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세하 슬비) [상]
학식 2016-03-08 12
내가 정말로 사랑하니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그러니..
여기는 어디지..
눈을 떠보니 까마득한 주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채 서서히 무릎을 떨면서 나는 일어섰다.
천천히
진공 상태를 확인한다.
딱히 별문제는 없는 것 같아 안심이었다.
차원종의 기척과 이상한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 불쾌한 차원종의 냄새 또한 나지 않았다.
".......후우"
깊게 한숨을 쉰 나는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한다.
"이슬비-!"
나는 악몽의 제단을 이슬비와 둘이서 들어오고
녀석을 처치했다.
그러나 주위가 새까맣게 물들여 버린 뒤, 머리가 조여진 느낌이 매우 강하게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고통은 전기...처럼 굉장히 쑤시는 그런 아픔이었지.
그렇게 나는 지금 정신을 차리고 여기 있으며 이슬비는...
"이슬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걸까... 적어도 모습이라도 찾아야..!
"여기 있어..."
마지막으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
하지만 톤이 낮은 걸로 보아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곧바로 이슬비의 형체를 찾았지만
".... 어? 이슬비 너.."
"응..?"
그순간 그녀는 지금 자신이 어떠한 모습으로 되었는지를..
아직까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의 모습은.. 자신이 직접 알아 볼 수 없는 상황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녀의 모습은 마치.. 차원종 처럼.. 왼쪽 눈에 보라색으로 물들어져있었고,
머리에는 작은 뿔 하나가 솟아 나 있었다..
이것은... 대체... ?
"-**!!"
"..?"
일단 나는 지금 이것이 대체 무엇인지를 생각할 조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은 오직,
내가 간절히 이루어야 할 것은 단 하나,
이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슬비랑 같이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다.
"터져라!"
허공에 건블레이드를 휘둘러 무슨 반응이 있나 했지만 그런 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일단 내가 연락을 해볼게..."
"아, 응."
이슬비는 그렇게 말한 뒤 오른손을 하늘로 뻗어 무언가로 보냈다.
-전파
"응. 이제 곧 있으면 구조대가 와서 우리를 구조하러 올 거야."
일단 한숨 돌린 건가....
아니다.
뿔... 눈동자의 색... 나로서는 대체 왜 저렇게 됐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결국 그로 인해 다급해진 맘이 나를 진정할 수 없게 만들었고..
"그순간 무의식적으로 나와 버린 말.."
"...큭.....크윽"
이슬비는 그것에 반응을 하며 입을 연다.
"왜 그래? 아까 나를 보더니 기겁하고..."
"아냐. 아무것도.."
나는 생각했다...
지금 그녀의 모습이 어떻게 되었지 절대로 알려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난 최대한 이 일을
그녀가 모르도록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정말 아팠어. 머리하고 '가슴'이 불에 타는 것 같았어든.."
-가슴
이라고?
나는 머리가 매우 불사르며 아팠고. 그건 이슬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가슴이 아팠다는 기억은 없다.
단순한 내 착각인가?
아니면 이슬비만 혼자?
그렇다면 왜?
나 혼자 자문자답을 하고 있을 때 즈음 쓴웃음을 짓는 이슬비가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있지... 세하야"
"..어?"
"너는 어디 다친 곳 없어?"
나는 다시 한 번 내 몸의 상태를 파악했다. 겉으로는 물론 속에서도 느껴지는 충격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응. 없어"
살짝 안심한 기색이 보이는 듯 한 이슬비를 보고 나는 살짝 안심했다.
"아니........ 이렇게 안심할 때가 아니잖아!"
머리를 벅벅 긁고 있는 나는 한참 궁리할 때쯤.
. . .
"어?"
"어?"
천장같이 보이는 하늘이 서서히 부서지고
"이세하, 이슬비 요원. 당장 올라오도록!"
그 다음날.
오늘은 그때 그 이슬비의 상태를 검진한 경과가 나오는 날이다.
역시 혼자는 무리여서 이슬비에게 알려주고 전문 의사에 진찰을 받았다.
달려간다.
바보 같은 리더지만 그런 꼴을 보여 버리니 걱정만 될 뿐이었다.
-사적인 감정이 있나?
순간 달리는 내 뇌리를 스치며 생각이 난 단어.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이슬비가 무사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달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무사히 해결되고~
"차원종화요?"
말도 안 되는
아니 믿고 싶지 않은 단어가 내 귀에 들리고 말았다...
솔직히 보라색 눈, 뿔,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인간-> 차원종화.
위상력을 가진 사람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가 쉽지 않지만
-잠재 위상력이 가장 약한 팀원은 이슬비.
"하아....."
솔직히 나도 차원종화인 것을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믿기가 매우 싫었다.
그저 자기만족으로 진행된..
검게 물들어갈 때 즈음 그 고통은 차원종화와 과련이 있다고 물어보았지만 그것은 담장 의사도 잘 모른다고 답해주었다.
