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전체는 바로 ‘대한민국 강금 특별행정구’ 라고 불린다. 그곳의 바다에서도 여전히 불법조업을 일삼는 대규모 원양선단과의 싸움으로 여념이 없는데 강금 특구는 불법조업을 일삼는 어선이라 부르지 않고 ‘해적선단’ 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강금 특구의 해안경비대는 해적선단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는 집단으로 유명하다. 마치 항모전단이라 착각을 하게 만드는 수준의 기동전단을 동원해 해적선들을 나포하는데 만약 저들이 저항한다면 현장에서 바로 포격을 가해 격침시키는 모습까지 취한다. 물론 격침시키다가 해당 해적선의 선원들은 어떻게 될까? 혹시 구해주고 체포할까? 그런 거 없다. 설령 올라오려고 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소총사격을 가해 사살한다. 그 때문에 강금 특구 일대의 바다는 격침된 해적선들과 시체들로 가득하다.

전남 신안군의 홍도 앞바다부터 여수 앞바다까지의 범위를 다도해라 부른다고 하는데, 이곳의 자체 해안경비대도 ‘황당선(荒唐船)’ 들이고 나아가 해적선인 그것들을 상대하기 위해 아주 그냥 과무장 수준으로 중무장을 한 경비함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본토수복을 이룬 이후라고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계엄령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계속 행동하고 있는데 어차피 이래도 저래도 망한 인생이니 한번 제대로 하자는 식인 걸까? 다도해 특별행정구는 그곳에 거주하는 거주민들과 학생들까지 해적선 소탕에 동원되고 있는데 제대로 된 군사훈련도 받지 못하고서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정부는 특별행정구 사람들을 사실상의 ‘총알받이’ 삼아서 그냥 다 희생시키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뭐 정부는 돈만 잘 챙겨서 가면 되는 거니까. 사실이다.

“요즘 할 일이 없으세요?”

“......”

“아닙니다. 실례했습니다.”

“그냥 할 말이 있으면 그대로 해도 된다.”

“네.”

“......”

“우리들도 드디어 우리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왔네요? 이곳 지구에요.”

“......”

“우리 선조들이 이 지구를 떠나고 과연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걸까요.”

“모르겠구나.”

“수호의 크림조랜더. 선배도 그걸 잘 모르시는 거로군요.”

“모를 수밖에 없다. 선조들의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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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처스 정보부에 나와 있다는 기밀문서에도 모든 것을 다 시원하게 털어놓는 그런 내용은 없다. 크림조랜더라 불리는 그들이 과거엔 ‘디멘션 밀레시안(Dimension Milletian)’ 이라고 불렸다는 내용도 없다. 그들이 크림조랜더라는 내용도 없으니까. 그들의 선조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도 알 수는 없으나 그래도 수호의 크림조랜더의 말에서 지구에서 살았다는 걸 알 수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침략자들이자 악마들에 의해 삶의 터전이자 그들이 말했다는 소위 ‘낙원’ 이라는 곳을 잃고 그곳을 떠나 정처 없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크나큰 재앙이 일어나 많은 이들이 죽거나 다쳤고, 결국 그들은 지구의 그 어느 나라에서도 받아주지 않았고 지구의 어디에서도 살 수가 없게 되어 지구를 떠나 태양계 바깥까지 갔다.

태양계 바깥의 머나먼 우주까지 떠난 그들은 그곳에서도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태양계 바깥의 드넓은 우주에선 인간들이 아닌 외계인들이 거부하고 또한 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들은 여기서마저 더 물러설 수는 없었기에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었다. 외계인들의 수가 억, 조, 해, 경의 수준마저 훨씬 초월하는 규모였는데 이에 반해 그들은 점 하나 찍기도 사치일 정도로 심히 적은 숫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국 외계인들을 굴복시켰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금 현재 이 지구에 있는 크림조랜더는 수호의 크림조랜더를 제외하고 다른 2명이 더 있는데 누군지는 이미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인 제3의 종족 크림조랜더가 여전히 가장 작은 종족이지만 사실상의 우주최강이다.

크림조랜더라 불러도 되고, 디멘션 밀레시안이라 불러도 되는 그들은 사실상 우주최강의 전투력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할 터. 어디까지나 그냥 루머일 뿐이지만 그들은 ‘제3위상력’ 의 정도가 아니라 ‘제4위상력’ 이라도 지녔을 거라고 한다. 그러니까 어느 옆동네의 애니메이션으로 비유하면 슈퍼 초사이어인? 뭐 그런 거라고 하면 될까?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인간과 차원종들도 크림조랜더들을 괴롭힐 수도 없고 싸움을 걸 수도 없다. 인간들이나 차원종들이나 자신들이 쫓아냈던 ‘쓰레기’ 종족이 지금은 사실상의 ‘우주최강의 전투종족이자 전투민족’ 이 되어 다시 지구로 돌아왔으니 오죽할까? 자칫하다가 자신들이 보복공격을 당하게 될 수도 있기에 이젠 모두가 그들에게 저자세를 취하고 굽실거리는 태도도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살고 싶다면 버려야만 한다.

“이야아~ 대단한데? 이게 13살의 실력이야?”

“과대한 칭찬은 부끄럽습니다. 송은이 경정님.”

“너, 이름이 젤로시아라 했지? 정말 빠른데?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만 같아!”

“과한 칭찬이십니다.”

“젤로시아. 원한다면 우리 특경대에서 데려가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저에겐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그... 그래? 하... 하긴~! 이제 겨우 13살인데......”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응~ 잘가!”

“송은이 경정님.”

“어? 채민우잖아?”

“저 아이, 젤로시아라 했습니까? 정말 강해서 놀랐습니다.”

“나도 놀랬다. 어떻게 시작소리와 함께 바로 등 뒤에서 칼로 목을 겨누는 건지......”

“순간적으로 저의 눈에는, 젤로시아가 진짜 악마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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