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클로저스-이세하-(프롤로그)전쟁의 시작
버드미사일 2016-01-20 2
입에서 붉은 선혈이 흘러내린다. 머리는 어지럽고 정신이 사나우며 몸은 지쳐있어서 어느 무너진 건물 사이에 들어가 앉아 휴식을 취한다. 주변이 시끄럽다. 시끄러워서 손으로 귀를 막아보려고 하지만 손은
올라가는 도중에 힘을 잃고 다시 땅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잠깐 정신이 나간 것인지 내가 왜 이런 상태인지
왜 이곳에 있나 까먹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드디어 그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지금 차원종과의 전쟁을 하고 있었다.
“생존자는
응답바람! 생존자는 응답바람!”
내
귀에 장착되어있는 소형 무전기에서 응답신호가 왔다. 목소리로 봐서는 아주 다급한 모양이다. 누군가 응답하겠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는다. 모두
힘든 상황인 것 같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온 힘을 짜내서 무전에 응답한다.
“여기는
이세하 요원. 무슨 일인가”
“아! 대원님! 괜찮으십니까!”
무전
상태가 안 좋은지 음질이 좋지 못하다. 듣는 사람의 기분이 더러워질 듯한 음질이다.
“아직
살아있다. 무슨 일인가”
나는
다시 한번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 말했다.
“방금
본부에서 생존자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렸습니다. 지금 당장 그곳에서 나오십시오!”
나는
이제 돌아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내가 맡은 구역의 차원종은 거의 처리했고 이곳에 있는
살아있는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을 것이다.
“알겠다…..하지만 지금 내 상태가 좋지 못하다. 지원요청바람”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선 내 몸의 상태가 최악이기에 움직이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고
아직 주변에는 처리 못한 차원종들이 있다. 수는 적을 지라도 상태를 보아서는 대처하기는커녕 죽지만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내 요청에 잠시 다른 곳과 연락하고 있던 요원은 대답을 하였다.
“알겠습니다.그곳의 상황을 고려해서 3분뒤 그쪽으로 선우란 요원님께서 가실 겁니다.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고맙…다”
고맙다는
말로 무전이 끝났다. 솔직히 방금 말한 것은 내 마지막 목소리일 것이다.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귀에 올려져 있던 손은 다시 한번
힘을 잃고 떨어졌다. 이제 3분이 지나면 선우란 선배가 온다. 그럼 나는 이제 치료를 받으러 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무사할까”
다시
귀환할 수 있다는 여유가 생기자 이번에는 다른 동료들이 생각났다. 원래 내 소속이었던 검은 양 팀원들은
전부 다른 곳으로 배치되었다. 10년 전 있었던 반역자 데이비드 체포와 그 동안에 있었던 각종 업적들로
우리들의 실력은 확실히 전해졌고 지금 우리는 1개월전 일어난 제 2차
차원 전쟁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선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는 차원종들의
수와 그들의 성장력은 점점 우리에게 불리해져만 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지에 흩어져 전쟁을 하고 있다. 나는 현재 예전의 서울 한 복판에서 차원종들과 싸우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진다.
그렇게
궁금해하고 있을 때 멀리서 귀에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린다. ‘헥사부사MK2’라는 이름을 가진 개조된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다. 나는 놀라서
지금 내 몸이 아프다는 것을 잊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선우란 선배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곳으로 달려온다.
“헤이……”
“잘
오셨어요. 그나저나 아직도 목소리에 힘이 없으시네”
“그건……달리지 않아서……그나저나….보이는
괜찮아?”
“글쎄요….그렇게 괜찮다고는 할 수 없기는 하지만….어쨌든 그것보다는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죠. 아직 차원종들이 다 사라진 것도 아니니”
“오케이…….그럼 빨리 뒤에 타…..”
내가
헥사부사에 타자마자 선배에게 시동이 걸린 건지 아직 전장이라는 것을 잊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그 속도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극심한 고통과 함께 선배의 어깨를 꽉 잡은 채 기절을 해버렸다.
