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forcement(14) -재회-
소드쉽 2016-01-24 0
모든 것이 끝났다.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더 이상 실험도, 약물도, 검사 같은 것도 없다.
펠롭스는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잠을 잘려는 펠롭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모습을 본 캐롤은 펠롭스를 보면서 안도의 짧은 숨을 쉬며 방문을 닫았다.
‘약간…푸르게 변했다.’
검은색이였던 눈이 조금 푸르게 변해있었다.
트라우마를 생각해 자세한 정밀검사는 못했지만 캐롤은 그저 위상력이 본격적으로 각성한 거라고 애써 생각했다.
------------------------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눈이 빙빙 돌고 있었고 입에서는 그동안 먹었던 약물들이 다 토해내듯 위액이 나왔고 마침내 몸이 쏟아낸 그 위에 쓰러질려 할 때 선우란 요원이 부축해서 토사물이 옷에 묻는 참사는 면했다.
“괜…찮아? 보이? 캐롤 씨의 말…… 듣지 그랬어?”
“우~~웁……헉…헉 아~~~!!, 아~~ㅂ 마 아아려어…”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입모양으로 애써 알아보면 ‘엄마 아빠 만나러…’인 것 같았다.
선우란은 그저 펠롭스의 속을 잘 진정시키고 옷에 묻은 것도 다 닦아주었다.
“너희 부모님… 저기 계셔. 서두르지 말고…… 가서 반갑게 만나렴.”
잠시 뒤……
공항은 잠시 조용해 졌다.
양은 펠롭스의 예상 밖의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저 애는 뭐냐?’라는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반갑게……’
인사하려 했다.
‘반갑게 해야……’
했었지만……
“…… 으아~~~앙. 엄마!!! 아빠!!!”
감동과 충격적인 상봉에 공항은 문자 그대로 발칵 뒤집혀 졌다.
그리고 방출된 위상력은 선우란 요원이 미리 세트시켜둔 위상력 억제기 덕분에 크게 퍼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
김유정은 그동안 펠롭스에게 있었던 일들을 죄다 정도연 박사와 캐롤과 보나가 보낸 메일 덕분에 경악했고 이 경악은 곧 검은양팀도 느끼게 되었다.
“……미안해. 펠롭스. 널…… 두고 가는게……아니였어.”
“그 사람 정말!! 펠롭스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슬비와 유리를 시작으로……
“미안해 펠롭스. 변명이라 하기엔 뭣하지만…… 이곳에서 너무 큰일이 생겨서 너에 대해서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어. 정말 미안해.”
“……휴~…… 정말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됐는데……
미스틸은 울먹거리며 말했고 세하는 팔 부분을 걷어서 보인 멍들과 주사자국을 보며 화를 삼키며 말했다.
“잘 돌아왔어. 펠롭스. 이렇게 돌아 와줬구나.”
제이는 어른답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대견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펠롭스는 마치 따뜻한 물에 기분좋게 잠긴 듯한 따뜻하고 밝은 재회를 마음껏 즐겼다.
“뭐야 재내들?”
위로 빙글빙글 던진 칼의 손잡이를 정확히 받아내서 다시 등 뒤에 재수납하며 나타는 검은양 팀의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누가 지금 이 순간을 깨뜨리는거야’라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돌아 봤더니……
“……어? 그때 그…… 하늘 나는 누나!!!”
“어머!!?”
“아!! 당신은…….”
그렇게 반가운 재회와 의외의 재회가 이루어 졌다.
“뭐야 너네들……? 나한테도 설명 좀 하라고!!!!”
나타는 빼고……
---------------------------------
“그러니까…… 제 3의 존재라는건데?”
“네. 캐롤이 보낸 자료에 따르면… 용의 군단의 과학자인 드라군 커맨더가 인간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샘플로 밝혀 졌어요.”
“흠…이거 곤란하군. 이제야 일이 다 처리되어 가던 도중에……”
김유정은 램스키퍼의 함장이 된 트레이너에게 펠롭스에 관해 자세히 말하자 트레이너는 약간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다.
“김유정 부국장. 유감스럽긴 하지만 펠롭스를 램스키퍼에 태울 순 없소.”
“펠롭스는 겨우 가족들을 다시 만났는데 또 헤어지란 말인가요?”
“전장에 아이를 데려가다니…… 그것만큼 멍청한 짓이 있단 말이요? 더군다나 저 아이가 울었을 때 위상력이 방출되더군. 저런 불안 덩어리를 어떻게 태울 수 있단 말이요?”
