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위상력은 없지만 불행은 많지! 2화(하)

최대777글자 2015-06-17 1

.

.

.

*

차원종 출현

 

잠깐잠깐잠깐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데에!!!!!!!!!!!!”

 

뭔가 새삼스럽게 시점이 바뀐 것 같지만 일단 그건 넘어가자고, 우린 지금 차원종들에게 쫓기고 있는 중이니 매우 위험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라고? 물론 저 녀석들, 생긴 건 귀엽지만 엄연한 괴물이라고?

 

, 잠깐만. 우리 저런 놈들을 상대로 왜 도망갈 생각만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듣기로는 저것들 일반 총알로도 못 죽이고 위상관통탄인가? 그걸로만 죽일 수 있다고 하니 네가 아무리 싸움을 잘 한다고 해도 상대도 안 될 걸.”

 

, 역시 그런가.

 

... 하지만 나 이래뵈도 주인공이고 지금 출연중이고 위험한 상황이잖아? 글쓴이가 위상력 개방시켜주거나 하지 않을까?”

 

너 지금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될 것을 말하고 있거든?! 그리고, 그런 식상한 전개로는 사람들 다 질린다고! 게다가 제목에도 난 위상력은 없지만이라는 멘트가 들어있는데 말이나 되냐?!”

 

그래도 혹시...”

 

곧바로 뒤돌아서 옆에 놓여져있던 쇠파이프를 들고 우리를 쫓아오던 놈들 중 맨 앞에 있던놈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모르지!!”

 

그리고 난 소리는 뽀각.

 

“...끼긱?”

 

“...”

 

역시 안 되나아아!!!!!!!!!!!”

 

당연하지 멍청아아!!!!!!!!!!”

 

그리고 다시 36계 줄행랑. 이 팬픽은 2화만에 끝이 나는 건가... 글쓴이 저주할테다...!! 라고 속으로는 외치고 있지만 일단 이 녀석이라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무언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제발, 난 죽여도 얜 살리자고...

 

나 외로울까봐 반장, 내년 학생회장 유력후보라는 직함까지 갖고 있는데 뻥까지 치면서 조퇴해가지고 이런 위험한 곳까지 와준 착한 녀석이란 말이다...!’

 

라고 생각했을 때 옆쪽에 약간 거리가 있는 건물이 보였다. 밑은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 높이였지만 내가 도움닫기를 해준다면 태준이는 넘어갈 수 있고 저 차원종들도 다리가 짧으니 넘어갈 수는 없을 거라고 곧바로 1초만에 판단이 섰다.

 

저기로 가자 윤태준!”

 

, 뭐야?!”

 

바로 태준이의 뒷덜미를 잡고 그쪽을 가리켰다. 녀석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나는 도움닫기를 해 줘야 할 테니 먼저 앞장서서 몸을 숙이고 양손을 내밀어서 윤태준을 향하게 했다.

 

밟고 뛰어가! 난 도움닫기 없어도 갈 수 있으니까!”

 

“...알았어!”

 

곧바로 내 손을 밟고 높이 뛴 윤태준. 다행히 건너편에 잘 착지했고 이제는 내쪽이 문제다. 사실 도움닫기 없이는 저쪽으로 못 가는데...

 

태준아! 먼저 도망가, 그리고 경찰이나 아무나한테 연락해서 클로저들이라도 부르...”

 

라고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내 뒤에서 뭔가가 날라왔다.

 

“......?”

 

... 태준...?’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날아온 건 다름아닌 아까 건너편 건물에 안전하게 착지했던 그 윤태준이었다. 게다가 머리에서는 피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설마... 아니지...?”

 

절대로, 절대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 상황이어서는 안된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단 말이다.

 

태준아, 태준아?”

 

쓰러진 윤태준을 잡고 흔들면서 계속 이름을 불렀다. 볼도 툭툭 쳐봤지만 반응이 없었다. 앞이 새하얘지는 느낌과 함께 가슴이 철렁 내리앉으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뭔가 덩치가 큰 차원종이 내 뒤에 착지한 소리만 들렸을 뿐이었다.

 

“........”

