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Remake) (4화) - 지켜주고 싶은 사람 (1)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05-03 2

연휴라서 시간이 많이 남기에

일찍 적어봅니당

그런데 이상하게 2화가 명전에 올라가있던데...
(별로 많이 보는것도 아니고 추천수도 적은디...)

뭐... 어찌됬건 명전 간건 간거니까 감사히 생각하겠습니다

쨋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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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라'에 의한 짧은 소동이 끝나고 이틀이 지났다. 서유라는 그 시간동안 서유리의 또 다른 인격체로써 틈틈이 서유리와 몸을 바꿔가며 생활하며 어느덧 검은양팀과 늑대개팀의 동료들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져있었다.


"이 주변은 어느정도 끝난 모양이야."


차원종들이 출현한 현장에서 이리저리 날뛰고 있던 차원종들을, 도를 한 자루 쥔 흑발의 소녀가 조용히 신속하게 차원종들을 베어넘기며 그 주변의 차원종들을 전부 쓰러트렸다. 바로 서유리... 가 아니라 서유라였다. 서유라가 차원종들의 섬멸을 끝마치고난 뒤에 같은 팀인 제이가 도착하였다.


"아, 제이씨. 다른분들도 끝마쳤나요?"


'유라인가? 그새 또 바뀌었나보군.'
"뭐, 그렇지. 그런데 출발할때는 분명 유리였는데 지금은 왜 바뀌어있는거야?"


"많이 피곤해보여서 제가 바꾸자고 했어요. 어쨌든 다 끝난 모양이니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서유라는 공손하고 차분한 말투로 말하는것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서유리랑은 완전히 180도 다른 분위기였기에 지금도 서유라를 대할때에는 색다른 느낌이 드는 제이였다.


"그리 급하게 돌아갈 필요는 없으니 천천히 걸어가자고. 그렇지, 돌아가는 길에 잠깐 대화를 좀 해도 될까?"


"궁금하신 점이라도?"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런 거지만... 듣자하니 너, 복수를 할 거라고 했었다는데... 아직도 그럴 생각인가?"


"복수라..."


서유라가 동료가 되고 제이를 포함한 모두는 서유라가 어떤 이유로 서유리의 몸에 기생해왔고, 그리하여 생긴 목적이 자신의 일족을 몰살하여 멸족시킨 원수에게 복수하는 것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제이는 그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이런 질문을 던지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괜한 질문일 수도 있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일단 물어보기로 하였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유리씨를 포함해서 여러분들과 이렇게 가까이 지내다보니 복수심같은 감정은 조금씩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남아있어요. 언제 그렇게 될 지는 아직까지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의 저는 복수보다는 여러분들과 함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어요."


"그렇군... 쓸데없는 질문에 일일이 답해줘서 고마워. 그래... 네 말대로 복수보다는 소중한 동료들 곁에 있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


"아, 방금건 그냥 혼잣말이야.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어. 자, 아무튼 어서 돌아가서 다 같이 간단하게 식사라도 하자고."


'방금 제이씨의 얼굴...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어두워보였어...'
"네."
.
.
.
.
.
.
.

유니온 본부

휴게실


언제나 임무를 끝마치고 나면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는 본부의 휴게실에 모여 다 같이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간단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상해."


"뭐가?"


식사를 하면서 동시에 노트북으로 뭔가를 확인하고 있던 이슬비가 짧게 한 마디를 내던졌다. 옆에서 게임을 하면서 식사를 하고 있던 이세하가 이슬비를 보며 뭐가 이상하냐고 물었다. 이슬비는 노트북의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대답하였다.


"최근에 들어서 차원종들의 출현 빈도가 높아졌어. 뉴욕 사건 이후로는 이제 차원종들은 가끔씩만 나타날 정도밖에 출현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최근에 들어서는 점점 차원종들의 출현 빈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단 말이야."


