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4화- [클로저스를 청소년 이용불가로 만드는 기술]
호시미야라이린 2015-03-12 1
담력훈련을 위해 어느 불량국가의 주석궁으로 쳐들어가 총격전까지 벌였다?
아무리 들어봐도 진서희의 저 말은 뻥으로만 들린다. 당연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밀이 많은 국가의 주석궁에서 대규모 총격전이 일어났다면, 인공위성에도 당연히 찍혀야만 하는 일. 그런데도 전혀 찍히질 않았다. 진서희의 말로는 단순무식한 클로저 요원들과 달리 자기네들은 담력훈련을 위해 불량국가의 수도로 잠입해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한다. 진서희가 속했던 클로저 조직인 붉은별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녀석들인지를 알 수가 있다. 여기서 잠깐! 러시아와 그 나라는 전통적인 우방이다. 그런데 우방이 우방을 그런 식으로 괴롭혀도 될까? 절대로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정체를 숨기기 때문이다.
“당연하지. 세상에 어느 누가 도둑질을 하면서 신분을 노출한다는 거냐.”
“......”
“너희들은 그런 담력훈련은 못 하는 모양이군. 유치원생들이 지나가면서 비웃겠다.”
“크윽!”
“보여주마. ‘클로저스를 청소년 이용불가로 만드는 기술’ 말이다.”
클로저스를 청소년 이용불가로 만드는 기술이란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일까?
갑자기 귀천총검 2도류를 벌처스 처리부대를 향해 칼날을 겨눈다. 두 자루의 검을 서로 붙이는 식으로 하고서 칼날을 겨누자 시커먼 기운이 귀천총검의 총구로 응축된다. 그러더니만 이걸로 끝이다! 라고 소리치자 아주 요란한 소음이 울리며 검은 포가 발사된다. 그러니까 ‘고대용 헤카톤테일’ 인가 뭔가란 녀석의 입에서 거대 레이저포와 같은 것이 발사되던 것을 알 수가 있는데, 그런 레이저포와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검은 포가 날아가더니만 신서울의 어느 고층 빌딩에 명중해서 형체를 없애버린다.
“어때. 이게 바로 결전기란 거다.”
“......!!”
“뭐야. 신서울의 63빌딩이 형체 자체가 없어졌어!!??”
“......‘초결전기 : 슈퍼 이데아 캐논(超決戰技 : Super Idea Cannon)’ 이다.”
“초... 초결전기?!”
“뭐. 초결전기라고?! 결전기를 뛰어넘는 결전기라고?!”
“그래. 너는 알고 있구나. 나타.”
“크윽!”
“겨우 63빌딩이 날아간 거 가지고 그렇게 호들갑을 떨다니. 역시 한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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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을 슈퍼 이데아 캐논 1발로 박살내버린 진서희. 서희는 벌처스 처리부대를 바라보더니 여전히 한심하다고 비웃는다. 진서희는 최정예요원증의 비밀을 하나 가르쳐주겠다고 말하는데 클로저 최정예요원증이 아주 그냥 기가 막히는 증서라고 한다. 최정예요원에겐 정식요원의 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특권이 기다리고 있단다. 국회의원에 준하는 대우는 물론이거니와 사람을 합법적으로 막 죽이는 것도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클로저 최정예요원증은 그냥 편하게 ‘살인면허(殺人免許)’ 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살인면허란 용어는 많이 생소하겠지만, 살인이 합법으로 가능하단 의미다.
하지만 클로저 최정예요원증에도 살인면허 허가가 되기 위해선 복잡하다.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고 한다. 현재 유니온에서 살인면허의 기능을 제거하긴 했는데, 살인면허 기능이 폐지되기 이전에 따낸 사람은 예외라고 한다. 그 예외사항에 해당하는 현존 유일 클로저 요원이 바로 진서희. 검은양과 달리 붉은별은 별도의 담력훈련도 한다고 하는데, 그 담력훈련이 바로 전에 언급했었던 그거다. 세계에 존재하는 국가들 가운데에 테러를 일삼는 것은 물론이고, 위험한 불량국가들에 대해 대통령궁이나 주석궁 등지로 침입해 총격전을 벌이고서 신속히 퇴각하는 것이다.
