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간 너희들에게 prologue

이라니라니 2018-04-30 1

“......해서...”

...너무 어린...”

“...희생...”

“...제가...할게요...”

소년의 목소리가 또렷이 울려 퍼졌다. 백발의, 청안을 지닌 소년은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상처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소년은 그 모습으로 자신이 하겠다고 말했다.

안돼! 그렇게 했다간 넌 죽을꺼야!!”

젊은 남성이 소리 질렀다. 피가 흥건해서 죽기 직전인 모습에도 널 보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옆에 있는 여성 또한 마찬가지의 모습이었다. 그녀도 안된다고 외치려 했다. 다만...

형님 누님... 여기서 탈출하려면 누가 여기 남아 미끼 역할을 한다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 잘 알고 계시잖아요...”

소년은 어리지 않았다. 나이가 어린 소년은 적어도 이곳 전쟁경험은, 전투경험은 자신들과 맞먹는 베태랑이었고, 그런 소년은 냉정하게 상황을 말했다. 여긴 미끼가 필요하다고.

그나마 체력도 가장 많이 남고 위상력도 가장 많은 제가 살아 돌아올 확률이 높아요.”

... 알고 말하는 거야...? 이 상황에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그런 게 의미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알아요. 하지만 전...”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해야 할까. 소년은 고민했다. 그럼 이 상황에서 피 흘리고 있는 형님이 미끼역할을 하라고 할까?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부상을 입은 누님이 남으라고 할까? 과도한 능력사용으로 머리를 붙잡고 있는 누나한테? 아니면 가장 앞장서서 적을 물리친, 지칠대로 지쳐버린 교관에게? 이미 우리를 지원하느라 탄창을 다 소모한 스나이퍼에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미끼역할을 수행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팀원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지 못하지만, 아직 체력과 위상력이 남아있는 제가 그나마 시간을 벌어줄 수 있어요.”

무슨...”

, 너 그거 여기서 죽겠다는 거잖아.

차마 뱉지 못하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청년은, 지금 자신의 배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 보다 그게, 저 어린아이가, 아직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아직... 저렇게 앳된 아이가 자신들을 위해 여기서 죽겠다는 말을 하는 게 더......

더 아프잖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왜 저 아이는 이런 일 때문에 학교 교복이 아닌 전투복을 입고, 책가방이 아닌 너클을 끼고, 학교 수업이 아닌 전술용어를 공부해야 하고...

청년은 무력했다. 자신은, 자신들의 팀원은 적어도 저 아이만큼은 지켜주고 싶었다. 저 아이만큼은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평범하게 아이에서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어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길 바랬다. 그리고 이런 전쟁 따위는 그냥 나쁜 추억정도로 남겨둔 체 잊어버리길 바랬다. 그런 널 희생해가며 살아남는 것에 무슨 가치가 있을까. 우린 널 희생시키지 않으면,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

“...살아 돌아온다고 말해줘...”

...? 누님?”

살아 돌아온다고 말해줘 막내야. ... 꼭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구하러 여기 다시 올 테니까... 꼭 살아 있어줘...!!”

그녀의 마지막 말은 발악과도 가까운 비명 같았다. 어린아이가 때를 쓰는 듯한, 살아 돌아올 수 없을 것을 그녀 또한 알고 있음에도 그녀는 막내가 죽길 원하지 않았다. 죽지 않아줬으면 했다. 저렇게... 너무 어린 막내가 마지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죽을 각오를 하는 모습을 그녀는 보고 싶지 않았다.

“...”

그리고 소년은 그녀의, 자신의 팀원들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모를 리가, 다들 누님이랑 똑같은 눈을 하고 있는데.

살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상황에서 난 과연 저들에게 말해도 되는 걸까. 희망을 줘도 되는 걸까. 자신은 이런 전쟁에서 헛된 희망을 품다 죽은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자신이 그들처럼 헛된 희망을 준다면... 그래서 그들이 앞서 그 사람들처럼 망가진다면...

... 꼭 살게요... 꼭 살아있을 테니까 절 구해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이들이 망가지는 것을 난 보고싶지 않았다. 아마 자신이 죽어버린다면 저들은 아마 지금보다 더 망가지겠지. 그리고 그건 내가 죽는 것보다도 더 싫었다.

그러니 살아 돌아올게요. 당신들을 위해, 반드시.

클로저 제이(J) 출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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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처음써보네요. 그냥 사실 초보가 쓰는거라 제 사심 충족에 가까운 글입니닷...!

아 그리고 클갤문학 역전의 용사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2024-10-24 23:19:2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