"듣고보니... 요즘에는 자주 차원종 섬멸 임무가 생겼었네. 하지만 뭐,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잖아? 사기캐같은 강한 차원종들은 안나타나고 C급? 높이 쳐줘봐야 B급? 그 정도의 차원종들밖에 안나타나는데. 그냥 녀석들도 이제 쉴만큼 쉬었으니 다시 일해보자 라는 식으로 그런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확실히 이상하기는 하였지만, 이세하의 말 처럼 차원종들의 출현 빈도가 상승했다고 해도 여태까지는 그 전과 마찬가지로 별 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는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수도 있을거라 생각하여 조금 떨떠름한 기분이었지만 이슬비도 지금은 일단 깊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하였다.


-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들어 지구 전역의 기온이 조금씩 평균치보다 높아지면서... -


"문제라면 저거겠지. 어쩐지 최근들어서 이상하게 더워지는 것 같더라."


"확실히 그렇네... 여름철은 지났는데 아직도 더운걸 보니... 응?"


그때, 이슬비의 통신기로 통신이 들어왔다. 바로 쇼그의 통신이었다.


"쇼그씨? 또 무슨 일이 생긴건가요?"


- 그런건 아니지만, 여러분들께 알려드려야 할 사항이 생겼습니다. -


"?"


- 방금전, 매우 높은 위상력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그 수치로 따져봤을때... S급 이상인 차원종의 반응이었습니다. -


"ㅁ, 뭐라구요?!"


그 말 한 마디에 이슬비를 포함하여 똑같이 통신을 듣고 있던 모두가 크게 놀란 반응들을 보였다. 우선 진정하고 모두는 쇼그의 말을 더 자세히 들어보기로 하였다.


- 3초 정도의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틀림없었습니다. 그 주변의 CCTV가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여 그 차원종의 모습을 포착하였죠. 지금 이슬비님의 노트북으로 캡쳐한 화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슬비의 노트북으로 그 차원종의 모습이 찍힌 캡쳐 화면이 전송되었다. 이슬비는 켜놨던 화면들을 잠깐 전부 내려놓고 쇼그가 보내온 캡쳐 화면을 화면을 가득 채우도록 열어보았다. 캡쳐 화면을 열자 쇼그가 말했던 그 차원종의 모습이 보였다. 그 차원종은 마치 사자와 늑대를 합친 것처럼 머리에는 사자와 비슷한 풍성한 갈기가 있었고, 몸은 날렵한 늑대의 몸처럼 보통 크기로 봤을때는 작고 말라보였을테지만 기본적인 몸 크기가 A급 차원종인 말렉과 비교했을때 그 2배정도에 달하는 크기였다. 또한 손톱은 뭐든지 닥치는대로 절단시켜버릴 것만 같은 굵고 날카로웠고, 팔꿈치와 무릎, 그리고 날개뼈가 있는 부분에는 두껍고 튼튼해보이는 뿔들이 돋아나있었다. 그런데, 모두가 시선을 고정하고 그 차원종을 보고 있을때...


쾅-!


"!?"


갑자기 제이가 사색이 되어 주먹으로 테이블을 강하게 내려치고 몸을 벌떡 일으켜세운채, 제자리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라오프'..."


"제이씨?"


"... 아! ㅁ, 미안하군. 그냥... 저 S급 이상이라는 차원종과 싸우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런 모양이야."


제이는 다시 표정관리를 하고 대강 이리저리 둘러대었다. 제이가 갑자기 그런 반응을 보인것에 모두가 놀라기는 하였지만, 제이 본인이 아무일도 아니라 하고 지금은 쇼그의 말에 집중해야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 이 차원종은 3초 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만 모습을 드러냈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나 다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이유야 어쨌건, S급 이상의 힘을 가진 차원종이 출현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기에 트레이너 총사령관께서는 그 차원종이 나타났던 그 지역 주변 전체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시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피신시키려고 하십니다. 그래서 트레이너 총사령관님께서 여러분들께도 언제 그 차원종이 출현할 지 모르니 언제라도 단단히 긴장을 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네, 알겠어요. 그 차원종이 출현하는 즉시 출동하여 상대하도록 하겠어요."


- 예, 그럼 저는 이만... -


쇼그의 통신이 끝나고, 모두는 다시 한 번 큰 싸움을 벌이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각자 나름대로의 각오를 다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와중,


"식사도중에 미안하지만, 나는 먼저 가보도록 하지. 볼일이 생각나서 말이야."


