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의 남매 폭격 (2) #일상 #비일상
나생옥 2016-01-23 4
(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7552
=아침 11시=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이 남매들의 비위에 맞추다보니
더욱이 공복감이 들어졌다.
"저기, 그것보다 나 밥 좀 먹으면 안될까?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지금 내 목소린 누가 들어도 기어다닐 듯한 목소리였다.
"나도 먹을래. 스파게티로 부탁해, 세하야!"
더스트의 눈동자에 생기가 돋았다.
"아니, 네가 만들어서 먹어."
"못 만들겠다는거야?"
더스트의 눈동자에 검은 불꽃이 일렀다.
이 녀석의 비위에 맞추고 싶어도 집엔 스파게티 재료가 없었다.
"아냐!, 그- 그러니까 내말은 집에 스파게티를 만들만한 재료가 없어!"
"재료라면 여깄어. 세하야"
그 말과 동시에 식탁에 작은 게이트가 형성되고,
형성된 게이트에서 '면'과 '토마토 소스'가 튀어나왔다.
"잠깐, 이거 어디서 구한거야?"
"건넛편 마트에서 구했어."
나쁜 짓을 해도 '난 관계없다'라는 목소리의 더스트였다.
"도둑질은 나쁘다고! 다시 원래 자리로 갔다 놔!"
.......
"위상력을 쓰는건 금지라고 했을텐데, 어째서 위상력을 쓴거야!?"
"어머, 미안! 잊어버렸네!"
당장이라도 '데헷'이라고 할 것같은 표정이였다.
"이 곳엔 왜 버거와 치킨이 없는거지?"
애쉬가 냉장고와 렌지를 열며 의문을 표했다.
"여긴 휴게소 푸드코트가 아니야, 그렇게까지 많은 음식은 없어."
"아쉽네."
그나저나 차원종들치곤 이 차원의 음식들을 많이 알고있는 것에 의문이 밀려왔다.
아까전의 스파게티의 재료들도 그렇고, 버거나 치킨을 찾을때에 냉장고나 렌지를 확인하는것도..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치게 맞아떨어졌다.
"너희들, 이 곳 음식들을 잘 알고 있네."
"심심할때마다 가끔씩 위상력을 숨기고 신서울의 주민인척 행동하고 있을 때가 있어."
"그러다보니 많이 알게된거야."
"정말로 할 짓이 없나보구나, 너희 차원엔..."
애쉬의 그림자가 이 차원의 게임을 훔쳐간 것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또 가끔씩 내 방에 치킨이나 버거가 나올 때도 있구."
"누나 방에만 뭔가가 나오고, 내 방엔 가끔씩 게임기가 사라진다고..."
"잠깐, 그 게임기의 게임.. 우리 엄마가 마지막 보스로 나오는거지?"
"응? 세하군은 그 게임을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알다마다..
[강남 사태]의 복구 지원 중 '빛나' 누나가 [물질 변환]을 해보라길래
치킨이나 버거를 넣고 시도했다가 거기서 차원종 측의 게임을 습득한 적이 있었다.
그 게임을 했더니 마지막 보스가 '알파 퀸' 우리 엄마였다.
그 게임기는 내 방에 있다. 소장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결과인데... [물질 변환] 정말 믿을 수 있는걸까?
"아니, 그냥 그럴 것 같아서...."
땀을 흘리며 대답을 흐렸다.
"꽤나 표정이 안 좋은데, 나한테 숨기는거라도 있는건가?"
애쉬가 고양이 같은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없어, 없어!"
"애쉬, 나한테 땀의 맛으로 진실인건지 거짓말인지 확인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네가 무슨 어떤 조직의 간부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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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12시 (1)=
땀을 흘린 탓에 배가 더욱 고파졌다.
배가 고파도 이 녀석들을 놔두고 혼자 먹는다는건
새로운 자살 방법이나 다름 없었다.
"5분만 기다려줄래? 먹을게 도착할거야."
애쉬와 더스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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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란'이 누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탕수육이랑 짜장 곱빼기,짬뽕 곱빼기 사주시면 안될까요..?"