 

내 앞뒤로 차원종이 있다. 내 친구는 날 위해서 땡땡이까지 쳐주다가 이렇게 되었고, 나도 이제 곧 이렇게 될 운명이다.

 

끝까지 난... 운이 없는 건가...?’

 

그대로 무언가 무거운 것이 내 등을 강타하는게 느껴졌고 그대로 나가떨어져 작은 차원종무리의 앞에 쓰러졌다.

 

“...”

 

아팠다. 온 몸이 욱신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예전에 불량들에게 둘려싸여 각목으로 온몸을 두들겨 맞은 이래로 제일 아팠다. 그래도...

 

이런 아픔따위는 아무렇지 않아...’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섰다. 입에서도 약간의 피가 흘러나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이미 등과 사지가 떨어져나갈 것 같은 고통은 마비된 듯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불행하다는 것도, 이런 사건에 계속 휘말리는 것도 참을 수 있어.’

 

입가에 묻은 피를 소매로 닦고 뒤돌아서서 덩치큰 차원종을 마주봤다. 내 키의 3배정도는 되고 손에는 둔기를 들고 있었다. 어제 상대한 불량들과는... 차원이 다른 녀석이다. 그럼에도 신기한 건, 그 때 느껴진 감정은 공포라는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말야...’

 

덩치큰 차원종, 듣기로는 트룹 배셔라도 했던가. 나를 끝장내기 위해서 몽둥이를 높이 들어올리지만, 여전히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 안에서 느껴지는 이 감정은... 그래, 그거다.

 

내 불행에 누군가가 휘말린다는 것 만큼은...!!’

 

분노다.

 

참을 수가 없다고!!!!!!!!!!!!!!!!!!!!!!!!!!!!!!!!!!!!”

 

그리고 나를 향해서 내리쳐지는 몽둥이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신은 잔인하다. 나 같은 녀석에게 행운이라는 건 안 주고, 불행만 잔뜩. 기껏 내려준 이 친구라는 구원도 이렇게 박살을 내버리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이건 그 분노를 담은 주먹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주먹이 이길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는 사실을, 결국 산산조각나서 패배하고, 의미 있는 일조차 해본 적이 없는 채로, 내 인생은 끝날 것이라는 걸.

 

“...?”

 

“....꾸륵?”

 

무언가가 우지끈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분명히 내 손뼈가 부서지는 소리일 거라고, 아픔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너무 순식간이어서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까 맞은게 너무 세서 감각이 마비된 것일 거라고. 그렇게 믿고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보인 건 녀석들의 당황한 얼굴이었다.

 

“...얼라려?”

 

부서진 건 내 주먹이 아니었다. 오히려 산산조각이 나버린 것은 몽둥이쪽이었다.

 

“...”

 

꽤 하잖아, 신이라는 때려죽일 녀석.

 

우오오오오오!!!!!!!!!!!!!”

 

그대로 도약해서 덩치의 머리빡에 주먹을 날렸다. 내 주먹은 시원한 소리를 내며 녀석의 머리를 강타했고, 그대로 녀석의 두개골이 조각나는게 느껴졌다.

 

내 불x친구를 때린 복수다 이 개자x!!!!!!!!”

 

그대로 녀석은 밑으로 떨어졌다. 그대로 쬐끄마한 녀석들도 마음껏 때려주고자 뒤돌아서 그 놈들을 마주보자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라...?”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서있는 것조차도 할 수 없었고 시야도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제기일... 신이라는 녀석 꽤 하기는 개뿔... 나가 죽어라..”

 

라고 이 이야기를 만들고 있을 누군가를 저주하며 옆으로 쓰러질 때 내 눈에 보인 광경은, 누군가가 하늘에서 내려와 차원종이라는 괴물들을 전부 때려부수는 광경이었다.

 

‘...천사인가?’

 

새하얀 머리카락, 그리고 놈들을 시원하게 패주는 모습이 왜인지 남자답고 멋지기 까지 한 천사다.(물론 천사는 아닐테지만 지금 정상적인 사고따위, 가능할 리 없잖아)

 

그래도... 멋지구만...’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생각조차도, 눈을 뜨는 것조차도.

to be continue...

2024-10-24 22:28:4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