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세하다. - 07
도혼 2015-05-24 6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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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이게 웬 떡이냐, 상부에서 작전을 시행하라는 명령에 약간의 거부감은 좀 있긴 했지만, 저 여자로 인해 그 생각이 바뀌었다. 학살마녀, 너를 제물로 삼아주지.'
"내가 아까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했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책망하는 표정과 궁금해하는 표정들이 보인다.
"그게 아니다. 작전은 이미 옛날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방아쇠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자신과 똑같은 급의 녀석 두명에게 눈짓을 하고는 말했다.
"우리다."
"딸각, 딸깍, 딸각."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빨에 장착되어있는 소형 폭탄을 깨물었다. 그때 그는 우연히 서지수의 입꼬리가 묘하게 말려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아냐!! 이건 뭔가 잘못됬...'
그러나 그는 생각을 더 이어갈 수 없었다. 자신의 이빨에서 소형 폭탄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서지수는 놈이 작전에 대해서 말하는 순간, 세하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제가 놈들의 지부에 접선하는 놈들이 오지 않는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했지만... 놈들은 정말로 치가 떨리도록 치밀하더군요. 놈들의 지부를 파괴하면서 알아냈습니다. 지부에서 50m 정도의 깊이에 통로 비슷한 곳이 있다는 것을요. 즉, 비밀통로가 2중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쪽으로 접선자들을 보낼 것입니다. 유니온이 그 비밀통로를 모른다면요.'
'당연히 모르겠지. 유니온은 그 지부 자체도 아들덕에 구경도 못해봤을 거니까.'
'놈들은 아마 제가 해낸 흔적을을 알아차릴 겁니다. 물론 그놈들은 이 정도의 흔적을 단 한명이 해냈다는 생각은 못 할테죠. 그렇다면 유니온의 이름을 빌려 그 안에 숨은 놈들이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다면 놈들은 두가지 선택을 하겠죠. 첫째로, 유니온을 무시한 뒤, 저를 직접 추적하려고 한다는 쪽과, 둘째로, 제가 튀어나오도록 음-모를 꾸밀 겁니다.'
'당연히 내가 보기에도 두번째가 더 쉬울 것 같은데?'
'당연하죠. 첫번째 방법을 쓰는 과정에서 흔적이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윽고 놈들이 폭발하려는 순간, 서지수는 세하의 뒷말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서 저를 튀어나오게끔 만들수 있을까요 그 상황에서? 그건 직접 어머니께서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후의 판단도, 데이비드 국장님께 맡기도록 하죠. 너무 작전권에 간섭하면 그것도 좋은건 아니니까요.'
서지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만, 그때 체험해보라는 말을, 자신이 직접 놈들을 만나보라는 말로 들었다. 그래서 놈들이 잡혀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심문관을 보호하는 클로저로 자신을 지원했다. 그리고, 저들이 폭발하는 순간 생각하였다.
'설마 아들은 이 상황까지도 예측을 한거야? 잠깐만! 방금 놈들이 방아쇠라고 했지? 그렇다면... 에잇 일단 이것부터 해결하고 보자.'
폭발하려는 순간에서 지금까지의 생각은 길어 보였으나, 실은 찰나의 순간에 모두 이루어 진 것이다. 서지수는 지금 이 상황에 가장 알맞는 기술을 썼다.
[ 충격 흡수(Impact Absorption) ]
서지수의 위상력 특성은 충격이다. 즉 충격을 원하는대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힘을 넓게 퍼지게 할 수도, 한곳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지수는 자신이 지장한 영역에 위상력을 전부 뿜어냈다. 그러더니, 심문실에 발생한 충격들이 위상력에 모조리 흡수되었다.
"흡!!"
순식간에 폭발한 충격일 터라 많은 양의 충격일 텐데도, 그걸 흡수하는 서지수의 얼굴엔 땀 한방울만 흘렀을 뿐,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사실 그 땀 한방울도, 충격은 흡수할 수 있을지라도 거기서 발생한 열은 흡수하지 못한 데서 흘린 땀이었던 것이다.
