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클로저스-3화-이변
버드미사일 2016-01-27 3
“왜그래?”
내가
데이비드라는 이름을 듣고 내가 어떤 반응을 했는지 슬비가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나는 아직
그를 용서할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우선 진정하고 마음속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어색하게나마 웃으며
슬비에게 아마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럼
이곳에서 기다려주십시오. 곧 데이비드 신부님을 모셔오겠습니다”
아저씨는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해주시고 커피를 가져다 주셨다. 상당히 좋은 커피인 것 같다. 우리는 데이비드가 올 때까지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린다. 느긋하게
기다린다.
“세이버….정말 피곤한 거 맞아? 아까부터 불안해 보이는데”
“아….그렇게 보여? 걱정마…아마
괜찮을 거야”
“괜찮으면
다행이지만”
마음도
가다듬고 아무리 진정하려고 하지만 내 정신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오는 이 불안감은 감출 수 없는 것 같다. 우선
피곤해서 그렇다고 변명은 했지만 주변에서 보기에도 내가 상당히 불안해 보이는 것 같다. 밖에서 지나가는
신부님이나 수녀님들도 나를 보고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나는 눈을 감고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는다. 이곳에 있는 데이비드가 내가 알고 있는 데이비드가 아니기만을 빌면서. 설령
겉은 닳은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속은 다른 사람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신부님께서
오셨습니다”
기다림의
끝을 알리는 말소리가 들린다. 나는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는지 문 밖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발걸음이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 그만큼 내가 경계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들어가겠습니다”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10전에 들었던 목소리가 나의 기억을 깨우는 듯한 선명한 목소리였다. 나의 불안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아니기만을 바란다.
“오래기다리셨군요. 제가 데이비드입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의 복장을 하고 하얀 목도리를 감고 있으며 키는 크고 안경을 썼고
갈색머리를 하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형태였다. 나는 그 모습보고 웃음이 나왔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저 웃음이
나왔다. 내가 갑자기 웃음을 짓자 슬비는 당황했고 데이비드는 나와 같이 웃으며 악수를 권했다.
“이거
사교성이 좋은 서번트인 것 같군”
나는
그 남자의 악수에 아주 편안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있어서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은, 많은 것이 오가는 악수였다.
“아….그러게 말입니다”
***
세이버의
상태가 이상하다. 교회에 들어가기 전만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던 세이버가 데이비드 신부님의 이름을 듣자마자
어딘가 이상해진 것 같다. 세이버에게 데이비드라는 이름은 무슨 특별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안내를 받고 응접실에 앉아 있을 때도 그는 계속 무언가 불안한 듯이 다리를 떨고 있었다. 마치 다가올 위기를 알고는 있지만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세이버가 다른 면에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그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대처하기 힘들 것이다.
“들어가겠습니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때 문 밖에서 데이비드 신부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부님은 천천히 들어와서 인자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신부님이 들어자 세이버가 웃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갑자기 웃자 당황해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이거
사교성이 좋은 서번트인 것 같군”
데이비드
신부님은 같이 웃으면서 그에게 악수를 청한다. 세이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악수를 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세이버는 신부님을 만나자 불안감이 사라진 듯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기다리던 소식을 받은 사람과도 같은 편안해 보였다.
“그럼
여기에 온 이유가 뭔지 알려줄 수 있겠나?”
“신부님이라면
알고 계실 겁니다”
“무엇을?”
“성배전쟁이요”
신부님의
질문에 나는 당당히 성배전쟁이라 답했다. 신부님은 아직도 웃는 얼굴을 지은 채 내 답에 그저 가만히
계셨다. 나는 신부님의 행동에 잠시 당황했고 신부님은 잠시 후 입을 열어 다시 나에게 질문을 하셨다.
“너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뭐지? 성배전쟁을 포기하기 위해서 인가?”
“아뇨.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정식으로 성배전쟁에 참여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고 성배전쟁에 대해서 듣고 싶기도 합니다”
내
대답에 신부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주위에 있는 책장으로 가셔서 책 한 권을 꺼낸 뒤 우리에게 내미셨다.
“이건?”
“이건
성배전쟁에 관한 기본적인 규칙들을 표기한 것일세. 또한 이번에는 아주 특이한 성배전쟁이므로 교회와 마술협회에서
정한 또 다른 규칙들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게”
신부님이
내민 책을 받으려고 했을 때 세이버가 대신 나서 받았다. 그나저나 이번에 일어나는 성배전쟁이 특이하다니. 무슨 뜻일까?
