었다.
나는 등의 상처를 문대면서 부엌으로 가자, 피부가 평소의 몇 배는 윤기 있어 보이는 슬비가 나를 웃으면서 맞아주었다.
“잘 잤어? 어서 밥 먹자.”
그녀가 아침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다리가 휘어질 만한 아침상을 차려놓고, 요 근래 ** 못했던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녀의 환한 미소는 나를 어떠한 불치병 속에서도 치유해주는 효과를 가졌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일말의 슬픔과 무기력함을 느꼈다.
“정말이지... 오늘이 주말이여서 망정이지... 좀 봐달라고...”
내가 그녀에게 푸념 아닌 푸념을 내뱉자, 그녀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어머? 당신도 중도부터는 나보다 더 진심 이였으면서. 안 그래? 알.파.프.린.스?”
“으, 으윽...”
실제로 나도 중간부턴 진심이 되어 그녀를 상대했기 때문에 할 말은 없었다.
“몰라... 오늘은 주말이니 푹 잘 꺼야. 게임 안 해.”
그렇게 말하면서 한 술을 떴을 때였다.
슬비의 눈이 순간적으로 먹이를 노리는 야생동물 처럼 변했다.
“그래? 오늘부터 주말이니 오늘밤도 잘 부탁해♡”
나는 얼어붙었다. 겉으로 보면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속에서는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하, 하하... 제발 좀 봐달라고...”
나는 허탈하게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리고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들고 그녀를 불렀다.
“슬비야 이리 와봐.”
그녀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나에게로 왔다.
그녀가 내 앞에 서자, 나는 그녀를 뒤돌려 세우고, ‘그것’을 그녀의 목에다가 걸어 주었다.
그것은 로즈골드 색의 작은 하트모양 목걸이였다. 하트의 중앙에는 작은 핑크빛 보석이 박혀있었다.
“이건...?”
그녀는 목걸이를 보자 놀라서 내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그게... 이번에 결혼기념일이잖아. 나 같은 사람하고, 결혼하고,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고...”
내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말한 것과 반대로, 그녀는 감격에 겨워 입가를 가리고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고,
“고마워...고마워요, 당신과 결혼할 수 있어서, 당신과 같이 살수 있어서... 사랑해요...!”
나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눈부신 미소를 보여주었다.
오늘도 나와 그녀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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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10 년 후]의 외전격 소설인 세하슬비의 [사랑해. 사랑해줘]가 끝이 났습니다! 이것이 저번에 예고했던 말도 많고 탈도 많을 하편이었습니다...! 제발 관리자 님이 짜르지 않았으면 하네요ㅋㅋ 만약 이 소설이 짤린다 하면 공홈에는 하편의 편집된 소설을 올리고 무편집본은 인벤에다 올려 링크를 걸 예정이니 특히 세하슬비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꼭 봐주시길 바랍니다ㅎㅎ
이번 외전을 쓰면서 단순히 세하 슬비의 달달한 로맨스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본편인 [10년 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떡밥 요소들을 넣어 놓았으니 이것 또한 제 소설의 리딩 포인트가 되어 독자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렸으면 하는 바 입니다.
이렇게 늦어진 외전 소설에도 관대한 마음으로 봐주신 여러분과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신 서클원 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다음 부터는 다시 본편인 [10년 후]로 찾아뵙겠습니다. 과연,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선 누가 나올 것인지, 많은 기대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