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12 0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라이칸 토스가 되어버리는 사람이라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된다. 어떻게 인간이 차원종으로 될 수 있단 말인가? 차원종이 무슨 인류의 조상으로부터 진화되어온 존재도 아닐테고, 차라리 그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더 이해가 안된 건 라이칸 토스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그렇게 많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내 소개부터 하지. 내이름은 최태인이야. 여기 라이칸 그룹의 리더지. 여기 왼쪽에 있는 녀석부터 소개하자면 인천고등학생인 강진우, 김진삼, 차지철, 얘내들은 같은학교 친구사이지. 그리고 여기 두 불량그룹처럼 생긴 녀석들은 내동생인 최재석, 그리

고 동생친구인 김현민이지. 자세한 건 네가 얘들과 잘 지내보면 알게되겠지. 그럼 네 이름을 말해줬으면 하는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껌을 하나 씹고 있었다. 나는 분위기가 아직까지는 무서워보였지만 일단은 이름정도는 말해도 될 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 한석봉이요."


"그래, 한석봉. 네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주지. 간단하게 너는 지금 차원종인 라이칸 토스가 되버린 상태야. Union 클로저의 제거대상으로 올라온 블랙리스트가 된거지. 앞으로 네가 해야할 일은 간단히 말해서 살아남기 위해 클로저들을 죽여야 될 거야. 신서울에서 엘리트 클로저들이 해외로 파견나간 상태라서 말이야. 이 기회에 우리 세력을 늘려야될 필요가 있어."


무슨 말을 하는거지? 클로저들을 죽인다고? 클로저들이 자신들을 죽이니까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쳐야된다고 최태인 리더님이 말하고 있었다. 라이칸 토스, 어째서 자신들이 그렇게 변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물려서 생기는 건 아니라고 했다. 원인은 뭔지 모른다. 다만 중요한 건 클로저들과 모든사람들은 자신들을 혐오하면서 죽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람들을 해칠작정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사실 자신들도 괴물같은 모습이 싫어서 자살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나도 차갑게 대해줬기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는 것, 괴물취급하면서 죽으라고 소리치면서 강요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자신들이 살던 집까지 귀신집이라면서 불타버린상황, 경찰에 신고해도 아무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차원종은 제거대상이니 주민들의 행동은 잘한 거라고 말이다. 나는 그 설명을 듣고 이해가 안되었다. 괴물을 죽이려는 건 어느정도 그렇다쳐도 부모님은 무슨 잘못이 있는가? 왜 그것때문에 부모까지 욕을 먹으면서 집이 타버려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는단 말인가? Union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항이었기에 최태인 리더님은 동료들을 모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우린 비참하게 살아야했지. 내 부모님들은 우리 형제들을 감싸다가 사람들이 던진 돌에 맞아서 돌아가셨다. 하지만 Union은,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을 감싸는 행위는 반역이라면서 내버려뒀지. 한석봉, 너도 우리같은 꼴이 나게 될거야. 그러니 그 전에 우리가 뭔가 해야되지 않겠나?"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클로저나 인간들을 습격하는 건 왠지 내키지 않았다.


"우리는 주로 수면을 취하게 되면 본래모습으로 돌아가지. 하지만 기억이 없는 경우는 석봉이 네가 처음이야.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지."


최재석의 말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나도 궁금한 사항이다. 어째서 내가 감염이 되어서 차원종이 되었고, 차원종이 되었을 때의 기억이 없는지 말이다. 기억만 제대로 할 수만 있다면 사람을 죽이는 건 멈출 수도 있는 상황이다. 리더는 내 몸상태를 유심히 보다가 그들에게 결론을 말해주었다.


"석봉이 같은 경우에는 무의식적인 충동인 거 같아. 이거 새로 알아둬야겠는걸? 하지만 적어도 너를 데려온 최재석이에게는 공격한 적 없는 걸 보니 같은 종족에게는 공격적인 성향을 안보이는 거 같군."


나를 여기로 데려온 게 리더님의 동생인 최재석씨였나 보다. 난 이 많은 이야기를 전부 믿어야될 지 모르겠다. 내가 차원종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된다면 나는 클로저들에게 죽게될 것이고 우리부모님도 죽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자 더 두려워졌다. 학교를 다니지 말아야되나? 부모님에게 미리 알려야되나? 아니다. 부모님마저 나를 버리실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학생인 강진우가 내게 말했다.


"우리 세명은 부모님께서 버리신 존재야. 차원종인 아들을 누가 좋아하겠어? 잘못하다가 자신들 재산과 목숨이 날아갈 판일텐데 우리를 Union에 넘겨서 클로저들에게 제거당하길 바라셨거든."


불안한 생각이 적중했다. 이렇게되면 부모님에게도 절대 알려서는 안된다. 그러면 신서울을 떠나야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 나는 그들에게 그대로 말을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네가 갑자기 신서울을 떠나게되면 의심받게 되어있어. Union에서 지금 우리같은 라이칸 토스를 찾느라 혈안이 되어있거든. 여기 신서울이 그나마 정예클로저들이 지금 파견나가서 당분간 우린 여기 머무르는거야. 만약 그들이 돌아온다면 우린 다른데로 또 이사가야돼. 녀석들은 우리가 여기있다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했을거야. 아마 네가 저지른 살인을 보면 여기 신서울에 단 한마리의 차원종이 있다고 알고 있겠지."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었지만 내가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조금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럴 것이다. 조용히 있다가 다른데로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되면 Union에서 클로저들을 지원하여 올 가능성이 컸다. 최태인 리더는 씨익 웃으면서 나에게 말한다.