[ 방출(Release) ]
미스틸테인의 그것과 기술명은 비슷하나, 결과는 천지차이다. 미스틸테인의 '릴리즈'가, 창에 담긴 위상력들을 모조리 폭발시켜, 방출해내는 것이라면, 서지수의 '방출' 기법은 자신이 흡수한 충격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방출시키는 기법이다. 즉, 아주 미세하게 사방으로 천천히 방출시킬 수 있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한 점에 모조리 집중시켜 극강의 파괴력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각은 그 이전부터 줄곧 해왔지만, S급으로 각성하고 나서 이 기술들을 익힐 수 있었지. 아주 오랜 기간동안 연마하여, 완성하였고 말이야.'
서지수는 자신이 해낸 광경에 꽤나 만족한 기분이였다. 오랜만에 사용하는 두 기술들이라 행여나 잘못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나보다. 그 때, 서지수가 보호하고 있던 심문관이 서서히 눈을 떳다.
"으으으... 제가 살아있는 겁니까?"
"내가 보호한다고 애를 썻긴 했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니 다행이네."
"놈들이 설마 자살을 택할 줄은 몰랐습니다. 서지수 요원님이 계셧는데도 그런 짓을 하다니... 그때 말을 본다면 저희를 겨냥한 듯 한데 말입니다."
"아 맞다. 난 데이비드 녀석한테 갈게. 보고서 이리 줘."
심문관은 서지수에게 보고서를 넘겼다. 서지수는 그길로 곧장, 데이비드의 집무실로 갔다. 집무실의 문을 급하게 열었더니, 데이비드가 기다렸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뭔가 터지는 소리가 들린 듯 하니, 놈들이 자결을 했군?"
"우리가 나가려고 하자, 바로 자결해버렷어. 그것도 이빨에 박아놓은 폭탄으로 말이야. 물론 내가 충격을 모두 흡수해서 보호하긴 했지만, 찜찜한게 있는데, 놈들이 이런 단어를 내뱉었어. '방아쇠는 우리다.' 라고 말이야."
"방아쇠라... 역시, 그랬어. 놈들은 곧바로 작전을 시행할거야. 미리 클로저들을 배치해두길 잘했어. 그렇게 쉽게 잡혀올 때부터 예상하긴 했지만. 우리가 여태까지 놈들의 행동에 끌려오듯이 행동해 왔던 것은, 정보의 부실함 때문이지. 저쪽은 우릴 아는데, 우린 저쪽을 모르니까. 하지만 이세하 요원이 놈들에게 얻어온 정보를 토대로 저들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었지."
"쾅 콰콰쾅 쾅 쾅."
아니나 다를까. 밖에서 폭음이 연속으로 들려왔다. 폭음을 들은 서지수와 데이비드의 표정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서둘러 서지수 요원. 놈들을 보는 즉시 생포하도록 하고. 정 어렵다 싶으면 사살해도 관계없어."
"알았어 데이비드."
서지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폭음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응? 그렇게 시끄럽게 들리던 폭음이 왜 멈췄지?"
서지수는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폭발의 흔적, 그리고 주위에 깔린 클로저 한둘의 시체, 싸우고 있던 클로저들, 그리고 그들의 앞에 있는 다수의 테러조직원들로 보이는 시체들 외에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놈들이 죽었다고? 아무리 우리가 준비를 했다손 쳐도 이렇게 빨리 끝나진 못할 것인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됀 일이지?"
"제가 죽여버렸으니까요. 전부 말입니다."
그때, 뒤에서 들리는 섬뜩한 목소리에 살짝 떤 서지수는 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어디론가 나섰던 세하가 보였다.
"저희 팀원들과 애쉬, 더스트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 돌아와보니 놈들이 작전을 진행하던 중이더군요. 그래서, 클로저들이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저들의 몸을 각자의 기술 특성에 맞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러고보니, 자신들의 앞에 시체를 보고도 별반 놀라지 않은 클로저들이었다. 전부 자신이 죽인 줄 알고 있는 듯 하였다.
