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9화- [내가 그 때에 널 데려가지 못해 미안하다.]
호시미야라이린 2015-03-08 1
일반적으로 클로저 요원들 사이에선 ‘정식요원(正式要員)’ 이라는 계급은 최소한의 선망의 대상이다. 클로저 요원들이 대개 ‘훈련생(訓練生)’ 이나, ‘수습요원(修習要員)’에서 중도탈락이란 고배를 마시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식요원이란 직위는 클로저들에 있어서 로망 그 자체가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진서진이 정식요원을 비웃는다? 당연히 비웃을 수밖에 없다. 정식요원이란 계급이 4급 공무원의 대우를 받는다면, 현재 자신과 서지수만 인정을 받고 있다는 지위인 최정예요원. 최정예요원은 사실상 국회의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진이 정식요원들을 비웃는 것은 당연지사.
유니온 가운데에 최정예요원으로 기록된 것은 알파퀸 서지수와 퀸즈블레이드 진서진이 전부. 그런데 지금 서진이 ‘사실상의 SSS급 차원종’ 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기에 최정예요원의 명단에선 사실상 서지수가 유일하도록 수정되었을 거다. 어차피 서진의 입장에선 중요하지 않다. 이미 군단과 손을 잡아버린 이상, 최정예요원이란 지위는 서지수가 유일하다. 지수는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서진의 목 등을 재빨리 가격해서 주저앉힌다. 그리고는 자신의 검으로 서진의 오른팔을 베어버린다. 지수 본인의 관점에서 보면 왼팔이란 말이 맞다.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어째선지 비명 한번 안 지르는 서진.
“......이봐. 왜 팔을 베어버리기만 한 거지? 차라리 내 심장을 찔렀으면 그냥 단번에 숨통을 끊을 수가 있잖아.”
“......너. 얼마 전까지는 같은 클로저 요원이었잖아.”
“그랬나? 그래! 내가 널 권총으로 쏴서 기절시키기 직전까지겠지.”
“......”
“내가 말 안했나. 만약에 내가 적이 된다면, 주저 말고 날 죽이라고.”
“......”
“천하의 알파퀸도 친구와의 우정 앞에서는 마음이 흔들린다는 거냐? 너, 겨우 그 정도로는 클로저를 계속 할 수가 없을 거다.”
“......그 때에 어떻게든 널 같이 데려갔어야 했어.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 당장 내 숨통을 끊어라. 사람을 죽일 줄 모른다면, 넌 절대로 네 아들을 지키지 못할 거다.”
“......”
서지수가 주저앉아있는 서진을 향해 총을 쏴서 숨통을 끊어버린다.
어디서 얻었는지도 알 수가 없는 AK-200AWS 돌격소총으로 말이다. 타앙~! 소리와 함께 서진의 심장부를 정확히 맞춰 그대로 숨이 끊어지는 서진. 사실, 그녀의 팔을 검으로 베어버리면서 피가 자신에게로 매우 강하게 튀어버렸었다. 그런데 그것을 본인이 그녀를 향해 총으로 쏘고 나서야 느낀 것. 클로저로 발탁되기 이전부터 친하게 지냈다고 본인들이 말해도, 서로가 적으로 변해버린 이상, 살고 싶다면 그냥 죽이는 것이 정답이다. 서진의 숨통을 끊어버린 직후에 지수는 뭔가의 낌새를 파악하고서 용산역의 남쪽. 그러니까 한강 이남으로 서둘러서 내려가고, 그 직후에 군단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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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이 서진의 시신을 회수하고서 본부로 가져온 것. 물론 지수가 유니온 본부로 돌아오기 직전에 발칵 뒤집혀져 있었는데, 애더 남매를 포함한 군단의 간부들이 습격해서 서진의 딸을 찾아서 데려간 것. 아무리 아이를 데려가기 위함이라지만 본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선 이들이 매우 무시무시하단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애더 남매를 포함한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들이 그 아이의 머리에 무슨 기기로 보이는 것을 씌우는데 뭘 하려는 건지는 두고 봐야만 할 일이다. 서진의 시신에 무슨 이상한 짓을 벌이는 군단의 간부들. 이들이 무엇을 하는 걸까? 보는 것이 무섭다.
서진의 아이의 이름이라면 ‘출생신고서(出生申告書)’ 에도 나와 있는데, 바로 진서희라고 한다. 진서희가 도대체 뭐 때문에 유니온 본부에서 실험체로 사용하고 그랬는지는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 당시 유니온 본부에서 있던 연구원들이 애더 남매를 포함한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들의 손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1명의 탈출자도 없이 전원이 죽었기에 진실을 알 수는 없다. 군단이 회수한 서진의 아이는 ‘그 분’ 이라는 존재의 진두지휘아래 뭔가 실험이 진행된다. 유니온의 실험체로 이용되다가 이번엔 그 분과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들에 의해 대규모 실험을 거친다.
애쉬와 더스트가 이미 죽은 서진의 시신에 위상력을 주입하더니 움직이게 한다.
뭐, 일부 사람들은 ‘예토전생(穢土全生)’ 이라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움직일 수가 있도록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몸에 주입된 위상력이 모두 빠져나가면 다시 시신의 상태로 돌아갈 뿐. 서진은 잘려나간 자신의 오른팔 부위에서 계속 출혈이 되고 있는 상태. 시신이 되어서도 잠시나마 전생모드가 된 덕분에 고이 자는 딸아이를 볼 수가 있게 되었다.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잘려나간 오른팔에서도 철철 피를 흘리며, 앞도 제대로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매우 희미하게만 뜬 눈으로 바라본다.
“......그럼 저희는 잠깐 나가있겠습니다.”
“애쉬와 저는 나가있을게요. 퀸즈블레이드. 당신의 딸은 저희가 구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당신 몸 상태는......”
“그래. 알고 있어. 어차피 난 이미 죽은 몸이잖아. 하지만 너희가 마지막으로 할 말이라도 할 수가 있게 해주기 위해 전생모드로 만들었잖아? 이걸로도 난 정말 감사할 뿐이야.”
“......”
“따님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다 끝내십시오. 애쉬와 저는 나가있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