제이가 볼일이 생각났다는 등, 적당히 둘러대듯이 말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그런 제이를 이상하게 보는 눈이 있었으니...


"흐음..."
.
.
.
.
.
.
.

그 자리에서 먼저 나온 제이는 혼자 한숨을 쉬며 공원 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그러고는 근처에 있는 벤치에 무력하게 몸을 앉히고 방금 자판기에서 뽑은 캔음료수를 따서 천천히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마셔댔다.


"꿀꺽... 하아..."


음료수를 다 마신 제이는 두 발자국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을 향해 음료수캔을 던졌지만, 음료수캔은 쓰레기통의 가장자리에 부딪히며 아깝게 들어가지 못하였다. 제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않고 가만히 앉은채 조용히 하늘만을 바라보며 또 다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머, 다 큰 어른이 쓰레기를 이렇게 함부로 버리시면 안돼요.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


한 여성이 제이가 던져 쓰레기통에 넣지 못하였던 음료수캔을 집어 쓰레기통에 넣고 제이에게 말을 걸며 다가왔다. 그 여성은 다름아닌 하피였다.


"... 혹시 따라온건가?"


"식사를 끝마치고 저도 우연히... 는 거짓말이고, 솔직히 말하면 제이씨의 말대로에요."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


"음... 정말로 물어봐도 되나요?"


"상관없지."


제이는 건성으로 뭐든 물어봐도 상관없다고 말하였다. 하피는 제이가 앉아있는 자리 옆에 조심스레 다리를 꼬아 앉은 요염한 자세로 벤치에 앉고 제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제이씨, 방금전 차원종하고는 무슨 관계라도 있는건가요?"


"뭐...?!"


하피의 질문에 제이는 깜짝 놀람과 동시에 방금전 휴게실에서 보인 반응과 똑같이 사색이 되었다. 하피는 역시 뭔가 있다고 확신하며 제이에게 대답을 재촉하였다.


"그건..."


"대답하시기 곤란한 질문인가요?"


"......"


제이는 잠깐동안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조용히 고개를 약간 숙인채 앉아있었다. 하피는 예상외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했나 싶어 약간은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응?"


그러던 중, 하피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떤 여자아이 두 명이 서로 말다툼을 하면서 싸우는 장면을 보았다. 말다툼을 들어보니 서로 자매지간인 모양이었다.


"언니 미워! 그것도 양보해줄 수 없는거야?!"


"너야말로 동생이면 동생답게 언니말을 들으란 말이야!"


"... 제이씨, 잠깐만 자리를 비울게요."


"?"


하피는 제이에게 잠깐 자리를 비우겠다 말하고 그 자매가 싸우고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 하피는 서로 싸우고 있는 자매 사이에 끼어들며 미소를 지은 얼굴로 둘을 한 번씩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자매끼리 그런말을 하면서 싸우면 못써요~"


"? 아줌마는 누구세요?"


'ㅇ, 아줌...'
"호호... 전 이래뵈도 아직 꽃다운 20대 초반이랍니다. 그러니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주시겠어요?"


"ㄴ, 네..."
'무서워...'


여하튼 하피는 계속 미소를 지은 얼굴로 그 자매에게 어머니가 자녀에게 말하는 것처럼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르쳐주듯이 말하였다.


"알고 있겠지만, 형제자매는 이 세상에서 부모와 마찬가지로 단 하나뿐인 존재들이에요. 지금 두 사람처럼 언젠가 한 번 정도는 싸우게 되더라도 결국 여차할 때 부모와 동시에 서로 의지하고 뒷받침해주며 이끌어주는 존재에요. 그게 바로 '가족'이라는 거죠. 그런 그들이 서로를 헐뜯으며 상처를 입히면 그것보다 안타까운 일도 없겠죠?"


"아..."


