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08 0
D-104일.
나는 어젯밤 이후로 한숨도 못잤다. 얼굴에 땀이 비맞은 사람처럼 송골송골 맺혔고, 나는 그대로 숨을 헐떡이면서 이불을 뒤집어씌워야만 했다. 대체 그건 뭐였을까? 왜 내가 그곳에 있었고, 자기 앞에 학교 친구가 죽어잇는지 말이다.
"석봉아, 일어나렴. 학교가야지."
커헉, 엄마 목소리다. 나는 학교갈 수 없었다. 무서워서 어디 못나갈 거 같았다. 이번에는 내가 그 친구처럼 죽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슬비와 세하가 말한 라이칸 토스라는 차원종의 짓이 분명했다. 그 차원종이 그 학생을 죽였지만 나는 왜 거기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혹시나 그 괴물이 나에게 미리 예고하려는 거 아니었을까? 이번에 이 친구가 죽었으니 다음은 너라는 듯이 나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무서워서 떨기만 하고 있었다.
"석봉아. 일어나라니까 뭐하는거니?"
엄마가 내방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마치 귀신보듯한 얼굴표정을 짓자 바로 다가오셔서 무슨일이냐며 걱정스럽게 물어보신다.
"아... 악몽을 꿨어요."
확실히 악몽을 꾸긴 꿨다. 그것도 꿈이 아닌 현실적인 악몽이다. 나는 학교에 못가겠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셨다.
"안돼. 학생이 그래도 공부는 해야지."
"저... 무섭단 말이에요. 괴물이... 괴물이 내 친구를 죽였다고요."
"무슨 말이니? 괴물이라니... 혹시 차원종 말하는거니? 그거야 클로저들이 해결하고 있잖니. 그러니 걱정말고 학교에 가렴. 어서 가서 씻고."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 내려가셨다.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클로저들이 신서울을 지키고 있으니까 우리 부모님께서는 안심하고 계신 상태였다. 내가 아무리 말해도 단지 나쁜꿈을 꿨을 뿐이니까 걱정할 필요없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갈 준비를 했지만 어제 일어났던 참혹한 광경이 눈에 아른거렸다. 이게 꿈이길만을 바랬다. 이렇게 말하면서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잠깐 보았는데 늑대인간의 모습이 눈에 보이자 나는 그대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니?"
내 비명소리에 놀라서 달려온 엄마였다. 나는 거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엄마가 나를 일으켜세우면서 말했다.
"석봉아. 너 공포게임을 너무 많이해서 그런가 보다. 앞으로 게임을 그만두고 공부에 집중하도록 하렴. 어서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먹고 학교가야지."
왜, 왜 엄마는 내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는거야?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일나가신지 오래였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엄마말대로 단지 공포게임을 많이해서 헛것이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이런식으로 집에 틀어박혀봤자 소용이 없을테고 세하에게 일단 도움을 청해야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세수를 했다.
교실에 들어왔을 떄 평소와는 다른분위기가 되었다. 준우일행의 안색이 특히나 안좋았다. 설마 어제 그일이 정말 꿈이 아닌 현실인가? 나는 아니기를 바랬다. 단지 악몽일 뿐이라고. 아무리 나를 괴롭힌 거라고 하지만 그런식으로 죽는 건 나도 원치 않았으니까 말이다.
"야, 진혁이가 죽었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준우가 일행 한명에게 큰 소리로 묻는 게 보였다. 설마, 진혁이라면 어제 내가 본 그 친구? 그렇다면 내가 본 게 현실이었단 말인가? 나는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르다가 말았다. 여기서 수상하게 보이면 아마 내가 범인취급받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찍소리도 하지 않은 채로 가만히 있어**다. 준우의 목소리를 들은 학생들도 수군거리며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있는 상황, 평소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석봉아."
"허억!"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대자 나는 깜짝놀라며 펄떡 일어서다가 책상이 무릎에 닿아서 그대로 넘어가버리자 애들시선이 갑자기 나에게 집중했다. 준우일행도 얘기를 멈추고 내 행동을 집중했으며 나는 쓰러진 책상을 다시 일으켜세우며 위에 떨어진 교과서도 주워올렸다.
"석봉아. 왜그래?"
세하였다. 단지 세하가 나에게 말을 거려고 한 건데 화들짝 놀라버린 나였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애써 미소지은 얼굴로 세하에게 말했다. 분명히 그에게 말해야된다. 어제일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쉽사리 입이 열리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세하는 클로저니까 말해주면 해결해줄 거 같았는데 어째서인지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내가 범인취급당할 거 같고, 지금 여기서 말을 꺼내는 게 아닐 것만 같았다.
"석봉아.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어제 캐릭터 육성하다가 조금 망친 게 있어서..."
"그래? 나도 어제 캐릭터 키우다가 강화장비가 망가져버렸더라고."
세하의 말에 나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었지만 준우일행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다.
Union, 국가차원관리부로 차원문이 열리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괴물인 차원종을 처단하는 목적으로 설립딘 조직이다. 그곳에서 많은 연구로 인해 차원종을 상대하는 무기를 개발하여 클로저들을 육성함으로서 현재도 인류의 생활을 위협하는 차원종을 소탕하는 클로저들을 보내고 있었다.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라이칸 토스에 대한 연구는 어느정도인가?"
데이비드 지부장이 캐롤리엘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그녀는 미국 Union의 우수한 생명공학 연구자로 차원종의 DNA나 세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인물이었다. 최근에 나타난 라이칸 토스를 연구하라는 총본부의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데이비드는 지금까지 라이칸 토스에 의해서 발생한 사상자들을 종합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50건이 발생했네.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도 시간문제일세."
"지부장님. 아무리 그래도 생포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검은양 팀에게 맡겼네만 역시나 어린애들로는 무리인 거 같더군. 다른 클로저들은 차원종 소탕에만 나서고 있으니 말일세."
"현재, 알아낸 사실로는 라이칸 토스는 인간들 중에도 있을 수 있다는 거에요. 저번에 정예클로저 한명이 구해온 샘플로 몇가지
실험했는데 세포자체가 평소에는 인간과 동일한 형태로 이루어졌고, 구성물질도 동일하다는 게 밝혀졌어요."
데이비드는 그녀의 말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인간과 동일한 형태, 그렇다는 건 인간들 중에 누군가가 라이칸 토스라는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었다. 캐롤리엘은 라이칸 토스는 평소에는 인간들사이에 숨어있다가 주로 홀로있는 상대를 노리며 기습하는 거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그게 알아낸 거 전부였다. 이렇게되면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위상력까지 검사하는 수밖에 없다지만 위상력이라는 건 숨길 수도 있기에 그것마저도 어려운 상태였다. 데이비드는 휴대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데이비드 지부장입니다. 라이칸 토스를 찾아내려면 최대한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데이비드가 요청했지만 잘 안되었는지 안색이 어두운 표정이었다. 검은양 팀 만으로는 찾아내기가 어려우니 지원을 요청했지만 상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캐롤리엘은 지금 가지고 있는 샘플로 아직 남아있는 실험을 해야된다고 말하자 그는 자리를 비켜주면서 그대로 나갔다. 캐롤리엘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다시 연구에 집중하듯이 현미경으로 세포를 계속 살펴보았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