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하슬비] 4. 동.거 생활 보고서

설현은바이올렛 2017-05-31 0




정도전: 왜 그러셨습니까? 진심으로 말씀해보세요.
사형처럼 학문이 깊고 유자의 도리를 잘 아는 분이 왜 그러셨습니까?


흥인방: 맹자가 틀려서.
맹자께서 그러셨지, 우물 쪽으로 아기가 기어가면
내 자식이 아니어도 구해내는 것이 인이다.
그것이 인성의 본성이다.

허나, 자신의 이익 때문에 아기를 우물에 빠뜨리는 것도 인간이네.
인간은 한없이 악하고 이기적이네.
민초에서 위정자까지 모두.
나도 그랬을 뿐이네.

고신을 당하고 유배를 가있는 동안 내내
반생 동안 배웠던 유자의 도리는 사라지고 의심과 분함만이 남더군.
책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지 않나,
포장된 인의예지는 힘없이 사라져 버리고
배워서 아는만큼 공포에 떨며 의심하게 되는 거지.


- 육룡이 나르샤
2024-10-24 23:15: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