"서로간의 의견차이든 뭐든, 어떤 이유로 갈등이 일어나고 싸우게 될 수는 있어도 그런 사소한 일로 서로의 소중한 관계를 끊고 싶지는 않겠죠? 언니는 언제든지 동생을 지켜주며 이끌어주고, 동생은 그런 언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격려해주며 도와주고, 그리고 때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를 해주며 사이좋게 지내고... 저는 두 사람이 그렇게 자매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


"네..."


하피의 말을 다 듣고 그 자매는 방금전까지 서로를 헐뜯으며 말다툼을 한 것이 부끄러워진듯 서로 고개를 푹 숙이고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다가 언니쪽에서 먼저 동생에게 사과를 하고, 뒤이어 동생도 언니에게 사과를 하였다. 그렇게 그 자매는 서로 화해하고 그 자매가 화해하도록 만든 장본인인 하피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감사합니다! 아줌ㅁ..."


"으음~?"


"ㅇ, 아니... 언니!"


"네~ 조심히들 가세요~"


"... 상당히 기뻐보이는데, 내 착각인가?"


자매가 그 자리를 떠나며 그 자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 하피 옆으로 제이가 조심히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피는 자매가 완전히 간 것을 확인하고 제이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대답하였다.


"후후, 그렇게 보이나요?"


"역시 착각인가?"


"아뇨, 착각이 아닐거에요. 분명..."


"......"


하피는 조금씩 고개를 들어올려 푸른 하늘을 잠깐동안 하염없이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숙이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채 작은 목소리로 제이에게 말하였다.


"사실... 언니가 한 명 있었어요. 친언니는 아니었지만..."


"...뭐?"


"... 제이씨, 갑작스럽지만 잠깐 제 얘기를 들어주시겠어요?"


"......"









하피는 인적이 드문 장소로 자리를 옮기고 제이에게 해 줄 이야기라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평소같이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밝은 분위기를 내던 평소의 모습과는 다른,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다. 


"차원전쟁이 일어난 때, 그러니까 18년전... 아직 철도 안 든 한참 어린 나이였을때, 차원전쟁이 일어나 저는 가족을 모두 잃고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도시에서 홀로, 그저 하루종일 무력하게 울기만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우는 것을 멈추었을때쯤, 갑자기 밀물처럼 밀려들어온 굶주림 때문에 쓰러져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어요. 우느라고 배고픈 것도 잊고 있었던 거죠. 그것도 3일씩이나... 그렇게 죽음만을 눈앞에 두고 있었을 때, 제 앞에 나타난 게 바로 언니였어요."


"......"


"언니는 저처럼 가족을 잃고 혼자서 떠돌아다니며 겨우 연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 언니가 자기 몸 하나도 살피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그것도 완전히 타인인 저를 구해주고 보살펴주었어요. 가지고 있던 비상식량조차도, 전부 저에게 나누어주었죠. 그 사실을 안 건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였지만... 어쨌든, 그렇게 저와 언니는 많이 힘들기는 해도 친가족 못지 않게 서로를 의지하고 도와주며 힘을 내서 하루하루를 살아왔어요. 상황은 처음때보다 달라진 건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왠지 저는 언니와 함께 있어서 정말로 행복했죠. 하지만, 그런 행복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져내렸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하피의 말을 들어보니 필시 무슨 일이 있었으리라 생각한 제이가 속으로 생각한 그 말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하피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하던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때는 저나 언니나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만, 언니는 위상능력자였던 거였어요. 가족을 잃은 직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을때 각성한 모양이었기 때문에 언니 본인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아무튼, 연명하며 보내던 날 끝에 드디어 난민들이 유니온의 보호 아래에 모여있는 구역에 도착해서 정말로 잘됐다고 생각했지만, 그 구역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니온은 언니가 위상능력자인 것을 확인하고 한 명이라도 병력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언니는 아직 10대밖에 안되는 어린 나이로 가장 전투가 많이 벌어지는 최전선에 보내지게 되었어요."


'그래... 분명히 그때는 어른이고 어린아이고 할 것 없이 전부 병사로 만들어 싸우게 하였지. 나도 그 중 한명이었고... 그리고 그녀도...'


