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4화. A급 차원종 말렉(검은양 시점)
pixi 2020-07-21 2
“A급 차원종이라니…..일단 퇴각해야 해 대장!!”
“하지만….도망칠 곳이 없어. 주변을 봐”
슬비의 말에 이세하는 주변을 둘러봤다. 차원문을 타고 넘어온 것은 A급 차원종인 말렉 뿐만이 아니었다. B급 차원종인 트룹과 함께, 수많은 차원종들도 차원문을 통해 넘어오고 있었다. 한산했던 시간의 광장은 어느새 넘어온 차원종들로 가득 차 있었다.
“차라리 잘 됬어. 말렉이 내부차원에 적응하기 전에 잡아야 해”
제이는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말렉이 차고 있는 구속구는 외부차원에서 내부차원으로 넘어오기 위해 일시적으로 그 힘을 제한하는 구속구였다. 그렇기에 지금 말렉은 A급이 아닌, B급 차원종 정도의 힘밖에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만약 내부차원에서의 적응을 마치고 구속구를 벗게 된다면….
“제이 아저씨 말이 맞아요. 게다가 왠지는 모르겠지만, 차원종들이 저희를 보고도 공격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 먼저 쳐야 합니다. 녀석들이 전투를 준비하기 전에 먼저 공격해서 단번에 끝내야 해요.”
이슬비는 제이의 말에 동의하며 단검을 들어올렸다. 이슬비의 말대로 차원종들은 검은양팀을 보고도 공격은커녕 두려워하며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 B급 차원종인 트룹만이 우리를 노려보며 적의를 드러내고 있을 뿐, 나머지 차원종들도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쳐야 했다.
“지금부터 검은양팀은 시간의 광장에 출현한 차원종을 전부 소탕합니다. 모두 전투 준비!”
이슬비의 말에 검은양팀 모두 위상력을 끌어올리며 전투를 준비했다. 위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눈치챈 트룹이 괴성을 지르며 검은양팀에게 달려들었고, 곧바로 전투가 시작됬다.
“미드가르드! 무스펠하임!”
쿠웅!!
미스틸테인의 두 마창이 지면에 내리꽃혔다. 내리꽃힌 마창들이 빛을 발하며 지면에 둥근 원이 생겨났다.
“미스틸테인 고마워! 위상집속검!”
창의 효과로 강화된 위상집속검의 위력은 D급 차원종들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세하는 도망치는 스케빈저무리에 뛰어들어 단번에 스케빈저들을 쓸어버렸다.
-쿠우우우!!!-
카아앙!!!
B급 차원종인 트룹이 분노하며 이세하에게 도끼를 휘둘렀지만, 어느새 트룹에게 다가간 서유리의 검에 튕겨져 나갔다. 트룹은 자세를 잃고 휘청거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서유리의 십문자베기가 트룹의 몸을 휘감았다.
콰아앙!!
-크아아악!!-
몸에 새겨진 상흔이 폭발하자 트룹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저않았다. 그 모습을 본 스케빈저들은 완전히 전의를 잃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력전개!!”
쿠우웅!!!
이슬비가 도망치는 차원종들을 향해 중력장을 전개했고, 차원종들은 가해지는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전부 바닥에 엎어졌다. 쓰러진 차원종들에게 이슬비의 단검들과 서유리의 총탄이 쏟아졌고, 차원종들은 저항 한 번 못하고 하나 둘 쓰러져갔다.
“다행히 숫자만 많을 뿐이지, 대부분 D급 차원종이라 상대하기 쉬워. 제이 아저씨는 괜찮아요??”
“아저씨라고 무시하지 마라. 아직 현역이야!”
퍼억!!
-크아악!!-
제이의 주먹이 말랙의 턱에 강타했다. 분노한 말렉이 마구잡이로 팔을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노련한 클로저인 제이가 그런 마구잡이식 공격에 맞을 리가 없었다. 말렉의 공격을 피하며 제이는 천천히 말렉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나저나….이 녀석, A급 차원종 말렉이 맞는 건가?”