"놈들이라면 반드시 습격할 줄 알았습니다. 유니온의 지부가 위험해지면, 테러조직이 그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제가 숨을 곳이 없어진다는 판단을 했겠지요. 다만 제 능력이 이정도로 뛰어난 줄 몰랐다는 것이 저들의 패착입니다. 결국 저들은 '클로저 몇명의 희생으로 모두 사살당함'이라고 알게 되겠지요. 물론 위상능력자가 아니기에 약간 의문을 가지더라도 수긍할 것입니다. 저들을 죽이기 전에 저들의 상태를 보아하니, 최대한의 피해만 주고 자결하려고 한 자살특공대처럼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피해를 별로 입지 않은 것을 알게 된다면, 놈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올겁니다. 두번째 놈들이 말입니다. 그것도... 위상능력자들이 말이죠. 그렇지만 괜찮을 겁니다. 아마도..."
'그리고 이번 작전이 물건너간다면 네놈들은 첫 가정부터 잘못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세하 동생이 이번엔 실전이라고 했지? 그럼 분명 우리와 비슷하거나 좀 더 상위의 놈들이 온다는 소리겠군."
J가 모두에게 확인하듯 말하자, 슬비는 수긍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J씨. 어쩌면 애쉬와 더스트와 동급인 상대일 지도..."
그때 미스틸테인이 뭔가를 감지했는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뭔가가 가까워지고 있어요."
그러자 모두 미스틸테인이 손가락질 한 곳을 바라봤다. 그러자 정말로 점 만한 것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그들이 세명 정도라는 것, 그 중, 청록색 머리를 가진 사내는 자신들을 뛰어넘는 상대라는 것을 알아챘다.
"이런 이런... 정보가 샌 건가? 우리의 앞길을 막는 놈들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그러고보니 얼굴들이 상당히 익숙하네?"
하늘색 머리 사내가 검은양 팀원들을 잘 안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검은양 팀원들도 그가 누군지 아주 잘 아는 표정이다. 그리고는 격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너...너!! 여긴 뭐하러 왔지?"
슬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적개심과 살기를 드러내며 녀석에게 물었다.
"호오~ 상처는 잘 계시나, 모르겠네?"
"유니온의 기술로 상처쯤 없애는 건 일도 아니지, 근데 여긴 뭐하러 왓냐고 물었어, 환야!"
"에이~ 나와의 전투에서 살아난 훈장 쯤으로 여기고 지우진 말지 그랬어. 아마 그 상처를 떠올리면서 나에 대한 복수심을 떠올렸겠지?"
"이봐, 그만 하지그래?"
J는 자꾸 슬비를 도발하는 환야의 말을 멈추게 하고는, 슬비에게 말했다.
"대장, 지금 엄청 흥분한 상태야. 그 상태로 전투를 벌엿다간, 십중팔구 죽을 거라고? 그리고, 나도 물어보도록 하지. 네놈, 도대체 여긴 어쩐 일이지? 네놈 정도의 실력자가 고작 유니온 지부를 부수는 작전에 동원될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
J는 그들의 이동 방향을 보고 그들의 목적을 근접하게 알아챘다. 그렇지만 역시 S급을 한참 뛰어넘은 마친 환야가 고작 유니온 지부를 없애기 위해 왔다는 것이 의외라는 듯 환야에게 물었다.
"그건 기밀이라서, 가르쳐 줄 순 없지. 그보다, 너희들, 물러서있어라. 너희들이 상대할 녀석들이 아니다."
"알겠습니다, 사부!"
환야와 함께 나선 두 녀석, 환야의 제자들은 황급히 물러섰다. 자신들의 사부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괜한 자존심 싸움할 필요가 없다.
"먼저, 한명 조져버리고."
"쩌저저적!"
환야가 말하더니, 돌연 유리의 주변이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환야의 위상력 특성이 얼음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유리는 자신의 위상력으로 얼음을 몽땅 녹여버렷다. 그 모습에 환야는 살짝 놀랬다.
"음? 저 녀석이 충분히 죽을 정도로 얼려버렸는데, 그걸 녹이고 나왔어? 그렇단 예긴 이 녀석이 여기 놈들 중에서 가장 강한 녀석이란 소리라는 거지?"
