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15화) - 여행에서 생긴 일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1-01 0
제가 어제 늦게 글을 적기 시작했던 바람에 끝까지 제대로 완전히 다 못 적어서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저 다 적고 이렇게 늦게나마 올리게 되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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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 신강고등학교의 학생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등교... 를 하고 있지 않았다. 신강고등학교는 교문이 닫힌 채 교내 안에는 단 한 명의 학생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세희야~!"
"미안, 내가 조금 늦었지?"
"아니야, 나도 막 왔는걸"
"그보다 정말 기대된다, 다른 '행성'으로 전교생이 여행을 가게 되다니 말이야."
이세희가 지금 막 말한 것처첨 신강고등학교의 전교생은 바로 오늘, 인류 외의 다른 종족들이 살고 있는 행성으로 여행을 가게 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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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의 모든 일과를 마치고 종례 시간이 되었을 때였다.
"얘들아, 아주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뭔지 궁금하지? 궁금하지??"
"?"
"실은... 이틀 후인 이번 주 금요일에 우리 학교 전교생이 여행을 가게 되었단다!"
"여행?"
이리스가 반 아이들에게 전할 좋은 소식이라는 것은 여행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지금 아이들이 생각하는 학교에서 가는 여행은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곳을 구경한다던지 고작 그런 정도였다. 하지만 고작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그냥 여행이 아니야. 무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벗어나서 저 멀리 다른 종족들이 사는 행성으로 가는 거라구?"
아이들이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여행이 아닌, 이 지구를 벗어나 다른 종족이 살고 있는 우주 저편의 행성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 사실 한 마디에 시원찮은 표정들을 짓고 있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기대감을 품은 표정들이 되었다.
"이 소풍은 우리 인류와 그 종족과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자는 취지로 유니온과 함께 이번 여행을 기획하게 된 거야. 뭐, 이유야 어쨌든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여행인 만큼 준비도 많이 하는 게 좋을 테니까 오늘부터 집에 돌아가면 준비하는 걸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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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약속 장소에서 만나 합류한 이천용과 이세희는 곧장 집합 장소로 향하였다. 집합 장소에 도착해 박창우를 포함하여 같은 반 아이들과도 만나 합류하고, 학교측에서 준비한 셔틀버스에 탑승해 우주정거장의 입구와 통하는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출발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셔틀버스에서 내린 신강고등학교 학생들은 각 반의 교사들의 지시에 따라 순서대로 줄을 서서 워프 게이트를 통해 우주정거장의 입구로 이동하였다.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신강고등학교 전교생들은 하나같이 그 우주정가장 내부의 풍경을 보고는 저절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전체의 규모가 신서울의 넓이와 맞먹는 수준의 규묘였고, 그만큼 수십에 이르는 여러 대의 우주왕복선들이 인류를 포함해서 다른 행성에서 온 여러 종족들을 태우고 우주 공간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곧 자신들도 그 우주왕복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출발할거라는 생각에 모두가 큰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우주정거장을 둘러보았다.
"자, 모두 주목! 다들 들뜬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산만하게 굴어서는 안 돼. 우리가 탑승하기로 예약한 우주왕복선은 어디보자... 지금부터 약 40분 뒤에 돌아와서 그때부터 20분 동안 탑승을 하고 탑승이 완료되면 즉각 출발할거야. 그러니까 다들, 그때까지는 이 안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있다가 지금부터 30분이 지났을 때에는 꼭 여기로 집합해줘. 남은 10분은 인원체크와 각자의 짐을 우주정거장의 짐칸에 실어야 하니까. 이상, 다들 알았지? 늦거나 하면 안 돼!?"
"네~!"
30분의 자유시간을 얻은 아이들은 대부분 처음 와보는 우주정거장의 안을 둘러보기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천용과 이세희, 박창우도 함께 자유시간 동안 우주정거장 안을 천천히 둘러보려 하였다.
"그나저나 우리 인류와는 다른 종족이라... 어떻게 생겼을까? 막 눈이 세 개씩 달려있고 오징어처럼 다리가 여러 개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궁금하면 한 번 볼래?"
"본다니?"
"실은 어제 아빠께서 오늘 우리가 가는 행성과 그 행성에 사는 종족에 대한 정보가 든 데이터북을 주셨거든. 미리 알고 가면 여행을 즐기는 게 보다 수월할 거라고 하셔서 말이야."