너무나도 마구잡이식 공격. 아무리 지성이 낮은 차원종인 말렉이라 해도, 구속구에 의해 본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해도, 말렉은 엄연히 엄청난 반사신경과 전투감각을 가진 A급 차원종이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전투감각도, 반사신경도 없었다. 그저 마구잡이로 팔을 휘두르며 저항할 뿐, 제이의 공격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륵….크르르르…-
제이의 공격에 만신창이가 된 말렉은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시간의 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았던 차원종들도 어느새 소수만이 남아 한쪽 구석에 몰려있었다. 오직 B급 차원종인 트룹만이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지만, 세하와 유리의 협공에 이미 수없이 많은 상처를 입고 쓰러지기 직전인 상태였다.
“뭔가 너무 간단해서 의심스럽지만…..A급 차원종을 상대로 여유를 부릴 순 없지.”
“맞아요. 적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저희가 공격해서 쓰러트렸을 뿐, 정신을 차릴 틈을 줘서는 안됩니다. 바로 특히 저 A급 차원종은 협공해서 단번에 끝내야 해요.”
이슬비가 쓰러져 있는 말렉을 바라보며 몸에 남아있던 위상력을 끌어올렸다. 녀석이 쓰러진 지금, 일격으로 끝낼 생각이었다.
“끝이다!!!”
이슬비의 외침과 함께 말렉의 머리 위에 거대한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리 말렉이라 해도, 쓰러져 있는 지금 거대한 버스를 직격으로 맞는다면 무사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렉의 소탕작전은 끝나는 듯 했다. 버스가 말렉의 머리에 내리꽃히기 직전….
콰아앙!!!!!!!!!!!!
“무..무슨 짓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간 유한성은 그대로 내리꽃히는 버스를 발로 걷어차 날려버렸다. 유한성은 당황해하는 검은양팀을 막아서며 말렉 앞에 섰다.
“당신의 뒤에 있는 건 A급 차원종이에요! 지금 대체 무슨 짓을!!”
“이것들아…..상대를 좀 봐가면서 해라. 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검은양 팀을 막아선 유한성은 주먹을 쥐며 소리쳤다.
“A급 차원종이고 나발이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잖아!!!”
A급 차원종 말렉에게 있어야 할 전투감각, 반사신경 그 무엇도 내 뒤에 있는 말렉에게는 없었다. 그야 당연하다. 이 녀석은 겉모습만 강제로 성체로 성장시켰을 뿐……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유체였으니까.
“그랬던 거군. 어쩐지 이상했어. A급 차원종 말렉 치고는 터무니없이 약하더군. 지금은 수습 클로저정도밖에 안되는 내가 쓰러트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제이는 그제야 의문이 풀린다는 듯이 말했다. 방금 전 있었던 검은 붕대의 남자에게 개조되어 강제로 성체가 된 말렉이라면 저렇게 약한 이유가 설명이 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내버려 둔다면 이 도시를 파괴할 수도, 후에 진짜 A급 차원종으로 돌아와서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다. 후환은 미리 제거해 두는 것이 좋아”
“만약 강제로 개조된 것이라면, 오히려 기회입니다. 저 녀석을 저대로 보낼 수는 없어요. 분명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겁니다. 우리의 적으로…”
이슬비와 제이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검은양 팀은 다시 전투를 준비했다. 만약 강제로 소환되어 싸우고 있는 것이라 해도, 상대는 차원종. 인정을 배풀 필요는 없었다. 차원종은 인류의 적이었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너희들을 막을거야. 설사 차원종이라 해도, 싸우고 싶지 않아하는 녀석들을 학살하는 건 두고 볼 수 없거든”
유한성은 주먹에 들어올렸고, 검은양 팀도 각자 다시 한 번 자신의 위상력을 끌어올리며 전투를 준비했다. 비록 상대는 민간인이었지만, 방금 전 버스를 걷어차 날려버리는 괴력, 위상능력자, 그것도 상당히 강한 위상능력자임이 분명했다. 적당히 싸웠다가는 오히려 당하고 A급 차원종을 놓쳐버릴 수도 있었기에, 검은양 팀은 전력을 다할 생각이었다.
“지금부터 눈 앞의 신원불명자를 구속합니다. 목숨은 빼앗지 않도록….주의해주세요.”
“나도 너희들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이 없으니….적당히 하다가 물러나주기를 바라”
콰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