"그때 당시에 저는 아직 위상력에 각성하지 않아서 언니를 따라 참전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언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언니가 최전선에 보내지기 전까지 계속 물고늘어지면서 '제발 가지마'라며 울며불며 소리쳤어요. 그러자 언니는..."




[지금 왜 전쟁이 일어났고, 우리가 왜 가족을 잃었는지는 당연히 알고 있지?]


[괴물들이 그런거잖아... 그러니까 가지마, 언니... 괴물이랑 싸우면...]


[가족을 잃었을때의 기분은 기억나? 너무 슬프고 괴로웠지?]


[응...]


[가족을 잃고 슬퍼서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우리뿐만이 아니야. 분명 어딘가에서는 우리처럼 똑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불쌍한 아이들이 있을거야. 나는 그런 기분을 더 이상 다른 누군가가 느끼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나는 이 힘으로 싸워서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 어때? 그런 세상에서 살 수 있으면 정말로 행복하겠지? 그래서 나는 너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아이들을 그런 세상으로 데려가 주고 싶어.]


[언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그런 세상을 만들겠어. 그때까지 나를 믿고 기다려주겠니?]


[...응!]




"그렇게 말하고 언니는 전장으로 떠났어요. 그때의 저는 언니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전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었죠. 그래서 저는 언니가 전쟁을 끝내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기다렸어요. 하지만..."


'왠지 어디서 들어본 말 같은데...'




[시체는 안 보는 편이 좋을거다. 심하게 '훼손'되어 보기 힘들테니.]




"3달 정도가 지났을 무렵, 유니온의 요원 한 명이 저한테 와서 한 말이었어요. 바로 언니가 작전 도중에 전사했다는 말이었죠. 그 요원이 아무런 감정없이 전달한 그 말을 들은 순간, 저는 이성이고 뭐고 전부 날아간 채로 **듯이 날뛰었어요. 그때 언니를 잃은 슬픔으로 위상력에 각성했죠. 그 뒤로 전쟁이 끝나고, 위상능력자가 된 저는 강제로 유니온의 시설에 들어가 자라게되며 클로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어요. 그때 저는 언니를 죽게 만든 것이 유니온이라 생각하며 이리저리 말썽을 피우고 가르치는 교사들의 말조차 전혀 따르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15살쯤에 유니온의 시설에서 탈출하고 제이씨도 들어서 알고있다시피 괴도로 살아가게 된 거죠."


"그렇군..."


"... 죄송하네요, 갑자기 이런 암울한 애기를 해서."


하피는 다시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하지만 표정은 미소를 짓고 있었어도 그 표정속에서는 슬픔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피는 그런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감추었다.


"그보다, 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지만 이 얘기는 모두에게 비밀로 해주세요. 왠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해주고 싶지 않거든요."


"나는 괜찮다는 말인가?"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왠지 제이씨한테는 얘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하피는 제이라면 얘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고 제이의 눈을 똑바로 마주바라보며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얘기를 들었으니, 이쪽도 그에 맞는 대가를 줘야겠지?"


"네?"


"아까 공원에서 내게 했던 질문에 대한 대답말이야."


"아, 그 차원종과 무슨 관계라도 있는 거냐는 질문말이군요?"
'지금은 굳이 답해줄 필요는 없는데...'


제이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난 뒤에 하피가 했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 차원종의 이름은 '라오프', 차원전쟁때 맞붙었던 차원종이지. 그리고 동시에... 내 연인의 목숨을 앗아간 놈이야."


"연인의 목숨을... 앗아가요?"


"그래, 우선 차원쟁 시절로 다시 거슬러올라가서... 내가 울프팩팀에서 활동하고 있던 때였지. 평소와 다름없이 전장에서 싸우고 있던 어느날이었어. 전투가 끝나고 귀환했을때,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다고 했었지. 나랑 똑같은 나이의 여자아이였어. 척 보기에도 연약해보이고, 위상력에 각성한지도 얼마 안됬고 전투 경험조차도 없다고 해서 이거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냥 무시하고 다녔지."


"상당히 나쁜 소년이었군요?"