“신부님. 특이한 성배전쟁이라는 게 무슨 뜻이죠?”
“음…….이슬비양이라고 했던가? 슬비양은 최근 들어본 뒤숭숭한 소식에 대해
몇가지 알고 있는가?”
“뒤숭숭한 소식이요..? 설마 연속 실종사건에 대해서 말입니까?”
“그래. 그 연속 실종사건 말이야”
“설마
그 실종사건은 이번 성배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 요즘 이 지역의 학교에서도 수업이 빨리 끝나고 있지? 3달 전부터”
“네. 요즘은 연속 실종사건 때문에 학생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학부모님들의 항의로 최대한 빨리 끝내고 있는 것
같던데요”
“그렇지…….그리고 나를 따라오겠는가?”
데이비드
신부님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신다. 세이버와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나 데이비드 신부님을 따라간다. 신부님은 들어왔던 문을 열고 복도로 향하신다. 몇 개의 문을 지나고 신부님의 개인실 문 앞에 도착했다. 신부님은
문을 열고 우리를 안 쪽으로 초대했다.
“저….이곳은?”
“내
개인실일세. 그것보다 이쪽으로 와보게”
신부님은
또다시 구석에 있는 작은 문을 가리켰다. 낡고 허름한 문이었지만 마술사인 내가 보기에는 마법으로 잘
봉인되어 있는 문임을 알 수 있었다. 신부님은 신중한 얼굴로 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에서 아주 음산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나의 감각이
말한다. 이곳에는 들어가면 안 된다고.
“음….마술사인 슬비양에게는 섬뜩하겠군. 마술사의 감은 뭐라고 하나?”
“…..들어가지
말라고 합니다”
“정답일세. 이곳은 마술사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야. 아니 정확히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겠지”
“무슨
뜻이죠?”
“들어오게. 자네는 서번트가 있으니 안전할 걸세”
신부님은
나에게는 서번트가 있으니 안전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또 내가 불안해 하면 세이버도 불안해 할 테니 더더욱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용기를 내서 안쪽으로 향한다.
“어두우니
발 밑을 조심하게”
세이버와
나는 신부님의 인도를 받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는 찝찝하고 답답한 공기로 가득했다. 1분 정도 천천히 내려갔을 때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에
도착하자 신부님은 멈추고 세이버를 향해서 말했다.
“음….나는 자네를 세이버군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네. 괜찮겠나?”
“부르고
싶으실 대로 부르시죠”
“그럼
세이버군. 먼저 안쪽을 보겠는가? 그리고 슬비양은 그 다음에
보도록 하게”
“왜그러시죠?”
“이건
내 나름의 배려라네. 나는 세이버군이 먼저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네.
어떤가? 슬비양”
“저는
괜찮습니다”
“음…..그럼 할 수 없군. 들어가시게”
신부님은
문에서 비키시고 우리에게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주셨다. 나는 문을 열기 위해서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후회했다. 내가 이 손잡이를 잡은 것을.
“마스터…마스터? 괜찮아?”
“아….아! 괜찮아….괜찮아”
순간
정신을 놓을 뻔 했다. 손잡이를 잡았을 때 나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느꼈던 기분나쁜 감각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안쪽에는 분명 불쾌한 것이 있다는
것을.
“들어가자”
나는
각오를 다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컴컴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불을
키겠네”
신부님은
어디서 꺼낸 것인지 양초를 들고 계셨다. 그리고 문 옆에 있는 하나의 양초에 불을 옮기더니 불은 점점
빠르게 온 방안을 밝힌다.
“이게….뭐야”
나는
이곳에 들어 온 것을 후회했고 오늘 이곳에서 본 것은 평생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나는
불이 밝혀지자마자 슬비를 확인했다. 슬비는 내가 예상했듯이 충격이 큰 모양이다. 역시 들어오기 전에 내가 먼저 들어왔어야 했다.
“이제
내 말을 이해하겠는가?”
“이게
도대체 뭡니까!”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슬비 대신 데이비드에게 소리쳤다. 데이비드는 담담한 얼굴로 나에게 답한다.
“실종사건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시체일세”
“그럼
그 사람들의 시체가 왜 이런 꼴로 이런 곳에 있는 건가요!”