그러더니 씩 웃는 환야였다. 물론 자신에 미치진 못하겠지만, 유리와 나머지 한 사람이 합공을 한다면 자신을 이길 순 없겠지만 잠깐의 여흥 정도는 될 수 있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환야는 곧,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평소의 작전이였다면, 너희들과 놀아주고도 남았을 텐데 말이야... 아쉽네~ 이번 작전은 되게 중요하거든. 그러니... 그만 죽어줘야겠어."
[ 서리 눈물(Frost Tears) ]
"쩌저저적!"
환야 주변의 위상력이 요동치더니, 주변의 땅의 온도가 내려간다. 곧 그 범위는 검은양 팀까지 가더니, 반경 50m 정도가 완전히
혹한지대가 되었다. 그래서 주변의 대부분에 서리가 생겨났다.
"이 기술의 이름이 서리 눈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더 이상 그대로 있을수 만은 없을껄? 아,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가 보네?"
그렇다. 서리가 끼는것 자체는 상관 없지만, 문제는 검은양 팀원들의 몸에도 서리가 끼기 시작햇다는 것이다. 곧, 그 서리는 완전히 얼어버려, 검은양 팀의 몸을 구속해버렸다. 그나마도, 환야가 조절을 했는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얼굴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얼려버린 것이다. 팀의 유일한 화염계 능력자인 유리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분명 자신의 위상력을 사용하면 얼음을 녹일 수 있겠으나, 위상력이 꽉 막힌 듯, 일부를 제외하곤 움직이질 않았다.
"위상력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당황했을 거라고 보는데 말이야~ 왜 그런지 알려줄까? 너희들 각성이라고 들어봤겠지? 아니, 들어는 ** 못했더라도, 경험은 했을 거야. A급에서 S급으로 성장할때 말이야."
그 말에 검은양 팀원들은 추위에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각성을 한번 더 하면 어떻게 돼는지 알아? 자신의 위상력으로 주변의 위상력에 간섭을 줄 수가 있지. 물론 자신의 위상력 특성에 맞는, 혹은 비슷한 간섭을 말야. 즉, 내 위상력을 너희들 주변으로 움직여서, 얼음의 특성으로 너희들의 위상력을 꽁꽁 얼려버렸다, 이말이야~"
"그럴...수가..."
"그럼 잘가~ 그렇다고 내가 언젠가 죽을 때, 너무 반기진 말고~"
환야는 마무리를 하기 위해 위상력을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위상력이 움직이질 않았다. 자신의 위상력은 물론이고, 자신이 검은양 팀원들에게 뿌려놓은 위상력까지도 말이다. 동시에 자신이 만들어놓은 혹한지대가 서서히 녹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검은양 팀원들에 몸에 달라붙은 얼음들도 모조리 녹아버렸다.
"내가 잠시 판단 미스를 저질렀군. 2차 각성을 한 놈이라는 건 알았지만, 설마 애쉬 녀석의 절반정도만큼 더 강한 놈일 줄은 몰랐군.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내 불찰이었어..."
갚자기 바람이 한 줄기 불더니, 환야의 앞에 한 인영이 나타났다. 세하였다. 그 모습을 본 검은양 팀원들은 다행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환야는 그들의 표정에 집중할 수 없었다.
"이..이게 어..떻게 됀 거야?!! 내 위상력은...물론이고 주변에 떠돌아다니는... 위상력들이.. 전부 멈춰..아니 동결되어버렸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세하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이쪽으로 오는 녀석들을 맡아달라고 한 뒤, 서지수에게 갔다가, 이 쪽에서 엄청난 혹한의 기운을 느끼고 재빨리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제일 먼저 본 것은 슬비가 얼음에 엉겨서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 세하는 슬비 쪽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저... 신경쓰이는 녀석인줄로만 알았는데... 내 생각보다 녀석을 걱정했었나봐. 네놈 덕분에 오랜만에 화가 나는군."
그때, 테러조직의 지부를 없앨 때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긴 했어도, 표정은 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엔 감정적으로 격한 감정이 담겨져 있는 표정이었다. 세하 본인이 화가 난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세하는 고개를 돌려, 환야를 보고는 말했다.