"이세하 씨가?"
"응, 잠깐만. 어디... 아, 여기 있다."
이세희는 품 속에 넣어두었던 이세하가 적어준, 오늘 여행을 가는 행성과 그 행성에 사는 종족들에 대한 정보를 넣어 자신에게 준 데이터북을 꺼내었다. 데이터북의 전원을 켜고 이세희는 자신들이 가게 될 행성과 그 행성에 사는 종족에 대한 정보들을 확인하며 차례대로 읽어나갔다.
이제부터 아이들이 가게 될 행성은 '겐카르'라는 행성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겐카르 행성에서 사는 종족들의 이름은 '겐카르만'이라는 종족이었고, 덧붙여 행성의 이름이 겐카르인 이유는 이들이 자신의 종족들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겐카르 행성의 환경은 인류가 사는 지구와 큰 차이는 없지만, 딱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육지가 단 한 곳도 빠짐없이 평평한 평야라는 점이다. 그 외의 나머지는 지구와 많이 흡사하였다.
다음으로 겐카르 행성에 사는 겐카르만이라는 종족에 대해서였다. 이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투쟁 본능을 바탕으로 난폭한 성격을 가진<전투민족>이다. 전투민족이라는 말에 걸맞게 겐카르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전투에 적합한 강인한 육체와 체력을 가지고 있었고, 전투에 도움이 되도록 시각, 청각 등의 감각들이 크게 발달하였으며, 외견으로는 4개의 팔을 가졌고 각각 팔과 다리에는 관절이 2개씩 있어서 인간보다 더욱 역동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종족이었다.
"전투민족이라... 게다가 난폭한 성격까지 타고났다면, 혹시 시도때도 없이 공격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겠지?"
"아빠께서 그러셨는데, 처음 겐카르 행성으로 가셨을 때 방금 천용이가 말한 것처럼 그들이 아빠한테 덤벼들고는 했었다고 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상당히 온화한 성격들을 가지게 되었대. 그래서 그 점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렇구나."
'하지만 전투민족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지... 그렇다면 도착해서 그들에게 한 수 배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느덧 3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모든 아이들은 맨 처음 있던 장소로 집합하였다. 10분간 인원 체크와 각자의 짐을 우주왕복선의 짐칸에 싣는 것을 끝마치고 아이들은 기대감으로 부푼 마음을 진정시켜가며 우주왕복선에 탑승하였다. 탑승 시간인 20분이 지나자마자 우주왕복선은 칼같이 시간에 맞춰서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출발한다. 신강고등학교의 전교생들을 포함하여 수백에 가까운 인원을 태운 우주왕복선이 우주정거장에서 빠져나와 우주공간을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가로지르며 도착지인 겐카르 행성으로 날아갔다. 틀림없이 색다르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하며 우주왕복선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우주공간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겐카르 행성에서 크나큰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거기에 자신들이 휘말리게 되리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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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워프를 시도하며 빠르게 겐카르 행성으로 향하던 우주왕복선은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겐카르 행성에 도착하였다. 겐카르 행성에 도착한 아이들이 보게 된 광경은 온통 평야로 이루어진 대지 위에 인류의 과거의 문명과 미래의 문명을 합쳐놓은 듯한 특이한 형태를 가진 도시의 모습이었다.
모두가 그 광경에 잠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이리스가 모두에게 주목하라 하고, 처음 와보는 행성인 만큼 이 행성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가이드로 초청했다고 말하며 이리스가 그 가이드를 자신의 옆으로 모셨다.
"이 분이 이번 여행에서 너희들의 가이드를 맡으시게 된 분이야."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의 가이드를 맡게 된 '리루캄'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리루캄은 이 겐카르 행성에 사는 겐카르만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겐카르만이 아닌, 이세하와 마찬가지로 타종족들과 외교 활동을 펼치는 외교관인 겐카르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이들의 가이드를 맡은 이유는 다른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한 종족의 높은 지위를 가진 자신이 직접 이 일을 맡으면 인류와의 관계를 계속 가깝게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더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본인이 자진해서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그것과는 별개의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이세하 씨의 따님이시죠?"
"네? 저를 아시나요?"
"그야 물론이죠. 옛날에 지구에 방문하여 이세하 씨를 만나뵈었었죠. 그때 어린 시절의 당신을 만났었는데, 너무 어리셨으니 기억이 잘 나지 않으시는 모양이군요."
