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작] 어떻게 생각하니?
튤립나무 2017-04-15 18
*브금을 넣고 싶은데 이상하게 브금이 안 넣어집니다.
*유니온 임시 본부 이슬비 스토리를 각색해서 만든 내용입니다.
*약간의 스포? 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슬비의 생일을 축하하며.
* * *
위이이잉~!
거실 한가득 울려 퍼지는 청소기의 소리.
그리고 창문 넘어로 스며들어오는 따뜻한 아침햇살과 청소를 하기 위해 열어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나를 스쳐지나 간다.
"흐응~흥"
오랫만에 집으로 돌아와서 하는 청소 떄문일까, 아님 좋은 날씨 덕분일까. 어느세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나. 그리고 앞에 서있는 전신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
"...후훗"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 아니 내 표정은 어느세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그려저 있었다. 눈치 채지 못한 나도 참 바보 같았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기분이 약간 더 좋아진다.
"후우~! 청소는 이정도면 된거 같고 이제 밀린 빨래를 처리해볼까"
아침 일찍부터 청소를 시작한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청소가 끝난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작은 바늘이 어느세 오전 11시에 가 있었고 긴 바늘은 30분 근처에 가고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시간 30분이 지나갔다는 소리.
"으~으읏!"
오랜 청소 시간에 잠시 몸 좀 풀겸 기지개를 피는데 ...으으.. 저절로 입밖으로 나오는 신음소리.
그리고
"..허리야"
오랫동안 허리를 궆히고 있어서 그런지 허리가 다 아프다.
'...제이씨는 이런 고통을 매일 느끼는걸까?'
고작 2시간 반 정도 궆히고 있었던 허리에서 조차 이런 고통을 주는데 하물며 이런 고통을 매일 느끼는 제이씨는 과연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문득 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아무래도 다음번에 파스라도 사다드려야겠다.
"그동안 고생하신것도 있고 항상 우리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니까"
항상 느끼고 있지만 제이씨에게는 언제나 고마울 따름이다. 한동안 무리 하셨으니 파스랑 피로회복제 같은것도 같이 드리면 좋아하시겠지?
-후우~ 고마워 대장! 이야! 역시 대장은 착하다니까. 나중에 현모양처가 될꺼야 분명
잠시 머릿속에 내가 준 파스와 약을 받은 제이씨의 표정과 말투가 자연스럽게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으~음. 제이씨는 파스와 약을 드리면 되겠고 유리와 미스틸은 무엇을 선물해주면 좋아할까?"
제이씨도 고생하셨지만 유리와 미스틸 역시 그동안 많은 고생을 했다. ...심적으로도..
그래도 고맙게도 팀에 남아주었고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와주었던 점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그래서 그런 고마움을 보답하고싶은데 으음.. 유리한테는 나중에 달달한거라도 사주면 좋아하겠지?
"..아님 고기라던지?"
...그,그래도 역시 고기는 무리야. 그... 여자얘 두명이서 고깃집을 가는것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유리처럼 고기를 많이 먹을 수도 없는걸.
"...역시 크레이프가 좋겠어"
전에 유리가 맛있다고 한게 떠올랐다. 크레이프를 먹으며 행복의 미소를 짓고 있는 유리의 표정이 다시금 머릿속에 그려지니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어떤 맛이길래 유리가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는지 벌써부터 유리와 같이 크레이프를 먹으러 가는 날이 기대된다.
"그리고 이왕 가는거 미스틸도 같이 대려가면 좋겠지"
아직 어린나이니까 군것질을 자주 하면 안되지만 후훗. 그래도 한번쯤은 그런것도 괜찮을것 같다.
나와 유리. 그리고 가운데 미스틸이 서있고 셋이서 나란히 손을 잡은체 크레이프를 먹으러 가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ㄱ,괜찮네 그거"
왠지 엄청 좋은거 같아 입가가 씰룩 거린다. 볼수록 귀여운 미스틸이 손을 잡아주고 있는 나와 유리를 향해 해맑게 웃어주는 표정이라던지, 입가에 크림을 잔뜩 묻은것도 모른체 서 있는 미스틸이라던지..
"...ㅁ,뭐야 그거 너..너무 귀엽잖아"
상상만 했는데도 벌써부터 치명적인 귀여움에 얼굴이 화끈거리다. 미스틸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귀여운 남동생을 보는것 같아 항상 기분이 좋다.
내가 꼭 누나가 된 기분이랄까? 아니 뭐 누나가 맞긴 하지만.. 외동인 나에게 한번쯤은 미스틸처럼 귀여운 동생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미스틸도 같이 대려가는걸로 결정. 후훗.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제이씨랑 유리,미스틸도 결정했고 이제 남은건 ....세하뿐인데.."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도대체 그 바보한테는 무엇을 선물해줘야 하는걸까 라는 주제로.
아니 반대로 다른 세사람보다 주제가 너무 간단하고 뻔해서가 문제다.
그리고 그 주제가 너무나도 싫은게 또 문제이고.
"..분명 그 바보는 나한테 게임을 사달라고 말하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 너무나도 간단하고 명쾌한 답에 저절로 머리가 다 아파온다. 원래라면 고민따윈 하지 않아도 되니 안아파야하는게 정상이지만 ...후우 그 바보는 정말로 나를 힘들게하는 재주가 있나보다.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그 바보가 게임하는 모습. 나는 처다보'지도 않은체 오로지 게임기에 몰두한체 내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무례한 녀석.
"이..세하! ....앗?!"
앗차! 그 바보를 생각하고 있자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솟는 짜증감에 나도 모르게 그만 힘이 흘러나왔나보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주변의 물건들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 ...아 안돼! 방금 청소가 끝났단 말이야!!
..서둘러 마음을 가다듬고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원위치 시킨다. 휴~우 ..하마터면 다시 청소할뻔 했잖아..
"..정말이지 이세하 너는 옆에 있든 없든 날 피곤하게 하는구나"
항상 날 힘들게하는 바보 같은 녀석. ..그래도 싫진 않은데 ..후~우. 그 바보는 내가 역시 귀찮겠지?
뭐 무리도 아니겠지. 항상 옆에서 잔소리만 하는 나인데.
나라도 분명 귀찮고 싫을께 뻔하다.
...어째 갑자기 기분이 씁쓸해지고 울컥해지는게 묘하게 기분이 나빠진다. 분명 방금까지만해도 좋았는데 ..이게 다 이세하 너 때문이야! ...응? 근대 지금 몇시ㅈ... 헉!
벽에 걸어놓은 시계를 확인해보니 아차...! 벌써 바늘이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벌써 시간이 저렇게 지나다니!! 아,안돼! 이러다가 늦겠..
[띵동]
"?!"
서둘러 청소기를 치우고 방 정리를 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울리는 현관 벨 소리.
그리고 동시에
"나야 슬비야~"
현관문 넘어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이자 오늘 만나기로 한 주인공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