403호
이슬비의 입원 실.
나는 손을 들고 문을 2번 두드린다.
"들어오세요.."
힘이 없는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했지만 문고리를 꽉 잡고 버텨 보였다.
조용히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의 쪽으로 다가간다.
시선이 느껴지자 나는 고개를 든다.
"....어?"
나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바로 슬비의 뒤쪽을 잡고 확인하였다.
"벌써 이렇게 약화되었다니........."
그녀는 뿔이 더 길고 길어진 상태고, 눈은 양쪽까지 퍼져버린 상태.
무엇보다도 팔, 다리가 물고기의 비늘처럼 갈라져 있었다.
사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난.
이 리더라는 사람은 날 절대로 성 빼고 부를 리가 없다.
무슨 말이든 하면 화를 내는 마련이고, 성질을 부리기 마련이다.
게임으로 트집을 잡기 마려하고 그때 갇혀 있을 때도 여러 가지 드라마 수다로 인해 진절머리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달랐다.
그런 기색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고 나는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자기만족화
그럴 리가 없다면서 간과했다.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후 5시 18분
창문으로부터 쌀쌀한 바람이 나의 볼을 쓰다듬는다. 눈물로 적신 볼을.
그런 나를 그녀는 내려다보고 있다.
마치.. 영혼이 없어 보이는 눈빛으로..
차원종화를 막는 법, 혹은 치료법.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플레인 게이트에서 '검은 눈물'이라고 불려오는 것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것을 약 50개 정도 수집해서 그것을 압축 시켜 무엇인가를 만든다고 한다.
일단, 뛰어난 회복력도 특징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지금 그것으로 그녀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귀한 정보 또한 같이 입수를 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검은 눈물" 이였다.
때마침 나의 조급해진 맘을 안심 시킬 수 있는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그 검은 눈물이라는 것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것을 직접 찾으러 가야만 했다..
그런데.. 사실상 그 '검은 눈물'이라는 것은 상당히 구하기가 쉽지 않은 귀한 재료이기 때문에...
아니지, 사실상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오른손으로 건블레이드를 든 체 차원석 앞에서 각오를 다지고 서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히려 내가 걱정이 되는 것은 바로.. 슬비의 차원종화 진행 상태이다..
그러니 만약에라도 내가 더 늦게 행동을 하게 된다면.. 다시는 슬비의 몸을.. 원래의 몸으로 돼 돌리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 . .
그 순간 나는 정신을 차리고 난 쓸 때 없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 나아가줄게. 이슬비 너를 위해서. 나는 어떠한 강한 녀석이 오더라도 다 쓸어버려줄게"
"그러니.. 바보 리더 님은 가만히 기다리고 계세요.."
갑자기 불행한 한순간에 닥친다.
하지만..
"금방 찾아 줄 테니까..."
"제발.. 제발.."
"제발...!"
"힘들더라도 좀 만 더 버티고 있어 줘..!"
터져라-!
터져라..
몇 번을 반복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재 내 오른쪽 어깨 관절은 뼈가 부러진 것 같다. 상당한 고통이 밀려오지만..
"아아... 아아아!"
맹세했다.
내가 다치든 뭐가 되든지, 설령 죽어버려도
나는 그녀를 원래대로 되돌릴 거다. 차원종화를 막을 것이다.
그 하나의 목적으로 인해 여기에 왜 있는 거니까...
-17
-18
-23
결국 나는 회랑 지점 도중에 무릎을 꿇어버리고 말았다.
입에서 나오는 붉은 피. 하지만 눈물은 아직 27개.
반가량을 더 모아 햐는 상황이다.
그나마 안전한 던전으로는 눈물이 자주 보이질 않는다.
:하...아..하아..."
오른쪽 눈이 찢어져 제대로 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악몽의 제단
"........ 하"
짜증 나는 추억이 있는 곳으로 했다.
검은 눈물을 위해. 복수를 위해.
찢어지고 널 부러진 오른팔 옷자락은 집어던졌다.
그리고 내 앞에는 악몽의 아스타로트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달려라-
재빠르게 아스타로트녀석을 상대로 거리를 좁혀 발포를..ㅂ...ㅂ....
그 후 화염분쇄, 영거리 포격 등
그러나 아스타로트는..
"크...크으윽...?!"
발에는 힘이 안들어갔고 내 스피드는 떨어졌다.
그로 인해 내 복부엔 붉은 액체와 거대한 검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간의 동공은 흔들려서 포기할까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이슬비의 얼굴이 갑자기 내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죽.. 여버린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달려들었다.
좀 더, 좀 더 빠르게! 이런 몸이라도 빠르게!! 이 손이 저 악지라는 차원종에게 닿을 수 있게-!!!!
그렇게 나는 피를 흥건하게 쏟아지는 상태가 왔어도 계속해서 돌진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왼손으로 건블레이드를 땅과 평행으로 만든 뒤, 큰 일격을 준비하고
곧바로
"어?"