"그랬었나요? 왠지 죄송하네요..."
"하하, 괜찮습니다. 사실 제가 여러분들의 가이드로 자원한 이유 중에서는 다시 따님을 한 번 만나뵙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죠. 이렇게 다시 만나뵙게되서 기쁩니다."
사실 리루캄은 이세희가 걸음마를 떼고 겨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때쯤에 지구에 방문하여 이세하와 함께 이세희를 만났던 적이 있었다. 이세희 본인은 너무 어릴 적의 일이었기 때문에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리루캄은 여전히 기억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당시의 리루캄은 어린 이세희가 귀엽고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서그때부터 이세희에게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 이세희가 이렇게 자신이 사는 행성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가이드에 자원을 하게 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이리스 아가씨도 못 본 사이에 많이 성장하셨군요. 그때는 아주 작고 귀여운 꼬마 아가씨였는데, 이제는 이렇게 어엿한 숙녀가 되셨으니."
"헤헷."
"자, 그럼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우선 여러분들이 묵게 될 호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세희와 이리스와 재회의 인사를 끝마치고 리루캄은 아이들과 교사들이 머무를 호텔로 안내하였다. 왠만한 빌딩보다 높고 호화로운 호텔로 들어온 아이들과 교사는 각자가 사용할 숙소를 골라서 먼저 짐을 내려놓고 다시 중앙 홀에 모여 리루캄이 말하는 오늘의 일정을 들었다.
"오늘의 일정에 대해서 입니다만, 딱히 특별한 일정은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일과에 얽매이면서 다니는 것보다, 여러분들 본인이 보다 자유롭게 여러 장소를 다니며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에, 정해진 시간 안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들 오시는 것 외에는 지금부터 각자 자유롭게 행동하셔도 좋습니다. 참고로 여러분들이 오시기 전에 이곳 도시 주민 분들께 미리 얘기를 끝내놨으니, 아무런 부담없이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이 겐카르에서의 여행, 마음껏 즐겨주십시오."
"와아!"
"야, 어디부터 갈까?"
"일단 뭐라도 먹어볼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풀려나 자유를 얻은 동물들처럼 아이들은 신이 나서 호텔 밖으로 나가 도시를 활보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자신들이 사는 지구에서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의 여행, 잡념은 버리고 오직 이 여행에 몰두하겠다는 생각만을 가진 모습들이었다.
"그런데 리루캄 씨, 이럴거면 굳이 가이드로 지원하지 않으셔도 된 거 아닌가요?"
"하하,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 두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인류나 다른 종족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지며 평화로운 세상을 살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가이드를 맡은 것도 앞으로 미래에 그 세계를 이끌어갈 아이들의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흐음... 리루캄 씨, 혹시 시간 있으세요?"
"예? 시간이야 있긴 합니다만..."
"그럼 어디부터 가볼까?"
"시간은 많으니께 츤츤히 둘러보자. 어차피 1박 2일이니까 내일도 볼 수 있을 거다이가."
"둘러볼 곳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이긴 하네, 하하..."
이천용, 이세희, 박창우 이 세 명은 미리 나누어받은 가이드북을 살펴보며 둘러볼 곳을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 와보는 곳인데다가 둘러볼 곳도 상당히 많았기에 어디부터 가보는 것이 좋을지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때에 뒤에서 이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리스는 리루캄과 함께 세 명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이리스야 항상 신출귀몰하게 나타나서 이젠 늘 그렇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지만, 왜 리루캄까지 함께 온 것일까. 아니, 자세히 보면 이리스가 리루캄의 팔을 붙잡고 오는 것이 어째 억지로 끌고 오는 것처럼 보였다.
"이리스 언니랑... 리루캄 씨는 왜?"
"너희들이 어디부터 가보면 좋을지 고민할 것 같아서 도움을 줄겸 리루캄 씨를 데리고 왔지. 일단 가이드시잖아?"
"일단 가이드라니... 이리스 아가씨, 어릴 때와는 성격이 너무 쾌활하게 바뀌셨군요."
"어쨌든! 리루캄 씨와 함께 다니면 너희들이 한결 더 편할 거라 생각해서 이렇게 모시고 온 거야."
그런 이유로 리루캄은 세 명을 안내해주기 위해(정확히는 이리스가 부탁했기 때문에) 이리스와 함께 세 명이 있는 곳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리스가 억지로 리루캄을 데려온 것 같아서 이세희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억지로 모셔오시면 어떡해? 곤란하실지도 모르잖아."