김유정은 이에 대해 뭐라 말 할려는 순간……
“엄마 아빠한테 뭐라 말했어!??!? 다시 한번 말해봐!!!!!!!!! 말해 보라고!!!!!!”
저 멀리 샤오린이 만든 음식과 김도윤이 점검하던 기계가 위상력이 담긴 고함소리로 인한 폭풍에 모조리 박살나고 말았다.
세하가 입을 손으로 막고 제이랑 같이 강제로 뒤로 끌고 가 진정시켰고 사실상 주 원인인 유하나는 고양이인줄 알고 건드렸다가 호랑이에게 제대로 물릴 뻔한 듯 혼비백산한 상태가 되었고 슬비랑 유리는 그런 하나를 진정시킬려고 애를 썻다.
“하나야!! 너 괜찮니? 어디 안 다쳤어?”
“너…너네들…… 잘도 저런……애를……”
“하나야. 펠롭스는… 여태껏 학대에 시달리다 겨우 우리한테 돌아왔어. 이 이상 펠롭스에게 함부로 말하지 마.”
“으~… 안 해…… 다신 말 안 해.”
하필 터져도 이때 터져버린 지라 김유정은 할 말을 도로 삼켜야 했다.
“철이 안 든 어린아이만큼, 걱정되고 불안한 건 없소.”
트레이너는 다 끝났다는 듯, 뒤도 안 돌아보고 늑대개 팀에게 가버렸다.
김유정은 그저 서서히 검은색을 되찾아가는 펠롭스의 눈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
일단 잘못은 유하나에게 있더라도 주의는 줘야 마땅하지만 그저 펠롭스에게 ‘다시는 그러면 안된다’였고 그저 어르고 달래기 바빴다.
막상 자기들 보러오기 위해, 무리해서 핵사부사까지 타고 온 펠롭스를 보니 슬비라 해도 야단을 칠 수가 없었다.
“언니… 전 어떻게 해야 했던 거죠? 역시 야단을 쳐야 했던 걸까요? 아니면……”
결국 자신이 제대로 행동했는지 고민에 빠진 슬비는 밤중에 김유정에게 상담하던 도중에…
“너무 신경 쓰지마. 펠롭스도 우리 말은 잘 따르고, 아직 어려. 그리고 그런 고생까지 참으며 우리 만나러 왔는데 그럴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
“하지만… 만일 이대로 펠롭스가 램스키퍼에 탈 수 없게 된다면…… 하다못해…”
“이렇게 이야기 하면 안 되지만…… 너희 부모님은 만일 네가 잘못 했을 때 어떻게 했을 것 같아?”
“…!!!”
“함께 있어주지 못한 만큼 펠롭스를 알아가고 가르쳐주면 되. 평소 버릇처럼 혼자서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고.”
“그러네…… 그런데 어쩐지 평상시와는 다르게 너도 ‘아빠’답게 보이네?”
“‘아빠’는 무슨……”
한결 편해진 슬비와 조금 무안해 하는 세하의 주변은 분명히 어두컴컴한데 왠지 모르게 핑크빛이 보일 무렵……
“………”
“………”
잠이 잘 안와서 몰래 야식 먹으러 나온 전투광이 ‘이건 뭔 상황이냐?’란 눈빛으로 멀뚱히 바라보았고……
“……저기 슬비야……?”
“…네? 아앗!!!”
깜빡한 것이 떠오른 슬비는……
“나한테 질문한 것 아니니? 그런데 마치 세하랑 무슨 애를 막 키우고 있는 달달한 부부마냥 분위기를 내는구나!?!”
얼핏 그저 평상시대로 말하는 것 같았지만 서류를 쥔 손은 뭔가 힘이 더 들어간 것 같았고 뿜어져 나오는 오오라는 왠지 죽창을 생성할 듯 보였다.
“으아으… 아니 그게……뭐해!!? 빨리 들어가 자자고!!!”
“야, 잠깐만? 갑자기 왜 이래?”
김유정은 슬비에게 등 떠밀려 가는 세하를 보면서 독한 술이라도 마시고 싶은 듯 한숨을 쉬었고 나타는 재미없는 상황에 시간 낭비했다는 듯 아직 불 켜진 샤오린의 식당으로 가버렸다.
============================================
프롤로그를 다시 시작한 것 같네요.
스토리에 대한 뼈대를 탄탄히 구축해 가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PS:그래도 소설 쓰다보면 만화로 그려 봤으면 싶어요. 하필이면 그림하곤 인연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