"....어떤 부탁인지 궁금했었는데.... 정말 맥이 빠지는 부탁이구나..."
"미안해요, 누나... 사정이 있어서 그래요...값도 두배 쳐드릴게요..."
"..알았어, 귀여운 브라더의 부탁이기도 하니깐.."
"고- 고마워요 누나!"
"..빛보다 더 빠르게 갈게, 브라더..."
이게 어떻게된 상황이냐면...
[강남 사태]의 여파로 인해 여기저기 가게,마트 등이 문을 닫았다. 종로구도 피할수 없었고..
재해 복구가 끝나고 1일째, 가게,마트가 문을 여는건 머지 않겠지만
우리 집은 상황이 다르다. 굶주린 괴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는 라이더, '선우 란'누나 한테 음식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세하야~ 먹을건 언제 도착하는거야?"
"조금만 기다려, 곧 도착할거야"
먹을걸 재촉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아이같았다.
애쉬도 배가 고픈 모양인지 내가 만들었던 식어버린 '간장계란볶음밥'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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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인터폰으로 직접 띵동 소리를 내는 란이 누나다.
전화한지 4분만에 도착을 하였다.
상식이 벗어난 오토바이...아니 '헥사부사'이다.
"..신속정확.. 음식 배달이야.."
"진짜 고마워요! 누나."
애쉬와 더스트를 발견 못하게 내 방에 집어 넣었다.
"..유어 웨컴..돈은 됬어.."
"아니에요, 안 받으면 제가 곤란해요.."
내가 건넨 돈은 재해 복구의 포상금이다.
조만간 '오프너스'에 과금을 할려 했지만 이런 것에 날려먹었다.
"...그나저나 가스 켜 놓은거 아냐..? 집 여기저기서 타는 냄새가 나는걸...쏘 덴져러스..."
"아.. 괜- 괜찮을거에요!"
"..그래..? 그렇다면 됬구.... ...그나저나 여기가 브라더의 홈이구나..."
냄새의 정체는 아무래도 애쉬와 더스트의 냄새 일 것이다.
결코 악취같은게 아닌 몸에서 향유하는 위상력의 냄새,
재와 먼지의 냄새라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나같은 경우는 이 냄새에 익숙해졌다보니 냄새같은게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익숙해지면 안될텐데....
"어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순간 소름이 끼쳤다.
등 뒤에서 두 가지 음성이 들려왔다.
망했다, 결국 일이 이렇게 커지고 마는건가....?
뒤를 돌아 봤더니..
이 녀석들, 내 옷을 입고 있었다.
몸에 맞지 않고 헐렁거리는 티셔츠들이 눈에 들어왔다.
거기다 무슨 이유인건지 두 명 다 내 팬티를 입고 있었다.
"..오..오.. 저 큐트한 아이들은..누구지..? 게다가 저건... 브라더의 팬티인거야..?"
"제- 제, 제!!.. 제 친척의 동생들이에요!!!"
"..브라더의 친척이구나.. 잘 부탁해..."
"잘 부탁드려요!"
더스트의 옆에서 소리를 죽이고 끅끅 웃는 애쉬를 보았다.
당장이라도 제이 아저씨의 두통 지압법을 쑤셔 넣고 싶어진 기분이였다.
오늘 하루에 내 속옷을 본 사람이 3명이 늘어났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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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가볼게, 브라더.. 맛있게 먹어..."
"안녕히 가세요. 누나"
애쉬와 더스트가 란이 누나와 약간의 잡담을 한 뒤
현관까지 배웅을 했다.
지면을 뒤흔드는 엔진음이 덮쳤고
그 뒤로 애쉬와 더스트가 헥사부사를 타고 멀리 사라지는 누나를 보고 감탄을 하였다.
"믿기지 않는 속도인걸."
"저기에 앉으면 엄청 재밌어보여! 그치? 세하야!"
"아니, 재미없어.. 구역질만 나와"
거대한 엔진음을 뒤로 란이 누나가 배달해준 음식을 식탁에 옮겼다.
덤으로 위상력으로 식어버린 '간장계란볶음밥'을 데웠다.
12시 10분, 이제야 난 아침 밥을 먹을 수 있게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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