기절에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는 새하얀 병실이었다. 내가 눈을 뜨자 곧바로 의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친근히 인사를 건넨다. 상당히 포근해 보이는 인상이다.
“안녕하세요. 이세하 요원님. 몸은 이제 괜찮으십니까?”
“네. 이제 많이 괜찮아졌네요. 몸이 많이 굳은 것 같은데…..꽤 오래 기절해 있었나 보네요”
“네. 한 8시간은 기절해 있으셨죠”
“8시간이나요? 그럼 다른 곳은…..”
“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른 곳은 아직 피해는 거의 없고 차원종들과 서로 대치 중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피해가 컸던 곳은 가장 위험한 지역에 있었던 이세하 요원님이 계시던 장소였거든요”
다른
곳이 아직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아직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그럼….제가 있던 장소의 사람들은?”
내
말에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전멸. 나를 제외한 모두가 전멸당한 것이다.
“전멸…..인가….모두들…..”
“이세하님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그렇다고해서 그들을 그곳으로 같이 가지고 한 사람은 접니다. 그들이
죽은 이유가 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
“그들은
이세하님을 위해서……”
“그만……”
나는
더 이상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손을 들고 의사의 말을 끊었다. 지금 의사가 하려는 말을 질리도록 많이
들었다. 내가 갔던 곳에 희생이 생기면 하나같이 비슷한 뜻의 말들이 오간다.
‘모두
이세하님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거에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자괴감이 들었다. 모두 하나의 소중한 생명일 텐데 나 같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받쳤다는 의미에 나는 엄청난 부담감을 가진다. 물론 그들은 나를 동경해서 나와 같이 싸우기 위해서
나와 같이 간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위험에 놓여있을지 알고 있었을 것이고 충분히
각오를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내 문제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나저나…..다른 검은 양은 어떻게 되었죠”
그래서
나는 일부로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다른 장소에 있는 모두는 어떻게 되었냐는 주제로.
“네…모두 무사하시고 각 지역을 정리하시고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마
내일 쯤이면 이곳으로 오시겠지요”
“다행이군요….그럼 아직 전쟁 중이기는 하지만 이만 자봐도 되겠습니까? 아직 다
치료가 안된 것 같고 아직 특별한 지시도 없어 보이는데”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의사는
배려있게 방의 불을 끄고 나갔다.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내일 오는 동료들을 기다리면서 잠을 청한다.
연속된
격한 싸움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온 곳에서 비상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나는
갑작스러운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방에 있는 램프를 확인한다. 램프에 색에 따라서 상황이 전달된다. 초록색이면 이상 없음. 파란색이면 위험감지. 노란색이면 위험출현. 붉은색이면 위험상황. 그리고 램프는 붉은색으로 반짝인다. 이런 상황에서 위험상황은 단 한가지.
[긴급상황발생. 긴급상황발생. 지금 이곳 중앙본부에 차원종이 습격함. 등급은 A등급으로 추정. 현재
입구에서 대치 중. 전투가 가능한 대원들은 속히 모이기를 바람. 다시
한번 전한다. 긴급상황…..]
계속해서
안내 방송이 들려온다. 방송에서는 이곳에서 전투가 가능한 대원들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일기로는 실력 있는
대원들의 대부분은 좀 떨어진 곳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는 차원종들을 요격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싸울 수 있는 대원은 극 소수. 입구에서 막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황급히 내 건블레이드를 들고 입구로 향한다.
“으아아아아!!!”
내가
도착하자마자 내 쪽으로 한 대원이 날려왔다. 나는 그 대원을 잡고 안전히 내려준다. 하지만 상처는 심각하다. 입구 쪽에서는 말렉계열의 차원종과 대원들이
싸우고 있다. 싸우고 있는 다원은 방금 나에게 날아온 대원을 포함해서 5명. 확실히 상대하기 힘든 상대다.