"... 부정은 안하지. 어쨌든, 그렇게 그녀를 신경조차 쓰지않으며 날을 보내다가 딱 한 번, 그녀와 공동임무를 수행하게 된 때가 왔어. 그때 울프팩팀은 멤버를 여러 조로 갈라서 임무를 수행하는 위주로 활동했는데, 그게 딱 나와 그녀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되도록 만든거지. 나는 꽝을 뽑았다 생각하면서 그녀와 함께 작전지역으로 떠났어. 도착하고 작전을 진행할때, 예상은 했지만 그녀는 아직 힘을 제대로 사용못하고 경험도 거의 없어서 솔직히 말하면 계속 발목을 붙잡았어. 나는 참다못해 '그냥 방해말고 가만히 옆에 찌그러져있어라'라고 소리쳤지. 그녀는 충격을 받은듯, 그때부터 나서지 못하고 그저 옆에서 발만 동동 굴렀어. 그때의 나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지. 그런데, 내가 딱 한 번 방심해서 당할 뻔 했었는데, 내 말에 기죽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그녀가 그 몸을 날려서 대신 부상을 당한거야. 그녀의 예상밖의 행동에 당황한 나는 우선 주변의 적들을 처리하고 부상당해 쓰러진 그녀를 부축하며 소리쳤지."




[뭐 하는거야!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거라고!]


[방해만 되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것밖에 없는걸...]


[뭐?]


[그리고 나는... 누군가가 상처를 입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



"그녀의 그 말을 듣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표정을 봤기 때문일까? 그때부터 나와 그녀는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고, 3달 정도가 지났을쯤에는 주변에서 커플이라고 말할 정도로 거의 꼭 붙어다녔어. 비록 힘을 잘 못다루고 경험도 거의 없어서 잘 싸우지 못하였어도, 자기보다 타인을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그런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거지. 그때부터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꼭 지켜주겠노라 자신한테 맹세했어. 하지만, 그 맹세를 지키지 못했지."


"그 차원종 때문이군요..."


"그래... 나와 그녀가 다시 함께 임무를 수행하러 작전지역에 출동하고 임무를 완수한 뒤 철수하려고 할 때, 그 차원종... 라오프가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낸거지. 놈은 어중간한 차원종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놈이었어. 단순히 힘의 크기로만 따지면 예전에 상대했던 아스타로트를 조금씩 상회하는 놈이었지. 그런 녀석과 단 둘이서 정면으로 맞붙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기에 전투는 피하려고 했지만, 놈은 그렇게 두지 않았지. 놈은 우리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계속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어. 그 과정에서 우리 둘은 부상을 당해 저항조차 못하게 되었지. 그렇게..."



[안돼... 그만둬...!]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놈은 그녀를 처참하게 찢어발겨 살해하였고, 뒤이어 나도 그렇게 될 차레였지. 하지만 그때, 다른 작전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하던 누님이 와서 라오프와 싸워 그놈을 후퇴시키고 그렇게 나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녀는 지키지 못하였지..."


"제이씨..."


하피는 안타까워하는 표정으로 제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제이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세게 쥐어잡은채로 중얼거리듯이 말하였다. 그때,


"난 정말로 한심한 남자야.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다고 마음먹고선... 여자아이 한 명을 지키지 못하다니 말이야...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는... 그녀를... '제이라'를 지키지 못했어..."


"'제이라'...!?"


제이가 말했던 연인의 이름, '제이라'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하피는 갑자기 안색이 바뀌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녀의 이름이야.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러는ㄱ..."


슈웃-!


"?!"


하피가 갑자기 안색이 바뀌자 왜 그러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하피는 갑자기 제이의 정수리를 향해 발을 내리찍었다. 난데없이 하피가 공격하자 제이는 크게 놀라며 급히 몸을 뒤로 물려서 하피의 공격을 피하였다.


"ㅇ, 이봐!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언니를 죽게 놔둔 게... 당신이었나요...?"


"뭐? 그게 무슨... 서, 설마..."


"당신이 말한 '제이라'가... 바로 제 언니에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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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7화?

그쯤에서 제이가 Ji강캐인 이유가 밝혀집니다

2024-10-24 23:15:1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