"하하, 괜찮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갑자기 저를 이리로 데려오실 때는 당황스럽긴 했는데, 그래도 여러분들을 안내해주는 역할이라면 기꺼이 나서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리스 아가씨가 말씀하신 대로 뭐... 일단은 가이드니까요."
"그래도 굳이 도와주실 필요까지는..."
"괜찮아. 리루캄 씨도 너희들처럼 집합 시간 전까지는 시간이 남으시는 모양이야. 그럼 다들 즐겁게 시간 보내~ 나는 교사들끼리 모여 다니기로 해서 이만 실례!"
리루캄을 그 세 명의 앞으로 데려다놓은 장본인인 이리스는 누구보다 한 발 먼저 그 자리에서 퇴장하였다. 이리스가 가는 모습을 보고나서 리루캄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세 명을 바라보았다. 비록 이리스에게 억지로 끌려온 경우이기도 하였지만, 본인 스스로도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아무런 불만도 없어보이는 얼굴이었다. 곧 리루캄은 세 명에게 자신이 직접 좋은 장소를 골라 안내해주겠다고 하며 가이드로써 앞장을 섰다.
"우와~ 진짜 여러가지 신기한 장소들이 있구나. 환경은 지구와 많이 비슷하다고 했었는데."
"하하, 세 분 다 즐거워하시는 모습들을 보니 기쁘군요. 아,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실은 어제 이곳 근처에 있는 수리점에 맡겨놓은 물건이 오늘 고쳐졌다고 했었거든요. 때마침 근처에 왔으니 잠깐 가보겠습니다. 금방 올테니 그리 오래 기다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다녀오세요."
리루캄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세 명은 다시 가이드북을 보며 지금까지 자신들이 둘러본 장소들 말고도 또 어떤 장소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있었다.
"리루캄 씨 덕분에 수월하게 많이 둘러봤지만, 그래도 많이 남아있구나."
"그러게. 이번에는 어떤 곳을 가보게 될... 꺅!"
바로 그때, 옆으로 지나가는 세 명의 겐카르만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어깨로 이세희의 어깨를 쳐놓고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시한 채 가던 길을 걸어갔다. 이세희가 그 겐카르만에게 어깨를 부딪혀서 넘어진 데다가 그걸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갈 길만을 가는 겐카르만과 그 일행을 보고 이천용이 화가 나서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 멈춰! 지금 사람을 쳐놓고 사과 하나 없이 그냥 지나치냐?!"
"아앙? 지금 누구보고 소리를 지르는 거야?"
"누구긴, 너희들 말고 또 누가 있냐?"
이천용이 소리치며 자신들을 부르는 것으로 그제서야 그들은 몸을 돌리고 이천용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이천용도 지지않고 그들을 노려보며 이세희를 치고 아무런 사과도 없이 그냥 지나친 것에 대한 사과를 하라며 소리쳤다. 이를 듣고 그들은 서로를 짧게 한 번씩 바라보더니 갑자기 낄낄거리며 비웃는 것이었다.
"푸하하, 우리가 왜 너희들 같은 인간 따위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건데? 지나가다가 서로 어깨 한 번쯤은 부딪힐 수 있잖아? 오히려 부딪혀놓고 멋대로 넘어진 그쪽 잘못이지."
"뭐라고?!"
"워워, 약한 인간님께서 화를 다 내시네? 아니꼬우면 어디 한 번 덤벼보시던가~"
"어이어이, 너무 그러지 말라고. 위대하신 인간님께서 부들부들 떨고 계시잖냐. 캬하하!"
"이 자식들이...!"
자기들이 부딪혀놓고선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이세희의 탓이라고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속을 뒤집어버리는 듯한 말들을 해가며 깔보는 그들의 태도에 열 받을 떄로 열 받은 이천용은 당장에라도 그들을 향해 주먹을 날릴 것만 같았다. 싸움에는 왠만해서 나서지 않는 박창우도, 그들의 그런 불량한 태도를 가만히 지켜** 않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불똥이 튈것만 같던 그때, 수리점에 맡겼던 물건을 돌려받고 돌아오는 리루캄이 이 상황을 포착하고 다급히 달려왔다.
"당신들, 뭐 하는 겁니까!"