자기 친구마저 웃으면서 죽일 수가 있는 자들. 문제의 그 부대이자 녀석들인데 바로 ‘벌처스 처리부대(Vultures Disposal Unit)’ 라고 한다. 그 천하의 녀석들이 진서희 하나를 상대로 꼼짝 못하는 모습이 신기할 뿐. 진서희를 처단해서 원수를 갚겠다며 나서놓고 이게 뭔 낭패일까? 진서희를 이기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클로저 요원이 동원되어야만 한다는 걸까? 벌처스 처리부대의 사실상의 정예 병력은 전부 동원했는데 오히려 밀리고 있으니 뭘 어떻게 공략을 하라는 걸까? 서희는 ‘사신(死神)’ 이나 다름이 없는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더니만 유리 일섬과 같은 기술을 발동해 한번에 10명을 동시에 베어버린다. 유리 일섬과 비슷하지만 위력이 확실히 다르다.
“......‘초결전기 : 슈퍼 탁기일섬(超決戰技 : Super 濁氣一殲)’ 은 역시 멋지다니까.”
“......;;;;;;”
“......!!”
“뭐가 그렇게 놀라는 거냐. 겨우 10명의 목이 베어짐과 동시에 폭발해서 산산조각이 났다. 이게 그렇게 무섭나.”
“뭐야?!”
“나타. 네 녀석도 알고 본다면 심장이 약하군. 겨우 사람이 폭발해서 산산조각이 난 것을 가지고 심장이 벌렁거리다니.”
“......”
“이제 보니까 이 녀석들. 사람 죽이는 것을 상당히 무서워하네. 어떻게 이런 녀석들이 친구를 상대로는 웃으면서 죽이는지 모르겠어.”
진서희의 입장에선 벌처스 처리부대가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친구를 상대로 웃으면서 죽이는 녀석들이 10명이 베어져나감과 동시에 폭발하여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모습에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살인면허. 아니? ‘특급살인면허(特級殺人免許)’ 보유자의 입장에선 저 처리부대가 한심하게 보이는 거다. 잠시 후, 애쉬와 더스트가 진서희의 앞에 나타난다. 기절해있는 한 남자를 데리고 온 것. 진서희는 아주 잘했다고 말하며 잠깐만 뒤로 물러나라고 한다. 아무리 너희들이라도 벌처스 처리부대의 정예부대인 만큼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고 말이다. 남매는 당연히 뒤로 물러나 지켜보기만 한다.
진서희는 나타를 포함하여 아직 남아있는 5명 정도의 처리부대에 이 남자가 누군지 알겠냐고 묻자, 그들은 당연히 놀란다. 자기네들의 부대장이기 때문이다. 처리부대 대장의 바로 밑의 직위를 가진 남자. 애쉬와 더스트가 어떻게 이 녀석을 데려왔는지 모르지만,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제대로 기절시키고서 데려온 모양이다. 그녀는 곧바로 귀천총검으로 남자의 목을 겨눈다. 검은 기운이 서려있고, 그 검에 베어진 자들의 통곡하는 소리가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들려온다. 귀천총검이 ‘지계의 마검(地界の魔劒)’ 이라도 된다는 걸까? 그 검에서 들려오는 사념의 소리를 들었다가 지옥으로 빠질 것만 같다.
“자, 이번엔 벌처스 처리부대의 부대장인 이 남자를 상대로 ‘공개처형(公開處刑)’ 이라도 해볼까.”
“그... 그만 둬!!”
“뭐가 그리 무서운 거냐. 겨우 부대장이 너희들 눈앞에서 처형되는 것이 무섭냐. 무서우면 당장 클로저에서 탈퇴하고 평범하게 살아라. 겨우 이런 것이 무서우면, 네 녀석들은 절대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다.”
“역시 진서희 누나는 대단해?”
“그러게. 저 언니는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무서워서 탈이라니까?”
“......농담이라도 고맙군. 너희 남매가 군단의 ‘참모장(參謀長)’ 이라면, 보나마나 중장이나 대장 계급은 되겠지. 완전히 부러운 녀석들.”
“얼씨구?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는 누나가 그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닙니다.”
“맞아요! 언니는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대우도 받고, 클로저계의 유일한 특급살인면허 보유자면서 그런 말을 하시다니... 너무하시네요.”
“누나? 누나는 클로저 요원들 가운데에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가 있는’ 권한이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