-왼팔이 어디갔..
녀석의 큰 참격과 함께 내 왼쪽 팔의 감각이 사라지고 곧이어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크아아아악...!!!"
"그리고 잠시 후 거친 숨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로"
하아.. 하아...
아직... 더.. 남았어...
아직 더... 모자란다고...!
--!
하지만 그순간 아스타로트는 그대로 나의 복부를 걷어 차버렸고.. 나는 어디론가 저 멀리 나가 굴러떨어졌다..
"복부에는 큰 손상.. 오른쪽 눈 밑은 출혈.. 왼 팔은 소실..."
"잠시 후 이세하는 뜬금없이 이상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그래그래..
여기는 악몽의 제단이였지..?
그래.. 무슨 게임처럼 푸를 리가 있나..
하지만.....
이대로..... 좋은 거냐..
"이세하는 떨리는 다리를 잡고서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이세하는 자신의 부러진 오른팔로 건블레이드를 집으려 했지만
눈앞이 캄캄했다.. 역시.. 무서웠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목소리 들려왔다.
"세하야...."
이제 환청까지 들려지네... 분명 이건 이슬비의 목소..ㄹ...
"ㅇ....어?"
있다.. 진짜 이슬비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하지만 차원종화가 더 진행된 건지 이제 내 눈으론 그녀의 형체를 파악 불가능했다.
애초에 내가 알고 있던 슬비가 맞나..?
혹은 다른 사람인가..?
더군다나.. 그 녀석은 지금쯤 입원되어 있을 텐데..?
"......."
이후로 목소리가 안 나왔다.
숨이 다해간다는 증거인가..
--!
--!!!
말을.. 하고 싶은ㄷ...
거의 만신창이가 다 된 내 눈에서도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지금 왼손에 검은 눈물을 지니고 있었다.
--!!!!!!!!!!!
매우 기뻤다.
그 수가 매우 많으니까
육안으로 봐도 25개는 훌쩍 넘어 보인다.
그래 슬비야. 넌 이제 살 수 있어. 내가 지금 지닌 눈물 27개 ..이걸!
"있지 세하야.. 너 그러다 진짜로 죽어버린다고..?"
.....
그순간 현실을 파악한 나는 매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바로 아픈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으며 슬비의 손을 잡으며 생각했다. 응. 그래.. 이 손은 슬비다.
'너만 이라도 살수 있으면 돼..'
그게 내가 여기 온 이유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면이 있으니까 이런 것 같네.. 아하하
참 내 모습이 볼골이 아니지?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매우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가볍게 눈을 감았다.
죽기 전에
검은 눈물은 주고 죽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 가
"이건 못 받아"
... 무언가 들리는데
"사랑하는 너를 위해서라도.."
눈이 떠진다.
입을 열어보았다.
"아.. 아!"
말이 가능하다.
왼손의 감각도 돌아왔다.
고통이 없어졌다.
눈을 뜨고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 못 한 체 회복된 몸으로 이슬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쓰러져있었다.
"늦은 건ㄱ..."
라고 생각한 나는 절망감이 몰려왔다.
그런데 나는 쓰러져있는 그녀의 손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는
"이슬비!! 살아있어? 정신 차려!"
"세하야..."
"기다려... 내가 검은 눈물로 네가 가져온 거랑 합쳐 50개로 당장...!"
"없어"
"어?"
그럴 리가 없다.
분명 봤는ㄷ..
"너 죽을 뻔했어... 바보야... 검은 눈물이 아니었음 어... 쩔 뻔했어..."
........
까마득하다.
모든 것이
"ㅁ, 몇 개를 사용한..."
"내가 들고 온 30개 모두."
27+30=57
57-30=27
-검은 눈물은 상처 회복에도 좋다.
앞이 안 보이는 까마득한 세상. 아니 애초에 앞은 있는 것일까?
"거짓말"
창백해진 눈으로
"거짓말이지?"
창백해진 입으로
"거짓말이라고 해줘!!"
창백해진 손으로
'아직'은 따뜻한 그녀에게 답장을 요구했다.
아스타로트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고 지켜볼 뿐이었다.
"야, 야! 이슬비!!...."
그리자 갑자기 나타난 구조대 헬기에서 구조대원들은 내려오더니 강제로 나의 뒷덜미를 잡고 헬리콥터에 바로 태웠다.
"놔.. 놔..! 이거 노라고! 아직.. 아직!!! 슬비가 저기에있다고!!!"
"이봐! 정신 똑바로 차리게!"
"저것은 본래 인간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차원종일세!!"
"그게... 무슨ㅁ...................."
그리고 나서 잠시 후 나는 구조대 헬기 안속에서..
그저 믿기 힘들은 표정으로.. 슬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슬비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떨리는 동공의 상태로.. 겁을 먹었다는 듯한 눈동자로..
그리고 경멸으로 가득 찬 눈으로..
죽음을 연상 캐 하는.. 보랏빛 눈동자로..
상, 하로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