"! 리루캄 씨잖아...!"
빠르게 달려와 양쪽의 싸움을 진정시키며 리루캄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천용과 박창우에게서 그 경위를 듣게 되었다. 그걸 들은 리루캄은 어이 없어하며 그 세 명의 겐카르만들을 큰 목소리로 꾸짖었다. 리루캄은 이 겐카르에서 이세하와 비슷하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도 리루캄을 알아보고는 금새 기가 팍 죽어 장난치다가 걸린 어린아이들과도 같은 태도가 되었다.
"사과는 하지 못할망정, 상대방의 종족 전체의 이름까지 끌어들여서 모욕을 주다니...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
"알겠습니까?!"
"리루캄 씨, 이 정도면 이제 괜찮아요. 그렇게까지 화내실 필요는..."
"하지만... 후우, 알겠습니다. 본인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군요. 당신들, 이번만큼은 이렇게 넘어가지만... 만약 이 분들 외에도 다른 인간 분들에게 실례를 범한다면 그때는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리루캄에게 크게 꾸지람을 들은 그들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반성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혀를 짧게 차고는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선 리루캄은 한숨을 푹 쉬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들께는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말았군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런데... 아까 그 사람들은 왜 그런 걸까요? 저희들은 아무짓도 안 했는데..."
"후우... 이세희 아가씨는 이세하 씨의 따님이시니 아시는 편이 좋겠군요. 실은..."
리루캄은 그들이 왜 그런 태도로 나온 것인지에 대해 설명해주겠다며 얘기를 시작하였다. 겐카르만들은 현재 대외적으로는 숨기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겐카르만들 사이에서 <반인류 세력>이라고 불리는 집단들의 행동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 겐카르만들과 교류를 맺는 인류에게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빼앗아 간 '악(惡)'이라고 칭하며 인류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이 집단의 주장에 찬동하는 몇몇의 겐카르만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외교적으로 안 좋은 이미지에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위층에 있는 겐카르만들은 이러한 <반인류 세력>들에 대한 일들을 대외적인 자리에서는 비밀에 부치고 있었던 것이다. 방금 문제를 일으킨 그 세 명의 겐카르만들도 이러한 <반인류 세력>들의 주장에 찬동하는 자들이었다.
"그런 일이..."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지요. 그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가 옳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행동들은 지금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체 왜 모르는 걸까요..."
"아니, 우리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빼앗아 갔다는 말은 대체 무슨 말이래요? 어이가 없네..."
이천용의 말에 리루캄이 답하길, 겐카르만들은 인류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우주로 진출하기 전에는 투쟁 본능에 몸을 맡겨 하루하루를 오직 피 튀기는 싸움만으로 보내는 문자 그대로 전투민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류와 교류를 시작하면서 겐카르만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투쟁 본능을 점차 억누를 수 있게 되고, 싸움이 아닌 평화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투쟁 본능에 몸을 맡겨 싸움의 나날만을 보낸 탓에 다른 종족들과 비교하여 문명 수준이 구석기 시대의 인류와 비슷한 수준밖에 되지 않았던 겐카르만들은 처음 교류를 시작한 인류의 기술과 문화를 적극 수용하여 인류와 비슷한 문명 사회를 이뤘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반인류 세력>은 인류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빼앗아갔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들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과거 때만 해도 저희 종족들은 싸움만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시켰고, 그런 것을 각자 모두가 긍지로 여겼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며 극단적인 태도로 나오는 것은 분명한 잘못입니다. 하아... 죄송합니다, 얘기가 길어졌군요. 이 문제는 잊도록 하죠."
"리루캄 씨..."
"자, 집합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충분히 즐겁게 보내도록 합니다."
리루캄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으나, 그 한켠에는 슬픈 모습이 조금씩 내비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집합 시간이 되었다. 충분히 즐기고 돌아온 아이들은 각자의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 하나당 그 숙소를 사용하는 인원은 2~3명, 이천용은 마음같아선 이세희와 같은 방에 있고 싶었지만 남자와 여자 따로 숙소를 이용해야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이천용과 박창우는 둘이서 사용할 방으로 들어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져 누웠다.
"......"
"뭘 그리 꼴똘히 생각하노? 혹시 낮에 만났던 금마들 때문이가?"
"... 그 녀석들 말이야. 자기들 눈에는 우리가 눈엣가시처럼 보였겠지? 그래서 그런 행동이나 말들을 한 거고."