이곳에는 눈에 띄는 3구의 시체와 각종 시체들이 있다. 아주 험악한 꼴의 시체들이. 시체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이유로 훼손되어 있었다. 눈에 띄는 시체중 하나는 불에
완전히 탄 듯한 숱처럼 타있고 하나는 썩은 나무처럼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마지막 하나는 과연 사람이었던
것이라고 생각도 되지 않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모양이다. 아마 이 시체가 가장 험한 꼴을 당했을 것이다. 보기만 해도 속이 뒤집히고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는 기분을 더욱 악화시킨다.
다시 한번 슬비를 본다. 손으로 입을 막고 있고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 아마 이런 광경은 처음 봤을 테고 아직 어린 나이이거늘 이런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일 것이다. 슬비는 이내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괜찮아?”
“아….아….”
괜찮은지
물어봤으나 이미 정신이 나간 것인지 ‘아’소리만이 들린다. 나는 슬비가 진정할 수 있게 앉고 바로 그 장소에서 나왔다.
“그래…어서 올라가세”
데이비드도
기분이 나쁜 것인지 나오자마자 문을 잠그고 서둘러서 올라왔다. 그리고 다시 응접실로 와서 슬비를 자리에
앉힌 다음 상태를 보았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주먹에 힘을 주었다.
“도대체
그것을 보여준 이유가 뭔가요”
“자네들이
물어봤었지? 이번 성배전쟁이 특이한 점”
“그러니까
이유가 뭐냐고요”
“저
시체들은 모두 서번트들의 마스터였네”
데이비드의 발언은 내 머리를 강타했다. 저 처참한 시체들이 모두 마스터라니. 이해할 수 없었다. 마술사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있다. 그리고 그 마술사들이라면 서번트들이 그들을 지켜줄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마스터가 죽으면 서번트들은 다시 자신이 있던 장소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들은 어째서 이렇게 죽은 것일까
“그래서….마스터들이 죽은 것이 이번 전쟁이 특이한 이유입니까?”
“아니. 마스터들이 죽는 건 어느 전쟁에서나 있는 법이지”
“그럼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이
죽은 이유는 서번트들이 자신의 마스터를 죽인 경우다”
나는
오늘 도대체 몇 번을 놀라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서번트가 자신의 마스터를 죽이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니
그게 말이나 됩니까? 서번트가 마스터를 죽이다니요? 그들은
마스터가 없으면 다시 돌아가야 하고 설령 반역을 일으킨다고 해도 마스터에게는 서번트에게 3번의 절대명령을
내릴 수 있는 령주가 있을 텐데요?”
“그래. 하지만 우선 진정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세”
내가
흥분에 가득찬 목소리로 그에게 말하자 데이비드는 나를 진정시키듯이 말을 건넨다. 나는 격해진 감정을
다시 추스르면서 자리에 앉는다. 데이비드는 내가 진정을 한 것을 보았는지 차가운 물을 건네준다. 차가운 물을 마시자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다.
“후……이제 이야기 해보세요”
“알겠네. 이제부터 내가 질문을 할 때까지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우선
이 일이 일어난 것은 3달 전부터였네. 그때 처음으로 실종사건이
일어났는데 첫 번째 피해자는 밑에 있는 탄 시체. 클래스 캐스터의 마스터라고 판단이 됐지. 아마 마스터와 캐스터는 서로의 의견의 충돌로 싸웠을 것이고 캐스터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마스터를 공격했을
거야. 마스터는 그런 캐스터를 막기 위해서 령주를 사용했을 거야. 시체에
있는 령주 중에 하나가 없었거든”
나는
데이비드의 말을 듣다가 무언가 미묘한 위압감을 느꼈다. 마스터가 죽은 이유가 자신의 서번트라면 첫 번째
희생자는 분명 령주를 사용했다. 그럼 왜 죽은 것일까?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는 모양이지만 좀더 들어보게나. 그리고 나서 캐스터는 우리 교회의 감시를 받으며 다른
일반인들을 강제적으로 마스터로 삼았고 일반인들은 캐스터의 마력을 견디다 못해 5일 만에 죽어버렸지. 우리는 그들의 시체를 모아서 우선 실종되었다고 알렸네. 그리고 캐스터
진영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말을
하다가 목이 말랐는지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물을 집어 마신다. 그리고 마저 이야기를 이었다.
“그런데
이건 캐스터만의 문제가 아니었어. 캐스터 진영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랜서 진영이, 그 다음에는 라이더 진영이 같은 일들을 벌이기 시작했다네. 어떤가? 뭔가 이상하지 않나?”