나는 건블레이드를 고쳐 잡고 말렉에게 돌진한다.
“유성검!”
아직
몸이 온전하지 못하기에 적당히 뒤로 밀어버릴 정도의 힘으로 차원종을 쳤다. 차원종은 내가 날아오는 것을
눈치채고는 온몸에 전기를 두른다. 생김새는 말렉, 능력은
키텐으로 보아서 그 둘의 혼종인 것 같다. 전기로 둘러 몸을 방어한 것인지 그다지 충격은 없어 보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분부 밖으로 물러나게 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일단 부르기 힘드니 말렉과 키텐의 이름을 적절히
섞어서 ‘키렉’이라고 부르자.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는 네이밍 센스가 부족한 것 같다.
키렉은
나를 보고 화난 얼굴로 괴성을 지르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습격하고 그냥 달아나는 것은 함정이겠지만
그렇다고 보내버리면 이 키렉이 어떻게 감시망을 뚫고 이곳에 온 것인지 모르게 된다. 이럴 때는 도박을
하는 수밖에.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돌아오기 전에 본부를 칠 것 인가. 아니면 내가 키렉을 잡고 본부에 돌아올 것 인가.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무전기 하나를 꺼내서 귀에 장착하고 뒤에 지쳐있는 요원에게 본부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라고 지시한 후 바로 키렉을 쫓아갔다. 키렉의 속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만하기에 간간히 견제를 하면서 쫓아간다. 그리고
어느 장소에서 키렉은 멈추었다. 멈춘 장소는 도로였다. 주변에는
파괴된 빌딩들이 있고 키렉과 나는 도로의 가운데 서있다. 이런 곳에서 멈춘 것은 분명 함정이 있다라는
소리겠지.
“좋아. 어떤 함정인지는 모르겠지만…..각오해라”
나는
위상력을 개방하며 키렉을 위협한다. 하지만 키렉은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결 같은 모습으로 그저 자리에 서있었다. 뭔가 이상하는 것을 눈치채고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머. 그 동안 성장을 했나 보네? 안 그러니? 애쉬”
“그러게말이야. 누나”
주위를
둘러보다 문득 위를 쳐다보니 그곳에는 의외의 존재들이 있었다. 애쉬와 더스트였다.
“애쉬…더스트”
“그래…우리야? 1달동안 잘 지냈나 몰라?”
“웃기는
소리. 지금이게 잘 지내는 걸로 보이냐?”
“우리세하가
많이 까칠해졌네? 매력적인데?”
“하지만
동시에 위협적이기도 하지”
“그래서? 아직도 나를 꼬득이려고? 그거 7년전에
그만둔거 아니었나?”
“포기했어. 확실히 7년전에”
“그럼
뭐 때문에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났지? 1달전에 나타나서 도발한 것으로도 부족해서 이렇게 나오셨나? 그게 아니면 나랑 농담이나 하려고 부른 건 아니겠지? 그런 혼종으로
내 관심을 끌어들인 것을 보면”
내
말에 애쉬와 더스트는 쿡쿡웃더니 이내 내 질문에 대답을 해준다.
“이제
전쟁을 끝내려고”
“뭐?”
예전부터
항상 느끼던 생각이지만 이놈들은 정말 뜬금없다. 그래서 짜증난다.
“전쟁을
끝내려고”
“무슨
수로?”
“전쟁이란건말이야…..병사들로 싸워서 끝내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하는 편이 재미있거든”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
“지금
세계에 주목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의 희망인 아이콘인 이세하”
“너는
이곳에서 사라져야겠어”
어이없을
정도로 당당하고 자기들만 알아 들을 말만 하는 그들이 태도에 나는 웃긴 것인지 황당한 것인지 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놈들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싸우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질 정도로 어처구니없다. 하지만
나는 건블레이드를 쥐면서 그들에게 왜 나를 노리는지 물어본다.