"네놈의 강의는 이쪽에다 감각을 집중시켰기에, 아주 잘 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너에게 무료로 강의를 해주지. 어떻게 아무런 낌새조차 없이 네놈의 위상력은 물론이고, 주변에 떠돌아다니는 위상력까지 움직이지 않는지 궁금하나?"
그러자 환야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세하는 그에 대한 답을 하였다. 동시에 환야 자신의 몸이 서서히 얼어가기 시작했다. 세하가 환야의 몸의 열을 서서히, 아주 천천히 빼가기 시작한 것이다.
"네놈도 각성을 겪어 봐서 알겠지? 네놈 상태에서 만약 한번 더 각성을 겪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나? 바로 자신의 생각만으로도 자신의 위상력 특성을 나타낼 수 있고, 마찬가지. 생각만으로도 주위의 위상력과 타인의 위상력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즉, 나는 우선 내 의념으로, 네놈의 위상력과, 네놈이 만들어놓은 혹한지대의 모든 위상력을 정지시켜버렸지. 그 후, 지금 난 네놈의 몸에서 서서히 열을 빼내가고 있는 중이다. 내 위상력 특성이 열이거든."
그러자, 환야는 어쩐지 점점 추워진다고 느꼇나 했다. 그 상태에서 세하는 강의를 진행하엿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위상력에 감정 혹은 명령을 실을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나?"
환야는 몸을 떨어대며 대답했다.
"네가 지금 그 질문을 하는 저의는 이 상황에 빗대어서 맞춰봐란 거겠지... 그럼 답은 나왔군. 내 제자들에게 네놈의 위상력을 심어뒀다는 거겠지. 여기서 위상력에 내린 명령은 '놈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도착했다는 걸 느낀 즉시 놈의 몸을 터트려버려라.' 라는 명령이겠고 말이야..."
"호오, 그래도 머리를 약간 쓰는 놈이로군 그래? 네놈들의 조직에는 하나같이 머리쓰는 놈이 아닌 놈이 거의 없단 말이야. 그럼 그 상태에서 자신의 몸이 얼어가는 것을 느끼며 고통스럽게 죽어가도록."
그러더니, 세하는 슬비에게 다가갔다. 동시에 그들의 몸을 따뜻하게 하였다. 세하는 슬비의 턱을 잡고는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슬비는 귀까지 홍당무가 되었고, 세하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다친 덴 없나?"
"으..응 몸이 얼어있던 것만 빼고는, 괜찮아."
"다행이군. 그런데.. 너, 얼굴이 완전히 홍씨가 다됬군."
"이..이건 그러니까.. 추워서 그런거야. 알잖아 아까 온 몸이 얼었던거."
슬비가 부끄러워하는 것을 본 유리는 오랜만에 슬비를 놀렸다.
"헤에~ 부끄러워하는 슬비 표정은 정말 오랜만에 보네? 혹시... 그런거야?"
"유리 너도 참... 자꾸 그럴꺼야?"
그러면서 얼굴은 아까보다 더 붉어지는 슬비였다. J는 그 광경을 보고는 말햇다.
"이거, 조만간에 우리 팀에 커플이 하나 탄생하겠군, 그래. 동생들, 잘해봐."
"저도 응원할게요, 세하형, 슬비누나!"
모두가 그렇게 세하와 슬비에게 덕담(?)을 하였다. 세하는 덕담을 듣고는 머쓱해져서 말했다.
"이거, 안 이어지면 억지로라도 이어 줄 기세로군요. 하지만 당사자끼리 일단 얘기를 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래도... 15년동안 서로 어떤 감정이었는지.. 모를 태니까요."
"하여간에 동생은 지나치게 신중하다니까?"
그들은 아까 죽을 뻔한 기억을 잊어버렸는지,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자신들이 죽을 뻔한 것보다, 자신의 동료가 한 커플이 된다는게 더 관심이 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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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갚작스러워 보이는 세하x슬비 구도네요. 하지만 지금까지 읽어오셧다면, 그 전에도 뭔가 약간의 조짐 정도는 있었다는 것을 알 겁니다.
오타/이상한 점 지적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