“그렇군요. 확실히 이상합니다. 캐스터뿐 만이 아니라 충성심이 깊을 만한 랜서나
라이더 진영이 그런 일들을 벌이다니. 그리고 그들의 마스터 또한 령주를 사용했겠지요?”
내가
대답을 하려고 하는 순간 옆에서 슬비가 대답을 했다. 충격이 컸을 텐데 용케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그렇다네. 그래서 우리들은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캐스터와 랜서, 라이더들의
최초의 마스터들의 시체를 조사했지. 꽤나 힘들 일이었어”
데이비드는
그 일이 생각나서 불쾌한 것인지 조금 인상을 쓰면서도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그러다 다시 우리를 보면서
좀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알아냈다네. 이런 일들이 벌어진 이유를”
“무엇때문이죠?”
“성배와
마스터, 서번트들은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일세”
“이어지지
않았다니 무슨 말이죠?”
“본래
마스터와 서번트들은 성배의 인도에 따라서 ‘령주’라는 시스템에
의해 하나로 이어지지. 그래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의 선을 지키는 일정한 경계가 되어주는 것이라네. 하지만 이번 성배전쟁은 령주가 작동되지 않아. 정확히는 성배가 마스터와
서번트들을 이어주지 않았다는 것일세”
“그럼
저희도 그런 건가요?”
“그래. 감독역인 내가 보기에도 너희도 이어지지는 않았어. 그래서 교회에서
여기에 하나의 방법을 만든 것이 새로운 규칙일세”
“규칙이라
함은?”
“서번트의
중심에 서로의 동의에 따라서 하나의 안전장치, 마법을 거는지. 마스터의
명령을 거절하면 그 즉시 서번트의 마력을 증발시키는 마법이야. 서번트는 마력이 없으면 이곳에 존재하지
못하지. 그러니 이게 마스터들에게 아주 좋은 안전장치지. 자네들은
어떤가?”
***
오늘
데이비드 신부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안 좋은 이야기로. 데이비드
신부님이 우리에게 같은 장치를 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바로 대답 못한 이유가 뭘까. 나는 세이버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조금 혼란스러웠다. 내가 대답을 못하자 신부님은
인자한 얼굴로 웃으면서 아직 정하지 못한 것 같으니 내일까지 서로 상의해서 대답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교회에서 나오고 서로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집으로 향했다. 서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오늘 너무 피곤해서인
것인가? 아니면 충격적인 것들을 너무 많이 봐서인 것인가? 혼란스럽다.
“마스터. 도착했어”
“아, 고마워”
이번에도
정신을 놓았던 것인지 집에 도착했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 세이버가 말해줘서야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집에
도착해서도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의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은데 왜 이제
말하기가 힘든 것일까?
“마스터. 나는 괜찮아”
세이버가
차려준 저녁을 같이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있던 도중에 세이버가 나에게 말을 한다.
“뭐…가?”
세이버가
괜찮다고 하는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는 지 나는 불안했다. 세이버는 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등을 피면서 다시 말한다.
“괜찮다고. 마법을 설치해도”
“어째서?”
“마스터를
위해서”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을 그리 쉽게 말할 수 있는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세이버는 내 얼굴을 보더니 이내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나는
괜찮아. 마스터가 위험하다면 나는 그걸 배제하겠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내고 싶거든. 내가 지켜내고 싶다고 정한 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어? 너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내가
너에게 명령을 내리면 너는 죽어야 한다고?”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만난 지 2일밖에
되지 않는 초면인 사람에게 이렇게 걸 수 있는 건지. 나는 세이버에게 호소했다. 자신의 목숨을 그렇게 걸지 말라고, 나를 믿지 말라고. 하지만 세이버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어째서?”
“내가
마스터를 믿으니까. 그러니까 이 목숨을 맡길 수 있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그저 생각했다. 왜 나를 그렇게 믿어지는 것인지. 세이버는
역시 웃으면서 나에게로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주는 듯이 어깨를 두들겨준다. 나는 그의 위로를 받으면서
나의 어째서인지 내 자신이 작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주는 세이버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세이버가 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입니다. 이번 소설은 슬비와 세하의 내용을 구별하기 위해서 ***표를 사용해봤습니다 보기 편하시다면 계속 이렇게 표기할 생각이고......이번편은 수위가 높았기에 자체적으로 내용 검열을 하다보니 내용이 어수선한 것 같았은데 어떻게 느끼셨나요? 이렇게 쓰면서 부족함을 느끼게 되네요.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높은 완성도로 소설을 써서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