“말했잖아? 이세하 너는 지금 세상의 관심을 받고 압도적인 힘과 업적들….차원종을
쓰러뜨리는 모습으로 그들의 희망으로 성장해버렸고, 그들의 영웅은 바로 너다”
“그런데
그런 희망인 너를 이곳에서 쓰러뜨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자신들이 믿어오던 희망이자 영웅인 네가 처참히
무너지는 모습을 본다면…..재미있겠지?”
“하…..너희가 생각하는 건 정말 못따라주겠다”
나는
그들의 생각에 질려 그만 경악해버렸다. 무슨 저런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전투로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닌 적의 정신을 붕괴시키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한 것인지 궁금하다.
“근데
그게 가능할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어치피 보는 사람도 없을 텐데”
“그래서
준비했지”
애쉬와
더스트가 손벽을 치자 주위에서 차원종들이 나왔다. 생긴 것은 마치 나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저건
뭐냐?”
내
질문에 애쉬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저 녀석이 나한테 웃으면서 대답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
녀석들은 우리가 만든 카메라라고 생각해”
“카메라? 카메라가 왜…..설마”
“그래! 그 설마야”
카메라가
왜 필요한가 생각하고 있을 때 애쉬와 더스트가 말했던 말들이 머리 속에 지났을 때 그 이유가 떠올랐다. 지금부터
내가 싸우는 모습을 저 카메라형 차원종으로 촬영하고 전 세계에 방영할 것이다. 아니 방영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모습도.
“설령
내가 지더라도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있을 텐데”
“아~다른 검은 양들 말인가?”
“……………어떻게 알았지?”
“네가
말하는 다른 사람들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있나?”
나는
더 이상 말하기 싫어졌다. 더 말했다가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최악의 현실이 전부 현실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하지만 나는 내 생각을 확실히 부정하고 싶었던 것인지 그만 말을 해버렸다.
“………..무슨 짓을 한 건가?”
내
말에 애쉬와 더스트는 그저 웃기만 한다. 그들의 웃음은 기분이 나쁘다.
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 그들에게 소리쳤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내
외침에 그들은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들 양옆에 각각 2개의
차원의 균열이 열렸고 그곳에서는 커다란 십자가가 떨어져 땅에 박혔다. 그리고 그곳에는 사람이 매달려있었고
나는 경악했다.
“….얘들…..아?”
“그래! 네가 말한 사람들이지”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사람들은 제이,테인,유리….그리고 슬비였다. 나는 정신이 멍해졌다.
“어떻게? 분명 일을 끝내고 이곳에 오고 있다고…”
“다들
너무 방심하고 있더라고~”
내가
정신이 멍해져 있는 사이 그들은 나를 놀리는 듯한 말투로 그들끼리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너를 만나는 것에 엄청 기대했던 것 같던데”
“갑자기
우리가 나타나서 놀랐었지? 그때 표정….아직도 황홀해”
“지들은
반드시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엄청 열심히 싸웠는데….아쉽겠도”
“이렇게
돼버렸네? 뭐. 결국 만났으니 소원 성취 일까나?”
나는
그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모두 정신을 잃은 모습이다. 모두 몸에 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고 당장 구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부상이다. 나는 부서질 것 같은 마음에서 분노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이이이이이
새에에에에끼들이!!!!!!”
나는
길게 욕을 내뱉으며 달려들었다. 아마 지금 내 머리 속은 상당히 정지해 있는 것 같다. 오직 저 놈들만을 부숴버리고 그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제외하고는.
“어머어머….이건 또 새로운 모습이네”
나는
무작정 그들에게 달려들었고……결과는 너무나도 뻔했다. 내가
달려들 때마다 그들은 그들만의 고유의 힘과 기술로 나를 제압한다. 나는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제압하기는
쉬웠을 것이다. 나는 제압을 당해도 풀어내도 그들을 공격한다. 그리고
그들은 막아낸다. 너무나도 쉽게. 그들은 장난이라는 듯이
내 공격을 막아낸다.
