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2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6-15 0

D - 93일.

 

-안녕하십니까? KBS 아침뉴스입니다. 오늘 이시간에는 최근에 발생한 의문의 실종사건에 대해서 저희 팀이 취재에 나섰습니다. Union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김대기 기자?

 

-네. 여기는 Union 차원종 대책본부입니다. 현재 Union의 대표가 나와서 이번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Union에서는 이 사태가 라이칸 토스의 짓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에 뒷받침할 근거도 밝히고 있습니다.

 

TV화면에서 김대기 기자의 얼굴 뒤에 단상위에 선 데이비드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며 데이비드의 연설하는 중에 플래시가 수차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라이칸 토스를 몇번 검거해서 사살하고, 그 차원종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이빨성분에 사람 DNA가 발견되어 사람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뼈의 성분도 함께 발견되어서 지금까지 의문의 실종사건은 전부 라이칸 토스의 짓이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또한 라이칸 토스의 몸 구조는 사람과 다를 바 없어서 우리가 가진 장비로도 구별하기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들과 우리 인간에게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은 주로 육식을 하지만 채식을 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그것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협조해주셔야 더 이상의 피해없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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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Union은 바보가 아니었다. 내 예상대로다. 뉴스를 보기를 잘한 거 같다. 라이칸 토스들에 대해서 그들도 알아챘기에 이제 조만간 내가 다니는 학교에 찾아올 게 뻔했다. 오늘 아침식사로 시험삼아서 미각을 없애는 약을 마셨다. 그러자 김치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음식을 먹는 재미가 떨어져버렸다.

 

"석봉아. 요즘 계속 학교에 빠지니 엄마 아빠는 걱정이구나."

 

걱정할 만도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학교를 너무 빠지긴 했다. 세하가 부모님에게 사과한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괜히 석봉이를 괴롭게 한 거라고 말이다.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번에 미각검사를 할 가능성이 높으니 이번에는 순조롭게 넘어갈 수도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연기를 잘해야 된다.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계속 짓다간 의심사게 되니까 말이다. 어떻게 해야될 지 몰라서 고민을 했다. 오늘 이대로 학교에 가도 될지 말이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와라."

 

부모님은 언제나 나를 걱정하신다. 그거야 당연하다고 느껴지지만 말이다. 나도 라이칸 토스가 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클로저나 되었으면 그나마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다. 내가 위상력 능력자였다면 라이칸 토스가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게 훨씬 불안하지 않고 안정적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일할 수도 있어서 기분이 좋을 거 같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며칠동안 불안해하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나와 라이칸 그룹은 Union을 상대로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된다. 들키는 순간 끝이니까 말이다. 슬비에게도 몇번 의심당했지만 이제는 의심을 거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직 모른다. 또 언제 의심을 당할지 모르니 말이다. 나는 철저하게 그들과 두뇌싸움을 해야만 했다. 정체를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의 대결을 말이다. 그들을 죽이지는 않는다. 나는 언제까지나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고 싶어했으니 말이다. 강재호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되지 않으려고 나는 노력할 것이다. 예외도 있다는 것을 꼭 내 손으로 증명해 낼 것이다. 나는 화이팅이라고 외치면서 학교에 등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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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봉아. 미안했어. 너를 의심해서 말이야."

"괜찮아. 이제는 의심안하는 거지?"

"그래. 슬비도 이제 너를 의심안하기로 했거든."

"다행이야. 세하마저 나를 괴롭히는 거 같아서 학교가기가 싫었었는데..."

"미안해."

 

세하는 진심으로 나에게 사과했다. 확실히 친구를 의심한 것은 사과받아야할 일이긴 하다. 나는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받아들였다. 그러고 보니 준우가 안보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하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나도 의문이야. 며칠 째 학교에 나오고 있지도 않았어. 아마 슬비에게 엄청난 상처를 받아서겠지."

"그래?"

 

준우가 학교에 안나왔다? 겨우 그 정도 일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말이 안 되었다. 그러고 보니 반에 있는 학생들 수가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오늘은 사람이 많이 없네."

"현장체험간 학생들이 있었어. 하지만 거기 가서는 돌아온 사람 없다고 해. 아마 라이칸 토스의 짓이겠지. 용서못해."

 

내가 학교에 안나오는 동안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에 신청해서 나갔다는 것이다. 물론 안나간 사람도 있었지만 말이다. 세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클로저였기에 작전대기중이었으니까 말이다. 현장 체험간 학생들 중에 라이칸 토스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라이칸 그룹이 할 리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제까지 생물학 연구소를 습격했으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어제 Union 생물학 연구소에 도둑이 든 거 같아. 그런데 당시에 근무를 섰던 정도연 박사님이 행방불명이 되었어."

"정도연 박사?"

"아, 너는 모르겠구나. 슬비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연구원이었어. 좀 이상하긴 했지만 말이야. 가끔 그녀가 힘들어할 때 상담을 몇번 해준 적이 있었거든."

"스... 슬비가?"

"그래. 라이칸 토스에 대해서 굉장히 증오하고 있어. 슬비가 참 안 됐지."

 

이거 일이 더 꼬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라이칸 토스에 대해서 슬비가 더 증오하는 감정을 가졌다? 이렇게 되면 라이칸 그룹을 추적하는데에 집중하여 가까운 시일안에 그들과 충돌하게 될 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그것만은 막아**다. 이제 좀 평화롭게 지낼까 했는데 이게 뭐란 말인가? 세상은 나를 잠시나마 가만히 내버려두는 일이 없는 듯 했다. 내가 라이칸 토스라는 사실을 알면 슬비는 반드시 나를 죽일 테니까 말이다.

 

"여어, 친구들. 반가운데?"

 

보기 싫은 얼굴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박준우, 그가 오늘은 왠일인지 싱글벙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