"글켔제. 그래도 머 별 수 있나. 대다수가 찬성하는 거에도 반대를 주장하는 소수가 있기 마련이다. 그니께 괜히 마음에 담아두진 말고 그 리루캄 아재가 말씀허신 것처럼 잊어삐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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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세희야, 야식 사올테니까 먼저 기다리고 있어."
"야식이라니..."
"뭐, 어때? 한 번쯤은. 자자, 내가 아주 맛있는 거 들고 갈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이세희는 이리스와 함께 방을 쓰기로 결정하였었다. 이리스는 자기 전의 맛있는 야식을 먹자며 자신은 야식을 사들고 갈테니 이세희에게는 먼저 숙소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 하였다.
숙소로 먼저 들어온 이세희는 우선 실내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간단하게 씻은 뒤, 침대에 몸을 앉히고 이리스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다.
"......"
[우리가 왜 너희들 같은 인간 따위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건데?]
'아빠는 이 일을 알고 계신걸까...'
"그건 그렇고 언니, 꽤 늦네... 뭔가 잔뜩 사오려는 모양인ㄱ..."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짧은 한숨을 내쉬고 있던 그때, 검은 그림자가 침대 밑에서 빠져나와 매우 빠른 속도로 이세하를 뒤에서 붙잡아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이세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를 질러보려 하였지만, 그럴 틈도 없이 이세희를 붙잡은 검은 그림자가 양팔로 각각 이세희의 입을 막고 목을 붙들어맸으며, 또 다른 양팔로는 이세희의 양팔을 봉쇄해 저항조차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4개의 팔... 그 모습을 봤을 때 이세희를 붙잡은 검은 그림자는 겐카르만이었다.
"우우웁!"
"요 계집애가 참... 잠깐 조용히 있으라고."
"웁!..."
이세희를 붙잡은 겐카르만은 이세희는 목을 붙들어매고 있던 팔을 거두고 그 손으로 이세희의 뒷목을 쳐서 단숨에 기절시켰다. 이세희를 기절시키고 그 겐카르만은 숙소에 있는 베란다의 문을 열고 이세희를 들쳐맨 뒤에 열린 베란다의 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 어두운 밤길 속으로 유유히 이세희를 데리고 모습을 감춰버렸다.
"미안 세희야~ 잔뜩 사오느라 내가 좀 늦었... 어?"
그 직후, 이리스는 양손 가득히 사고 온 야식을 들고 숙소의 문을 열며 들어왔다. 그러나 이세희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고 있었다. 이리스는 이세희가 잠깐 숙소를 나가 어디로 갔나 싶은 생각을 하며 별 걱정 없이 이세희가 앉았던 침대 가까이 다가왔다. 그때,
"...!"
'이 냄새는...'
이리스는 이세희 말고도 다른 누군가의 냄새를 맡고 이세희 외에도 다른 누군가가 이 숙소에 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이리스는 사색이 되어 양손에 든 야식은 내팽겨쳐두고 숙소 전체를 뒤지며 이세희를 찾았다
'내가 이런 실수를... 야식에 정신이 팔려서 냄새를 못 맡았어...!'
"세희... 아!"
그리고 문이 열려있는 베란다 근처에서 이세희의 냄새와 함께 그 다른 누군가의 냄새를 맡았다. 둘의 냄새는 함께 베란다의 문을 통해서 바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즉, 이세희는 그 누군가에게 붙잡혀 납치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이세희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은 안 이리스는 성난 짐승처럼 크게 울부짖었다.
.
.
.
"내가 시킨대로 한 게 확실한가?"
"물론입죠."
"그렇다면 그건 어떻게 된 거냐? 내가 분명히 죽인 다음에 시체를 들고오라고 했는데.
"너무 그러지 마십쇼. 그 자리에서 죽이면 금방 소란스러워집니다요. 그리고 어차피 일찍 죽이던 늦게 죽이던 마찬가지 아닙니까?"
"멍청하긴, 괜히 늦장을 부리다가 일이 꼬이면 네가 책임을 질 것이냐? 나는 잠시 볼일이 생겼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겠다만,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거기 있는 '이세하의 딸'을 확실하게 죽여놔라."
"예이예이, 알겠습니다."
"......"
'이제 곧 머지 않았다. 인류를 몰아낼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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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아주 좋죠
전 치킨이 좋습니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