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위상대전 -제139화- [그간에 미안했어요. 하이드]
호시미야라이린 2016-12-18 0
하이드 집사의 오랜 친구이자 현 벌처스 정보부장이란 그 집사에게 물어봐도 마에라드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 그 자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 세계의 그 어떤 위상능력자보다 강하기 때문인데 이미 그녀의 앞에 부활 캡슐이 결코 무의미하단 것을 몸소 입증하기까지 했던 바, 벌처스 정보부가 마에라드를 버린다는 것은 스스로 자폭하겠다는 것과도 똑같은 일. 뭐 그렇다고 생각해두자. 하이드 집사가 이런 저런의 말들을 다 해주는 덕에 마에라드도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으니 이거 왠지 모르게 고마운 일. 아직까지는 뭐 특별한 기척도 느껴지질 않으니 언제나 평온하다.
검은양과 늑대개 멤버들이 다시 돌아왔으니 며칠간 집으로 돌아가서 쉴 수가 있는 사실상의 휴가를 얻은 셈인데 모두들 좋아서 어쩌지 못하는 건 심히 당연한 일. 난데없이 유리가 바이올렛의 손을 잡는데, 이에 바이올렛이 어딜 데려가는 거냐고 묻자 우리 집으로 같이 가자는 것. 어차피 하루만 우리 집에서 놀자는 건데 안 되냐고 눈이 초롱초롱 빛나며 애원하자 그녀도 으윽! 이라는 표정을 짓더니만 결국은 한숨을 내쉬고는 승낙한다. 하이드 집사에게는 오늘 하루는 특별휴가이니 집사도 그간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라며 보내준다. 처음에는 사양해도 결국 떠난다.
유리네 집으로 가자 가족들과 동생들이 반겨주는데, 이 부잣집 아가씨와 같이 생긴 분은 누구냐고 묻자 유리는 해맑게 웃으며 자기 친구라고 얘기한다. 당연하지만 바이올렛이 당혹스러워하며 이게 거짓말을 할 때에도 침도 안 삼키고 하다니 정말 가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리의 부모님들이 의아해하는 반응에 얼떨결에 그렇다고 대충 둘러대는데 바이올렛 본인의 특성상 존댓말을 사용해버리고 부모님들은 참 재밌는 친구를 둬서 부럽다고 해준다. 이렇게 예의바른 듯한 느낌의 친구는 어디서 사귄 거냐고 물을 정도. 당연한 것이지만 일하다가 사귄 친구라고 하면 된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유리. 피곤한데도 가족을 위해 언제나 헌신한다.
“서유리 양? 그렇게 피로에 지쳤으면서도 가사를 하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응? 아아~ 바이올렛은 잘 모르겠구나!”
“무... 무슨 소리죠?”
“그렇잖아? 넌 집사님이 다 해주니까 모르겠지만~ 난 아니거든.”
“......”
“네가 ‘양갈비 스테이크’ 라는 걸 먹다가 집어던질 때에, 난 ‘컵라면’ 이라 부르지? 그걸 겨우 먹었거든.”
“......?”
“네가 ‘집사님’ 이 대신 다 해줄 때에, 난 ‘나 스스로’ 의 힘으로 모든 걸 다 해왔어.”
“......”
“네가 ‘영재교육’ 이라는 걸 받을 때에, 난 ‘일반교육’ 정도에 불과해 너와 비교해도 모든 게 밀릴 수밖에 없어.”
“......”
“하지만 다 괜찮아. 익숙하니까. 그리고 지금은 너와 함께 할 수가 있으니까.”
“......함께? 함께할 수가 있다고요? 무슨 말이죠?”
“마에라드가 이렇게 말했거든. 만약 내 라이벌마저 ‘하이브리드(Hybrid)’ 속성이 아니라면, 하이브리드는 결국 나 혼자 남고... ‘하이브리드 위상무기’ 도 오로지 나만을 위한 무기로 전락하게 될 거고, 대거 폐기처분이 불가피하게 되었을 거라고. 하지만 네가 와줬기에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거든.”
“......마에라드 선배. 말이죠?”
“뭐? 마에라드 선배? 아하하하하! 바이올렛 너도 참 재밌는 애네?”
“서유리 양과 동갑인 건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보다 더 일찍 왔으니 선배라 부르는 것은 당연한 거에요.”
유리와 바이올렛의 대화는 그 이후로도 계속 진행된다.
벌처스 사장의 외동딸인 바이올렛은 남매나 자매가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지 못하기 마련인데, 이번에 서유리의 집에서 하루 정도 머무르며 그것에 대해 느꼈으면 하는 바. 하이드 집사도 바이올렛 아가씨가 어떤 상황인지 도청기를 통해 다 들으며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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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리와 바이올렛이 그 집을 나와 다시 공중전함 램스키퍼로 돌아온다.
원래는 하루 정도를 있으려고 했지만, 휴가가 예정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최소 1주일이 아닌 1개월 정도로 늘어나게 되었고 이는 곧 유리의 집에 더 머무르게 되며 일반서민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을 하게 된 바이올렛. 램스키퍼로 돌아오자 하이드 집사가 서유리 양과 함께 휴가는 잘 보내고 왔는지를 묻고 바이올렛은 역시 서민들의 집은 자기가 생활할 곳이 아니라고 하다가 이내 두 눈을 잠시 감더니, 하이드 집사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지금까지 하도 못되게 굴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 하... 하이드!”
“네. 말씀하십시오. 아가씨.”
“미... 미안해요!”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아가씨?”
“지금까지... 지금까지 못되게 굴어서 정말 미안해요! 나 때문에 고생만 하고......”
“아... 아닙니다, 아가씨! 아가씨를 보필하는 건 집사의 의무니까요.”
“하이드 집사님. 아무래도 서유리 저 녀석의 집에서 지내본 덕에 성격이 좀 변한 모양입니다.”
“마에라드 님은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식출시가 되면 지금의 기억들이 모두 초기화가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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