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강고 미술부에는 문제가 있다! 00화. 시작합니다!
티나벨라 2016-08-09 0
※ 클로저스 캐릭터들만 나오는 평범한 일상물입니다.(위상능력자라는 말 일제 등장하지 않습니다.)
※ 약간의 학원물 요소 존재. 컾링도 조만간 등장할 예정.
난 그림 그리는 게 좋다. 좋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일면 말하는 '재능' 이라는 것도 가지고 태어났다. 다만 문제점이 있다면 내가 가진 재능은 일반인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지만 실제로 '재능' 이 있는 사람과 비교해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림 그리는게 좋아서, 특히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모습을 스케치북에 담는 걸 좋아해서, 난 내 '재능' 이라는 걸 담을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했다.
다행히
힘들지는 않았다. 그림 그리는 거 자체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점차 내 그림 실력도 늘어나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미술
쪽으로 진로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하나 존재했다.
어렸을 때, 그림 보는 걸 좋아해서 엄마한테 ** 근처에서 열리는 미술전시회를
간 적이 있었다. 무채색의 벽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뺏는 화려한 색상의 그림들을 보는게 유독 즐거웠다.
그 중 빨간색과 파란색이
소용돌이치는 그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서 그곳에만 있자니, 한 여성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이 그림이 마음에 드니?
고개를
올려다본 여성분은 나를 향해 다정한 눈빛을 보내셨다. 연한 분홍색의 립스틱이 발린 입술의 끝이 올라가있었다. 아마도 그림 구경을 하는 내가
대견스러웠던 모양이다.
-네! 전혀 어울릴거 같지 않은 색이 조화롭게 있으니 너무 이쁜거 같아요!
-어머.
그분은 손으로
입을 막으셨다. 그 손가락 사이에서는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애기가 생각보다 보는 눈이 좋구나. 이 그림, 사실은 이 아줌마가
그린거란다.
-지, 진짜요? 저도 나중에 아줌마처럼 저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눈을 반짝이며, 양손을 병아리가
날갯짓을 하듯 파닥거리는 내가 귀여웠는지 그분은 자신이 묶고 있던 검은 머리끈을 풀러 내게 건네주었다.
-소중히 간직하렴. 나중에 이
아줌마가 널 알아볼 수 있는 표시로.
-저, 저한테 주시는거에요?
-그래. 나중에 꼭 화가가 되어서 만나는거다. 그럼
이만.
나에게 리본을 준 그분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이름을 떨치는 유명화가인 '서지수' 씨라는 걸 알게 된건 한참 뒤의
일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이슬비라고 합니다...고, 고등학교는 처음입니다...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재. 난 그 이후로 서지수씨가 준 리본을 늘 하고 다녔다. 오늘도 그 리본으로 묶은 일명 '사과머리' 스타일. 원래라면 입학식날 등교를
했어야할 고등학교였지만 사정이 생겨 입학하고서 한달 뒤에야 정식적인 인사를 반 아이들에게 하게 되었다.
한달 동안 어느 정도 친해진
아이들 속으로 나라는 존재가 나타난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왠지 미안해지기도 했다. 그러던 말던, 반 아이들은 뒤늦게 신고식을 치룬 나에게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다. 담임 선생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슬비는 저기 보이지? 맨 뒷자리에 자리가 하나 남았으니 저기로 가서
앉으렴."
"네."
지정된 내 자리로 가는 동안 반아이들과 가벼운 눈인사를 했다. 목적지인 빈자리에 도착했다. 가방을 내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매우 꺼려했다.
어찌되었든 인사는 그럭저럭 넘어갔으니 이제 수업 받을 준비를...
'응...?'
내 옆에 앉은 한 남자아이. 조례건 뭐건 신경쓸거
없다는 듯이 자신이 가지고 온 휴대용 게임기에 온갖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 내 관심이 가는 것은 저 남자애의 얼굴을 어디서 본거
같다는 것이었다.
어디서...보았더라...?
그 순간, 남자애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남자애쪽에서 금방 시선을 거두기는 했지만,
짧은 순간이라도 시선이 제대로 마주쳐오자, 그제야 깨달았다. 왜 자꾸 어디서 본 얼굴을 하고 있는거 같은지.
그리고
놀라웠다.
왜...서지수씨를 꼭 닮은 남자애가 왜 내 옆자리에 앉아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