“예전보다
강해지는 했는데…..정신이 이래서야 아무 쓸모도 없지”
결국
나는 온 몸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안 그래도 치료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이렇게 싸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온 힘을 소비해서 그대로 무릎을 꿇어버렸다. 그들은 나에게 다가온다. 그 모습은 나에게 있어서 마치 사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하소연하듯이 그들에게 말한다.
“도대체………왜 이렇게……된 건데….”
“네가
약하니까”
“…….어째서
저녀석들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건데”
“네가
약하니까”
“………어째서……나는 약한 건데….”
“네가
약하니까”
내
말에 모든지 ‘네가 약하니까’로 대답해 버린다. 나는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내가 약했기 때문에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갔다. 내가 약했기 때문에 내 소중한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당한 것이다. 그들은 힘이 풀려 주저 않아 있는 나를 끌고 간다. 그리고 4개의 십자가 사이에 또 하나의 십자가를 소환해서 나를 그곳에 묶었다.
“그
동안 재미있었어~”
“나도
그 동안 재미있었다”
“”그럼….처형을 시작한다””
그들은
등 뒤에서 거대한 창 5개를 소환해서 십자가에 묶여 있는 우리를 겨냥한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힘이 없는 나를 저주한다. 이렇게나 무력한
나를 저주한다. 그 동안 힘이 있었다고 생각한 어리석은 나를 저주한다.
그 동안 나와 함께해준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한 나를 저주한다.
“힘이….필요했어”
힘이
필요했다. 그들을 지킬만한 힘이. 이런 일에서 구할만한 힘이. 세상이 그저 나를 영웅으로 부르는 것이 아닌 영우에 걸맞은 힘이. 그렇게
힘을 강렬히 원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머리 속에 삭인다.
[힘이
필요한가?]
“누구야?”
[나는
성배. 너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존재]
나는
어느 센가 자신을 성배라고 주장하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대화하고 있었다. 당황했지만 이내 힘을 준다는
그 말에 나는 정신이 팔렸다.
[힘을….줄 수 있다고?]
[그렇다. 힘이 필요한가?]
“잘가”
힘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성배의 질문과 동시에 애쉬와 더스트는 팔을 뒤로 젖히며 던진 준비를 한다.
[힘이
필요한가]
“….그래”
애쉬와
더스트는 우리에게 창을 던졌고 그 창이 내 앞으로 다가온다. 매우 빠른 속도지만 사람이 죽는 순간은
모든 것이 느려지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 느려진 시간 속에서 성배는 다시 한번 나에게 질문한다.
[정말로
필요한가? 무슨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그리고 나는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무슨 대가를 치뤄서라도. 다시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그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면”
나는
이 대답에 한 순간의 후회도 없었다. 그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
[그렇다면
계약은 맺어졌다]
계약이 맺어졌다는 말과 동시에 나를 제외한 모든 세계가 사라지고 그저 어떤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잠시 후
빛이 뿜어져 나오는 문이 나타났고 이내 성배가 다시 말했다.
[그럼
가서 싸워라. 다른 자들과 싸워서 성배를 차지할 만한 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성배를 차지하라. 그러면 너의 소원이 이루어지리라]
나는
성배의 인도를 받아 그 문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문에 들어서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걸을 걸으며 성배의
마지막 말을 들었다.
[모든
규칙은 이곳에서 벗어나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그럼 행운을 빈다]
빛의
길을 걸었다. 그 길을 무척 길었지만 이내 다시 한번 문이 나왔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곳은 생전 처음 보는 장소였다.
안녕하세요 버드미사일입니다. 저를 기억해주시고 계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이죠? 그 동안 소설 쓸거 생각하고 있어서 이렇게 늦게 찾아뵙네요. 말도 없이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