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양>&<방랑자> / Act.1-6 <조우>(수정판)
얼티메이트원 2015-09-24 0
“가면을 쓰고 짙은 회색옷을 입은 <방랑자>이란말이지..........”
데이비드는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앞에는 김유정 요원과 클로저 제이가 함께 있었다.
제이가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유정의 옆에 나타난 <방랑자>는 결코 무시못할 존재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니....”
제이가 분한 듯이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그들의 주 목적은 자신이다. 강경책을 내놓는다면 검은양과 유니온이 언제 습격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처지이다.
“.......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섞인 제이의 말에 데이비드는 한숨을 내쉬며 답한다.
“그들은 제이, 자네에게 유니온이 했던 짓을 어렴풋이 눈치챈 것 같더군.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짓을 했는지는 알지 못한 듯 해. 우리로써는 다행인 일이지.”
“........만약에 알았다면........”
“......이미 그들은 우리를 향해 공격했을거야”
두 남자의 대화에 궁금증을 참지 못한 듯이 유정이 끼어들었다.
“자..잠시만요! 도대체 제이씨의 몸에 무슨짓을 했다는거죠?”
“이것은 극비네. 말할 수 없는 일이야.”
데이비드의 단호한 대답에 그녀는 순간 화를 느끼고 따지려 드는 순간 제이가 흥분한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요 제이씨.”
“진정해 유정씨. 과거의 일이야.”
“그게 무슨상관이죠!? 전 제이씨의 관리요원이에요. 알 권리가 있다구요!”
분하다는 듯이 소리치는 유정을 바라보며 제이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유정씨, 아직은 때가 아니야. 유정씨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관리요원이기도 해. 나로인해 아이들에게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원치 않아.”
“그치만.......!!”
“유정씨, 날 믿어줘. 때가 된다면 알 수 있을거야. 그때는 유정씨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알게 될거야.”
“읏......이....이...바보들.....!!”
순식간에 눈물이 맺힌 유정은 “바보들끼리 잘해봐요!”라고 소리치며 사무실에서 나가버렸다.
“...............이런......울려버렸네.”
제이의 말에 데이비드는 쓴웃음을 짓는다.
[강남역 인근 카페]
“오오옷...오오오오오!!!!!!”
평소와 다름없는 카페일 터인데 흥분한 세하의 목소리가 문을 통해서 새어나온다.
오늘은 다른 볼일 때문에 평소보다 늦게 약속시간에 나타난 분홍머리의 소녀, 클로저 이슬비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카페가게 밖으로까지 들리도록 소리를 지르는 멍청이를 응징하기 위해 거칠게 문을 연다.
열고서 저 게임바보를 응징하리라
“야 이세하! 너......?”
응징....이라는 단어가 쏙 들어가버린 슬비는 테라에 있는 카페 상황에 말을 잇지 못한다.
“형! 엄청 잘하시네요! 전 아직도 이 구간 클리어하는데 오래걸리거든요!”
“아냐아냐 세하꼬마, 네 실력도 상당한거야. 난 네 나이때는 그렇게 못했거든.”
붉은머리의 사내와 세하가 서로 게임기를 들고 노는 모습과
“그래서 그때 저 무지하게 음침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멍청이가 글쎄~”
검은양의 막내인 테인이와 유리에게 이것저것 얘기 하며 호수처럼 푸른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는 사내와 그런 사내를 주먹으로 후려치는 검은옷의 사내,
그리고 마치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웃는 아이들을 보며 슬비는 혼란에 빠졌다.
“앗, 슬비누나에요!”
테인이가 혼란스러워하는 슬비를 보더니 쪼르르 달려가 슬비의 품에 안긴다.
“어서와요 누나!”
평소같으면 테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반갑게 인사할 슬비였지만 현상황으로 인해 미처 반응하지 못하는 그녀다.
“저기.......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유리는 웃으면서 답한다.
“앗, 어서와 슬비야! 있지있지 전에 카페에서 만났던 그 붉은머리 아저씨 있잖아! 아저씨가 소영언니가 파는 분식점에서 우리 주신다고 많이 사오셨대!”
상당히 반가워하는 유리와는 달리 슬비는 이내 냉정하게 사고하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또 저희가 민폐를 끼친게 있으신가요...?”
공손히 인사하는 슬비를 보며 검은옷의 사내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들은 웃으며 인사를 받는다.
“무슨소리야! 전혀 시끄럽게 굴지도 않았다고!”
세하의 항변에 슬비는 그를 째릿 노려보고는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시끌벅적하게 이야기하는 카페 테라스에 있는 인원들을 보며 짧게 한숨을 쉬고 달달한 케이크를 한입 베어문다. 그런 그녀의 옆으로 회색옷의 가면을 쓴 남자가 앉는다.
“보게되어 반가워 슬비양, 이야기좀 할 수 있을까?”
전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슬비가 놀라며 일어서려 하자 가면의 사내는 그런 그녀의 팔을 붙잡고 진정시킨다.
"진정해,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온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