"그들이 오면 우린 도망쳐야겠지. 하지만 갈 때는 가더라도 그냥 갈 수는 없는 법이지. 그래, 우리가족을 죽게만든 녀석들에게 복수를 해야지. 일단, 미래의 꿈나무들 부터 없애버리는 게 먼저야. 특히 어린 학생들의 참사를 성공시킨다면 Union과 정부는 커다란 타격을 받게되겠지. 그리고 우릴 멸시한 녀석들에게도 복수한 게 되는거야. 어때? 한석봉, 이에 가담하지 않겠나?"


"그... 그건 잔인해요."


생각만해도 그런말이 저절로 나왔다. 나는 절대 이런일을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차별로 죽일 수 있단 말인가? 그건 말이 안된다. 리더님은 세상이 자신들에게 하는 짓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모두가 그렇게 동의하니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어쩌다가 일이 이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돼. 한석봉, 그렇게하지 않으면 네가 죽어. 인간들에게 말이지. 네 친구, 네 부모님한테서 죽을거란 말이야. 난 너를 위해서 말하는거야."


"그래도... 난 못해요."


"야, 이**야! 너 죽고싶어?"


강진우가 내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었지만 리더님이 말리는 바람에 도로 놔주며 뒤로 물러났다. 확실히 이들의 말은 일리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손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죽인단 말인가? 이런일은 절대할 수 없다. 게임이면 몰라도 현실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한석봉, 네가 그렇게 싫다면 우리도 더는 강요하지 않아. 좋아, 우리 계획대로 한다면 네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을거야."


"네?"


내손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건 또 무슨말인가? 그럼 사람죽이는 건 본인들이 하고 나는 그냥 가만히 협조만 하란 말인가? 그런 것도 사양하고 싶었다.


"살고싶지 않아?"


최태인 리더가 내게 묻는다. 확실히 나는 살고싶다. 이 세상에 살아가고 싶다. 아직 해야할 것도 많고 이루어야할 꿈도 있다. 이런 괴물로 죽고 싶지는 않았다. 치료제, 맞아... 치료제만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생각을 그대로 전달했지만 최태인 리더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쉽지만 치료제는 없어. 최근에 생긴 것이라서 말이야.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한 이유가 그거지. 전염된다니 악마자식이라니 어쩌니 하면서 말도안되는 근거로 몰아넣을 정도였다니까. 한석봉, 알겠어? 우리는 절대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어."


그 말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세상이 검게 변하는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내 친구들에게도 돌아갈 수 없다. 내 앞길이 어두컴컴하게 느껴졌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군요."


"이제 알았으면 우리계획에 협조하도록."


나는 더 거절하지도 않은 채 주저앉았다. 맘대로 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제 모르겠다. 그들의 말은 틀린말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과 싸워**다는 걸 말이다. 그럼 슬비나 세하, 유리랑도 싸워야된다는 소리가 된다. 난 이런 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작전회의를 하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혼자 쭈그려 앉아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름으로 인해 나는 정신이 번쩍 들게 되었다.


"일단, 신강고부터 처리하도록 하자. 거기 신강고의 3명클로저가 있지?"


"아, 검은양 팀이라고, 애들이 모인 클로저팀이래. 조사해봤더니 리더는 이슬비, 그리고 나머지 두명은 이세하, 서유리, 초등학교에 한명 더있고, 나머지 한사람은 성인이라던데? 이 세명만 알고 나머지 둘은 자세히 모르겠어."


최재석이 조심스럽게 알아온 정보라서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최태인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그정도면 되었다고 칭찬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고 말았다.


"일단, 리더를 먼저 제거한다. 우리 집단이 여기왔다는 건 그들은 모를거야. 그러니 그녀가 혼자 있을때를 노린다. 리더가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팀은 혼란에 빠질테고 그 틈에 우리가 싹 정리하는 거지."


"아, 그들이 하교할 때 주로 지나는 길도 다 조사해놨어."


김진삼이 그린 신강고 주변 거리로 그들의 하교길을 다 표시해놓았다. 그리고 한석봉을 가리키며 그들이 하루에 돌아가면서 한석봉과 같이 다닌다고 했다.


"뭐야? 한석봉 너 이들과 가까운 관계였냐? 그럼 잘되었네. 우리 계획이 더 쉽겠는걸?"


최태인 리더의 말에 나는 크게 놀랐다. 분명히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짐작이 되었다. 나와 하교하는 때를 노려 슬비를 죽인다. 분명히 이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일 것이다. 이번에도 내 불안한 예감은 적중하고 말았다.


"이슬비와 같이 하교하는 날짜를 말해봐. 그 때 실행할거니까 한석봉이, 수고 좀 해줘. 살고싶다면 말이지."


나는 도망치고 싶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말이다. 왜 하늘은 나에게 이런 벌을 내리는 걸까? 내가 게임을 많이해서 벌받은 건가? 나는 그래도 착하게 살고 있었는데 왜 이런시련을 주는지 나는 하늘을 원망한 눈으로 주저앉으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1: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